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3화 > 노예계약 (5)
쉬게 해준다고 해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게 해주는 건 아니다.
침대 등받이에 베개를 받쳐 편안한 자세로 기대앉자 먼저 침대에 내려온 임예진이 기다렸다는 듯 다리 사이로 기어들어 와 고개를 깊게 숙였다.
"츄웁.. 츄룹.. 츕.."
뿌리 쪽에서부터 앞뒤로 꼼꼼하게 혀를 기게 하며 부드럽게 올라오는 펠라에 자지가 연신 불끈거린다.
자지를 찐득하게 빨리는 쾌감은 없었지만 느긋하게 즐기기에는 이쪽 역시 나쁘지 않았다.
"착하다. 착해."
"쪼오옥..♡"
칭찬해주는 의미로 임예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자 기쁘다는 듯이 눈웃음치며 기둥 한가운데에 입을 맞추고 쪼옥 빨아들인다.
그리고는 내 손길을 즐기며 계속해서 청소를 이어나갔다.
'쉬는 건 5분 정도면 되겠지?'
제대로 쉰다고 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나와의 관계에 충분히 익숙해진 임예진이라면 충분히 숨을 돌릴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러고 보면, 이런 것도 정기랑 관계가 있는 건가?'
유서연도 임예진도. 정기의 양이나 질이 평범한 수준이 아니었고, 두 사람 모두 연예인 정도는 찜쪄먹을 수 있을 정도의 외모와 몸매의 보유자다.
거기에, 체력이 크게 늘어날 만한 운동은 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이상하리만치 빠르게 체력이 늘어나지 않았는가.
당장 어제 질문 좀 했다가 바로 어플이 꺼져버리긴 했지만, 정기에 관한 문제는 확실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다행히 임예진이 오기 전까지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있었던 덕분에 일어날 필요도 없이 손만 뻗어 핸드폰을 집어왔다.
"후웅..?"
"괜찮으니까 계속하고 있어."
그 사이에 뿌리 쪽에서 기둥 중간 부분까지 올라온 임예진이 무슨 일이냐는 듯 고개를 들어 안색을 살폈지만 쓰다듬어주던 손을 꾸욱 눌러 머리를 다시 자지 앞에 보내 놓고 서큐버스 시스템을 실행시켰다.
[최민석 : 주무십니까?]
[향설 : 엉. 자고 있었어. 물어볼 거면 저번에 물어보랄 때 다 물어볼 것이지. 또 뭔데?]
이 몽마는 자는 거 외에는 하는 것도 없는 걸까. 그냥 말만 걸었을 뿐인데도 귀찮아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팍팍 묻어나온다.
그래도 들어는 줄 생각인 모양이었으니 빨리 물어볼 것만 물어보고 끝내야 할 것 같았다.
[최민석 : 정기라는 게 정확히 뭡니까?]
[향설 : 질문 범위가 너무 넓잖아. 귀찮게.]
[최민석 : 그러니까, 정기라는 게 여자 외모랑 관계가 있는 건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몽마한테 정기를 빨리면 몸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 지도요.]
이제는 대놓고 귀찮다고 말하는 향설의 답변에 곧바로 질문을 생각해뒀던 내용으로 바꿨다.
그렇게 급한 일도 아니고, 기왕이면 한 번에 많은 대답을 듣고 싶었지만 당장 필요한 내용만 알아둬도 상관은 없으니까.
[향설 : 일단 외모랑은 관계가 있어. 무조건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정기의 흐름이 꼬이지 않는 이상은 어지간해서는 몸매가 균형 잡인 상태로 성장하게 되고, 피부도 깨끗하게 유지되니까. 얼굴은 뭐어, 성장 과정에서 골격이 틀어지는 일이 줄어들 테니 얼굴이랑도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겠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자세한 대답이었지만 좋은 의미로 예상을 벗어난 대답이었다.
그 말은 정기의 양이 많거나 질이 좋은 여성은 대부분 미인이라는 뜻이었으니까. 일단 미인이 아니면 먹을 생각이 없는 나로서는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자주 생긴다는 의미였다.
[향설 : 그리고, 몽마에게 정기를 흡수당한다는 건 결국 몸 안에 고여 있던 오래된 정기가 빠져나가고, 새로 신선한 정기를 만들게 된다는 거니까. 당장에는 조금 피곤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더 건강해진다고 할 수 있겠지.]
