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시스템-122화 (122/775)

< 122화 > 효율적인 정리운동 (4)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들은 대부분이 강의를 빙자한 19금 토크 영상이었다.

남자들이 펠라라는 행위에 어떤 로망을 가지고 있는지, 여자들은 펠라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지, 기술이나 이론적인 부분에 관한 내용은 거의 없다시피 했다.

그래도 어디에 도움이 되는 정보가 있을지 모르다 보니 온갖 영상들을 하나하나, 메모까지 해가며 시청했다.

그리고 그 결과.

"……."

지쳤다는 듯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정예주의 얼굴은 불이라도 난 것처럼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후우우…."

정예주는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끼며 길게 한숨을 흘렸다.

스스로도 알 건 다 안다고 생각했었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렇게 당당하게 얼굴까지 까고 저런 노골적인 얘기들을 나눈단 말인가.

남자들이 하는 이야기야 그러려니 하고 넘겼지만 여자들이 나누는 입 안에서 자지가 움찔거리거나 허리가 떨려오는 모습이 귀엽고, 괴롭혀주고 싶고, 점점 딱딱해지는 느낌이 흥분된다는 이야기는 정예주로서는 전혀 생각해보지 못한 관점이었다.

동시에 자연스럽게 오늘 겪었던 일이 떠오른다.

처음으로 입에 삼켜본 남성의 물건은 손으로 쥐었을 때 이성으로 크고, 단단하고, 뜨거운 감촉이 선명하게 느껴졌다.

그것을 혀로 핥아올릴 때마다 애처롭게 움찔거리며 딱딱하게 부풀어 오르고, 깊게 삼킨 채로 빨아들일 때마다 기분 좋다는 듯 기둥 전체가 불끈거렸다.

배운다는 상황에 집중하느라 간신히 외면할 수 있었던, 상대가 '남자'라는 실감이 뒤늦게 정예주를 덮쳐왔다.

"미쳤어 진짜…."

펠라치오는 분명 성행위를 위한 애무의 일환이다.

하지만 자신이 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고객의 피로 회복을 돕기 위한 정리 운동. 일종의 스포츠 마사지 같은 것이다.

그 차이를 확실히 해둬야 하는데, 이 눈치 없는 몸은 고객의 체취를 맡는 것만으로도 달아오르고, 이제는 고객을 고객이 아닌 '남자'라고 의식해버리고 있었다.

이래서야 완전히 트레이너 실격이 아닌가. 부끄러운 일이었다.

"…정신 차리자. 민석 씨는 나를 믿고 부탁하신 거잖아."

정예주는 구태여 입으로 중얼거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자신이야 경력도 부족하고 사정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아본 것도 처음이었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실력 있는 트레이너라면 대부분 남성을 사정시키는 기술 역시 뛰어날 것이다.

아무리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방법이 아니더라도 남성의 사정을 돕는 방법을 모른다는 말은 트레이너로서의 역량 부족을 스스로 밝힌 것이나 다름없다.

고객에게 배운다는 일 자체가 염치없는 행동이었지만 그가 자신을 믿고 교체를 요청하지 않은 이상 자신은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했다.

"……."

생각을 마친 정예주는 벌떡 몸을 일으켜 주방으로 향했다.

직장을 구하면서 자취를 시작한 정예주의 냉장고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단출했다.

대량으로 구매해둔 닭가슴살과 그에 곁들이기 위한 몇 가지 채소와 드레싱, 그리고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몇몇 과일뿐이었다.

그중에서 정예주의 선택을 받은 식재료는 다름 아닌 바나나였다.

바나나가 다이어트나 운동 중에 먹기 좋은 과일이라는 건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바나나를 '그런' 용도로 사용하는 방법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먹기 위한 음식인데, 그렇게 써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결국 용도를 마치고 자신이 먹어버리면 끝이었으니 낭비조차 아니었다.

오늘 저녁은 바나나로 해결하기로 하고, 바나나를 가지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후우…."

이게 맞나 싶은 약간의 의구심을 무시하고 조심스럽게 바나나의 껍질을 벗겨내자 길다랗고 새하얀 과육이 모습을 드러낸다.

평소라면 아무런 생각도 없이 깨물어 먹었을 과일이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였다.

