< 310화 > 제가 언니보다 잘 할 수 있다고요! (4)
지고 싶지 않다.
유서연과 닮았다는 말은 불쾌했지만, 최민석의 말대로 스스로가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는 건 어느 정도 자각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었지만, 유서연이 사고를 치고 학원이며 과외며 바쁜 생활을 보내게 되면서 성격에 날이 서고, 이렇게 된 것 같았다.
'짜증 나..'
최민석 때문이 아니다.
경험이 있든 없든 간에 유서연보다 못하다는 자신의 처지에 짜증이 나고 있었다.
"츄읍.. 츕.. 츄읍.."
최민석의 자지는 너무 커서, 입에 물고 있는 것만으로도 턱이 뻐근하다.
유서연의 말은 전혀 허언이 아니었다. 이 정도 길이라면 분명 배꼽까지 닿을 것이다. 유서연보다 신장이 더 작은 자신이라면 더 깊은 곳까지 들어올지도 모른다.
'더러운 년..'
최민석과의 술자리에서 잠자리를 가지고, 이 커다란 물건에 반해 사귀게 된 게 분명하다.
잘생기고, 좋은 성격은 그저 덤에 불과하고, 자지만 크면 누구라도 좋아할 여자. 분명 그뿐일 것이다.
하지만 최민석은 그런 여자에게 무슨 말을 해도 통하지 않을 정도로 콩깍지가 끼어 반해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는 거야..?'
제대로 보지는 못하고 소리만 들었을 뿐이지만, 유서연은 좀 더 매끄럽게 움직이고, 더 질척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며 빨았던 것 같은데 자신은 그게 잘 안된다.
중간중간 숨 쉬느라 멈추기도 하고, 이가 닿지 않도록 신경도 써야 하고, 무심코 너무 깊게 삼켰다가 목에 닿아 기침도 몇 번 해버렸다.
물론 최민석은 달리 재촉하지 않고 여유롭게 지켜봐 주고 있었지만 그 여유가 불만스럽다.
분명 유서연이 빨아줬을 때는 기분 좋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한숨이 흘러나오고 그랬었는데, 자신이 빨아주는 동안은 한 번도 그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나도 연습만 하면 똑같이.. 아니, 더 잘할 수 있어.'
유서연이 할 수 있는 걸 자신이 못 할 리가 없었다.
유혜연과 비교되는 모든 게 기분 나쁘다. 자신이 유혜연보다 뛰어났다면 우월감을 느꼈지 기분 나빠 할 이유가 전혀 없다. 그래서 더 기분이 나빴다.
"움.. 츄읍. 쯉, 읏..!"
조금 더 세게 빨아보려고 했더니, 곧바로 이빨이 닿아 자지가 불끈거려 곧바로 움직임을 멈췄다.
'닿으면 아프다고 했었는데..'
아팠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최민석의 안색을 살폈지만 다행히 아파하는 것 같지는 않았다.
"살짝 닿는 정도는 괜찮으니까 너무 신경 안 써도 돼."
"......"
괜찮다는 건 결국, 참을만하다는 뜻 아닌가?
"츄읍.. 하아.."
어차피 제대로 해줄 수도 없는데, 최민석에게 계속 서투른 펠라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기에 우선은 미련을 버리고 입을 떼어냈다.
'나중에 연습하면 돼.'
이름이 뭐였더라? 딜도라고 했던가? 남성기의 모양을 본뜬 자위 기구가 있다는 것 정도는 안다.
예전이라면 더럽다고 거들떠도 보지 않았을 물건이지만, 연습을 위해서라면 하나쯤 사도 괜찮을 것이다.
그렇게 연습해서 나중에 최민석을 제대로 만족시켜주기로 하고, 지금은 별 효과도 못 볼 펠라에 힘쓰는 것보다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게 나았다.
"이, 이번에는..! 세, 섹스 연습도 해볼 거니까..! 가만히 있어주세요..!"
"..정말 괜찮겠어?"
"괘, 괜찮아요!"
자신의 입으로 직접 말하기에는 너무 부끄러웠지만 최민석을 가만히 있게 하기 위해서는, 쓸데없는 질문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이렇게 확실하게 말해둘 필요가 있었다.
"이, 일단.. 옷부터 벗고.."
드디어, 최민석의 앞에서 옷을 벗는다.
벗는 것만이 아니라 수도 없이 영상으로 보고 상상만 했던, 유서연이 하는 걸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최민석과의 섹스까지도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순식간에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쿵 뛰어대며 손끝이 가늘게 떨려오기까지 하고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티셔츠를 천천히 끌어 올려 가슴을 드러내고, 그대로 목 위로 올려 완전히 벗어버렸다.
