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화 > 절친은 침대 위에서도 사이가 좋다 (3)
운전 학원에서 조금만 걸으면 나오는 있는 모텔 거리. 마음대로 골라잡으라는 듯 쭉 늘어선 모텔들 사이에서 우리가 향한 곳은 이지은과 맨 처음으로 들어갔던 모텔이었다.
"하아.. 역시 난 빼고 둘이 하는 게.."
"안 돼. 어차피 혼자서는 못 참는다며."
"그건.. 하아아.."
모텔에 도착해서 방을 잡고 올라가는 와중에도 정혜수는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지만 그럴 때마다 드물게도 강경한 태도를 보이는 이지은에게 간단하게 제압당해 짧게 한숨만 쉬었다.
사실 작정하고 정색한다면 상황을 바꿔볼 수는 있겠지만 지은 죄가 있기도 하고, 나와 섹스하며 잔뜩 흐트러진 이지은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거의 시늉만 하는 수준이었다.
"그럼 일단.."
"같이 씻어요!"
방에 들어오고,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한마디 하려는 순간, 이번에도 이지은이 먼저 나서서 먼저 분위기를 이끌었다.
"나, 나도..?"
나야 이지은과 항상 같이 씻으러 들어가고 있었으니 당연한 일이었지만 이지은의 강렬한 시선을 받은 정혜수는 어깨를 움찔 떨며 당황한 목소리로 물었다.
"뭐 어때? 어차피 다 벗을 건데. 넌 오빠랑 같이 안 씻었어?"
"그게.."
"혜수랑은 같이 안 씻었어. 닭살 커플도 아니고, 같이 씻는 건 좀 부끄럽지."
아직 제대로 마음을 다잡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는 정혜수 대신 대답했다. 사실이야 어쨌든, 정혜수와도 찐득하게 이것저것 많이 했다는 걸 밝히는 것보다는 이쪽이 낫겠다 싶었다.
"그런가..?"
"보통은 그럴걸."
"그래도 저랑은 매번 같이 씻었잖아요."
"그거야 네가 자꾸 같이 씻자고 했으니까 그런 거지."
"오빠도 좋아했잖아요. 처음부터 거절도 안 했구."
"그거야 뭐.. 너처럼 예쁜 애가 같이 씻자고 하면 싫다고 할 남자가 얼마나 되겠어?"
"치. 말만 그렇게 하고 사귀어주지도 않으면서."
이제는 거의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칭찬에 이지은은 입을 삐죽 내밀었지만 말만 이렇게 할 뿐이지 기분이 좋아진 게 훤히 보였다.
"아무튼, 난 먼저 들어가 있을 테니까 혜수랑 같이 들어올지 따로 들어올지는 둘이서 결정해. 혜수는 지금 따라온 것도 불편한 것 같으니까 너무 억지로 끌고 들어오지는 말고."
"알았어요."
이지은의 대답을 들으면서 옷을 휙휙 벗어버리고, 이지은 몰래 정혜수와 살짝 시선을 맞추며 적당히 눈으로 시선을 보내고는 욕실로 먼저 들어왔다.
밖에서는 이지은의 재잘거리는 목소리와 기운 빠진 정혜수의 목소리가 희미하게 들려온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이지은과 함께 알몸이 된 정혜수가 욕실 안으로 끌려 들어왔다.
"아으.."
말 그대로 '끌려'들어 왔다. 한쪽 손은 이지은에게 붙잡혀 힘없이 끌어 당겨지고, 남은 한쪽 팔로 간신히 가슴만 가리고 허벅지를 잔뜩 오므려 최대한 하반신을 가린 정혜수에게서는 평소에 보이던 까칠한 분위기를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나이가 어려서 그런가?'
실제로는 몇 살 차이 나지도 않지만 그래도 행동 하나하나에서 연하라는 티가 확 나서 그런지 느낌이 색다르다.
여자 둘이 알몸으로 서 있는 장면이라면 유서연과 임예진을 통해 지겹게 봤었지만 이 둘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은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이지은이야 말할 것도 없고, 잔뜩 긴장하고 있는 정혜수마저도 이지은이 옆에 있는 탓인지 이제부터 섹스한다는 자각이 전혀 없는 듯한, 친구끼리 노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그런 것 같았다.
'이러니까 꼴릴 수밖에 없지.'
저 대놓고 사이좋다고 광고하는 듯한 얼굴들을 쾌락으로 끈적하게 녹여버리고 싶다. 과연 그렇게 된 후에도 서로를 똑같이 쳐다볼 수 있을까?
"아, 오빠 자지 엄청 불끈거린다."
