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2화 > 난 마음에 드는데? (4)
"힉..!"
손가락 끝이 움찔거리는 구멍에 닿은 순간. 짧게 숨을 삼키는 소리와 함께 이전까지와는 달리 순수하게 놀람뿐인 비명이 튀어나왔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허리를 앞으로 빠지며 살짝 닿은 손가락이 다시 떨어졌다.
짜악!
"꺄윽..!"
"가만 있어야지?"
"네에.."
살짝 도망간 엉덩이를 가볍게 내려쳐 주의를 주고, 살짝 잡아당겨 다시 한번 자지를 깊숙이 박아넣어 고정해놓고 아까와는 달리 바짝 긴장한 구멍 위로 검지를 올리고 꾸욱 눌렀다.
"흐으읏..!"
살짝 힘겨운 신음과 함께 들어오지 말라는 듯 비좁은 입구가 꽉 조여든다.
하지만 아무리 조여봤자 이미 있는 구멍이 완전히 막히는 것도 아니고, 애액으로 뒤덮여 미끌미끌해진 손가락의 침입을 막을 수는 없었다.
"흐윽..!"
손가락을 끊어버릴 것처럼 꽉 조여드는 조임을 이겨내고 안으로 들어갈수록 임예진은 힘겹게 숨을 삼키며 몸을 경직시킨다.
덕분에 꽉 조여들었다 살짝 풀어지기를 반복하며 자지를 잡아당기던 질내 역시 잔뜩 긴장해 꽉 조이기만 하며 희미하게 구불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엄청 쪼이네."
단순히 조이는 느낌만이라면 보지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
보지와 달리 구불구불하거나 주름이 느껴지거나 하는 느낌은 없어 어느 쪽이 더 낫다고는 못하겠지만 이쪽 역시 넣으면 기분 좋을 것 같은 구멍이라는 건 확실했다.
덕분에 빈틈없이 달라붙어 자지를 조여대는 조임 속에서도 자지가 기세 좋게 껄떡거리며 흥분했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느낌이 어때?"
"부끄러워서 죽을 것 같아요.. 제대로 준비도 못 했는데.. 다음에 하면 안 돼요..? 네..? 더럽단 말이에요.."
손가락이 들어가서 어떤 느낌이냐고 물어본 거였는데. 임예진은 감각에 대한 감상이 아니라 이 행위 자체에 대한 감상을 내뱉었다.
"더러운 느낌은 전혀 없는데."
"히윽..!"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뿌리까지 집어삼켜진 손가락을 살짝 돌리며 안쪽을 휘저어보자 작은 움직임과는 달리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허리가 부들부들 떨려왔다.
임예진의 걱정과는 달리, 내꺼라는 생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더럽다는 느낌도 전혀 없었고, 오히려 워낙 깨끗한 색과 숨 막히는 조임 덕분인지 그냥 꼴린다는 생각만 들었다.
거기에, 이제는 어지간해선 보지 못하는 부끄러워하는 모습까지 보고 있으니 괜히 더 괴롭혀주고 싶기도 했고.
'..일단은 천천히 준비만 해두자.'
마음 같아서는 당장 삽입해보고 싶었지만 내 사이즈가 워낙 크다보니 바로 삽입하는 건 무리일 것 같았다.
우선은 손가락으로 조금씩 적응시키고, 그래도 힘들면 딜도 같은 거라도 사서 조금씩 확장 시키면 되리라.
애널 섹스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지만 확장용 도구 같은 게 따로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지만.'
"흐읍..! 읏, 흐으응..!"
시작부터 손가락 하나를 뿌리까지 다 받아들인 것도 그렇고, 손가락이 들어간지 얼마나 지났다고 손가락을 살살 움직이며 안쪽을 휘저을 때마다 돌아오는 반응이 풀어지고 있지 않은가.
이것 역시 몽마가 되면서 생긴 변화인가? 뭐가 됐든 임예진의 항문이 남들보다 음란하고 적응이 빠르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혹시 전부터 따로 뭐 넣어본 적 있어?"
"흐아응..! 어, 없어요..! 꺄으응..!"
예상했던 대답이긴 했지만 이번 대답으로 한층 확신이 생겼다.
처음부터 손가락을 이렇게 매끄럽게 집어삼키고 적응할 정도였으니, 아마 조금만 더 풀어주면 평범한 사이즈의 자지 정도는 그럭저럭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내 사이즈는..'
그래도 조금 더 시간을 들일 필요가 있겠지. 길이로 보나 굵기로 보나. 아무리 적응이 빨라도 무리인 건 무리였다.
"그런데 왜 이렇게 좋아해? 응? 벌써 좋다고 꽉꽉 물고 놔주질 않잖아."
"하으..! 엉덩이, 아닌데엣..! 손가락이 마악..♡"
"막, 어떤데?"
