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시스템-151화 (151/775)

< 151화 > 노예계약 (3)

설 연휴 마지막 날.

임예진 역시 본가에서의 지루한 시간을 견뎌낸 끝에 다시 유서연의 아파트에 돌아올 수 있었다.

"하아아..."

유서연과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엘리베이터 앞에 선 임예진 역시 길게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유서연의 것과는 달리, 임예진의 한숨은 걱정이 아닌 한껏 쌓인 피로를 길게 쏟아내는 안도의 한숨이었다.

도대체 남의 일에 뭐 그렇게 관심이 많은지.

친척들은 대학 졸업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취직은 아직이냐고, 연애는, 결혼은 언제 할 거냐며 사람을 들들 볶아댔고, 나중에는 아무리 대학이 좋아도 학과가 별로라느니, 여자도 기술을 배워야 하는 시대라느니 하면서 별의별 훈수까지 두며 임예진을 괴롭혀댔다.

거기에 부모님은 일자리 구하는 건 집에서도 할 수 있지 않냐며 그냥 집에서 지내는 게 어떻겠냐고 끈질기게 권해대는 탓에 친척들이 떠난 뒤에도 제대로 쉬지도 못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면 더는 최민석, 주인님과는 함께 할 수 없게 된다.

관계의 시작이 어쨌든 간에, 그가 유일하게 자신을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남자인 이상 자신은 그를 떠날 수 없다.

예전이었다면 모를까, 이미 남자의 품에 안겨 마구 절정하는 쾌락을 알아버린 이상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그래도 일 정도는 하고 싶은데.’

가족을 설득하기 위해서든, 임예진 본인의 만족을 위해서든 간에 지금처럼 마냥 유서연의 집에 얹혀살며 백수로 지내고 싶지는 않다.

지금이야 대학을 졸업하고 몇 달 지나지 않았으니 괜찮았지만 갈수록 주변에서 오는 압박도 심해질 테고.

나중에는 그럴 거면 결혼이라도 하라고 할지도...

"...언니는 어떻게 됐으려나."

결혼까지 생각이 미치자 곧바로 유서연의 일이 떠올라 핸드폰을 확인해봤지만 자신의 마지막 답장 이후로 아직까지도 아무런 말도 올라오지 않았다.

"어떻게 됐으려나."

유서연의 성격상 일단 일을 숨기거나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을 테고. 일단 최민석의 귀에 얘기가 들어가기는 했을 것이다.

문제는 최민석이 어떻게 반응했느냐인데, 그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유서연이 아무리 귀여움받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기서 유서연을 계속 품고 가려고 한다면 정말 문제가 커질 수도 있을 테니까.

유서연의 집안이 평범한 집안도 아니고, 막말로 막장 드라마에 나올 법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래도 어떻게 잘 됐으면 좋겠는데.’

처음에야 유서연이 여러모로 불편하고 섬뜩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지금은 진심으로 언니 동생 할 정도로 사이가 좋아지기도 했고, 최민석의 정력이 워낙 대단한 탓에 그를 독점하겠다는 생각은 쏙 들어가 버렸다.

오히려 유서연이 사라지면 그의 넘치는 정력을 오롯이 자신 혼자서 감당해야 할 텐데. 그래서야 일상생활이나 가능할지부터 걱정해야 할 판이었으니까.

[17층입니다.]

결국은 직접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임예진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하며 문 앞에 섰고, 조심스럽게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문을 열었다.

"...다녀왔습니다."

기분 탓인 걸까. 왠지 집안이 평소보다 조용한 것 같다.

"아, 왔어?"

기분 탓이었다. 신발을 벗고 거실까지 도착하기도 전에 안쪽에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최민석이 거실문을 열고 자신을 맞이했다.

"아, 네. 잘 지내셨어요?"

"잘 지냈지. 일단 들어와."

"...?"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최민석의 분위기가 묘하게 변한 것 같아 잠시 걸음을 멈췄다.

‘얼굴...이야 원래 잘생겼었고... 옷차림도 평소대로고... 뭐지...?’

