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시스템-148화 (148/775)

< 148화 > 편의점에서 최면 실습 (7)

처음에는 잔뜩 겁먹었던 한수영이었지만 부드럽게 내 위에 앉혀놓고 자기 페이스대로 움직일 수 있게 해주자 금세 다시 쾌감에 빠져들어 마음껏 허리를 흔들어댔다.

'하으, 앙...♡ 여기이...♡ 여기 걸리는 거어...♡'

처음에는 단조롭게 앞뒤로 움직일 뿐이었던 움직임이 점점 격렬해지며 상하 운동을 하기 시작했고, 자기 스스로 새로운 성감대까지 찾아내 집요하게 문질러대기까지.

중간부터는 아예 지금 상황이 충전이라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내게 매달려왔지만 오늘은 충분히 괴롭혔다 싶었기에 마음껏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 뒀다.

'꺄읏...! 흐아아앙...♡ 안에 뷰릇뷰릇... 조아아아...♡'

이전까지는 정신 못 차리고 자지러졌던 질내사정 역시 살짝 허리를 띄워 지나치게 가버리지 않도록 조절한 덕분에 실신하는 일도 없었고.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집까지 데려가고 싶었지만 아예 편의점을 비워버릴 수는 없었으니 적당히 끝내야 했던 게 조금 아쉬웠을 뿐이다.

"헤으...♡"

"이제 겨우 끝났네. 수영 씨.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어요오...♡"

정신만 놓지 않았다뿐이지, 일을 끝마치고 의자에 앉혀놓은 한수영은 힘없이 벌어진 다리 사이로 새하얀 정액을 연신 꿀럭이며 흘려대는 와중에도 헤실헤실 웃고 있을 정도로 맛이 가 있는 상태였다.

"이제 충전 끝났으니까 마지막으로 제대로 청소해 주실래요?"

"청소... 또요...?"

"알바가 할 일이잖아요. 자요."

"우읏..."

여전히 입으로 빠는 건 싫었는지, 얼굴 앞에 살짝 들이민 자지를 더 밀어붙여 귀두를 입술 위에 얹어놓은 상황에서도 살짝 망설이는 듯 입술을 꾹 다문다.

'얘도 자주 쓸 거면 정액이 맛있다는 최면 정도는 걸어놓는 게 낫겠어.'

싫어하는 걸 억지로 시키는 것도 좋긴 하지만 잠깐 청소시키는 것도 이렇게 손이 가게 만든다면 차라리 그편이 나았다.

'살짝만 해볼까.'

애초에 정액 맛을 몰랐을 때라면 모를까, 이미 맛없다는 걸 인식한 상태에서 최면을 거는 건 효율이 나쁘겠지만 그동안 정기를 거의 쓰지 않고 지낸 덕분에 이 정도 소모는 신경 쓸 정도도 되지 않았다.

[분명 정액은 맛이 없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맛이 나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하다. 다시 맛을 확인해보고 싶다.]

우선 입을 열게 하는 데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

"...쮸웁."

최면을 주입한 순간. 한수영은 조금 망설이는 표정을 짓다가 입술을 조심스럽게 벌리며 조심스럽게 귀두를 입 안에 삼켰다.

그리고 그 순간.

[생각보다 맛이 나쁘지 않다. 오히려 조금 맛있는 것 같기도 하다.]

혀를 움직이기도 전에 두 번째 최면을 주입한다.

"...?"

입 안에 들어온 귀두를 살짝 핥은 한수영의 눈빛에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당황이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는 다시 조심스럽게 귀두를 핥아본다.

"...츄웁."

눈빛만 봐도 한수영이 당황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몇 시간 전까지만 하더라도 손님 앞에서 대놓고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기분 나빴던 것이 맛있게 느껴지고 있으니 당황할 만도 했다.

"수영 씨?"

"하, 할게요."

뭐하냐는 투로 이름을 부르자 한수영은 흠칫 놀라면서도 조심스럽게 자지를 깊게 삼게 삼켰다.

"츄룹, 쮸웁, 쮸웁... 쯉..."

그래도 최면을 건 보람이 있었는지, 기교도 없이 무턱대고 빨기만 하던 한수영의 펠라가 변했다.

