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1화 > 너 같으면 화가 안 나겠냐!? (2)
고속도로를 타 보는 건 처음이었지만 복잡한 생각 없이 일직선으로 쭉 가기만 하면 되는 구조 덕분에 일반 도로보다 더 편했다.
[30미터 전방에서 좌회전입니다.]
길도 네비게이션이 알아서 알려주고 있으니 처음 가보는 곳이라고 해도 헤맬 걱정도 없었고.
"하아.."
다 좋은데. 아무리 생각해도 김민아를 구슬릴 만한 방법이 떠오르질 않는다.
제정신이 박혀있는 이상 자기한테 최면을 걸어서 창녀처럼 써먹고, 정액 중독으로까지 만들어버린 상대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자신과 하는 섹스가 너무 좋아서, 다 용서하고 몽마가 된다는 건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안내를 종료합니다.]
"그냥 포기해..?"
네비게이션이 알리기 전부터 저 멀리 목적지가 보였기에 오래된 빌라 앞에 자연스럽게 차를 세우며 힘없이 중얼거렸다.
괜히 욕심부려서 일만 키울 바엔 그냥 가볍게 즐기고 돌아가는 것도 나쁜 방법은 아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음에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자신의 욕심 때문이었다.
"..일단 간이라도 좀 보자."
감정적인 문제가 너무 클 뿐이지, 내가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상당히 크다.
일단, 몽마가 된다는 것 자체가 메리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피부와 몸매가 좋아지고, 몸도 건강해지고, 최면이라는 말도 안 되는 능력까지도 쓸 수 있게 되는 거니까.
인간이 아니게 되는 것? 솔직히 말하면 난 아직도 내가 인간이랑 뭐가 다른 건지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타인의 정기가 눈으로 보이고, 최면을 걸 수 있게 됐다. 정기를 이용해 몸을 달아오르게 만드는 것도 할 수 있게 됐고.
하지만 그런 능력을 쓸 때도 인간이 아니게 됐다는 실감이 아닌 그냥 편리한 초능력이 생겼다는 정도의 기분만 들었다.
'어떻게 잘만 구슬리면 될 수도 있어. 그러니까..'
일단은 조금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 그렇게 결심을 마치고 짧게 심호흡을 마치고 나서야 김민아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왔어!?]
신호음이 제대로 들리기도 전에 통화가 연결되고, 곧바로 김민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지간히도 몸이 달은 것 같은데, 이게 길이 될지 흉이 될지는 알 수 없었다.
"지금 빌라 앞이니까 내려와."
[알았어!]
기운 넘치는 대답과 동시에 전화가 뚝 끊어졌고, 얼마 기다리지도 않아 빌라 입구에서 김민아가 거의 뛰듯이 빠른 걸음으로 뛰쳐나왔다.
"여전히 예쁘구만."
내 기억에 있던 김민아의 외모는 추억보정 같은 게 아니라 정말로 얼굴이 예뻤기에 예쁘다고 기억된 게 맞았다.
유서연이나 임예진은 아무리 헤실헤실 풀어져서 웃어도 연상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라고 해야 할지, 성숙한 분위기가 풍기는데 비해 김민아는 그냥 또래 친구처럼 편안한 분위기였다.
'그리고 정기는..'
표현하기 조금 애매하다.
김민아와 몸을 섞지 않은 지도 이제 1년이 지나서 나한테 받았던 정기는 이제 거의 흔적만 남은 수준이었고, 김민아 본연의 정기는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원래는 깨끗했는데 얼룩이 꼈다고 해야 하나? 저 얼룩을 전부 닦아내면 다시 깨끗해지고, 방치하면 결국 깨끗한 부분마저 더럽혀져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았다.
정기는 결국 본인의 건강과도 연관이 있었으니 김민아의 몸 상태가 그리 좋지 않은 걸지도 몰랐다.
'아픈 것 같지는 않은데, 확인해볼 필요는 있겠어.'
일단은 참고만 해두기로 하고, 빌라 밖으로 나와 주변을 둘러보다가 이쪽을 빤히 쳐다보더니 천천히 다가오는 김민아를 보며 창문을 내렸다.
"이거 맞으니까 빨리 들어와."
"안이 하나도 안 보여서 긴가민가했네."
