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3화 > 이래도 안 먹어? (1)
"움.. 쯉.. 정말로.. 츄릅.. 이걸로 괜찮으세요..?"
"저녁에 약속이 있어서요. 아쉽지만 어쩔 수 없죠."
한 손으로는 핸드폰을 확인하면서, 귀두 뒷쪽을 정성스럽게 핥는 하연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적당히 대꾸했다.
김민아의 집에서 나와 에스테틱에 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에스테틱에 도착하고 나서도 시간이 한 시간 반이나 남아있던 게 문제였다.
이제 막 김민아의 집에서 욕구도 적당히 풀고 샤워까지 하고 온 참이라 다시 뒹굴기에는 조금 귀찮고,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기에는 지루한 시간.
때마침 성하연도 일하는 중이길래 따로 빼 오지 않고 마침 시간이 비어 있던 하연수를 데리고 와서 적당히 펠라만 즐기는 중이었다.
"츄읍.. 쯉.. 다음에 오시면 제대로 해드릴게요."
"기대할게요."
솔직히 말하면 하연수는 펠라를 그리 잘하는 편은 아니다.
순위를 매기자면 직원들 중에서는 네다섯 번째쯤 될까. 솔직히 그 아래로는 어땠는지 기억도 잘 안 난다.
심수정도 하연수와 마찬가지로 펠라를 잘 하는 편은 아니지만 체온이 높은 체질인지 기술 적인 부분보다는 그냥 입 안이 기분 좋아서 점수를 높게 주고 있었고.
성하연은 처음에는 가게에서 제일 펠라를 못 했었는데, 그동안 꾸준히 연습을 해온 모양인지 실력이 많이 늘어 제일 잘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무엇보다, 다른 노예들처럼 반응이 좋은 곳을 확실하게 기억하며 점점 내게 맞춘 듯이 빨아주는 느낌이 좋았다.
'그래도 말상대로는 하연수가 낫지.'
아무래도 성하연은 말수가 그리 많은 편은 아니었으니까.
지금처럼 내가 핸드폰을 하면서 펠라를 받는다면, 굳이 방해하지 않기 위해 자신도 묵묵하게 펠라만 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에 하연수는 펠라를 해주면서도 간간히 말을 걸어 사소한 얘기도 나누고, 살짝 눈이 마주칠 때마다 애교스럽게 웃으며 올려다보는 표정을 보여주는 덕분에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시간이 슬슬..'
여섯 시가 다 되어 간다.
유혜연과의 약속 시간이 여섯 시 반이었으니, 이제 슬슬 유서연이 퇴근 준비를 마치고 찾아올 시간이었다.
"연수 씨. 슬슬.."
"네에. 하움."
잠시 숨을 돌리며 감질나게 자지를 애태우던 하연수는 대답과 동시에 입을 크게 벌리고 고개를 숙여 자지를 깊게 삼켰다.
"쮸읍.. 쯉.. 쮸읍.."
입 안을 부드럽게 조이고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거리며 자지 전체를 훑어내는 움직임에 기분 좋은 쾌감이 올라온다.
"후우.. 좋네요. 그대로 쌀 때까지 해주세요."
"에헤. 움.. 쯉.. 쮸우웁.."
여자가 열심히 빨아주고 있는 와중에 핸드폰이나 만지고 있다면 상대가 누구든간에 호감도가 팍팍 떨어질 텐데.
지금의 하연수는 내게 '마사지'를 해주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내가 말없이 눈을 감고 펠라만 받거나 이렇게 핸드폰을 만지며 쉬는 일에 별다른 불쾌감을 느끼지 않았다.
아무리 최면을 걸었어도 하고 있는 행위 자체는 섹스니까.
최소한의 매너는 지키며 상대를 만족시켜주려고 했던 그동안과는 달리 에스테틱의 직원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좋았다.
하연수의 펠라를 여유롭게 즐기며 사정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도중에, 똑똑 하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들어오세요."
대답과 함께 유서연이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왔다.
"퇴근 준비 끝났어?"
"네. 슬슬 출발하면 시간 맞춰 도착할 거예요."
에스테틱은 오후 8시까지 운영하지만 유서연이 자리를 비운다고 해서 따로 문제 될 건 없는 구조였기에 원하는 시간대에 퇴근할 수 있었다.