무작정 깊게 삼켜서 기둥 전체를 빠르게 빨아들이려는 게 아니라 혀를 천천히 움직이며 귀두 뒤쪽이나 아래를 후벼 파듯 핥아 올리는 느낌이 썩 나쁘지 않았다.

"그쪽은 다 된 것 같으니까. 아래쪽도 해 주세요."

"...네."

끝났다고 말하자마자 미련 없이 입을 떨어뜨렸던 아까와는 달리 이번에는 살짝 아쉬운 듯 작게 한숨까지 쉰다.

그리고는 곧바로 기둥 아래쪽에 달라붙어 남은 애액들을 정성스럽게 빨아먹으며 맛을 음미했다.

"후움. 움. 우움..."

그리고는 내가 지시할 것도 없이 그대로 불알까지 내려가 구슬을 입에 삼키고는 정성스럽게 혀로 굴려댔다.

"이제 됐습니다. 그새 많이 늘으셨네요."

"...추, 충전 끝났습니다."

한수영 역시 스스로가 달라졌다는 걸 알고 있는 모양인지 대답하지 않고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어물쩍 넘어가 버렸다.

"오래도 한다."

한수영이 워낙 깨끗하게 빨아준 덕분에 곧바로 바지를 올리고 카운터 밖으로 나오자 향설이 다가와 질렸다는 듯 말했다.

"그래도 몽마인데, 이 정도야 평범한 거 아니에요?"

"할 수야 있지만 안 한다고 해야 하나. 어지간히 마음에 드는 상대가 아니면 너처럼 다 빨아먹고도 계속하는 녀석은 없거든. 적당히 정기만 빨아먹고 빈둥대느라 바쁘지."

"무슨 말인지 알겠네요."

한수영의 몸 안에 쌓여 있던 정기는 세 번째 질내사정에서 전부 흡수했다. 그 이후에는 그냥 내 멋대로 즐겼을 뿐. 아무런 이득도 없는 행위긴 했다.

나야 섹스 그 자체로 빈둥대고 노는 행위라고 생각했지만, 태생부터 몽마였던 이들에게는 섹스마저도 귀찮은 일인 모양이었다.

"아무튼, 여기서 끝이 아니라 정리를 한 번 더 해야돼."

"정리요?"

"일종의 스위치라고 해야 하나? 그동안은 네가 아니면 아무도 말 안 할 키워드로 최면을 걸어서 남들이 눈치 못 채게 했잖아? 그게 아니면 남들에게 밝힐 만한 일은 아니라는 식으로 숨겨뒀거나."

"그랬죠."

"이제부턴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거지. 지금 얘한테 한 번 해봐. 네가 걸었던 최면 자체를 의식하지 못하도록. 너만 열 수 있는 자물쇠를 걸어두는 거지."

살짝 애매한 설명과 함께 향설이 카운터를 정리하고 있는 한수영을 가리켰다.

생각해보니 향설이 너무 자연스럽게 말을 걸어서 몽마니 뭐니 떠들고 있었는데, 한수영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물티슈로 다리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정액을 닦아내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 얘기는 못 듣고 있으니까 신경 쓰지 말고. 빨리해봐. 네가 걸어둔 최면이 보이지?"

"...보이네요."

보인다기보다는 느껴진다는 표현이 맞겠지만, 아무튼 내가 한수영에게 걸어둔 최면의 존재는 딱히 의식하지 않으려고 해도 확실하게 느껴졌다.

"우리야 숨 쉬듯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이니까 어떻게 해야 한다고 설명해줄 수는 없지만 몽마가 된 이상 하겠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거든. 그러니까 해봐."

"그러니까..."

향설의 말대로 처음 해보는 일이었지만 어떻게 해야 최면을 잠가둘 수 있는지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딱히 어려울 것도 없었고, 정기를 소모할 것도 없는 일이다.

처음 최면을 걸었던 것처럼 그저 그렇게 하겠다고 의식한 순간 자연스럽게 한수영에게 걸렸던 최면이 작게 줄어들었다.

향설의 말대로 최면이 '잠금' 상태가 된 것이다.

"그렇지. 그렇게 하면 돼. 이제 얘는 너랑 있었던 일을 기억하고는 있지만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의식해서 떠올리지도 않을 거야."

"누가 무슨 일 있었냐고 물어보면요?"

"그냥 별일 없었다고 얼버무리겠지. 정말로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을 테니까. 정말 집요하게 추궁하면 들킬 수도 있겠지만 섹스했다고 밝히긴 하겠지만."

