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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큐버스 시스템-103화 (103/775)

< 103화 > 상과 벌 (3)

"후우우…."

뜨끈한 욕조에 다리를 쭉 뻗고 앉아 새벽의 고요함을 만끽한다.

군부대 특유의 난잡하고, 시끄러운 샤워장과 달리 고요하게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욕실은 천국이나 다름없다.

임예진은 나와 마찬가지로 욕조에 들어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편안한 표정으로 눈을 감고 잠들어 있었다.

오늘은 조금 과하게 해버렸는지, 아예 완전히 뻗어버린 탓에 굳이 깨우지 않고 쉬게 해둔 상태였다.

적당히 좀 쉬다가 나갈 때 같이 데리고 나가면 괜찮겠지.

아무런 생각도 없이 편안한 시간을 보내던 도중, 탈의실 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일어났나 보네.'

이 집에 있는 사람이라곤 나와 임예진, 유서연 뿐이었으니 인기척의 주인이 누구인지 고민할 필요조차 없다.

"주인님…?"

욕실이라는 장소에 걸맞게 새하얀 나신을 숨김없이 드러낸 채 안으로 들어온 유서연의 시선이 곧바로 내 쪽으로 향했다.

"잘 잤어?"

"…네."

잘 잤다는 대답과는 달리 유서연의 표정은 썩 좋지 않다.

이것 역시 굳이 이유를 떠올려 볼 필요조차 없이 쉬운 문제였다.

"질투했어?"

"…했어요."

이쪽의 눈치를 살피면서도 솔직하게 본심을 밝힌 대답에는 서운한 감정이 진하게 묻어나왔다.

자신을 내버려 두고 임예진만 몰래 깨워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예진이랑은 둘이서만 시간을 보냈던 적이 없었잖아.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런저런 얘기도 나눌 겸 그랬던 거야. 자, 안 들어올 거야?"

"…들어갈게요."

질투는 질투고, 내가 옆자리를 툭툭 두들기며 빨리 들어오라는 신호를 보내자 유서연은 곧바로 욕조에 발을 담그고 내 옆으로 다가와 찰싹 달라붙었다.

자연스럽게 풍만한 가슴이 옆구리에 짓눌리며 뭉개지고, 부드러움과 탄력이 뒤섞인 예술적인 감촉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이런걸로 질투나 하고. 하여튼 귀엽다니까."

"죄송해요…."

어린아이처럼 최대한 내 품속으로 파고들려는 유서연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칭찬해주자 한결 누그러진 목소리로 대답이 돌아왔다.

질투 자체는 딱히 기분 나쁠 일이 아니다.

그걸 빌미로 내가 기분 나빠할 만한 일을 저질렀다면 모를까.

새벽 목욕에 자길 끼워주지 않았다고 보이는 서운한 감정이나 질투 정도는 오히려 귀여운 모습이 아닌가.

유서연 역시 자신이 날 선 태도를 보이거나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질투 정도는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매번 이렇게 스스로 질투심을 숨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일 때면 내가 화내지는 않을까 불안해하고는 했다.

"키스해 줄까?"

"욕조에서는…."

"우리 서연이만 빼놓고 즐겼으니까."

내가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동안에는 다른 일을 하는 걸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기대 어린 눈빛으로 슬그머니 이쪽을 올려다보는 유서연에게 부드럽게 입을 맞춰준다.

"하움…. 쪼옥…. 쪽…. 츄웁… 츕…."

조금 전까지 보였던 불안한 표정은 어디로 갔는지, 유서연은 편안하게 눈을 감고 헤실헤실 풀어진 표정으로 혀를 얽혀온다.

"츄룹…. 츄…. 후아아…."

"기분 좀 풀렸어?"

"…몰라요."

10초 정도 짧게 입을 맞췄을 뿐이지만 유서연은 그것만으로도 기쁘다는 듯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는 상태였다.

스스로도 자기 표정이 어떤 상태인지 짐작하고 있는 모양인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내 품에 얼굴을 파묻었다.

"지금 몇 시야?"

"…6시 조금 지났어요."

유서연이 왜 깨어났나 했더니, 욕실에서 보낸 시간이 생각 이상으로 길었던 모양이다.

이것저것 준비하고 직장까지 도착하는 시간까지 감안한다면 여기서 유서연까지 안아주기엔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럼 슬슬 나가야 하는데…. 다시 서연이만 두고 나가기도 조금 그렇고. 오늘은 내가 씻겨줄까?"

