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3화 > 최면 에스테틱 프리지아 (4)
'..마사지라.'
그냥 한 번 대주겠다는 걸 마사지라고 표현한 걸까. 아니면 정말로 섹스를 마사지라고 생각하게 해둔 걸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알게 된 최면의 효율성을 생각한다면 없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이미 알고 있는 지식을, 혹은 본인의 업무에 관한 부분을 섹스에 관한 방향으로 비트는 쪽이 위화감과 정기의 소모량이 적다.
최면에 관한 정보는 다 함께 공유하고 있으니 유서연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가능성이 컸다.
"저야 좋긴 한데.. 하연 씨는 괜찮으시겠어요?"
"괜찮습니다. 아직 인식이 조금 안 좋기는 해도 불법도 아니고, 성욕 해소도 일단은 제대로 된 마사지니까요."
인식이 안 좋기는 하지만 합법. 제대로 된 마사지. 유서연이 걸어놓은 최면의 윤곽이 대충 보이는 것 같다.
"그럼 한 번 받아보죠, 뭐."
"알겠습니다. 그럼.. 벗겨드리겠습니다."
멋대로 벗기면 내가 성희롱으로 신고라도 할 것처럼. 성하연은 선명한 목소리로 또박또박 말하고는 잠시 내 반응을 기다리고 나서야 허리춤으로 손을 뻗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잡아당겼다가, 허리 고무줄 부분이 자지에 걸려 팬티가 벗겨지지 않자 잡고 있던 부분을 다시 골반까지 되돌리고, 고무줄 부분을 위로 조심스럽게 끌어 올려 귀두가 밖으로 빼꼼 튀어나오게 한 번에 잡아당겨 벗겨냈다.
"흣!?"
순간. 억눌려 있던 자지가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며 벌떡 거렸고, 깜짝 놀라 숨 삼키는 소리와 함께 땀 흘리며 가쁘게 숨을 내쉬는 와중에도 차분하게 가라앉아있던 두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
당황했다기보다는 신기하다는 듯 동그랗게 뜬 눈으로 우뚝 솟은 자지를 빤히 쳐다본다. 그리고 몇 초 지나지 않아서.
"크흠..!"
자기가 무슨 반응을 보였는지 깨닫고는 뽀얀 살결을 살짝 붉히고는 짧게 헛기침을 하며 살짝 시선을 돌렸다.
"그게.. 음.. 굉장히.. 크시네요.."
어떻게든 태연한 척 말하려고 하는 것 같지만 조금 전과는 다른 의미로 당황하고 있는 게 뻔히 보여서 나도 모르게 웃어버릴 뻔했다.
여자들이 내 자지를 처음 봤을 때 보이는 반응은 몇 종류가 있다.
그래도 경험이 좀 있다면 놀라면서도 '이걸로 박히면 기분 좋을까?' 같은 기대와 호기심을 드러내거나, '아무리 그래도 이 정도면 아플 것 같은데?'라면서 걱정한다.
경험이 없는 경우에는 놀라는 건 기본이고, '이게 정말 들어온다고?' 같은 당황이나 얼마나 아플지 상상하면서 겁먹어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성의 평균 사이즈 같은 건 잘 모른다고 치더라도, 그냥 눈대중으로만 봐도 배꼽까지 닿을 정도의 길이나 두꺼운 굵기 탓에 어쩔 수 없는 반응이었다.
그리고 지금 성하연이 보이는 반응으로 봤을 때.
'경험은 있는 것 같은데.'
놀라기는 했어도 그렇게까지 당황한 것 같지도 않고, 겁먹은 기색도 안 보이니까.
아마 나 정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제법 큰 남자랑 해본 게 아닐까 싶다. 지금 남자 친구가 없다고 해서 예전에 남자 친구가 없었다는 말은 아니었으니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저 얼굴, 저 몸매에 남자 친구가 없었다는 게 더 이상했다.
"그럼.. 잠시만요."
말하는 중간에 후우, 하고 짧게 숨을 고른 성하연은 다시 차분해진 표정으로 돌아와 로커 쪽으로 걸어갔고, 이전에 유서연이 사 왔던 것과 똑같은 러브젤을 꺼내 돌아왔다.
"시작하겠습니다."
뷰죽-! 뷰쥭-! 뷰쥬우욱-!!
이번에는 내가 뭐라고 대답할 틈조차 없이, 차가운 러브젤이 익숙한 소리와 함께 쭉 짜내져 불끈 솟은 기둥 위로 투두둑 떨어져 느릿하게 흘러내렸다.
그래도 아까처럼 낯선 느낌은 아니라 놀라지는 않았다.