"빙글빙글..♡ 안쪽이 마악.. 끌려가서..♡ 오싹오싹해요오..♡"
조금 두서가 없긴 했지만 결국 이것도 마음에 들었다는 소리다. 하기야, 처음부터 부끄럽다고만 했지 싫다고는 안 했으니 거부감은 없었던 걸지도 모른다.
"끌려가? 이렇게?"
"히으윽..!?"
뿌리까지 밀어 넣었던 손가락을 쭈욱 잡아당기자 손가락을 꽉 물고 있던 입구가 떨어지기 싫다는 것처럼 쭈욱 딸려 나오다가 천천히 손가락이 빠져나온다.
보지처럼 안에서 주름이 걸리는 느낌은 없었지만 임예진은 다르게 느끼고 있는 모양인지 반응이 장난이 아니었다.
쮸봅♡ 쮸봅♡ 쮸봅♡
"이렇게 하는게 좋아?"
"오, 오옥..♡ 옷, 옥..♡ 이거, 안대앳..♡ 안에♡ 끌려..♡ 끌려가앗..♡"
그저 천천히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가 천천히 잡아당기고 있을 뿐인데, 잡아당길 때마다 돌아오는 반응이 장난이 아니다.
이대로 계속해서 애널만 갖고 놀아도 재밌겠지만 손가락을 잡아당길 때마다 조이는 버튼이라도 눌린 것처럼 보지가 꾸욱 조여들며 부들부들 경련하는 탓에 자지 쪽도 슬슬 참기 힘들다.
쮸걱!
"응호옥..!!"
기습적으로 허리를 크게 당겼다가 그대로 깊게 밀어붙이자 이번에는 가뜩이나 비좁던 엉덩이 쪽이 손가락을 압박하며 오물오물 깨물어댄다.
자지도 아니고 손가락 하나인데, 이제는 아예 피가 안 통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조여대는 느낌이 장난 아니게 꼴렸다.
쮸걱♡ 쮸봅♡ 쮸걱♡ 쮸봅♡
"헤, 헤엑♡ 어, 엉덩이♡ 보지♡ 미쳐엇♡ 머, 멈쳐♡ 멈쳐, 쥬세엿♡ 쥬거여♡ 저, 쥬거엿♡"
허리를 당기면서 손가락을 밀어 넣고, 자지를 깊게 삽입하며 손가락을 잡아당기며 번갈아 움직이자 임예진은 허리를 덜컥덜컥 흔들어대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침대 시트를 마구 쥐어뜯으며 애원했다.
"안돼."
"으극..♡ 옥, 옷..♡ 안, 대애♡"
"어허. 도망치면 안되지."
"흐끄윽..♡"
시트를 쥐어 뜯는 손을 잡아당기며 몸을 앞으로 끌어당기는 움직임은 명백하게 쾌락에서 도망치려는 행동이었기에 남은 한쪽 손으로 허리를 붙잡아 잡아당기며 주의를 줬다.
애널 쪽은 처음이었으니 조금 살살 해줘도 괜찮겠지만 양쪽을 동시에 괴롭히니 보지가 너무 끝내줘서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후우.. 후우.. 예진이 보지가 너무 맛있어서 못 참겠다. 일단 한 번만 쌀 때까지만 참아볼래?"
"응오옥..! 모, 못참아여..♡ 계속♡ 계속 가고이써..♡ 또, 또 가앗..♡"
"금방 쌀 거니까 참아..!"
쮸벅, 쮸벅, 쮸벅, 쮸벅♡
손가락의 움직임을 조금 느슨하게 하고, 그만큼 허리를 더 거칠게 움직이며 빠르게 사정을 향해 나아간다.
임예진은 전혀 참지 못하고 계속해서 가버리며 몸부림치고 있었지만 한쪽 손으로 등허리를 꾹 눌러 움직임을 억누르고 있는 덕분에 의미 없는 발버둥에 불과했다.
"하, 씹..! 싼다..!"
뷰릇! 뷰르릇! 뷰르르르릇!!
"헤, 옥♡ 헤엑♡ 헥♡ 모, 몰라아♡ 망가져♡ 망가져써♡"
어딜 큰일 날 소릴. 너무 가버린 탓에 나오는 말이겠지만 임예진을 망가뜨릴 생각은 조금도 없는 나로서는 살짝 철렁한 말이었다.
뷰르르릇! 뷰릇! 뷰르릇!!
"오곳..♡ 옥, 옷..♡ 오긋!?"
자지를 깊숙이 처박고 사정하느라 잠시 멈췄던 손가락을 다시 살살 움직이며 안쪽을 휘젓자 안에 싸지며 부들부들 가버리고 있던 임예진의 허리가 다시 한번 덜컥 휜다.