이렇게 들으니 몽마는 단순히 정기만 빨아먹는 종족이 아니라, 인간과 상생하는 생물이라는 것처럼 들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좋든 싫든 몸을 내줘야 했으니 윤리적으로는 좋은 일이 아니겠지만.
[향설 : 거기에 너는 흡수가 끝나고도 완성된 정기가 아니라 네 정기를 들이붓고 있잖아? 그렇게 하면 상대는 새 정기가 만들어지자마자 네 정기와 뒤섞여 한층 수준 높은 정기가 생겨날 테고. 그렇게 되면 성장기가 지났으니 외모는 변하지 않더라도 피부가 깨끗하게 유지되고 체력도 좋아지겠지.]
[최민석 : 그럼 신체적으로 나쁜 점은 딱히 없는 거네요?]
[향설 : 그렇겠지. 굳이 찾자면 몸 자체가 네 정기에 중독돼서 본능적으로 너와 섹스하고 싶다고 원하게 되는 정도?]
그거야 오히려 좋은 일이다.
뭐가 됐든 내가 손댔다면 어딘가 내 취향에 맞는 미인이라는 의미일 테니까. 그쪽에서 본능적으로 섹스를 원하게 된다면 나로서는 나쁠 것 없는 일이었다.
아무튼, 예상했던 대로 여자의 외모와 정기는 좋은 의미로 관계가 있었고, 유서연과 임예진의 체력이 이상할 정도로 좋아진 것 역시 나와 섹스하며 정기를 나눠 받은 결과였다.
[최민석 : 그럼 제 정기는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다는 건데. 저한테는 딱히 문제가 없는 겁니까?]
[향설 : 없어. 몽마라고는 해도 네 몸은 아직 인간의 몸 그대로니까. 간단한 식사나 수면으로도 얼마든지 보충할 수 있거든.]
결국 내가 손해 볼 일은 전혀 없다는 얘기였다.
[향설 : 끝이야? 이제 더 물어볼 거 없지?]
[최민석 : 일단은요. 그래도 이제 막 몽마가 됐는데. 신경 좀 써주면 안 됩니까?]
[향설 : 안 돼. 귀찮아. 앞으로는 정말 중요한 일 아니면 한 달에 하나씩만 물어봐.]
이번에도 칼같이 딱 잘라내는 대답과 동시에 어플이 꺼져버렸다.
'..쯧.'
어플이 꺼져버린 일이야 두 번째였으니 아무렇지도 않았지만, 질문 횟수가 한 달에 한 번으로 줄어든 건 아쉬운 일이었다.
'일단 나쁜 점은 없다니까.'
당장 궁금한 건 다 해결하기도 했고. 정말 급한 일이 아니라면 한 달쯤이야 기다리지 못할 것도 없었지만.
"츄룹.. 웅..?"
"더 깊게 삼켜봐."
"응웁..♡ 후우움..♡"
귀두 뒤쪽을 혀로 핥고 있던 임예진은 머리 위에 얹어둔 손에 살짝 힘을 줘 머리를 꾹 누르며 명령하자 곧바로 목에 힘을 빼고 그대로 고개를 낮춰 입 안 깊숙이 자지를 삼켰다.
"후움.. 쮸웁.. 쯉.. 쮸웁.."
슬슬 시동을 거는 것처럼 부드럽게 밀착해 있던 입 안이 빈틈없이 조여들며 위아래로 자지를 훑어내기 시작한다.
점점 강렬해지는 자극에 자지가 기분 좋다는 듯 불끈거렸지만 당장 입만으로 해결하기에는 쌓인 욕구가 너무 많았다.
"잠깐만."
"후웅..? 쮸우우웁.."
꾹꾹 누르고 있던 머리를 아프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붙잡아 위로 끌어올리자 임예진은 무슨 일이냐는 듯 의문 어린 소리를 흘리면서도 뺨을 홀쭉하게 만들어 자지에 달라붙은 채로 훑어 올리며 고개를 위로 들어 올린다.
얼핏 보면 떨어지기 싫다는 듯한 태도였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저항도 없이 순순히 끌려오는 것을 보아하니 이것 역시 봉사의 일환인 모양이었다.
"후아아..♡"
병뚜껑을 따는 것처럼 뽀옹 하는 소리와 함께 입이 귀두 끝에서 떨어져 나가고, 임예진은 숨을 크게 들이쉬면서도 실처럼 이어지는 끈적한 타액을 황홀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이제 보지 충분히 쉬었지?"