열린 창문 너머로 눈을 마주친 김민아는 그제서야 빠른 걸음으로 다가와 곧바로 앞문을 열고 들어와 옆에 앉으며 말했다.
"썬팅을 짙게 해 놔야 운전할 때 눈이 덜 피곤하다고 하더라고."
"흐응.."
내가 적당히 만들어낸 변명에 김민아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며 흘려넘겼다. 그리고는 잠시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더니 진심으로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근데.. 너 혹시.. 성형했어?"
"갑자기 뭔 소리야?"
"아니.. 얼굴이 예전이랑 달라진 것 같아서. 전에도 그럭저럭 괜찮기는 했는데, 지금은 이상하게 잘생겼다?"
"잘생기면 잘생긴 거지, 이상하게 잘생긴 건 또 뭔 소리야?"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하긴 했지만 내심 뜨끔했다.
유서연이나 임예진은 매일 같이 지내느라 내 외모의 변화를 별로 체감하지 못하기도 했었고, 변한 이유도 알고 있었으니 이상하게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김민아는 내가 서큐버스 시스템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정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었을 때 만나던 사이기도 했고, 떨어지고 1년이나 지나고 나서야 만난 탓에 변화를 크게 체감하고 있는 것이리라.
"원래 잘생겼었잖아."
"개소리 말고. 진짜 어디 성형한 거 아니야?"
그래도 내 원래 외모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나로서는 이 망설임 없는 대답과 확신에 찬 눈빛이 은근히 쓰라렸다.
"안 했어. 내가 무슨 돈이 있다고 성형을 하냐? 지금 차도 할부까지 땡겨서 겨우 산 건데."
"아닌데.. 분명 잘생겨졌는데..?"
"그동안 내가 너무 보고 싶었어서 콩깍지 낀 거 아니야?"
"자꾸 미친 소리 할래?"
어물쩍 넘어가려고 해도 김민아가 자꾸 정색해버리는 탓에 화제를 돌리기가 어렵다.
적당히 최면이라도 걸면 쉬울 텐데. 김민아를 몽마로 만들겠다고 각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는 너야말로 좀 예뻐진 것 같은데. 아니, 얼굴이 아니라 옷이 바뀐 거구나. 맨날 입던 추리닝이랑 반팔티는 어쩌고 그렇게 꾸며 입었대? 누구한테 잘 보이려고?"
화제를 돌리기 위해서.. 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실제로 고시원에서 늘 보던 추리닝 차림이 아니라 산뜻한 체크 무늬의 짧은 하이웨이 스커트에 살색 스타킹, 베이지색 얇은 스웨터 차림의 김민아는 얼굴까지 예뻐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예뻤다.
"고시원 살 때랑 지금이랑 같냐? 이 정도는 그냥 입고 다니는 거지. 꾸미긴 뭘 꾸며?"
말은 틱틱대면서 하고 있으면서도 입꼬리가 살짝 씰룩이는 걸 보니 기분이 좋긴 한 모양. 간신히 내 얼굴에서 화제를 돌렸으니 이제..
"근데, 사실 좀 기다리긴 했어."
"갑자기 뭘.."
갑자기 씩 웃으며 간드러지는 목소리로 중얼거린 김민아의 손이 내 허벅지를 스쳐지나 바지 위로 자지를 조심스럽게 쓰다듬는다.
"너 말고, 얘 말이야. 얘. 얘는 계속 만나고 싶었단 말이야."
그렇게 속삭이며 바지 위로 자지를 쓰다듬던 손에 조금 힘이 들어가며 조금씩 힘이 들어가는 자지를 부드럽게 꽈악- 움켜쥐었다.
"흐흥.. 커졌네..?"
'이런 미친..'
김민이가 욕구 불만일 거라는 건 대충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얼굴을 보자마자 대뜸 욕구를 드러내며 유혹해올 줄은 몰랐기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안 그래도 큰 애라 안에서 답답했을 텐데. 이렇게 커지면 많이 힘들겠다. 그치? 여기서 한 발만 빼고 갈까?"
거부하기 힘든, 아니 싫은 제안이다.
하지만 김민아를 몽마로 만들기 위해 찾아온 시점에서 이래도 괜찮은 걸까? 이미 벌어진 일이야 어쩔 수 없는 거지만 오늘마저도 최면에 걸린 김민아를 이용해 욕구를 풀었다는 전과가 남으면 최면이 풀렸을 때 감정이 더 나빠질 게 분명했다.
