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화 > 불심검사 (2)
"남편분과는 좋은 시간 보내셨습니까?"
"아, 네! 민석 씨한테 배운 대로 이것저것 해주니까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처음이었다면 부끄러워했을 게 분명할 부부관계에 대한 질문에도 성은영은 가식 없이 활짝 웃는 얼굴로 기쁜 듯이 대답했다.
정상위밖에 모르던 아내가 갑자기 이것저것 능숙한 플레이를 보여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있었지만 그 부분은 내가 최면으로 넘겨뒀다.
성은영에게 남편이 돌아오는 예정을 미리 통보하게 해둔 덕분에 남편이 돌아온 날 저녁에 맞춰 '아내가 잠자리에서 보여주는 색다른 모습은 자신을 위해 인터넷에서 공부해둔 것이니 조금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라는 최면을 걸어두기만 하면 됐으니까.
아마 성은영의 남편은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그저 아내의 노력에 기뻐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은 무슨 일로 오신 건가요?"
"은영 씨의 성향 조사를 위한 불시 검사입니다."
"불시 검사이요…?"
"걱정하실만한 일은 아닙니다. 그냥 은영 씨의 성향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입니다."
불시 검사라는 단어에서 나오는 불안한 느낌에 성은영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지만 아무래도 제대로 된 통보도 없이 집에 찾아오기 위해서는 이런 명분이 필요했다.
물론 명분은 명분일 뿐이고, 결국 이게 공무라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는 이상 성은영으로서는 거부할 방도가 없을 테니 적당히 잘 구슬리기만 하면 충분할 것이다.
"성향이요…?"
"음…. 쉽게 말하면 성적인 취향을 확인한다고 해야 할까요. 잠자리에서 거칠게 대해지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 있으면, 부드러운 관계를 선호하는 분도 있고, 조금 특수하게는 노출이나 피학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분들까지도 다양하죠. 그런 취향 중에는 불륜에 빠져들기 쉬운 성향도 있습니다."
"그, 그런 성향도 있나요?"
성은영은 노출이나 피학적인 성향에 대한 부분은 아무래도 이해하기 힘들었는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면서도 곧바로 관심을 드러냈다.
"소위 배덕감이라고 하는 성향이죠. 사회적으로, 혹은 도덕적으로 옳지 못한 행동을 저지르면서 느껴지는 일탈감에 흥분을 느끼는 겁니다. 당연히 그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불륜이라는 행위에서도 흥분을 느끼는 만큼 불륜을 저지르기 쉬워지는 거고요."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가 봐온 은영 씨는 굉장히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시니 그런 성향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습니다. 그래도 지침상 꼭 한 번은 해야 해서 말이죠. 그냥 형식적인 절차라고 생각하셔도 괜찮습니다."
"그런가요…?"
스스로를 변호하려는 성은영의 말을 가로채고 적당히 좋은 말을 늘어놓자 성은영은 불안으로 굳어진 표정을 풀고 안심한 듯 후우, 한숨을 쉬었다.
"그럼 검사는 어떻게 진행되는 건가요?"
"간단합니다. 배덕적인 성향을 가지는 분들이 보편적으로 흥분하는 상황에서 은영 씨의 반응을 확인할 겁니다. 침실은 어느 쪽인가요?"
"침실은 왜…."
"확인에 필요한 절차입니다. 안내해주시죠."
"…따라오세요."
갑작스럽게 침실의 위치를 물어보자 일순 경계하는 기색이 느껴졌지만 결국 필요한 절차라고 일축하자 성은영은 찜찜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나를 침실로 안내했다.
"여기에요."
같은 아파트인 만큼 구조 자체는 유서연의 집과 다를 게 없었지만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인상을 주는 유서연의 침실과 달리 성은영의 침실은 딱 평범한 가정이라는 느낌이다.
거기에 남의 집에 들어갈 때면 꼭 느껴지는 그 집 특유의 냄새. 그리고 다른 사람의 방에 들어갔을 때 나는 냄새와 마찬가지로 성은영의 침실에는 성은영 특유의 달콤한 향이 은은하게 풍기고 있었다.