"네에..♡ 예진이 보지 충분히 휴식했으니깐..♡ 다시 주인님 자지 넣어주세요♡"
고작 몇 분 전까지만 해도 다리가 후들거려서 몸도 가누지 못했던 주제에 벌써 멀쩡해진 모습.
아까와 마찬가지로 배를 드러낸 채 드러누워 자지를 졸라대는 자세는 정상위로 꽉 짓눌린 채 질내사정 당하는 걸 좋아하는 임예진의 취향을 반영한 자세였다.
"이번에는 뒤로 할 거니까 엎드려."
"앗..♡ 네..♡"
그렇다고 해서 다른 체위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결국 자지만 있으면 상관없다는 듯이 곧바로 고양이 자세로 바짝 엎드려 엉덩이만 높게 치켜든 채로 손을 뒤로 보내 보지를 활짝 벌려 보인다.
"여기이..♡ 예진이 보지.. 주인님이 넣어준 정액 다 흘려버려서 외로워요..♡ 다시 정액 뷰릇뷰릇 해주세요..♡"
다 흘려버렸다고 하기에는 스스로 보지를 벌린 순간 안쪽에 남아있던 정액이 울컥거리며 다시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결국은 꼴리기만 하면 그만인지라 굳이 지적하지 않고 그대로 작게 벌렁거리고 있는 구멍에 자지를 밀어 넣었다.
찌거억..!
"아아앙..♡ 주인님 자지이..♡"
이전에 한 번 안에 싸지른 덕분에 애액과 정액이 뒤섞여 한층 미끌미끌해진 속살이 자지를 마구 빨아들인다.
거기서 바라는 대로 해주지 않고, 미끄덩거리며 자지를 잡아당기는 조임을 즐기며 천천히 삽입을 이어나가자 임예진의 엉덩이가 참지 못하겠다는 듯 얕게 씰룩이며 좌우로 흔들려온다.
"왜, 못 참겠어?"
"으응.. 못 참겠어요.. 보지 안쪽이 외롭다고 징징거려서엇.. 주인님 자지 빨리 안쪽까지 왔으면 좋겠어요..♡"
말투는 여유롭게 이쪽을 유혹하는 것처럼 느긋했지만 정작 자지를 조금이라도 더 삼키기 위해 마구 구불거리는 속살과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 탓에 잔뜩 안달 났다는 게 훤히 들여다보였다.
분명히 이번에는 후배위로 마구 박아서 시원하게 싸지를 생각이었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또 잔뜩 애태워서 괴롭히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왔다.
찌거억.. 찌거억.. 찌거억..
"으앙.. 앙.. 흐아앙.. 주인님 너무해요오.."
더 깊게 들어오라며 잡아당기는 조임을 무시하고 자지를 중간까지만 삽입한 채로 부드럽게 안쪽을 문지르자 목소리의 떨림이 점점 짙어져 간다.
"흐응..! 응읏..! 흐으응..!"
안쪽의 중간보다 조금 더 깊은 곳에 있는 민감한 장소를 귀두 끝으로 툭툭 건드려줄 때마다 허리가 움찔하고 튀었다가 가라앉기를 반복한다.
그 반응을 즐기며 계속해서 애태우다가, 속살이 부들거리는 반응이 강해진 순간 조금 더 깊게 안쪽을 찔렀다가 부드럽게 당기며 귀두로 성감대를 긁어냈다.
잔뜩 애태웠다가 민감한 곳을 부드럽게 자극당한 덕분인지, 절정 역시 괴롭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찾아왔다.
"흐앙♡ 흐아아아앙..♡
절정의 쾌감에 흐물흐물하게 녹아내린 신음이 길게 이어진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잘록한 골반을 양손으로 붙잡아 고정한 채로 같은 페이스로 계속해서 성감대를 문지르면.
찌거억, 찌거억, 찌거억♡
"흐윽♡ 가고♡ 이쓰니까아♡ 문질문질♡ 앙대앳♡
굳이 말하지 않아도 허리가 연신 덜컥거리고 속살이 꿀렁거리며 절정하고 있는 게 선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알기 쉬운 반응이었다.
과연 몇 번이나 버틸 수 있을까. 연이은 절정에 덜컥거리는 허리를 억지로 고정시켜놓은 채로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이자 어느 순간 안쪽 깊은 곳에서 뜨거운 애액이 울컥 흘러나와 접합부 사이로 줄줄 흘러내리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