평소처럼 가벼우면서도 뭔가 평소보다 분위기가 밝아졌다고 해야 하나, 에너지가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그냥 며칠 만에 봐서 하는 착각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런 느낌이었다.

"뭐해? 안 들어와?"

"가, 갈게요!"

안쪽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복도를 지나 거실로 들어왔다.

이제 겨우 몇 달 지냈을 뿐이지만 이제는 대학 생활 내내 지냈던 오피스텔보다 익숙해진 상태였다.

"저기, 언니는..."

"서연이? 방에서 자고 있는데."

"아..."

다행이다.

말도 안 되는 일이긴 하지만, 유서연쪽이 이 집에서 쫓겨난 건 아닐까 싶었는데. 지나친 걱정이었던 모양.

지금 보이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태도도 그렇고, 유서연이 대낮부터 자고 있다는 상황도 그렇고. 상황이 나쁘게 흘러가지는 않은 듯했다.

"그럼..."

"그보다, 며칠 만에 보는 건데, 서연이만 찾네?"

"아...! 그, 그게 아니라...! 서연이 언니 문제 때문에...!"

"난 안 보고 싶었어?"

"아..."

늘 이런 식이다. 가볍게 농담하듯 던지는 말 한마디에 스위치가 눌린 것처럼 몸이 달아오른다. 마치 곧바로 섹스할 준비를 하려는 것처럼.

"...보고싶었어요."

임예진은 스멀스멀 올라오는 성욕과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뒤섞여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면서도 솔직하게 대답했다.

"하고 싶어?"

"...하고 싶어요."

뭘? 이 분위기에서 그런 질문은 필요하지 않았다.

친척들과 부모님에게 시달리며 스트레스가 쌓일 때마다 빨리 최민석을 보고 싶다는 생각만이 떠올랐다.

아니, 정확히는 그에게 마구 안기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저 유서연의 일이 걱정되는 탓에 잠시 잊고 있었을 뿐. 매일 밤 최민석을 떠올리는 탓에 속옷이 질척하게 젖었을 정도였으니까.

"그럼 우리 예진이. 얼마나 하고 싶었나 확인해볼까?"

"응읏..."

마음의 준비를 할 여유조차 없이 몸이 끌어당겨 진 순간 부드러운 입술이 맞닿는다. 그리고는 곧바로 말캉한 혀가 입술을 벌리며 입 안으로 밀고 들어왔다.

"후응... 응.. 츄웁... 츕..."

격렬한 것도 아니다. 그저 부드럽게 서로의 혀를 얽히고 있을 뿐임에도 심장이 쿵쿵 뛰어대고 자연스럽게 숨이 차올랐다.

아래쪽으로는 당연하다는 듯이 옷 아래로 파고든 손이 허리를 타고 매끄럽게 올라와 속옷을 밀어 올리며 가슴을 주무른다.

그 손길마저도 짜릿하다.

"응웃...! 후으응...!"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내키는 대로 주무르고 있을 뿐인데도 확 열이 오르고 찌릿한 느낌에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움찔거리고 있었다.

‘미칠 것 같아...’

며칠동안 참아서 그런 걸까. 평소 이상으로 몸이 빠르게 달아오르는 느낌이다.

"츄루룹.. 하움.. 쮸웁.. 후아아.. 주인니임.."

"왜, 못 참겠어?"

"못 참겠어요.. 빨리이.. 보지도 해주세요오.."

아무리 들어도 도저히 자신이 냈다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애달프고 달아오른 목소리. 하지만 최민석에게 안겨있을 때면 어느샌가 이런 목소리로 애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어디, 얼마나 급하길래 이럴까."

"히읏...!"

한참 가슴을 주무르고 유두를 톡톡 건드리던 손이 미끄러지듯 아래로 내려와 다리 사이로 파고들어 속옷 위로 균열을 가볍게 쓸어올린다.

안이 비칠 정도로 얇은 망사 속옷 탓에 속옷 위로도 균열을 문지르는 손길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찌륵.. 찌륵..

"하으으.."

