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3화 > 회원제 피트니스 (4)
"후우우…."
정예주의 손이 허벅지를 꾹꾹 주무를 때마다 나도 모르게 기분 좋은 한숨이 흘러나온다.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에 비하면 근육이 뭉치는 정도는 훨씬 덜해진 탓에 처음처럼 짜릿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정예주의 마사지는 여전히 기분 좋았다.
"후우…. 수고하셨습니다."
점점 위로 올라오며 어깨에서 목까지 마사지를 마친 정예주가 차분한 목소리로 끝을 알렸다.
운동 후의 지친 몸이 시원하게 풀어져 조금 나른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체력에는 아직 충분히 여유가 남아 있었다.
"예주 씨."
"네?"
"혹시 사정하는 것도 도와주실 수 있으십니까?"
"…사정이요?"
운동 후에 피로를 풀어주는 마사지와 사정.
너무 관련없는 두 상황이 연결된 탓에 정예주는 내가 하는 말을 이해조차 하지 못하고 무슨 소리냐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운동 후에 정액을 사정하면 근성장과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까."
"그게 무슨…."
들어볼 것도 없는 개소리였지만 잠시 당황한 표정을 지은 정예주의 눈빛이 멍하니 풀어졌다가 원래대로 돌아왔다.
간만에 보는 실시간으로 최면이 적용되는 과정이었다.
정신을 차린 정예주는 이내 크흠, 헛기침을 하며 표정을 정돈했다.
"운동 후에 사정하는 게 좋은 방법인 건 맞습니다만…. 정리 운동의 일부인 만큼 스스로 하시는 편이 낫지 않을까요?"
상식을 바꾸더라도 '해야 한다.'와 '하는 게 좋다.'의 차이는 크다.
전자는 거부감이 드는 일이라면 반발이 강하게 일어나겠지만 후자는 '그냥 그렇다'라고 지식만을 주입하기 때문에 소모되는 정기의 양이 크게 차이 났다.
정예주에게 적용된 최면은 [운동 후에 정액을 싸면 근성장과 회복에 도움이 되며 운동 직후에 하는 편이 효율이 좋다. 이는 성적인 행위가 아니라 정리운동의 한 종류이며 성매매로 오인받을 수도 있다는 이유 탓에 공식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뛰어난 트레이너들이 남성의 사정을 돕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였다.
정예주의 직업이 헬스 트레이너라 남들 이상으로 이 내용이 말이 안 된다고 받아들여서 그런지는 몰라도 소모되는 정기의 양이 상당했지만, 정기가 남아도는 상황이라 거리낌 없이 최면을 적용시켰다.
거기에 하나 더, [트레이너로서의 업무를 위해 최민석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케어해주고 싶다.]라는 최면까지도 적용시켰다.
이 부분은 사정과는 무관하게 정예주 본인의 직업의식에 관한 부분이었기 때문에 정기 소모량이 1만도 들지 않았다.
"저도 집에 가서 혼자 하려고는 해봤는데, 아무래도 운동 직후에 해결하는 게 더 효율적이기도 하고, 집에 도착했을 때쯤엔 몸이 너무 피로해서 쉽지 않더라고요."
"으음…."
'효율적'이라는 말을 슬쩍 들먹이며 재차 도와달라는 제스처를 보내자 정예주의 눈빛이 고민하는 기색을 띠었다.
"직접 하시는 건…. 힘드십니까?"
"아무래도 운동 후에는 피곤하니까요. 혼자 하면 잘 서지도 않고 싸는 것도 힘듭니다."
물론 실제로는 집까지 갈 것도 없이, 스파에서 유서연이 달라붙기만 해도 불끈거려서 힘들 지경이었지만.
"…알겠습니다. 제가 도와드리는 편이 효율적이라면 그렇게 하는 게 낫겠죠. 다만…."
잠시 말끝을 흐린 정예주가 부끄럽다는 듯 살짝 시선을 피했다.
"효율적인 방법이라고는 해도 제가 직접 남성분을 도와드려 본 경험이 없는 지라…. 서투르더라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니까, 남자를 사정시키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트레이너로서 서투른 부분이 있다는 게 부끄럽다는 건가?
'좀 꼴리는데?'
