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화 > 절친은 침대 위에서도 사이가 좋다 (5)
가슴부터 시작했던 이지은과는 달리 정혜수는 옆구리, 허벅지에서부터 시작해 몸 곳곳을 정성스럽게 씻기며 천천히 긴장을 끌어올렸다.
허벅지, 허리, 배, 옆구리.. 다음에 씻길 장소가 하나하나 줄어들수록 정혜수의 몸이 점점 긴장감을 늘려가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가슴과 겨드랑이. 스스로가 생각해도 민감하기 짝이 없을 장소를 괴롭혀질 차례가 다가오고 있다는 걸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하으.."
씻길 장소가 가슴과 겨드랑이만 남은 시점에서 정혜수의 긴장감이 최대치를 찍었다.
타올에 뒤덮인 양손이 매끈한 복부를 타고 천천히 올라와 밑가슴에 닿아 말캉한 감촉이 느껴지고, 부드러운 무게감을 느끼며 가슴을 들어 올린다.
고작 한 치수 차이일 뿐이지만 느껴지는 무게감은 완전히 다르다. 손바닥에 가득 차는 느낌과 안쪽이 말캉하게 꽉 찬 느낌이 기분 좋았다.
가슴을 받치고 있는 손을 조금 더 위로 올려, 까슬까슬한 타올로 발딱 서 있는 유두를 살짝 건드린다.
"흐읏..!"
살짝 건드리는 것만으로도 어깨가 움찔 떨려올 정도로 민감한 젖꼭지. 내가 만들어놓은 결과물이었지만 그 과정을 모르는 이지은으로서는 단순히 원래부터 민감한 장소로밖에 보이지 않을 것이다.
타올을 쭉 펼쳐 양쪽 가슴을 전부 덮어버리고, 그대로 꽉 움켜쥐고 부드럽게 주무른다.
"아, 읏..! 흥읏..! 흐으응..!!"
"지은이 앞이라고 너무 긴장한 거 아니야? 나름 살살 만지고 있는 건데."
"기, 긴장..! 하응..! 아읏, 앗..!"
"와아.."
정혜수는 어떻게든 무너져내리는 표정을 관리하려고 했지만 까슬까슬한 타올이 유두를 스칠 떄마다 어깨와 허리가 움찔거리며 떨리는 것만은 억누르지 못했다.
단지 가슴만으로도 이런 반응을 보이는 정혜수의 모습에 이지은이 놀라며 감탄하는 것은 덤이고, 그 반응이 정혜수의 수치심을 한층 끌어올리는 것 같았다.
"흐으..! 아..?"
평소라면 한참은 더 가슴을 가지고 놀았을 텐데, 갑작스럽게 뚝 멈추는 움직임에 열심히 쾌감을 억누르던 정혜수가 의문 어린 탄성을 흘렸다.
"이젠 겨드랑이 할 테니까 팔 들어볼래?"
"......"
"구석구석 깨끗하게 씻어야지. 응?"
가슴 이상으로 민감한 성감대를 스스로 드러내라는 요구에 망설이는 정혜수를 다시 한번 재촉한다.
이지은은 아직 나와 정혜수 사이에 흐르는 미묘한 기류를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대로 시간을 끌고 있으면 결국엔 이상하다고 느낄 수밖에 없겠지.
정혜수도 그 사실을 모르는 건 아닌지, 결국에는 눈을 질끈 감고 타올이 들어갈 수 있도록 아주 살짝 팔을 벌렸다.
평소에는 머리 위까지 팔을 들게 했었는데, 거기까지는 도저히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간지러워도 참아봐."
"아, 으..! 꺄응읏..!?"
수줍게 벌어진 틈 사이로 타올로 덮인 손이 들어가 말랑말랑한 겨드랑이 살을 부드럽게 문지른다.
매번 하는 건데도 도저히 익숙해지질 않는 건지, 정혜수는 반사적으로 팔을 꽉 오므렸다가 자기 움직임에 겨드랑이 안쪽이 꾹 눌리며 문질러지는 감촉에 깜짝 놀라 비명 같은 신음을 내질렀다.
이대로 더 괴롭혀주고 싶었지만 이지은에게는 아직 정혜수의 겨드랑이가 성감대라는 건 비밀이었기에 그대로 몇 번만 더 쓱쓱 문질러주고 반대쪽 겨드랑이까지 빠르게 닦아냈다.
"하으, 읏, 하아.. 하아.."
"원래 이렇게 간지럼을 잘 탔었나?"
"기, 긴장해서.."
이지은이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묻자 정혜수는 희미하게 눈물이 고인 눈을 슬쩍 피하며 변명을 내뱉었다.
"다 씻었으니까 일단 나가 있을래? 나도 금방 씻고 나갈 테니까 얘기라도 하면서 혜수 긴장 좀 풀어주고 있어."