"읏..!"
최민석의 시선이 노골적으로 가슴으로 꽃혀드는 게 느껴진다.
아직 브라를 입고 있긴 했지만, 남자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있으니까.. 아니, 억지로 이해할 필요조차 없다. 최민석의 시선은 조금도 불쾌하지 않았다.
부끄럽고.. 조금은 기쁘기까지 하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성욕이 펄펄 끓어 미칠 것 같았다.
"오빠.. 제 가슴 어때요..? 예뻐요..? 솔직하게 대답해주세요.."
"응. 예쁘네."
특별한 감흥도 없는 짤막한 대답이었지만, 술에 취했을 때의 최민석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생각하면 저 짤막한 대답이야말로 최민석의 숨김없는 진심이라는 뜻이다. 당연히 기쁠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지만, 확인하고 넘어가지 않으면 안 될 일이 있었다.
"언니랑 비교하면요..?"
"음.. 크기는 서연 씨가 더 커."
어느 정도 예상했던 대답이지만 이렇게 무덤덤한 목소리로 들으니 행복한 기분이 가라앉고 불쾌감이 확 올라왔다.
분명히 예전에는 비슷했던 것 같은데, 못 본 사이에 무슨 수술이라도 했는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그것만이라면 상관없을 텐데, 옷 위로 봤을 뿐이지만 가슴이 커진 유서연은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커진 가슴이 어울리고 예뻐 보이는 탓에 더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도 모양은 제가 더.."
"서연 씨는 모양도 예쁘거든."
그 크기에 모양이 예쁘다고? 그게 가능한가?
아무리 좋게 봐줘도 모양이 예쁘게 나오려면 자신의 가슴 크기가 딱 한계라고 생각했는데.
외모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기본적인 관리만 하고 지냈지만, 가슴만큼은 조금만 방심해도 처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꾸준히 운동을 해왔던 유혜연으로서는 억울한 일이었다.
그래도, 뭔가 넣어서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걸 수도 있으니까. 수술한 가슴은 어떤 형태로든 간에 티가 날 수밖에 없었다.
"아, 아직 제 건 제대로 안 봤잖아요. 기다려 봐요."
유서연에게 지고 싶지 않아서, 승부욕을 불태우며 부끄러움을 억누르고 등 뒤로 손을 뻗어 후크를 풀고 가려지지 않은 생가슴을 그대로 드러냈다.
"봐, 봐요. 제가 언니보다 예쁘죠..?"
"으음.. 역시 서연 씨가 더 예쁜 것 같은데?"
"......"
쓸데없이 크기는 해도, 유서연과 비교해보면 탄력이나 모양은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유서연이 더 낫다는 건가?
믿을 수 없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지 않았다. 그냥 최민석이 유서연에게 빠져 있어서, 콩깍지가 씌어서 그런 것이리라.
"..직접 만져서 확인해 봐요. 자, 빨리요."
어떻게든 뭔가 하나라도 이겨고 싶은 마음에 최민석의 바로 옆에 달라붙듯이 앉아 대답도 듣지 않고 손을 붙잡아 가슴으로 이끌었다.
"흐읏..!"
아프지도, 너무 약하지도 않게 적당하게 힘을 준 손이 가슴을 움켜쥔 순간 몸 안쪽에서 찌릿하고 전기가 흐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허리가 움찔하고 멋대로 튀고, 최민석의 손은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반복해서, 반죽이라도 하는 것처럼 가슴의 모양을 바꿔나가며 주물러댔다.
"읏..! 하앗, 흐으읏..!"
스스로 주무를 때와는 전혀 다르다.
가슴을 움켜쥔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며 모양이 바뀔 때마다 찌릿하고 전기가 흐르고, 힘이 빠지며 모양이 원래대로 돌아갈 때마다 기묘한 해방감이 느껴졌다.
"어, 어때요? 언니보다, 흐읏..! 낫죠..!?"
"음.. 그게.."
이번에는 확실하게 대답하라는 말을 덧붙이지 않아서 그런 건지. 최민석은 대답하기 미안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말을 아낀다.
하지만 이 반응만으로도 대답은 이미 들은 거나 다름없었기에, 유혜연의 마음에서는 한층 더 불길이 치솟는 중이었다.
'말도 안 돼.'
분명 착각하고 있는 거다.
그 무식할 정도로 큰 가슴이 만지는 감촉까지 좋을 리가 없으니까.