"일단 하는 중이니까 한 번만 싸고 일어나자."
"네."
유서연과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아래쪽에서는 쯉쯉 하고 끈적하게 자지를 빠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마사지를 받는 중에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거나 통화하는 것 정도는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었으니까.
"서연이도 이리 와봐."
"네."
유서연은 이리 오라는 말을 듣자 마자 신발도 벗지 않고 그대로 침대 위로 올라와 내 옆으로 다가와 자연스럽게 몸을 밀착시켰다.
"하움.. 움.. 츄읍.. 츕.."
내가 고개를 살짝 기울인 것만으로도 뭘 원하는지 알았는지, 자기 쪽에서 먼저 달라붙어 입을 맞추고 부드럽게 혀를 얽혀왔다.
유서연의 키스를 받으면서, 이제는 유서연의 트레이드 마크나 다름없는 까만 오피스 정장 위로 커다란 가슴을 마음껏 주무른다.
빳빳한 정장과 속옷까지 제대로 하고 있음에도 안에 숨겨진 가슴의 감촉을 완전히 숨길 수는 없어서, 옷 위로 주무르고 있음에도 말캉하고 탄력 넘치는 감촉이 제대로 느껴지고 있었다.
'이러니까 여기가 질리질 않지.'
아래로는 여전히 자지를 빨고 있는 하연수의 머리를 살짝 눌러 고정시켜놓고는 그대로 힘을 풀고 입 안으로 정액을 쏟아냈다.
뷰르르릇! 뷰릇! 뷰릇! 뷰르르릇!!
"우읍, 웁, 움.. 꿀꺽.. 꿀꺽.."
하연수는 자지의 껄떡대는 반응으로 사정이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갑작스럽게 머리를 눌린 탓인지 제대로 삼키지 못하고 목 매이는 소리를 냈다.
물론 하연수가 그러거나 말거나 손을 놔줄 생각은 없었기에 그대로 계속해서 사정을 이어나갔다.
뷰르릇! 뷰릇! 븃! 뷰르릇!!
"웁, 움.. 후움.. 우움.. 꿀꺽.."
정액의 대부분이 삼켜지지 못하고 입 밖으로 꿀럭꿀럭 새어나와 흘러내리는 게 느껴진다.
그래도 평소와는 상황이 다르기도 하고, 아직은 나와 몸을 섞은 경험이 없었으니 충분히 이해해 줄 만한 상황이었다.
"움.. 츄읍.. 후우.."
자지의 불끈거림이 점차 잦아들면서 사정이 끝나고, 천천히 입술을 떼어낸 유서연이 짧게 숨을 흘렸다.
"수건 좀 가져다줄래?"
"네."
하연수가 아직 입 안에 남은 정액을 열심히 삼키고 있는 동안, 유서연은 침대 아래로 내려가 벽에 걸린 수건을 가지고 돌아왔다.
"꿀꺽.. 움.. 후아앗.."
"연수 씨도 수고하셨습니다."
"아, 아니에요. 이게 제 일인데요."
자지를 입에서 떼어내고, 유서연과는 다르게 숨이 찬 듯 길게 한숨을 쉬는 하연수는 평소와는 다르게 살짝 딱딱하게 말을 받았다.
그 옆에서는 유서연이 조금 전까지 하연수의 입에 물리고 있던 자지를 찬찬히 내려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연수 씨는 아직 전부 삼키는 것까지는 못하시나보네요."
"그게.. 아무래도 민석 씨.. 가 사정량이 워낙 대단하셔서요."
"그래도 앞으로는 전부 삼킬 수 있도록 노력해주세요. 저희가 아무리 남성 손님을 따로 안 받는다지만 서비스를 받을 사람이 있는 이상 관리사 분들도 노력하셔야 하니까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어쨌든 가게 사장은 유서연이라는 걸까.
내 앞에서는 애교스러운 모습만 보여주던 하연수가 딱딱하게 굳어 있는 모습은 나름 신선하게 느껴졌다.
"연수 씨는 가보세요. 뒷처리는 제가 할게요."
"아, 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러면서도, 하연수는 유서연이 아닌 나를 향해 시선을 맞추며 고개를 꾸벅 숙여 인사를 건넸다.
"네. 수고하셨어요."
다시 한번 수고했다는 말을 돌려주자 그제서야 고개를 들고는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방을 빠져나갔다.