철퍽, 하고 성하연의 손이 러브젤이 묻은 기둥을 움켜쥐고는 그대로 위아래로 훑어내며 손바닥에 달라붙은 젤을 빈틈없이 펴 발랐다.
그리고는 그대로 자지를 쥔 손에 힘을 줘 꽉 조이고는 빠르게 위아래로 훑어낸다.
기분 좋은 압박감과 함께 탁, 탁, 탁, 하고 기둥이 훑어지며 자지가 기운차게 불끈거렸다.
"세기는 이 정도면 괜찮을까요?"
"아, 네. 기분 좋네요."
일단 적당히 대답하긴 했지만, 잔잔하게 노래가 흘러나오는 방에서 서로 아무 말도 없이 대딸만 탁탁탁 받고 있으니 뭔가 불편하고 어색하다.
나는 누워있는데, 상대는 무표정하게 서서 팔만 흔들고 있으니 더더욱 그랬다.
성하연도 내가 불편해하고 있다는 걸 느꼈는지, 잠시 말없이 내 안색을 살피다가 남은 한쪽 손도 뻗어서 젤이 흘러내려 미끈미끈해진 불알주머니를 조심스럽게 감싸 쥐고 주물거렸다.
"이쪽도 괜찮으신가요?"
"..좋네요."
대딸이야 누가 하든 쥐고 흔들기만 하면 되는 거라 큰 차이도 없고, 러브젤을 듬뿍 발라 세게 힘을 주고 흔들어도 쭉쭉 미끄러지니 기분이 안 좋을 수가 없다.
불알 쪽 역시 워낙 민감한 곳이라 대충 만져주기만 해도 자지가 벌떡거렸으니 당연히 좋았고.
그래도 이 어색한 분위기는 어쩔 수 없다.
거기에 쓸데없이, 아니 쓸데없는 건 아니지만 지구력도 좋아서 사정감도 잘 올라오지 않는다.
분위기가 어색해서 편하게 흥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저기."
"말씀하세요."
이대로 말해도 괜찮을까? 아마 괜찮을 것이다.
처음부터 VIP룸으로 갈 거냐고 물었던 걸 생각하면, 유서연이 걸어둔 최면의 범위는 섹스까지 포함되어있을 테니까.
"제가 긴장이 돼서 사정감이 잘 안 올라오는데, 이대로 전부 벗고 올라와서 해주실 수 있을까요?"
"괜찮습니다. 그렇게 해드릴까요?"
"부탁드릴게요."
잠시 고민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시원스럽게 대답이 돌아왔다.
"그럼 잠시 멈추겠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빠르게 자지를 훑어내던 손길이 뚝 멈추고는 그대로 미련 없이 자지에서 떨어지자 한껏 피가 몰린 자지가 한참 기분 좋았는데 왜 멈췄냐고 항의하듯 껄떡거렸다.
하지만 성하연은 이미 그쪽에는 관심 없다는 듯 시선을 돌리고 침대 옆 선반에 올려둔 수건으로 손에 묻은 젤을 닦아내고는 옷을 벗기 시작했다.
'..오.'
먼저 위에 걸치고 있던 검은색 윗옷을 벗자 검은색과는 상반되는 하얗고 깨끗한 피부와 거기서 다시 한번 대조되는 검은색 레이스 디자인의 브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확실히 검은색이 뭔가 섹시한 느낌이 있단 말이지.'
좋아하는 속옷 색을 고르라면 검은색과 약간 어두운 느낌의 빨간색이 좋다. 둘 다 뭔가 노골적으로 섹시함과 퇴폐적인 느낌이 드는 탓이었다.
이렇게 대놓고 쳐다보고 있으니 성하연 역시 내 시선을 느끼고 있을 텐데. 조금도 신경쓰지 않고 브라마저 깔끔하게 벗어버렸다.
'참젖이네. 참젖이야.'
그 외에 말이 필요할까.
몸매 자체는 임예진보다 약간 선이 가늘었지만 가슴 크기만큼은 뒤처지지 않는다. 브라가 떨어져 나가며 자신이 진짜라는 걸 증명하듯 푸릉푸릉 흔들리는 모습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미션 때문에 오피에 다닐 때 가슴은 진짜여도 탄력이 없어서 그냥 서 있기만 해도 축 늘어지는 가슴도 몇 번 봤었는데, 성하연의 가슴은 크기만이 아니라 탄력도 좋은지 늘어지지 않고 훌륭하게 예쁜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위를 벗었으니 다음은 아래쪽 차례다.
마사지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타이트한 치마를 먼저 벗자 연한 살색 스타킹 너머로 브라와 같은 레이스 디자인의 검은 팬티가 보였다.