"주인님이요…?"

"싫어?"

"조, 좋아요!"

사실 씻겨준다고 해서 별로 대단한 걸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타올에 거품을 내서 몸에 칠해주고, 물을 뿌려주는 일일 뿐이지만 유서연은 그것만으로도 기쁘다는 듯 내 몸을 꽉 끌어안으며 대답했다.

"그럼 일어나자. 지각할라."

"네!"

유서연은 곧바로 몸을 벌떡 일으켜 욕조 밖으로 내려갔고, 나 역시 느긋하게 몸을 일으켜 욕조 밖으로 나와 선반에 올려둔 타올에 바디워시를 짜내 거품을 내며 유서연에게 다가갔다.

"햐응…!"

목덜미에 살짝 타올이 닿았을 뿐임에도 유서연은 몸을 흠칫 떨며 콧소리를 흘렸다.

"어허. 얌전히 있어야지?"

"네, 네엣…. 읏…! 하앗…! 하으응…!"

말로는 알겠다고 하면서도 귀는 새빨갛게 물들어 있고, 반응은 여전히 민감하기 짝이 없다.

이제 막 목에서 쇄골을 건드리고 있을 뿐인데, 누가 보면 본방까지 들어갔다고 착각할 정도다.

물론 이건 쾌감이라기보다는 부끄러움과 흥분에서 오는 반응이다.

내 노예가 되어서 함께 산 것도 이젠 반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부끄러워할 부분이 남았다니.

"흐읏, 읏, 흐으응…!"

매끄럽게 거품을 칠해 나가며 아래쪽으로 내려가던 손이 가슴을 꽉 움켜쥔 순간 유서연의 몸이 부들부들 떨려오며 움츠러들었다.

"그냥 씻겨주기만 하는 건데 반응이 왜 이럴까?"

"하아앙…♥ 주인님이 씻겨주시니까 못 참겠어요…♥"

한 손 가득 흘러넘치는 가슴을 아플 정도로 꽉꽉 움켜쥐고, 발딱 솟은 유두를 꼬집고 문질러대자 아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몸을 기댄 채로 전신을 벌벌 떨어댄다.

이쪽 역시 이미 아래쪽으로 피가 쏠려 한껏 발기한 상태.

단단해진 자지가 유서연의 엉덩이에 꾸욱 짓눌린 채로 문질러질 때마다 빨리 안에 쑤셔 넣으라는 듯 불끈거렸다.

'진짜 못 참겠네.'

마음 같아서는 일이고 뭐고 쉬어버리고 만족할 때까지 유서연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었지만 마냥 그럴 수도 없는 상황이라는 게 아쉽다.

일을 그만두면 그만뒀지, 당일 아침에 갑자기 휴가를 신청하는 것도 경우 없는 일이니까.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손을 아래쪽으로 내려 옆구리와 말랑말랑한 복부를 지나 다리 사이로 파고든다.

"꺄으읏…!"

이쪽은 아예 손을 대지도 않았음에도 이미 미끌미끌하게 젖어있는 상태.

"꺄응…! 앗, 아앗…! 하아앙…!"

꽉 다물어진 균열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어 질구멍을 살살 간지럽히고, 수줍게 솟아오른 클리토리스를 간질여주자 이제는 아예 허리를 덜컥덜컥 휘어대며 노골적으로 신음을 쏟아낸다.

"흐아아앙…♥ 주인니임…♥"

이번에는 내 쪽도 작정하고 괴롭혔던 탓인지, 유서연의 목소리가 빠르게 녹아내리며 발정 상태로 들어가 버렸다.

"자꾸 나도 모르게 장난치게 된단 말이지."

참지 못하고 장난을 쳐댄 내 잘못도 있긴 하지만 이건 전적으로 남자를 유혹하기에 최적화된 몸매에 사소한 터치에도 노골적인 유혹이나 다름없는 반응을 보인 유서연의 탓이 더 크다.

일단은 여기까지.

잔뜩 발정 난 상태로 몸을 밀착시켜오는 유서연의 유혹을 무시하고 발끝까지 거품칠을 빠르게 끝마치고 물을 뿌렸다.

"너무해요…."

"시간이 없잖아. 이따 점심때 마저 해줄 테니까 참고 있어."