희미하게 들려오는 질척이는 소리와 함께 애태우듯 겉 부분만 살살 간질이는 손길이 이어질수록 배 안쪽에서 느껴지는 열기가 커져가며 불이라도 난 것처럼 쿵쿵 뛰어댄다.

빨리해줬으면.. 마음속으로 아무리 원해도 최민석의 손은 여전히 겉부분만을 문지르고 있을 뿐이고, 조금씩 안으로 들어오려는 듯 손가락 끝부분이 입구 부분을 살짝 눌렀다가 떨어져 나갈 때마다 자신도 모르게 울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안타까웠다.

"흑.. 주인님.. 더.. 더 세게 해주세요.."

"이렇게?"

"흐읏..!"

이번에는 기껏해야 손가락 하나. 그것도 고작 한마디만 살짝 들어왔다가 빠져나간다.

이미 완전히 자지를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속살은 제발 가지 말라는 것처럼 손가락 끝마디에 필사적으로 달라붙었지만 속절없이 떨어져 나가고, 다시 빠져나가기를 반복했다.

최근에는 자신이 먼저 봉사하고, 만족한 최민석이 상을 주듯 마구 안아주다 함께 잠드는 게 보통이었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심술궂게 괴롭히는 걸까.

다른 사람이었다면 화라도 냈을 텐데. 최민석에게는 감히 그럴 수도 없는 탓에 결국 그가 조금이라도 더 제대로 해주기를 바라며 매달리는 수밖에 없었다.

"주인님.. 제발.. 제발요.. 예진이 보지 너무 뜨거워서 미칠 것 같아요.."

"음.. 얼마나 더 세게 해줘야 하는지 잘 모르겠는데? 이 정도?"

찌걱!

"히끅..!"

입구 쪽만 살살 왔다 갔다 하던 손가락이 순식간에 뿌리까지 전부 안으로 들어왔다. 이것 역시 뜨겁게 달아오른 몸을 만족시키기엔 한참이나 모자랐지만 민감해질 대로 민감해져 빨리 안쪽을 가득 채워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던 속살은 가느다란 손가락 하나에 작게 절정을 맞이하며 움찔거렸다.

"계속 움찔거리는 거 보니까 간 것 같은데. 만족했어?"

"부족해요오.. 자지 주세요.. 네..? 주인님 자지 아니면 만족 못 한단 말이에요.."

한 번 가버리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어중간하게 가버린 탓에 오히려 안 그래도 잔뜩 달아오른 몸이 불이라도 붙은 것처럼 뜨거워져 머리가 어질어질할 정도다.

하지만 그런 자신과는 반대로 최민석은 마냥 여유롭기만 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흥읏..! 읏, 흐응..! 흐으응..!"

임예진은 뿌리까지 삼켜진 손가락이 얕게 앞뒤로 움직이며 질내 곳곳을 휘저을 때마다 안타까움을 주체하지 못하고 온몸을 비틀어댔다.

더, 더 안쪽이 안타까워서 참을 수가 없는데. 이 가느다란 손가락은 아무리 몸을 움직여도 자신이 원하는 곳까지는 닿지 않았다.

"자지 먹고 싶어?"

"먹고 싶어요..! 주인님 자지..! 제발 예진이 보지에 박아주세요..!"

참고 참은 끝에 마침내 허락한다는 듯 가볍게 물어보는 질문에 필사적으로 대답했다.

"그런데 어쩌지? 자지는 아직 들어가기 싫은 것 같은데. 예진이가 기운 나게 해줄래?"

바지는 도대체 언제 벗은 건지. 몸을 비틀어대는 사이에 거의 바닥에 눕듯이 널부러진 임예진의 눈앞에 한껏 발기한 자지가 들이 밀어졌다.

"하앗..! 하앗..!"

그저 눈으로 보기만 했을 뿐인데, 그것만으로도 아랫배가 쿵쿵 뛰어대며 미친 듯이 반응한다.

이미 이성적인 생각 따위는 불가능하다. 그러면서도 눈앞의 물건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곧장 입을 벌리고 고개를 깊게 숙여 자지를 입 안으로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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