빨리 안쪽을 보고 싶어 답답한 마음이 들면서도 천천히 감상하는 재미도 있어 스타킹을 벗는 모습도 느긋하게 구경했다.
스타킹이 벗겨지자 상반신과 마찬가지로 하얗고 깨끗한 허벅지와 종아리에서 윤기가 흐르는 것처럼 보였고, 화룡점정으로 팬티까지 벗은 순간 나도 모르게 빨려들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시선을 집중했다.
'빽이잖아?'
털이 적게 난 것도 아니고, 가려지는 것 없이 깨끗하게 드러난 보짓살은 모양도 예쁘고 땀으로 젖어 만지면 뽀득뽀득한 감촉이 느껴질 것처럼 맨들거렸다.
"털은 제모하신 건가요?"
"..예. 이쪽 업계에서 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겨서.."
이번에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대놓고 물어봤더니, 성하연은 대답을 조금 망설이는가 하더니 이전처럼 똑 부러지게 대답하지 않고 말끝을 조금 흐렸다.
아무래도 이번 질문은 조금 부끄러웠던 모양이다.
"그럼, 다시 시작하겠습니다."
하지만 일은 일이라 그런지, 뺨을 살짝 붉히면서도 알몸으로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탄 성하연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불끈거리고 있는 자지를 다시 한번 움켜쥐고는 손바닥에 젤을 바르듯 가볍게 위아래로 문질러댔다.
그리고는 충분히 미끄러워졌다 싶었는지, 아까처럼 다시 탁, 탁, 탁, 하고 리듬 좋게 팔을 흔들어 자지를 훑어냈다.
"이제는 괜찮으신가요?"
"예. 아까보다는 확실히 낫네요."
아까는 정말 실험용 동물처럼 눕혀져 정액만 쥐어 짜이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서로 알몸으로 달라붙은 느낌이라 그런지 훨씬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전히 흥분한 기색이 드러나지 않고 차분하기만 한 성하연의 표정이었지만 아까와는 달리 새하얀 살결이 전부 드러난 데다가, 팔이 움직일 때마다 모양 좋은 가슴도 같이 흔들리며 눈이 즐거운 덕분에 그리 신경 쓰이지 않았다.
"......"
아까처럼 기계적으로 자지를 훑어내던 성하연은 다시 한번 남은 한 손을 아래쪽으로 뻗어 불알을 몇 번 주무르다가, 뭔가 좀 아니다 싶었는지 두 손을 떼어내고는 아예 양손으로 기둥 부분을 붙잡았다.
손바닥 사이에 자지 기둥을 끼운 두 손이 서로 깍지를 껴서 얽혀들어 자지를 빈틈없이 조이고, 위쪽으로 귀두가 배꼼 튀어나와 있다.
이건 나로서도 처음 겪어보는 형태라 잠시 머릿속에 물음표가 떠올랐지만 성하연의 손이 제대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의문이 깔끔하게 날아갔다.
쮸북-! 쮸북-! 쮸부욱-!
"윽..!"
깍지를 낀 양손이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샌드위치처럼 완벽하게 양 손바닥에 둘러싸인 자지가 빈틈없이 훑어지고, 손이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깍지 낀 손가락들이 두꺼운 질주름처럼 귀두 밑동에 턱턱 걸리며 강하게 자극이 올라왔다.
"혹시 아프셨나요?"
"아, 아닙니다. 괜찮으니까 계속해주세요."
"아프시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반쯤은 과할 정도로 뿌려댄 러브젤 덕분이긴 하겠지만 마치 보지에 박아 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자극이 한 번에 확 올라오자 나도 모르게 허리를 튕기며 신음해버렸다.
성하연은 그 반응이 아파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것 같았지만 그냥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자극이 강하게 밀려들어 놀랐을 뿐이다.
쮸부욱-! 쮸부욱-! 쮸부욱-!
마치 진공 상태처럼 오므린 양 손바닥이 귀두에 걸렸다가 빠져나갈 때마다 젤을 쭉쭉 쥐어 짜내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들려왔다.
"하.."
입도 있고, 보지도 있고, 심지어 최근에는 가슴만으로도 뽑아낼 수 있게 돼서 손으로 받는 애무에는 별 관심도 없었는데.
손으로 하는 것도 제대로 각을 잡고 하니 충분히 기분 좋은 데다가 색다른 맛도 느껴졌다.
분위기는 어색해도 쾌감이 충분하게 느껴지니 그냥 신경 쓰이지 않게 됐고, 반쯤 긴장을 풀고 멍하니 흔들리는 가슴을 바라보다가 사정감이 차오른 순간 참지 않고 시원스럽게 정액을 쏟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