"손가락♡ 멈쳐엇♡ 헤끅♡ 헤엑♡ 나, 몰라아아♡"
이렇게까지 격렬하게 반응하니 조금 미안하긴 했지만 여기서 움직이면 어떻게 될까 하는 호기심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덕분에 마지막 한 방울까지 기분 좋게 짜내고 있었지만 이건 나중에 뭔가 상이라도 하나 줘야겠지.
뷰르릇..! 뷰릇..! 뷰릇..!
"아..♡ 흑..♡ 흐윽..♡"
완전히 사정을 끝마쳤을 때 쯤에는 임예진도 반쯤 진이 빠져 제대로 신음도 내뱉지 못하고 축 늘어져 움찔거리기만 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끝내 정신을 놓지는 않은 모양.
유서연도 그랬지만 몽마가 되면서 더 잘 버티게 된 덕분일 것이다. 그게 체력이 늘어나서인지 정신력이 늘어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괜찮아? 어디 안 망가졌지?"
"개, 갠차나여..♡"
천천히 몸을 숙여 임예진의 귓가에 대고 묻자 혀가 완전히 풀어져 흐물흐물해진 발음으로 대답이 돌아왔다.
"예진이 진짜 망가지는 줄 알고 걱정했잖아. 주인님 걱정시키면 돼, 안돼."
"안대여..♡"
대놓고 적반하장이나 다름없는 태도였지만 임예진은 내가 걱정했다는 말이 또 기쁜 모양인지 보지를 꽈악 조이며 속살을 경련시킨다.
그 귀여운 반응에 자지가 다시 불끈거렸지만 이제 한 번 밖에 못 싼 상황에서 완전히 실신시켜버릴 수는 없었으니 잠시 쉬어가야 할 때였다.
"조금만 쉴까?"
"히끅..! 흐응읏..!"
자지를 박아넣은 상태 그대로 임예진의 몸을 빙글 돌려 옆으로 눕히고, 그대로 쭉 뻗은 다리를 허리에 감싸게 만들며 번쩍 들어 올려 품에 안았다.
순식간에 후배위에서 대면좌위로 체위가 바뀌긴 했지만 이대로 움직일 생각은 없었다.
"기분 좋았어?"
"조아써요..♡"
품에 안긴 채로 얼굴을 마주보게 된 임예진은 헤실헤실 풀어진 표정으로 작게 대답했다.
"어디가 좋았는데? 보지? 엉덩이?"
"..둘 다.."
아직도 엉덩이가 좋았다는 게 어색한 걸까. 이번 대답에는 아직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남아 있어 한층 더 귀엽게 느껴졌다.
"그럼 앞으로도 엉덩이에 해도 돼?"
"예진이는 주인님 꺼니까.."
"그런 대답 말고, 어차피 싫어해도 좋아할 때까지 할 거니까 솔직하게 대답해봐. 안 했으면 좋겠어?"
"깨, 깨끗하게 씻고 하면.."
내 눈치를 봐서 하는 대답일지는 몰라도 결국 싫지는 않다는 말이다. 어차피 싫어한다고 해도 계속 하겠다고 했으니 거짓말은 아니리라.
사실은 싫어하고 있으면? 말했던 대로 좋아할 때까지 해주면 그만이다. 이번에 임예진의 반응을 보면서 확신했다.
거부감은 조금 있을 지 몰라도 결국 임예진은 뒤로 하는 걸 좋아하게 될 것이다. 그런 확신 덕분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그럼 일단 손부터 빼야겠네?"
"흥으읏..!"
그냥 말없이 빼도 상관없었지만 굳이 신호를 주며 한 텀 늦게 손가락을 뽑아내자 긴장으로 항문이 꽉 조여들었고, 그대로 기다릴 틈을 주지 않고 손가락을 뽑아내자 쮸복♡ 하는 소리와 함께 손가락이 빠져나왔다.
손가락이 빠져나가면서 또 가버렸는지, 거기에 맞춰 꽉 조여들며 경련해오는 보지는 덤이었다.
"앞으로는 이쪽도 꾸준히 써줄 테니까 그렇게 알고 있어."
"하으.. 아.. 네에..♡"
그새를 못참고 다시 꽉 다물어진 입구를 손끝으로 살살 어루만지며 말하자 품에 안긴 몸이 가늘게 떨리며 대답이 돌아왔다.
"하움.. 웅.. 츄웁.. 후으응..♡"
그대로 임예진에게 살짝 입을 맞추며 혀를 밀어넣자 곧바로 혀가 얽혀 들어왔고, 한쪽 손으로 탱글탱글한 가슴을 꽈악 움켜쥐자 입 안에서 달뜬 숨이 길게 흘러나왔다.
매끄럽고 탄력 넘치는 가슴에 말캉하고 촉촉한 촉감, 손바닥 한가운데서 느껴지는 발딱 선 유두까지. 역시 유서연과는 다른 맛이 있는 중독성 넘치는 가슴이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임예진의 가슴을 다시 칭찬하지는 않았다. 이미 자기 가슴에 대한 문제는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는 모양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