"웅.. 알았어요. 가자!"
"으응.."
이지은은 내가 다 씻을 때까지 같이 있다가 나가고 싶은 눈치였지만 정혜수를 들먹이며 권하자 아쉬운 티를 내면서도 다리를 가늘게 떨고 있는 정혜수를 이끌고 욕실 밖으로 나갔고, 나는 여유롭게 몸을 마저 씻고 두 사람을 따라 욕실을 나섰다.
"아, 다 씻었어요?"
"오늘따라 갑자기 왜 이런대?"
침대 위에서 정혜수와 알몸으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고 있던 이지은은 내가 욕실 밖으로 나오자마자 수건을 들고 도도도 달려와 몸에 달라붙듯이 밀착해 묻은 물기를 닦아준다.
평소에는 시킨 적도 없고 받은 적도 없는 일이었는데, 어지간히도 흥이 오른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손까지 떨 정도로 충격받았으면서 말이지.'
한 번 정혜수의 행동을 이해해주기로 하고, 함께 모텔에 들어와서는 조금 장난기가 생기도록 유도한 것만으로도 부정적인 생각은 싹 날아가 버리다니. 정말 단순하고 알기 쉬운 성격이었다.
"그럼.. 누구랑 먼저 해야 하나."
몸을 구석구석 닦아준 이지은과 함께 침대 위로 올라와 서로 상반되는 표정을 짓고 있는 두 사람을 한눈에 담으며 말했다.
사실 누가 먼저인지는 이미 정해뒀지만 말이다.
"혜수는 아직 긴장하고 있는 것 같으니까, 지은이가 먼저 시범이라도 보여줄래?"
"좋아요!"
이지은은 지명받은 순간 활짝 웃음을 지으며 내 품에 달려들듯이 몸을 날려 꼬옥 안겨 온다. 그리고는, 그대로 미끄러지듯 몸을 움직여 입을 맞추고는 그대로 미끄덩 혀를 밀어 넣었다.
"아움.. 움.. 웅.."
확실히 평소보다 적극적인 행동에 자지가 흥분으로 불끈거린다.
살짝 시선을 돌려 정혜수의 안색을 살펴보니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채로 나와 이지은이 키스하는 모습을 뚫어져라 구경하고 있었다.
"하웅.. 움.. 츄웁.. 츕.. 우웅..♡"
열심히 혀를 얽혀오는 이지은의 움직임에 맞춰 키스를 이어나가고, 매끈한 허리를 팔로 감싸 안으며 그대로 가슴을 부드럽게 움켜쥔다.
"하우웅..♡"
정혜수만큼 민감하게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성감을 끌어올리기에는 충분할 정도로 민감한 가슴은 살짝 힘을 줘 꽉꽉 주무르는 사이에 유두가 발딱 서고, 달라붙은 입 안에서 뜨거운 숨이 흘러나올 정도로 이지은을 흥분시키고 있었다.
"츄웁.. 하아.. 오빠아.."
"오늘은 지은이가 먼저 위에서 해볼래? 혜수한테 보여줘야 하니까."
"아웅.. 부끄러운데에.."
"그래도 해줄 거지?"
이지은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몸을 빙글 돌려 이지은을 품에 안은 채로 천장 방향으로 드러누우며 허리를 감싸고 있던 팔을 풀어주자 이지은이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진짜로 부끄러운데에.."
그렇게 말하면서도 정혜수를 향해 힐끔 시선을 보낸 이지은은 그대로 보란 듯이 무릎을 바닥에 대고 몸을 일으켜 허리를 띄우고, 우뚝 솟은 자지를 망설임 없이 잡아당겨 자연스럽게 질구에 맞췄다.
찌르윽..
욕실에서부터 몸을 씻겨지며 잔뜩 발정한 몸은 이미 애무가 필요 없을 정도로 미끈미끈하게 젖어있다.
처음에는 미리 애무를 해둘 필요가 있었지만 최근 들어 매일 내게 안기면서 완전히 섹스에 빠져든 이지은의 몸은 모텔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조금씩 젖어 들어갈 정도로 음란해진 상태였다.
"하우.."
흥분으로 가빠지는 숨을 짧게 내쉬고, 찌륵, 찌륵하고 귀두를 몇 번 입구에 문질러 애액을 바른 이지은의 허리가 천천히 아래로 내려가며 자지를 집어삼킨다.
찌거억..
"아우으응..!"
매일같이 해댔음에도 아직까지는 경험이 부족한 보지는 애액에 미끄러지듯 속살을 가득 벌리며 파고드는 감촉에 깜짝깜짝 놀라며 자지를 꽉꽉 조여댄다.