평소라면 잔뜩 흥분해서 손부터 뻗었을 이지은은 나보다도 정혜수 쪽에 더 신경을 쓰고 있는지 불끈거리고 있는 내 자지를 손가락 끝으로 가리키며 킥킥 웃었다.
정혜수는 여전히 도저히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곤란한 표정이었지만.
"나는 평소에 입으로 그.. 펠라를 해주는 편인데, 넌 해봤어?"
"난.. 그게.."
"혜수가 해보고 싶다고 해서 한번 해본 적은 있는데, 익숙하질 않아서 그런지 그 뒤로는 안 했어."
"흐응.. 그렇구나?"
또 뭔가 건수를 잡았다는 듯 이지은의 눈빛이 장난기로 반짝인다.
"오빠 건 엄청 크니까 처음에는 엄청 어렵긴 해. 그래도 서로 기분 좋아지려면 펠라 정도는 해주는 게 좋거든."
이건 내가 가르친 게 아니라 이지은이 알아서 인터넷 어딘가에서 공부해온 지식이다. 스스로 공부해오지 않았어도 적당히 때를 봐서 가르칠 생각이긴 했지만.
"봐봐. 내가 하는 거 보여줄게."
"에, 어..?"
"혜수 너도 오빠가 신경 써서 해주는 거니까 이 정도는 해줘야지."
자신의 손을 놓고 내 쪽으로 다가와 무릎을 꿇고 자지 앞에 얼굴을 들이미는 이지은의 모습에 정혜수의 얼굴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오른다.
"그래도 막상 보여주면서 하려고 하니까 부끄럽긴 하네.."
이지은 역시 기세 좋게 행동하긴 했지만 부끄럽지 않은 건 아닌 모양인지 뺨을 살짝 붉히며 어색하게 웃는다.
그래도 그만둘 생각은 없는지, 살짝 피했던 시선을 자지 쪽으로 돌리더니 그대로 입술을 살짝 내밀어 귀두에 쪽 소리가 나게 입을 맞췄다.
"..쪽. 쪽. 쪼옥.."
그리고는 천천히 아래로 내려오며 기둥 곳곳에, 그리고 불알에까지 부드럽게 키스를 이어나갔다.
"남자들은 이렇게 해주면 엄청 좋아한다더라. 오빠도 아닌 척하면서도 이런 거 엄청 좋아해."
"아닌 척 한적 없거든?"
"먼저 좋다고 해준 적도 없잖아요. 그러면서도 이렇게 해주면 자지 엄청 불끈 거리고."
"말한 적 없었나..?"
"없었거든요?"
예쁜 여자가 좋다고 자지에 쪽쪽 입을 맞춰대는데 거기서 정복감이나 흥분을 느끼지 않을 남자가 얼마나 되겠는가.
나야 유서연이나 임예진을 상대로 익숙해지긴 했지만 매번 흥분되는 건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먼저 좋다고 말했던 적이 없다는 걸 보면 익숙한 일이라 적당히 넘어갔던 모양이었다.
"좋다기보단 흥분되는 거지. 예쁜 여자가 좋다고 자지에 키스해주는데 흥분 안 할 남자가 얼마나 있겠냐고."
아까도 이런 말을 했던 것 같은데. 어느 쪽이든 내 취향은 평범하다는 걸 주장하는 말이었다. 남의 성벽을 물어본 적은 없었지만 아마 평범한 편일 것이다.
"히히. 그다음에는 이렇게 입으로.. 하움.."
평소처럼 손을 쓰지 않고 무릎에 힘을 줘 몸만 살짝 일으켜 입으로만 귀두를 삼킨 이지은은 다시 몸을 낮춰 편안한 자세로 자지를 깊게 삼켜나갔다.
"아움.. 쯉.. 츄룹.. 쮸웁.."
그래도 펠라를 하다가 멈추고 설명을 할 생각은 없었는지 눈빛이 평소처럼 조금씩 몽롱하게 변해가며 정성껏 자지를 빤다.
"츄웁.. 움.. 쯉.. 쮸웁..♡"
"읏..!"
그러면서도 눈에서 레이저라도 나올 것처럼 자지를 빠는 자신의 모습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정혜수를 보며 살짝 눈웃음쳐주는 건 잊지 않았다.
정혜수는 몰래 자위하다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깜짝 놀라며 몸을 흠칫 떨며 한 발짝 뒷걸음쳤지만 이지은에게서 시선을 떨어뜨리지는 않았다.
"하우움.. 쮸룹.. 움.. 츄루루룹..♡"
"후우.. 좋다."
