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7화 > 제가 언니보다 잘 할 수 있다고요! (1)
'자존심 상해.'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아무리 마사지라고는 해도 본질은 남녀가 몸을 섞어 욕구를 해소하는 행위고, 지금은 더 나아가서 아직 하는 가게도 거의 없는 섹스 마사지까지 해주고 있는 것 아닌가.
쯔걱, 찌걱, 쯔걱..♡
"하윽.. 하악.. 하아악.."
남성의 위에 올라타 마주 앉은 자세로 삽입하고 움직이는 자세.
흔히 대면좌위라고 부르는 이 체위는 몸을 밀착시키는 만큼 서로의 몸이나 체취, 호흡 같은 것들을 세세하게 느낄 수 있다.
최민석의 몸은.. 매번 안길 때마다 느끼고는 있지만 정말 남자답게 탄탄하고, 뜨겁고, 어지러울 정도로 진한, 그러면서도 불쾌하기는커녕 중독될 것 같은 어지러운 체취를 풍겼다.
거기에, 숨이 턱턱 막힐 정도로 질내를 가득 채우고 있는 자지의 존재감은 여태 만났던 남자들에게서는 절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다.
분명 마사지일 뿐인데도 이렇게 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유는 그런 것들이 합쳐져 본능 깊은 곳에서부터 최민석을 매력적인 남성이라고 느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최민석은?
"후우.. 좋네요. 연수 씨."
안에서 느껴지는 불끈거림이나 가끔 흘러나오는 한숨만 들어보면 쾌감은 제대로 느끼고 있는 것 같지만, 자신처럼 상대에게 두근거림을 느끼고 있다는 기색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현재까지 최민석에게 지명된 횟수를 따지자면 성하연이 다섯 번, 심수정이 세 번, 그리고 하연수 본인이 여섯 번이었으니 제일 앞서가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성하연이 키도 크고 예쁘다고는 하지만 외모만 따진다면 가게에 있는 모두가 비슷한 수준이고, 성하연은 워낙 애교가 없는 타입이었니 질린 것이리라.
결국 내가 제일 마음에 든 거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우월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최민석은 정말 순수하게 마사지만 즐기고 가는 손님처럼 펠라만 받으면서 핸드폰만 쳐다보거나, 지금처럼 자신한테 움직임을 다 맡겨놓은 채로 푹 쉬고 있을 뿐이었다.
'도대체 뭐냐고..'
여태 만나왔던 남자들은 다들 자신에게 잘 보이지 못해 안달이었다.
타고난 얼굴과 몸매를 꾸준히 가꿔온 덕분에, 남자들과의 관계에서는 외모만으로도 호감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최민석과의 관계에서는 오히려 자신이 두근거림을 느끼고, 상대는 마냥 여유로워 보이기만 하니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었다.
"민석 씨도.. 너무 대단해요.. 제가 마사지해드리는 건데.. 자꾸 저만 가버려서.."
이런 남자들이 듣기 좋아하는 아부 역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지만 최민석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예전에 만났던 남자들은 자신의 몸을 보기만 해도 흥분해서 제대로 버티지도 못하거나 버티는 게 고작일 정도로 힘겨워했는데.
최민석의 경우에는 단순히 듣기 좋은 말이 아니라,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기도 했다.
"하연 씨 몸도 정말 최곱니다. 이렇게 꽉 조이고, 닿는 곳마다 매끈매끈해서 참기 힘들 정도예요."
그런 것치고는 목소리가 굉장히 여유롭다.
마사지를 해주는 입장에서는 듣기 좋은 칭찬이긴 했지만 결국 상대는 여유로운 상태였으니 상투적인 칭찬일 뿐일 텐데.
'그런데.. 왜 이렇게 두근거리는거냐구..'
그것만으로도 괜히 기분 좋아서, 가슴이 두근거려서 멋대로 얼굴이 화끈거리고 뱃속 깊은 곳이 쿵쿵 울려대고 있었다.
"읏, 흐윽..!"
어떻게든 최민석을 더 만족시켜주기 위해, 두 다리로 허리를 휘감으며 보지를 힘껏 조여 자지를 자극했다.
"오오. 좋은데요?"
"하윽..! 이런 게, 흑..! 좋으시구나아..!"