하지만 이지은은 그 놀라는 감각마저도 쾌감으로 받아들이며 흥분하고, 자지로 안쪽을 후벼 파듯이 허리를 살살 돌려가며 귀두 끝이 가장 안쪽에 닿을 때까지 막힘없이 허리를 내려 훌륭하게 삽입을 끝마쳤다.
"하으.. 안에 꽉 찼어.."
이지은은 귀두로 자궁을 쿡 찔린 채로 허리를 움찔거리며 멍하니 중얼거린다. 삽입의 여운만으로도 가볍게 가버린 탓에 멍해진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내 다시 정신을 차리고, 허리를 천천히 들어 올리며 끈적하게 돌려 자기 스스로 질내를 휘젓기 시작한다.
찌거억.. 찌거억..
"아우응.. 하응.. 아앙.. 아아앙..♡"
찌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허리가 돌아가고, 매끄럽게 빠진 허리가 쾌감으로 움찔거린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정혜수에게 시선을 보냈던 이지은은 이미 정혜수가 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 것처럼 쾌감에 빠져든 상태였다.
"하아.. 하아.. 하아.."
정혜수는 그런 이지은을 홀린 듯이 쳐다보며 의식하지 못한 채로 허벅지를 비비적거리며 흥분으로 달뜬 숨을 흘리고 있다.
내 위에서 열심히 허리를 돌리는 이지은의 모습이 어지간히도 흥분되는 모양이었다.
'서비스 좀 해줄까?'
이대로 느긋하게 이지은의 허리 놀림을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내 경우에는 여자가 움직이는 것보다 내가 직접 움직이며 여자를 몰아붙이는 섹스를 더 선호했다.
그렇다고 해서 당장 그렇게 하겠다는 건 아니었고, 파도치는 것처럼 꿀렁꿀렁 움직이는 허리 아래로 천천히 손을 뻗어 수줍게 튀어나온 클리를 툭 건드렸다.
"꺄응읏..!?"
반쯤 무아지경으로 쾌감을 즐기던 이지은의 눈이 번쩍 뜨이며 깜짝 놀란 신음이 튀어나온다. 그대로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붙잡아 고정시키고, 엄지손가락으로 클리를 꾸욱 누르며 돌돌 돌려댔다.
"아흐응..! 흥으읏..! 오, 오빠아..! 클리.. 민감해여어..!"
"지은이한테 받기만 하니까 미안해서 그래. 자, 혜수도 보고 있으니까 계속 움직여야지?"
"흥아앗..! 아으, 앗..! 아앙..! 흐아앙..♡"
이지은은 이제 허리를 돌리는 건 힘든 모양인지 단조롭게 허리를 위아래로 들썩이며 질내를 부들부들 경련시킨다.
찌걱, 찌걱, 찌걱..!
하지만 힘겨운 듯한 반응과는 달리 질척하게 달라붙어 흘러나오는 찌걱거리는 소리는 이지은의 보지가 기뻐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혜수도 이리 와볼래?“
"저, 저는 왜.."
이제는 아예 침이라도 흘릴 것처럼 몰입하고 있던 정혜수는 갑작스러운 호명에 흠칫 정신을 차리고는 되묻는다.
"일단 빨리 와봐. 지은이가 이렇게 힘내주고 있는데, 구경만 할 거야?"
"..알았어요."
내가 뭘 시킬지는 짐작도 못하고 있겠지만 이지은을 들먹이며 시선을 똑바로 맞추는 것만으로 기가 꺾인 정혜수는 무릎을 질질 끌면서 열심히 허리를 흔들고 있는 이지은 곁으로 다가왔다.
떨떠름한 표정으로 다가오는 주제에, 시선은 이지은의 쾌감으로 녹아내린 표정과 찌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자지를 잡아먹고 있는 하반신을 빠르게 오가며 감상하기에 바빴다.
"어때? 엄청 야하지?"
"그, 그게.."
"하으응..! 오, 오빠아..!"
내 노골적인 질문에 정혜수는 차마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하고 입술만 달싹거리고, 이지은 역시 이건 좀 심하다 싶었는지 열심히 움직이던 허리를 멈추고 힘 빠진 목소리로 항의했다.
"뭐, 어때. 어차피 혜수한테 보여주려고 한 거잖아."
"그, 그래도요.."
"이왕 보여주는 거 제대로 보여줘야지. 자, 혜수도 봐봐. 여기가 지은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이거든."
이지은의 투정을 한 귀로 흘리며 가리킨 장소는 힘껏 집어삼킨 보지 위쪽에 있는 자그마한 돌기. 클리토리스였다.
안 그래도 흥분으로 달아오른 정혜수의 눈동자는 멀찍이서만 봤던 이지은의 은밀한 장소를 가깝게 볼 수 있다는 상황에 한층 뜨거운 열기를 더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