처음 서큐버스 시스템을 얻었을 때야 그냥 예쁜 여자면 좋았고, 기분만 좋으면 그만이었지만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나한테도 나름 취향이라는 게 생겼다.
여전히 예쁘고 기분만 좋으면 다 OK긴 하지만 이왕이면 기가 세 보이는, 혹은 이런 쪽에 아무런 관심도 없는 여자를 쾌락으로 함락시키는 쪽이 더 즐겁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정예주는 확실히 재미가 있을 것 같은 타입이었다.
"장소는 굳이 바꾸지 않아도 괜찮겠네요. 바지부터 벗어주시겠습니까?"
"부탁드리겠습니다."
개인실이라는 점이 여기서 빛을 발했다.
남들이 올지도 모르는 피트니스 실에서 일을 벌였다면 장소부터 찾아야 했을 텐데, 지금은 남의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기에 나는 곧장 바지를 벗어버렸다.
"어, 어…?"
시원한 공기와 함께 자지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 이제는 익숙해진 당황을 감추지 못하고 놀라는 반응이 튀어나왔다.
서지도 않았음에도 평균보다 훨씬 큰 자지는 그저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여자를 압도할 수 있는 훌륭한 무기였고, 제모를 마친 뒤에는 한층 더 흉악한 모습을 자랑하게 됐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이게 아직…."
"안 선 겁니다. 처음 보시는 건가요?"
"아, 네. 처음이에요."
정예주는 어떻게든 시선을 돌리며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었지만 시선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지, 자기도 모르게 자지를 힐끔거리다 다시 시선을 피하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그, 그러니까…. 손으로 하면 되겠죠?"
이번에는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니었는지, 대답을 하기도 전에 정예주의 손이 쭉 뻗어져 나와 기둥 한가운데를 부드럽게 감싸 쥐었다.
"으읏…."
처음 느껴보는 감촉이 신기했던 걸까.
자지를 조심스럽게 감싸 쥔 손에 조금씩 힘이 들어가며 기둥 부분을 꾸욱 쥐었다가 슥슥 쓰다듬기 시작한다.
손놀림 자체는 어색하고 별로 기분도 좋지 않았지만 상황에서 오는 흥분 덕분인지 빠르게 아래쪽으로 피가 몰려들었다.
"힉…!"
별로 자극한 것 같지도 않은데, 감싸 쥔 자지가 순식간에 딱딱해지며 불끈 솟아오르자 정예주는 작게 비명을 지르며 흠칫 손을 떨어뜨렸다.
"발기…. 한 거죠…?"
"네. 계속 부탁드려도 될까요?"
"아, 네!"
이미 확실하게 최면이 먹혀들어간 덕분에 굳이 여러 번 설득할 필요도 없이 가벼운 재촉만으로도 정예주의 손이 다시 한번 기둥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
"와앗…."
정예주는 처음 쥐었을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감촉에 당황하면서도 성실하게 손을 위아래로 움직이며 자지를 자지를 자극한다.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으니 손기술은 애초에 기대도 하지 않았고, 너무 조심스럽게 감싸 쥔 탓에 손바닥이 스르륵 스치기만 하는 느낌에 오히려 감질나기만 하는 느낌이었다.
"조금만 더 세게 쥐어주시겠어요?"
"더 세게요…? 그래도 급소인데, 아프지 않을까요…?"
급소라니.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항상 거침없이 휘둘러대던 물건을 이런 식으로 취급받아본 건 처음이라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릴 뻔했다.
"아래 있는 알만 조심해주시면 됩니다. 조금만 더 힘줘보시겠어요?"
"이 정도면 될까요…?"
부드럽게 기둥을 감싸 쥔 손에 꽈악 힘이 들어가며 느껴지는 기분 좋은 압박감에 자지가 기운차게 불끈거렸다.
운동을 하면서 굳은살이 박혔는지, 여태 겪어왔던 여자들의 손과 비교하면 조금 거슬거슬한 느낌이 들었지만 이건 이것대로 나쁘지 않은 느낌이었다.
"아주 조금만 더요."
"이렇게요…?"
"좋습니다. 이제 그대로 쥐고 위아래로 흔들어보세요."
"…시작할게요."