정확히는 남편과 같이 지내는 방이었지만 아무래도 남편은 해외 출장 중이고, 결국 성은영의 개인실이나 다름없다 보니 다른 냄새는 딱히 느껴지지 않았다.
"깔끔하네요. 남편분도 한국에 계실 때는 여기서 함께 주무시는 거죠?"
"네, 네에…."
'잔다'라는 말에는 결국 부부관계도 포함된다.
성은영 역시 침실까지 들어와 그 이야기를 하는 건 부끄러웠는지 다시 귀가 살짝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오늘은 여기서 성욕 해소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여, 여기서요!?"
"예. 부부의 침실에서 다른 남성과 관계를 맺는다…. 상식적으로 보면 굉장히 올바르지 못한 행위입니다. 특히 다른 장소도 아닌 남편과 함께 잠드는 침실에서라는 점 역시 그런 부분을 더 부각시킬 테고요."
곧바로 거부 반응을 드내는 성은영을 빠르게 설득시킨다.
'싫다'라는 부분은 어쩔 수 없겠지만 결국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인식 시켜 받아들이게 하는 건 훨씬 간단하다.
이런 식으로 최면을 이용하면 행위 자체에는 거부감을 느끼더라도 자신이 느끼는 거부감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게 되니까.
"물론 제가 불륜 상대는 아니지만 배덕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장소에서 관계를 맺는다면 어떤 형태로든 평소와 다른 반응이 나타날 겁니다."
"다른 반응이라는 건…."
"거기까지 알려드릴 수는 없습니다. 의도적으로 반응을 숨길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은영 씨의 성격상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 테니 그냥 평소처럼 즐겨주시면 충분할 겁니다."
"아으으…."
자연스럽게 성은영의 뒤에서 손을 뻗어 옷 위로 가슴을 주무른다.
제법 차려입은 외출복 차림과 달리 오늘은 얇은 실내용 원피스 차림에 브라도 차지 않은 상태라 옷 위로도 부드러운 감촉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아응…!"
"느껴지시나요? 벌써 유두가 섰습니다."
"저, 저는…."
"괜찮습니다. 평범하게 흥분하고 느낀다고 해서 은영 씨가 배덕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게 아니니까요."
"흐읏, 흐응…!"
역시 내가 오기 전부터 조금씩 성욕이 차오르고 있었는지, 순식간에 딱딱해진 성은영의 유두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살짝 꼬집으며 간지럽혀주자 조금씩 콧소리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절차상 진행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은영 씨의 성격상 결과에 이상은 없을 겁니다. 오히려 편하게 즐기시는 편이 자연스러운 만큼 결과가 좋게 나올 겁니다."
"편하게…. 아응…. 우움…. 츄웁…."
양쪽 가슴을 주무르던 손 하나를 올려 성은영의 턱을 살짝 돌려 뒤에서 입을 맞추자 성은영은 거부하지 않고 부드럽게 혀를 얽혀왔다.
"츄룹…. 츕…. 츄루룹…."
조용한 방 안에서 질척하게 타액이 뒤섞이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편하게'라는 조언을 제대로 받아들였는지, 성은영은 긴장하지 않고 내게 등을 기댄 채로 편안하게 눈을 감고 키스를 즐겼다.
가슴을 주무르는 손길 역시 성은영이 최대한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부드럽게 유지했다.
"우움…. 츄웁…. 후아아…."
길게 이어진 키스는 성은영이 완전히 긴장을 풀고 체중을 완전히 맡겨오고 나서야 끝났다.
최면으로 인해 조금씩 차오르는 성욕과 쾌감을 받아들이는 데 익숙해진 몸 덕분에 성은영은 키스만으로도 충분히 몸이 달아올랐는지 뽀얀 피부가 발갛게 달아오르고 눈빛이 흐릿하게 풀어져 있었다.
"침대로 가죠."
"네에…."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침대 위에 올라가는 데는 아무런 저항도 없었다.
오히려, 내가 자신의 원피스를 벗기는 동안 성은영 쪽에서 조금씩 몸을 틀어 옷을 벗기기 쉽도록 협조까지 해주고 있었다.