숨쉬기도 힘들 정도로 힘껏 질내를 조이면서, 열심히 허리를 움직이고 있으니 자신 역시 평소 이상으로 강하게 느껴버리고 있다.
그래도 어떻게든 최민석을 만족시키겠다는 일념 하나로 허리를 움직이다 보니 안에서 자지가 불끈거리는 움직임이 점점 강해지는 게 느껴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지 전체가 한층 크게 부풀어 오르며 정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뷰릇! 뷰릇! 븃! 뷰르르릇!!
"흐아앙..! 하악..! 하아앙..!"
꼴사납게 신음하지 않기 위해 깊게 숨을 삼키고 몸을 바짝 긴장시켰지만 안에서 쏟아져 나오는 기세가 너무 강한 탓에 얼마 참지도 못하고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뷰르르릇! 뷰릇! 뷰릇! 뷰르릇!!
"아읏, 앗..♡ 흐앙..♡ 아아앙..♡"
질내 전체로 느껴질 정도로 자지가 크게 불끈거릴 때마다 불에 데인 것처럼 뜨거운 정액이 자궁으로 직접 쏟아붓듯이 울컥울컥 흘러들어와 안을 가득 채워나간다.
허리를 휘감고 있던 다리에 힘이 빠지고 몸이 축 늘어지며 최민석에게 몸을 완전히 맡겨버리고 온몸을 부들부들 떨어댔다.
그래도 이제 최민석과 몸을 섞은 횟수도 꽤 늘어났는데. 이 말도 안 되는 쾌감은 적응되기는커녕 마약을 하는 것처럼 온몸을 중독시켜 날이 갈수록 더 빠져들게 되고 있었다.
뷰르릇..! 뷰릇..! 븃..!
"하으으..♡"
몇 번 작게 움찔거리며 사정을 끝마친 자지는 곧바로 다시 한번 크게 불끈 힘이 들어가며 질내에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었다.
"오늘도 좋았네요. 청소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네..? 벌써요..?"
이제 겨우 세 번밖에 안 쌌는데. 자지도 이렇게 불끈거리고 있는데.
평소에는 최소 두세 시간, 서너 시간씩은 쉬고 가지 않았었나?
오늘은 아직 한 시간이 조금 넘었을 뿐이라 아쉬움.. 이 아니라 당황스러움이 느껴져 자신도 모르게 되물어 버렸다.
"약속이 있어서요. 원래는 그냥 집에서 쉬다 나가려고 했다가 온 거거든요."
"아아.."
애초에 고객이 관리사의 일정에 맞출 이유가 없다.
고급 에스테틱에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이 부자고, 모두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성격이 상당히 지랄 맞은 사람들도 많은 편이다.
이런 식으로 고객의 일정을 묻고, 고객 쪽에서 설명을 하게 되는 것만으로도 매너가 없다며 클레임을 거는 손님들도 있단 말이다.
물어보더라도 어느 정도 친분을 쌓은 고객에게, '어머, 오늘은 바쁘신가 보네요.' 같은 느낌으로 가볍게 물어봐야 했을 텐데.
최민석에게는 그러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보채듯이 말해버렸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럼 여기까지 하고 청소해드릴게요."
흔들리는 마음을 최대한 다잡고, 빼내고 싶지 않은 마음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무릎을 세우고 몸을 일으켜 깊숙이 박혀 있는 자지를 천천히 뽑아냈다.
찌거어억..♡
"하아.. 하아.."
빼기 싫다. 꽉 차서 한껏 벌려져 있던 안쪽이 비워지며 원래대로 돌아가는 느낌이 너무 안타까웠다.
하지만 결국 자지를 전부 빼내는 데 성공하고, 깊은 곳에서부터 정액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감촉을 애써 무시하며 몸을 숙여 최민석의 다리 사이로 고개를 파묻었다.
*
"하웁.. 츄읍.. 츕.. 츄읍.."
"..역시 잘하시네요. 그냥 청소만 해도 전문가분들은 확실히 차이가 나는 것 같아요."
아직 부족하다며 유혹하는 것처럼 뒤로 내민 엉덩이를 살랑거리고 있는 하연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적당히 칭찬을 내뱉었다.