"......♡"
고개를 뒤로 쭉 당겼다가 다시 천천히 밀어붙이며 혀로 귀두를 집요하게 자극하는 움직임에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해주자 이지은의 표정이 행복하다는 듯 헤실헤실 풀어진다.
평소라면 이대로 느긋하게 한 발 뽑을 때까지 느긋하게 펠라를 즐겼겠지만 지금은 옆에서 강렬하게 날아드는 정혜수의 시선이 조금 신경 쓰였다.
"혜수도 와서 같이 해볼래?"
"웅..?"
"무, 무슨..!"
자지를 빨다 멈추고 천진한 눈빛으로 이쪽을 올려다보는 이지은과 질리지도 않고 깜짝 놀라며 평소처럼 혐오하는 눈빛을 보내려다 멈칫하는 정혜수.
바로 옆에 이지은이 있는 탓에 눈빛 하나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정혜수는 평소 이상으로 가지고 노는 맛이 있을 것 같았다.
"해보고 싶어 하는 것 같길래. 마침 지은이는 펠라 잘하니까 지은이한테 배우면 되잖아."
정혜수에게는 사실상 협박이나 다름없는 은근한 권유를 건네며 이지은에게 아주 살짝 최면을 집어넣는다.
[섹스에 서툴고 부끄러워하는 정혜수가 평소보다 귀여워 보여서 놀려주고 싶다.]
정기를 거의 쓰지 않은 탓에 아주 잠깐 떠오르고 마는 생각에 불과한 수준이었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는 최면이었다.
"움.. 후아.. 그래. 같이 한 번 해보자. 응?"
고개를 뒤로 당겨 자지를 뱉어낸 이지은 역시 눈을 빛내며 함께 권한다.
숨길 생각조차 없는 것처럼 장난기 가득한 눈빛과 목소리에 정혜수의 어깨가 다시 한번 움찔 떨린다. 차마 거절은 하지 못하고, 화조차 내지 못하는 복잡한 표정은 덤이었다.
"자, 자. 이리 와봐. 내가 가르쳐줄게."
"..알았어."
정혜수는 무릎 꿇은 자세 그대로 자기 옆자리를 탁탁 쳐대는 이지은의 권유에 결국에는 체념하고 터벅터벅 걸어와 이지은의 옆자리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시선은 내 쪽이 아니라 이지은에게 향한 상태였다.
"자, 일단은 자지에 키스부터 해주는 거야. 안 해도 상관없긴 한데, 그렇게 하는 게 더 흥분된다고 하니까. 하는 게 좋지. 아까 내가 하는 거 봤지?"
"......쪽."
정혜수에게 자지 키스를 받는 건 처음이다. 시키려면 얼마든지 억지로 시킬 수는 있었지만 워낙 가지고 놀 거리가 많아서 이건 시킨 적이 없었다.
"자지가 막 불끈거리는 거 보이지? 남자도 여자처럼 흥분할수록 더 기분 좋고 더 빨리 싸게 된대. 오빠는 참을성도 엄청 좋아서 이렇게 힘을 빼둬야 돼. 기분도 더 좋다니까 일석이조기도 하구."
이런 걸 나름 팁이라고 건네는 이지은 역시 장난 아니게 귀엽고 꼴린다.
더 흥분되는 건 사실이지만 자지에 키스 몇 번 해준다고 해서 내가 더 빨리 싸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런 사소한 일로 차이가 생기기에는 내 경험이 너무 많았다.
"그 뒤에는 입술로 귀두를 천천히 삼키구.. 아, 손은 쓰지 말구."
"손은 왜.."
"오빠가 그걸 더 좋아해. 아래 불알 정도는 만져도 괜찮은데, 손으로 쥐고 흔드는 건 짜내지는 것 같아서 싫댔어."
사실 싫어한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가능하면 느긋하게 입으로만 받는 펠라를 더 선호하는 건 사실이었다.
여자를 무릎 꿇리고 개처럼 손바닥까지 바닥에 붙여놓은 채로 펠라를 받는 상황이 은근히 정복감을 채워주기도 하고 말이다.
자기 쪽에서 먼저 쥐고 흔드는 여자한테는 굳이 손을 쓰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가르치는 입장일 때는 손은 쓰지 않게 하는 편이었다.
"자, 다시 해봐."
"하아.."
결국은 이지은이 했던 것처럼 손바닥을 욕실 바닥에 붙인 정혜수는 아주 작게 한숨을 쉬고는 몸만 살짝 일으켜 귀두에 키스하듯 입술을 꾸욱 눌러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