"집에서는 속옷은 안 입으시나 보네요. 가슴이 큰 편이시니 입고 계시는 쪽이 더 편하지 않습니까?"
적어도 유서연은 가슴이 워낙 크다 보니 집에서도 잘 때를 제외하면 속옷을 입고 지내는 편이었다.
그냥 돌아다니기엔 가슴이 너무 무거워서 등이랑 어깨가 결린다나, 그래서 답답해도 입는 쪽이 편하다는 모양이고.
"쉴 때는 벗는 쪽이 편해서…."
"그렇군요."
집안일을 할 때는 입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쉴 때는 벗는다는 건가?
아무튼, 이런 사적이면서도 성적인 대화까지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는 사이라는 결과물은 확실히 만족스럽다.
성은영의 옷을 전부 벗겨놓고 특유의 부드러운 라인을 가볍게 훑어내린 나는 그대로 옷을 벗고 벨트를 풀었다.
그리고 바지의 허리춤을 잡고 손을 아래로 내리는 동안, 성은영의 눈빛이 묘한 기대를 띠고 있는 것 역시 놓치지 않았다.
"히익…!?"
하지만 바지와 함께 팬티까지 끌어 내리며 자지를 드러낸 순간 돌아온 반응은 내가 예상했던 것과 조금 달랐다.
"갑자기 왜…. 아…."
처음에는 나도 어색했지만 이렇게 지낸 것도 꽤 시간이 지난 덕분에 완전히 익숙해져 완전히 잊어버리고 있었다.
지금의 내 하반신은 털 한 가닥 없이 맨들맨들한 상태로 잔뜩 흥분해 발기해 있는 상태.
뿌리에서부터 선명하게 드러나는 굵은 핏줄과 굴곡을 성은영에게 드러낸 건 처음이었으니 놀랄 만도 했다.
"위에서 지침이 내려와서요. 위생적인 문제도 있고 하니 전부 밀어버리게 됐습니다."
"아, 네…."
즉석에서 떠올린 변명을 적당히 입에 담자 성은영은 여전히 시선을 떼지 못한 채로 침을 꿀꺽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표정을 보아하니 놀라기만 했을 뿐이지 딱히 거부감이 느껴지지는 않는 모양이다.
애초에 털이 있는 쪽보다는 없는 쪽이 더 청결한 느낌이기도 하고, 감춰지는 부분이 없이 깔끔하게 윤곽이 드러나는 만큼 보기에도 좋을 것이다.
나 역시 처음으로 털 한 가닥 없이 맨들맨들한 보지를 봤을 때는 정말 야하다고 느끼기도 했고, 유서연이나 임예진의 반응만 보더라도 털이 없는 쪽이 여자 입장에서도 더 좋은 거겠지.
"그럼 우선 연습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입으로 먼저 한 번 사정시켜주시겠습니까?"
부부 관계 개선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이 있는 만큼 나는 거침없이 성은영의 입술 위에 귀두를 툭 닿게 하며 조심스럽게 지시를 내렸다.
"으웃, 네…!"
성은영 역시 입술에 닿은 귀두를 피하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럽게 입을 벌려 깊숙이 자지를 삼키며 혀를 움직이기 시작한다.
"움…. 츕…. 츄룹…."
무작정 입에 넣고 빨아대는 펠라가 아닌 우선 부드럽게 입으로 감싸고 혀로 침을 바르듯 간질이는 펠라에 더 해달라는 듯 불끈거린다.
"츄룹…. 츄웁…. 쯉…."
말랑말랑한 혀가 귀두 곳곳을 핥아 올리고, 입 안 전체가 부드럽게 달라붙어 기둥 전체를 축축하게 적시며 천천히 성감을 끌어올린다.
"쮸웁…. 쯉…. 쮸웁…."
그동안 배운 것들을 성실하게 따르며 고개를 움직이는 와중에도 혀로 자지 곳곳을 휘감아오는 펠라는 지적할 곳이라고는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후우…. 좋습니다."
"레헤헤…."
척추를 타고 올라오는 기분 좋은 쾌감에 성은영의 머리 위에 손을 얹은 채로 한숨을 흘리자 성은영의 눈매가 부드럽게 곡선을 그리며 눈웃음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