'그렇다고 해서 이걸 쳐내기도 애매하고.'
나야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이 정도 유혹쯤은 얼마든지 뿌리칠 수 있다.
하지만 최면에 걸려 있는 지금의 김민아로서는 내 거절에 기분이 상할 게 분명하다. 시작부터 분위기를 망치고, 김민아의 몸만 더 달아오르게 만들면 모텔까지 가는 시간이 더 빨라지지 않을까. 그것도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일단은.. 하고 싶은 대로 해주는 게 맞아. 거기에..'
전에는 미처 풀지 못하고 남겨뒀었던 [정액이 맛있게 느껴진다]라는 최면을 조심스럽게 제거했다.
과연 김민아는 최면이 풀린 상태에서도 내 정액을 맛있다고 느낄 수 있을까?
결론만 놓고 본다면 가능은 할 것이다. 내 정기에 중독된 여자들은 개인차는 있어도 다들 내 정액을 맛있다고 느끼게 되니까.
거기에 김민아는 단순히 내 정기에 중독된 수준이 아니라 1년 넘게 정기를 받지 못한 탓에 본능적으로 정기를 원하는 마음이 더 클 테니 더 맛있게 느끼리라.
중요한 건. 그렇게 해서 느끼는 맛이 최면에 걸렸을 때보다 맛있는가, 아니 최소한 같은 수준으로 맛있게 느끼는가가 중요했다.
최면이 없이도 내 정액이 맛있게 느껴진다면 그만큼 김민아를 회유할 무기가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었으니까.
"어차피 밖에서 보니까 안에 거의 보이지도 않던데. 딱 한 번만 빼고 가자. 응? 야아. 허리 좀 들어 보라구."
내가 속으로 이런저런 계산을 하는 사이에 옆자리에서 손을 뻗어 벨트를 풀고 지퍼까지 내린 김민아가 애가 타는 목소리로 재촉해온다.
"한 번만이다?"
"치. 지도 좋으면서."
내가 살짝 허리를 띄워주자 투덜거리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띠며 바지를 벗겨낸다. 김민아가 바지 위로 쓰다듬고 주무를 때부터 불끈거리고 있던 자지는 그대로 스프링처럼 튀어 오르며 김민아의 손바닥을 찰싹 때리고 지나갔다.
"하아.. 어..?"
열띤 눈빛으로 모습을 드러낸 자지를 훑어내리던 김민아의 눈빛이 당황으로 물든다.
"이, 이게 뭐야..?"
"뭐가?"
"아니.. 털이.."
"아아."
서로 볼 거 다 본 사이에 왜 이렇게 당황하나 했더니. 나야 이제는 익숙해져서 잊고 있었지만 김민아는 완벽하게 제모를 끝마친 자지를 보는 게 처음이라 당황한 모양이었다.
"여름에 자꾸 땀 차고 찝찝하길래 그냥 해봤지. 보기엔 좀 이상해도 익숙해지니까 깨끗해서 나쁘진 않더라. 여자가 보기엔 좀 징그러운가?"
"아, 아니.. 그런 건.. 아닌.. 데.."
그런 게 아닌 수준이 아니라 아예 뭐에 홀린 것처럼 멍하니 자지를 훑어내리는 눈빛은 김민아가 이 깨끗해진 자지가 마음에 들었다는 게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노골적이었다.
"정 싫으면 억지로 안 빨아도 괜찮으니까 나중에.."
"괘, 괜찮다니까!"
조심스럽게 배려하는 척하면서 살짝 허리를 들어 바지춤을 잡는 시늉을 하자 김민아는 깜짝 놀라며 내 양손을 붙잡아 멈추며 빽 소리 지른다.
"그냥.. 전에 봤던 거랑 달라서.. 놀란 거니까.. 괜찮다구.."
그렇게 변명을 중얼거리는 와중에도 다시 넋이 나가 목소리가 풀어지고, 옆자리에 앉은 채로 몸만 옆으로 기울여 자지 쪽으로 고개를 들이민다.
"괜찮으니까.. 하우움..♡"
말을 끝까지 하지도 않고, 그대로 자지를 입에 문 김민아의 눈빛은 이미 이성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녹아내린 상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