"그럼 결국 숨기긴 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세상일이 다 완벽할 수는 없잖아? 그래도 전보다 숨기기 편해진 것도 사실이구."

향설의 말대로 확실히 최면을 쓰기 더 편해진 게 맞긴 하지만 여전히 불편한 점이 남아있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럼 CCTV를 끄는 건 어떻게 하는 건데요? 보니까 따로 뭘 한 것 같지도 않던데."

"그건 넌 못해. 네가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레벨이 낮아서 못한다고 해야 하나? 엄밀히 말하면 끈 것도 아니기도 하고."

이번에는 안 된다고 딱 끊어낸 주제에 설명은 두루뭉술하게 넘어가 버렸다. 애초에 몽마의 능력이라는 것 자체가 말로 설명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되는 느낌이었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결국은 앞으로도 조심하면서 해야겠네요."

"나야 정기만 받아먹으면 그만이니까 상관없지만."

향설은 별 관심도 없는지 얄밉게 중얼거리며 히히 웃어넘겼다.

"에휴. 그럼 수고하세요."

"아, 안녕히 가세요!"

마지막으로 물티슈로 질척하게 젖은 의자를 닦아내고 있던 한수영의 인사를 받으며 편의점 밖으로 나왔다.

"나도 이제 슬슬 들어갈 건데. 마지막으로 물어볼 건 없어?"

"들어간다니, 어디로요? 그것보다, 평소에는 어디에 있다가 갑자기 나타난 겁니까?"

"이건 설명하기 조금 애매한데. 몽마는 원래 진짜 몸이 없거든. 나처럼 급이 높은 몽마들이나 이렇게 실체를 만들 수 있는 거구. 보통은 영체 상태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데, 자기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 그런 게 있거든. 평소에는 거기서 쉬다가 정기가 떨어지면 밖으로 나오는 거지."

"......"

이것도 너무 판타지스러운 이야기라 뭐라고 대꾸하기가 애매하다.

아무튼, 최대한 들은 이야기를 정리해보자면 그동안 투명한 상태로 날 쫓아다닌 건 아니고, 자기만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인지 뭔지에서 날 지켜보고 있던 모양이었다.

"더 궁금한 거 없어?"

여태까지 얻은 정보들조차도 꿈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어이가 없는 것들이다 보니 지금은 정보를 더 듣기보다는 정리가 필요한 상태였다.

"...당장은 딱히 없는 것 같고, 마지막으로 뭔가 주의할 점 같은 건 없습니까?"

"으음... 이것도 질문이 너무 애매하긴 한데. 너무 정기가 많거나 이상한 느낌이 드는 인간들은 조심하는 게 좋아. 그냥 그런 체질일 수도 있겠지만 무당같이 우리 능력에 저항할 수 있는 애들도 있거든."

"무당... 후우... 일단 알겠습니다. 가보세요."

"응응. 핸드폰에 어플은 내버려 둘 테니까 또 궁금한 거 있으면 그걸로 물어보구. 그렇다고 너무 귀찮게 하면 지울 테니까 조금만. 알았지?"

향설은 그렇게 말하고는 순식간에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진짜 어질어질하네."

몽마가 된 게 후회되는 건 아니었지만 여러모로 머리 아픈 상황이었다.

당장 얻은 정보를 정리해보면 우선 나는 몽마가 됐지만 향설과는 달리 급이 낮은 몽마라 할 수 최면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것.

세상에는 몽마 외에도 판타지스러운 능력을 가진 인간들이 있는 모양인데, 그중 하나인 바티칸인지 하는 놈들은 몽마에게 적대적이라는 것.

그리고 그들 외에도 무당이라던가, 몽마의 능력에 저항할 수 있는 이들 역시 존재한다는 것.

뭐가 됐든 언제든지 몸을 감출 수 있는 향설과는 달리 나는 칼만 맞아도 죽을 테니 그런 이들은 최대한 피해야 했다.

다행히도 상대가 가진 정기를 눈으로 볼 수 있게 됐으니 조심만 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리라.

"...가서 잠이나 자자."

우선은 내일 돌아올 유서연을 몽마, 정확히는 내 소유의 몽마로 만드는 것. 거기서부터 일을 시작해야 할 테니 오늘은 푹 쉬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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