"..이제 됐어요."
어차피 착각일 뿐이니까. 기분 나쁘기는 해도 일단은 가슴에 묻어두기로 하고, 그대로 화풀이라도 하는 것처럼 용기를 내서 최민석의 입술을 덮쳤다.
"으읍.. 우움.. 움.."
그래도 키스 정도라면 할 수 있다.
펠라나 섹스와는 달리 온갖 매체에서 대중적으로 등장하는 장면이었으니까.
살짝 누르듯이, 가볍게 입술을 맞추고는 그대로 최민석의 입 안으로 혀를 밀어 넣고 무작정 움직였다.
"후음.. 움.. 츄읏.."
어색하기만 했던 펠라와는 달리, 키스는 그나마 모양이 나오는 것 같다.
따듯하고 습한, 미끌거리는 입 안을 혀로 핥을 때마다 작게 들려오는 질척거리는 소리가 유혜연의 잘 되고 있다는 생각에 확신을 심어줬다.
최민석이 제대로 움직이기 전까지는.
"후읏, 우으읍..!? 읍, 으읍, 후읏..!?"
남의 입 안을 제집처럼 돌아다니던 혀가 어느 순간 얽히고 휘감겨 마음대로 희롱당하기 시작하더니, 순식간에 공수가 뒤바뀌어 최민석의 혀가 자신의 입 안으로 들어와 마구 휘젓기 시작했다.
'뭐, 뭐야..'
키스를 하는 와중에, 최민석의 팔이 몸을 빼지 못하도록 허리를 감싸 안고는 그대로 가슴을 주무르며 끈적하게 키스를 이어 나갔다.
"우읏.. 읍, 응.. 후앗.. 읍.. 우으음.."
혀라는 게 이렇게까지 움직일 수 있는 거였나? 그런 생각이 떠오를 정도로 격렬한 키스가 이어지며 머릿속이 점점 뿌옇게 흐려진다.
인터넷에서는 코로 숨을 쉬면 된다고 했는데, 너무 정신이 없어 숨이 턱턱 막혀오고, 간신히 틈이 벌어져 숨을 쉬려고 하면 금세 빈틈없이 틀어막혀 다시 숨이 막혀온다.
분명 숨이 막혀서 괴로운데, 머리가 어질어질한 와중에도 입만이 아닌 몸 전체가 뜨겁게 달아올라 녹아내리는 것 같아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후앗.. 하앗.. 하아앗.."
그렇게 한참을 녹아내린 뒤에야 허리를 감싸고 있던 팔이 풀어지고 꾹 달라붙어 있던 입술이 떨어지며 겨우 숨을 쉴 수 있었다.
"헤..?"
서로 옆에 앉아서 키스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침대에 완전히 등을 댄 채로 누워서 숨을 몰아쉬고 있다.
그 사실을 눈을 뜨고 천장이 보이고 나서야 눈치챌 수 있었다.
"키스는 내가 가르쳐줄 수 있을 것 같아서. 혹시 싫었어?"
"아, 아니에여.."
싫긴는커녕 너무 좋아서 온몸이 녹아내리는 줄 알았다.
그렇구나. 시키지 않은 일은 스스로 할 수도 있는 거구나. 그런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갔지만 당장 그걸로 뭔가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기에 금방 머릿속에서 지워졌다.
"정말로 섹스까지 할 거야?"
"하, 할거에여.."
딱히 가버리거나 한 것도 아닌데도 몸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도 여기서 끝낼 수는 없었기에 최민석의 말에 대답하며 부들부들 떨리는 팔로 몸을 일으켰다. 아니, 일으키려고 했다.
"그럼 일단 준비부터 해야겠네."
준비? 무슨 준비?
그런 의문이 떠오른 순간, 의문을 입 밖으로 꺼낼 틈조차 없이 허리가 살짝 들려지더니, 치마 안으로 걸치고 있던 팬티가 순식간에 벗겨져 나갔다.
"꺄, 꺄악!?"
"괜찮으니까 가만히 있어 봐."
깜짝 놀란 비명과 함께 반사적으로 오므려지는 허벅지를 턱 붙잡히고, 그대로 활짝 벌려지며 그 사이로 최민석의 머리가 파고들어 온다.
"아, 안돼!"
이게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도 못한 채로 다급하게 팔을 뻗어 최민석의 머리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조금도 멈추지 못하고 그대로 밀려 나가 최민석의 머리가 허벅지 가장 안쪽, 보지 앞까지 다가오게 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