기둥 위로 정예주의 손이 위아래로 문질러지며 조금씩 기분 좋은 자극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조금씩 손을 비튼다거나 풀었다 조이거나 하는 등의 완급 조절은 없는 딱딱하고 직선적인 움직임이었지만 남자인 이상 이런 자극에도 쾌감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었다.
"후우…. 후우…."
시간이 지날수록 정예주의 숨이 조금씩 거칠어진다.
팔을 움직이는 게 힘들어서가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흥분으로 거칠어진 숨과 조금씩 멍해지는 눈빛, 희미하게 달아오른 피부까지.
정예주가 흥분하고 있는 요소는 명백하다.
운동하는 동안 바지 안쪽에서 푹 절여진 땀 냄새와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쿠퍼액 냄새까지.
전자는 이미 정예주가 흥분하는 요소라는 걸 확인한 뒤고, 후자까지 뒤섞여 평소보다 효과가 잘 듣는 모양이었다.
"아직…. 아직인가요…?"
정예주 역시 자신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눈빛과 목소리가 가늘게 떨려오고 있다.
"조금만 더 하면 나올 것 같습니다."
"후우우…."
사실은 아직 여유가 넘치는 상태였지만 정예주의 의욕을 꺾지 않기 위해 적당히 대꾸해주자 기둥을 움켜쥔 손에 꾸욱 힘이 들어가며 위아래로 문지르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갑작스럽게 강해진 자극에 자지가 만족스럽다는 듯 연신 불끈거린다.
이대로라면 사정은 더 빨라지겠지만 흘러나오는 쿠퍼액 역시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다.
"흐읏, 흡, 흐읍…."
정예주는 이미 완전히 냄새에 빠져들어 숨을 깊게 들이켜며 열심히 팔을 흔들고 있다.
기분 좋지 않은 건 아니었지만 역시 손만으로 사정에 이르는 데는 꽤 시간이 걸렸다.
사정감이 차오른 순간, 나는 참지 않고 힘을 풀며 시원스럽게 사정했다.
뷰르릇! 뷰릇! 뷰르르릇!!
"꺄앗…! 앗…!"
정예주의 손에 감싸인 채로 자지 전체가 격렬하게 껄떡이며 정액을 쏟아낸다.
냄새에 반쯤 넋이 나가 있던 정예주는 얼굴까지 정액이 튀고 나서야 깜짝 놀라며 비명을 질렀지만 한번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정액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리저리 튀어 나가며 정예주의 몸을 더럽혔다.
뷰릇! 뷰릇! 뷰르릇!
"아으으…."
손을 떼어내고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사정에 정예주는 결국 눈을 꽉 감은 채로 흩뿌려지는 정액을 몸으로 받아들였다.
뷰릇…! 븃…!
"하우…. 하아아…."
사정이 전부 끝났음에도 정예주는 감은 눈을 뜨지 않고 깊게 숨을 들이켰다 내뱉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예주 씨?"
"아…! 네! 끝났네요! 자, 잠시만요!"
이름을 불리고 나서야 깜짝 놀라며 눈을 뜬 정예주는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빠르게 말을 쏟아내다가 벌떡 몸을 일으켜 벽에 걸린 수건으로 자신의 몸에 묻은 정액을 빠르게 닦아내고, 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와 내 몸에 튄 정액까지 깔끔하게 닦아냈다.
"예주 씨 덕분에 편하게 해결했네요.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아닙니다. 민석 씨도 수고하셨습니다."
정예주는 큼큼, 하고 헛기침을 하며 평소의 차분한 표정을 유지하려고 했지만 이미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탓에 여전히 요염해 보이기만 한다.
마음 같아서는 이대로 2차전에 돌입하고 싶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수, 수고하셨습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PT룸을 나와 엘리베이터에 타고 3층으로 내려오자 미리 기다리고 있던 유서연이 평소처럼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평소라면 이대로 옷만 갈아입고 스파에 들어가서 편하게 시간을 보내겠지만 오늘은 정예주 덕분에 욕구가 끓어오르는 상태.
"서연아."
"네?"
"집에 가자.“
느긋하게 몸을 쉬는 것보다는 빨리 집에 가서 욕구를 푸는 쪽이 먼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