'…전혀 안 닮았는데.'

머리가 어질어질해질 정도의 냄새도, 지렁이처럼 굵게 돋아나 꿈틀거리는 핏줄도, 검붉게 부풀어 올라 우악스러운 형태를 하고 있는 귀두도 없다.

그러면서도 확실히 연습용으로 쓸 수 있을 것 같은 형태였다.

어쨌든 길고, 적당한 굵기라는 면에서 바나나는 남성의 성기와 가장 닮은 형태의 과일이었으니까.

"그러니까…. 이 정도면 되겠지?"

눈으로 적당히 견적을 잡은 정예주는 입을 벌려 앞이빨로 바나나의 위쪽 부분을 살짝 깨물고 손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부드러운 과육을 동그란 링 형태로 깎아냈다.

그렇게 앞이빨로 세 바퀴 정도를 돌려 과육을 깎아내자 바나나의 위쪽이 마치 귀두처럼 중간 부분이 움푹 깎여 들어간 형태로 변했다.

그렇다고 해도 여전히 닮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지만 모양새는 확실히 더 비슷해져 있었다.

"아움…."

정예주는 최민석에게 배웠던 것을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입을 벌려 바나나의 끝부분을 입에 물었다.

길다랗고 굵은 것이라면 바나나만이 아니라 오이도 있고 가지도 있다.

하물며 딜도같은 애초에 남성의 성기를 본뜬 성기구도 있었지만 '연습'이라는 측면에서 바나나만큼 적당한 소재는 없었다.

바나는 형태가 매끄러우면서도 과육이 부드러운 탓에 이빨이 조금만 닿아도 순식간에 과육이 긁혀나가 이빨이 닿았다는 티가 확실하게 나는 덕분이었다.

"츄룹, 츄웁, 츕…."

최대한 부드럽게, 바나나의 움푹 파인 곳을 귀두라고 생각하며 혀로 핥는다.

오늘 배운 것을 복습하는 것처럼 움푹 파인 곳을 혀끝으로 간질이듯 후벼 파고, 혀를 넓게 펴서 위아래로 문지르듯 핥아올린다.

혀를 빙글빙글 돌려 전체를 자극하기도 하고 쪼옵 빨아들이며 바나나를 살짝 뭉개뜨리기도 했다.

'여기까진 괜찮아.'

기술의 능숙함 정도에는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이렇게 귀두만 물고 있을 때는 적어도 이를 세울 일이 없으니까.

중요한 건 자지를 깊숙이 삼켰을 때다.

최민석도 그랬었고, 영상들에서도 귀두가 목구멍에 닿을 정도로 깊게 삼킬수록 남자의 흥분과 쾌감이 커진다고 했었다.

문제는 그 정도로 자지를 깊게 삼키면 평소 이상으로 입을 크게 벌리기 때문에 섬세하게 움직이기가 힘들어져 이를 세울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우움…."

정예주는 바나나를 목구멍에 닿기 직전까지 입 안으로 쏘옥 밀어 넣었다.

길이는 목구멍에 닿기에 충분했지만 아무래도 굵기는 조금, 아니 상당히 부족하다.

최민석의 것은 턱이 아플 정도로 입을 벌려야 했었는데, 바나나는 껍질을 벗겨놓고 나니 예상보다 두께가 적당해서 힘들 정도는 아니었다.

"움…. 츄웁…. 츕…."

바나나는 손으로 고정해두고, 고개를 앞뒤로 움직이며 기둥을 깊게 삼켰다가 쭈욱 빨아당긴다.

처음에는 입 안을 텁텁하게 만들었던 바나나도 이제는 자신의 침으로 젖어 미끈미끈해져 한층 더 빨기 쉬워진 상태였다.

"쮸웁…! 쮸웁…! 쮸우웁…!"

처음에는 조금씩 강도를 높여가던 움직임은 어느샌가 방 전체에 찐득한 소리가 울려 퍼질 정도로 빠르고 강렬해져 있었고, 어느 정도 숨이 찰 때가 돼서야 멈춰 섰다.

"으음…."

분명히 처음에는 괜찮았던 것 같은데.