"응.. 츄읏.. 민석 씨 덕분에.. 쮸읍.. 연습할 수 있어서.. 쯉.. 그런 거예요.."
대답하는 와중에도 자지에서 떨어지기 싫다는 듯 끈적하게 달라붙는 하연수의 태도는 처음과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처음에는 생글생글 웃으면서 애교도 부리고, 이런 식으로 펠라를 할 때도 말할 때와 빨 때를 확실하게 나눠둔 느낌이었는데.
지난번부터 느낌이 조금씩 이상하더니 오늘은 명백하게 시작하기 전부터 발정 난 기색을 풍기더니 애교도 더 수줍은 느낌으로 부리고, 매달리고 달라붙는 느낌도 더 끈적하고 어색해졌다.
마치 연기가 아니라 진심으로 쾌락을 원하고, 부끄러워하는 것처럼.
'중독이겠지.'
어쨌든 주기적으로 정기를 주입해줬으니까.
횟수나 간격을 보면 조금 이른 편이기는 해도 슬슬 효과가 나오고 있다는 것만큼은 확실해 보였다.
'오히려 성하연은 별 느낌이 없는데 말이야. 상성이 별로인가?'
"우뭄.. 움.. 쮸읍.. 쯉.."
하연수의 머리가 점점 아래로 내려가 불알을 삼키고 끈적하게 굴려대는 와중에도 다른 생각이 떠올랐지만 이대로 내버려 두면 언제까지고 빨아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멈추지 않고 달라붙는 하연수의 머리를 천천히 밀어냈다.
"하아.. 아쉽네요. 시간만 있었으면 더 하다 가는 건데. 다음에도 서비스해주실 거죠?"
"다, 당연하죠. 언제든지 와주세요."
머리를 밀어내고 나서야 입을 떼어내고 살짝 고개를 치켜든 하연수와 눈을 맞추고 웃으며 말해주자 얼굴이 살짝 발갛게 달아올랐다.
"그럼.. 씻겨드릴 테니까 가죠."
"부탁드리겠습니다."
침대에서 내려와 하연수와 함께 방 한구석에 자리한 샤워부스로 들어가며 다른 생각으로 들어차 있던 머릿속을 정리했다.
유혜연의 집에서 미끼를 뿌리고 나서 겨우 이틀 만에 유혜연에게 연락이 왔다.
'..집에서 밥을 해준단 말이지.'
이전에 유혜연에게 중식당 코스요리를 사줬을 때. 다음에 자기도 뭔가를 대접하겠다는 약속을 오늘 쓰겠다고 했다.
비싼 건 부담스러울 것 같고, 자기가 직접 요리를 해줄 테니 집으로 오라면서 저녁 시간도 아닌 오후 4시를 약속 시간으로 잡은 탓에 오늘은 얼마 즐기지도 않고 에스테틱을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하아.. 하아.."
아직도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키지 못한 하연수가 거품을 가득 낸 타올로 몸을 문지르고, 아래쪽으로 내려와 한층 더 조심스럽게 거품 묻은 손으로 자지를 훑어내는 쾌감을 느끼며 유혜연의 의도를 짐작했다.
'그냥 저녁만 먹고 보낼 거면 이렇게 빨리 부를 이유가 없지.'
그렇다면 일단 평소처럼 애들 커플처럼 장난 같은 명령이나 내리고 끝낼 리는 없다. 적어도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은 즐기겠다는 생각일 테니까.
그럼 남은 건 어디까지 시킬 생각이냐는 건데.
평범하게 생각하면 당연히 섹스까지겠지만, 유혜연이 평범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었다면 여기까지 올 필요도 없이 섹스까지 갔을 것이다.
'..에이. 아무리 그래도 아니겠지.'
이쯤 되면 누가 애태워지는지 모를 정도로, 이쪽 역시 한 달이 넘게 유혜연을 따먹고 싶어 애가 타고 있는 상태였기에 머릿속에 떠오른 불안감을 애써 떨쳐냈다.
만약 유혜연이 오늘도 섹스까지 가지 않고 애매한 수준으로 끝내버린다면..
'나도 못 참을 것 같은데.'
유혜연 쪽에서 행동하는 걸 기다리니 뭐하니 할 것 없이 대충 판을 뒤엎고 내 쪽에서 밀어붙일지도 모르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