인사를 마친 하연수가 방을 빠져나가는 사이, 유서연은 가져온 수건을 여러 장 바꿔가며 내 허벅지 사이로 흐른 정액을 꼼꼼하게 닦아내고 있었다.
"평소에는 꽤 무섭게 하나 봐?"
"딱히 그런 건 아니지만.. 아무래도 제가 고용주고 주인님한테는 제대로 서비스하라고 몇 번씩 강조했었으니까요. 아마 제대로 못 삼킨 게 눈치 보여서 그런 거겠죠."
"저렇게 서툰 점도 나름 색다른 맛이 있는 건데. 너무 눈치 주거나 하지는 마."
"그럴게요."
유서연이 수건을 바꿔가며 닦아준 덕분에 정액이 흐르고 땀이 차 습해져 있던 허벅지가 금새 뽀송뽀송해졌다.
그리고 본인도 만족한 듯 몸을 일으킨 유서연이 가져온 바지와 속옷을 입고 침대에서 내려와 함께 주차장으로 내려왔다.
"아직 매니저는 따로 안 뽑은 거지?"
"네. 제가 없을 때는 각자 할 일만 하고 필요한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고만 해뒀어요."
"어차피 다들 자기 할 일은 잘 하니까 매니저는 나중에 내가 고른 애로 뽑아."
"그렇게 할게요."
솔직히 말하면 이미 후보는 성하연, 하연수, 심수정 셋 중 하나로 좁혀졌다고는 하지만 다른 직원들에게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다.
가끔 그 셋이 다 타임이 빌 때나, 변덕이 들 때는 다른 직원들도 불러내 맛을 보기도 했으니까.
그 셋이 너무 기억에 남아서 그렇지, 막상 안고 보면 괜찮다 싶어 다시 부르는 직원들도 한둘씩 생기고 있는 중이었다.
"..혜연이한테 갈 때는 이게 문제네요."
"뭐가?"
내가 운전석에 앉고, 자연스럽게 뒷좌석에 앉은 유서연이 한탄하듯 중얼거렸다.
"제가 운전해드리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요."
"난 또."
나야 별 것 아닌 말이라 가볍게 넘겼지만 유서연은 정말로 아쉬워하는 눈치라 이게 또 귀엽고 기특하게 느껴졌다.
"정 마음에 걸리면 다음에 데이트 할 때는 서연이 니가 운전해."
"......데이트요?"
평소와는 달리 유독 길게 이어진 침묵 끝에 유서연이 살짝 놀란 목소리로 되물었다.
생각해보면 유서연이랑 붙어다닌 시간은 많았지만 따로 데이트 같은 걸 한 적은 없긴 했다.
오늘 김민아에게 급하게 데이트하자는 걸로 기분을 풀어줘서 그런가, 나도 모르게 흘러나온 말이었다.
"왜, 싫어?"
"아, 아니에요!"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이지만 같이 놀러 나가는 것 정도야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모양 빠지게 이제와서 실수라고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었다.
"다음에 가자. 그래봤자 같이 영화 보고 밥 먹고, 드라이브나 하는 거니까 너무 기대하진 말고."
"..기대할게요."
"기대하지 말라니까 그러네."
간만에 유서연이 내 말을 무시하고 다른 소리를 하긴 했지만 불쾌한 느낌은 조금도 없고, 오히려 괜히 더 귀엽게 느껴지기만 해서 픽 웃으며 대답하고는 그대로 차를 몰아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오늘은 밖에서 밥을 먹는 게 아니라, 유혜연의 집을 구경한다는 핑계로 집에 모여서 셋이 술을 마시기로 했다.
유혜연이 선을 넘을 생각을 안 하니, 이쪽에서 선을 넘으면 뭐가 있는지 구경 정도는 시켜주기 위해서였다.
오피스텔 앞에 차를 세우는 평소와 달리, 지하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유혜연이 사는 집 앞에 도착해 초인종을 눌렀다.
그리고 몇 초 지나지도 않아서 안에서 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졌고, 그대로 문이 벌컥 열리며 살짝 상기된 표정의 유혜연이 얼굴을 내밀었다.
"오, 오셨어요?"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유혜연은 반가운 눈빛으로 나를, 약간 떨떠름한 표정으로 유서연을 바라보며 우리를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