"히잉…."

마지막까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울상을 짓는 유서연의 모습은 참기 힘들었지만 휴가는 냈어도 지각이나 결근은 한 번도 없던 나로서는 여기서 끝마칠 수밖에 없었다.

*

무사히 출근을 마치고, 퇴근 후에는 여전히 욕구불만 상태인 유서연을 실신할 때까지 만족시켜줬다.

느긋하게 주말을 보내고 맞이한 월요일에는 다시 출근 후에 집으로 돌아왔고, 예약해둔 시간에 맞춰 두 노예와 함께 피부과를 찾았다.

"…예약하신 최민석 님, 유서연 님, 임예진 님 맞으신가요?"

"맞아요."

조금 당황한 표정으로 묻는 간호사의 질문에 유서연이 대답했다.

들은 바로는 이런 쪽으로는 확실하게 검증된 유명한 병원이라는 모양이지만, 두 여자와 남자 하나가 함께 제모를 받으러 오는 경우는 보지 못했을 테니 이상하게 생각할 만도 했다.

"들어오세요."

미리 예약을 해둔 덕분에 오래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얼마 기다리지도 않아서 차례가 돌아왔고,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은 뒤 각자 간호사의 안내를 받아 시술실로 들어갔다.

시술실 안쪽은 병원이라기보다는 고시원을 연상시키는 좁은 공간에 한 명이 누울 수 있는 작은 침대와 시술용으로 보이는 기계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있는 방이었다.

"어…. 시술은 간호사분이 해주시나요?"

"네. 너무 부끄러워하시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남성분들도 많이 이용하시는 덕분에 너무 많이 봐서 아무 느낌도 없거든요."

간호사는 무슨 말을 하려는 지 이미 알고 있다는 듯 태연하게 대답했다.

유서연의 말에 따르면 이쪽 방면으로는 상당히 유명한 병원이라고 했으니 그녀의 말대로 남자 손님도 많이 받아봤으리라.

우연인 건지 의도하고 뽑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간호사의 외모도 어디 가서 꿇리지는 않을 정도로 예쁘다.

야동에 나오는 노골적인 코스프레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연분홍빛의 간호사복도 뭔가 색다른 플레이를 하는 느낌도 들고.

"음…. 신청하신 부위가 회음부 전역 제모 맞으시죠?"

"맞습니다."

"그럼 바지랑 같이 속옷도 벗으시고 누워주시겠어요?"

아무런 사이도 아닌 여자 앞에서 하반신을 훤히 드러내는 건 뭔가 좀 애매한 기분이지만 저쪽이 아무렇지도 않은 태도인데 나만 불편해하는 것도 이상하다.

어차피 병원 업무일 뿐인데, 라고 적당히 생각을 정리하고 바지를 벗고 침대에 누웠다.

내가 바지를 벗고 누운 사이, 선반에서 쭉 짜내는 타입의 화장품 같은 것을 꺼내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우선 피부 보호를 위한 젤을…. 어, 어머…?"

차분한 표정으로 설명을 시작하려던 간호사는 헙, 숨을 삼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말로는 익숙하다 익숙하다 했어도 이 정도 크기를 본 건 처음인 모양인지 놀란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그렇게 보시면 부끄럽습니다."

"아…! 죄, 죄송해요. 우선은 피부 보호를 위한 젤부터 발라 드릴게요…?"

"예. 하던 대로 부탁드립니다."

사실 부끄럽다기보다는 우스운 기분이었지만 예쁜 여자를 자지로 놀라게 하는 일은 은근한 우월감을 느끼게 해준다.

잠시 머뭇거리며 손을 멈췄던 간호사의 손이 젤을 쭉 짜낸 채로 다가와 기둥뿌리 쪽에서부터 꼼꼼하게 젤을 바르기 시작했다.

쮸륵…. 쮸륵….

문질러지는 젤은 점도가 상당한 모양인지 끈적끈적한 느낌이고, 미끌미끌한 손이 슬쩍슬쩍 기둥에 스친다.

거기에 최대한 아닌 척하면서도 결국은 힐끗거리며 조금씩 기둥을 훑어내리는 시선까지.

자극만이라면 흥분하기에 한참 부족한 수준이었지만 이 기묘한 상황 탓인지 조금씩 아래쪽으로 피가 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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