일단은 최대한 세게 해보자는 생각에 강도를 늘린 탓에 입에서 빠져나온 바나나에는 이빨로 드르륵 긁혀나간 자국이 잔뜩 생겨나 있었다.

이래서야 제대로 남자를 만족시키긴커녕 아프게만 만들 게 분명했다.

"다시 해보자."

정예주는 처참한 형태가 되어버린 바나나를 입에 욱여넣고 꼭꼭 씹어먹으며 다음 바나나의 껍질을 벗겨냈다.

오늘 자신이 최민석에게 해준 펠라는 지극히 기초적인 과정일 뿐이었다.

귀두를 핥고, 그저 깊게 물어서 직선적으로, 그것도 변변찮은 속도 빨아대기만 하는 단조로운 펠라로는 그저 사정만 시킬 수 있을 뿐이지 제대로 된 쾌감을 느끼게 해줄 수 없다.

트레이닝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시작한 방법이었으니 그 안에서도 제대로 효율을 추구해야 하는 게 옳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정예주는 두 개째 바나나를 입에 물었다.

*

"쮸웁…. 쯉…. 쮸우웁…."

"우움…. 움…. 쮸룹…."

질척하게 무언가를 빠는 소리가 교차하며 욕실을 울린다.

유서연은 이미 몽롱하게 풀어진 눈빛으로 목구멍까지 자지를 삼킨 채로 빨아대고 있었고, 그 아래에서는 임예진이 잔뜩 안달 난 눈빛으로 불알을 입에 물고 혀를 굴리고 있다.

미인 두 명에게 동시에 끈적한 펠라를 받는 사치스러운 상황에 기분 좋은 쾌감과 함께 몸이 나른하게 풀어진다.

아무래도 오늘 정예주에게 받았던 펠라가 조금 아쉬웠던 탓에 욕조에 들어가기 전에 느긋하게 두 명의 펠라를 즐기고 있는 중이었다.

"후우우…. 좋다…. 조금만 더 깊게 삼켜볼래?"

"우읍…. 웁…."

"그래그래. 착하다 착해."

이미 귀두가 목구멍을 쿡쿡 찔러대고 있을 정도로 깊게 삼키고 있음에도 망설임 없이 고개를 깊게 내려 목구멍까지 귀두를 받아들이는 유서연의 펠라에 만족스러운 쾌감을 느끼며 머리를 쓰다듬었다.

"쌀 테니까 그대로 삼켜."

이대로 손을 떼도 유서연이 피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그대로 꾸욱 누르며 유서연의 목구멍에 사정한다.

뷰르릇! 뷰릇! 뷰르릇!!

"으붓…! 웁…. 움…. 움…."

귀두를 한층 크게 부풀리며 쏟아져 나오는 정액에 몸을 움찔 떠는 것도 잠시. 유서연은 곧바로 몸에서 힘을 빼고 그대로 목으로 흘러 들어가는 정액을 받아들였다.

"움…. 쮸룹…. 쯉…. 쮸룹…"

"크으으…."

아래쪽에서는 임예진이 힘내라는 듯 정성스럽게 사정 중인 불알을 빨아대는 덕분에 아찔할 정도의 쾌감과 함께 사정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뷰르릇…! 븃…! 븃…!

"크아아…."

이걸로 두 번째 사정이었지만 첫 번째 이상으로 진하고 많은 양이 기분 좋게 빠져나가 온몸이 나른할 정도였다.

"우뭄…. 쯉…. 쯉…."

"후우우…."

유서연은 내가 따로 명령할 것도 없이, 그대로 사정 후의 민감해진 자지를 부드럽게 조이며 위아래로 빨아들인다.

덕분에 나른한 상태 속에서도 몸이 붕 떠오르는 듯한 쾌감을 즐길 수 있었다.

"수고했어."

"후아…. 주인님도 수고하셨어요. 쪽."

내가 수고했다고 말하고 나서야 자지를 쭈욱 빨아들이며 입을 떼어낸 유서연은 살짝 시선을 맞추며 대답하고는 귀두 끝에 쪽 소리가 나도록 입을 맞췄다.

그와 반대로, 유서연이 쿠퍼액과 정액을 잔뜩 맛보며 펠라를 하는 동안 불알만 빨아야 했던 임예진은 잔뜩 안달 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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