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화 > 수상할 정도로 자지가 큰 초대남 (3)
움직이지 않는 상태로 계속해서 몸에 힘을 주고 있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이다.
처음에는 긴장으로 빳빳했던 최수정의 몸은 길게 이어진 키스 끝에 지금의 상황을 받아들인 것처럼 느슨하게 힘을 풀었다.
그렇다고 해서 최수정이 적극적으로 변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기까지는 허용 범위 내라고 타협하고 긴장을 풀었을 뿐 여전히 본인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고 있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그걸로 충분하다.
마음이야 어쨌든 몸이 긴장을 풀었다는 건 그만큼 몸이 쾌감을 받아들이기 쉬운 상태가 됐다는 뜻이었으니까.
이제는 완전히 긴장이 풀렸는지 움찔거리는 반응조차 없어진 최수정의 혀를 부드럽게 핥아 올리며 허벅지를 쓰다듬는 손을 아주 조금씩 안쪽으로 침투시켰다.
"후움…. 후읏…?"
얌전히 입 안을 내준 채로 코로 숨을 흘리던 최수정의 몸이 흠칫 떨려왔다.
기껏 공을 들여놨던 몸에 다시 힘이 들어간 상황은 아쉽지만 긴장을 풀고 진득하게 얕은 자극을 받아온 몸은 처음에 비하면 조금이나마 확실하게 달아올라 있는 상태.
다시 한번 마음에 벽을 치려고 해도 이미 달아오른 몸은 곧바로 되돌아가지 않는다.
"후읏…!"
팬티 위로 생긴 균열을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쓸어올리자 최수정은 입을 맞춘 채로 얕은 신음을 흘렸다.
이대로 바로 안쪽으로 들어가는 것도 좋겠지만, 오늘은 최수정의 함락이 목표인 만큼 사전에 철저하게 몸을 달궈놓을 생각이었다.
"후움…. 읏…. 후읏…."
팬티 위로 생긴 균열을 따라 올라가 클리토리스가 있는 장소를 툭툭 건드리거나 살살 문지른다.
아직은 제대로 된 습기조차 느껴지지 않는 상태였지만 손가락을 놀릴 때마다 조금씩 돌아오는 희미한 반응은 분명히 아래쪽에서 올라오는 자극에 의한 것이었다.
"후우움…. 후읏…. 후으읏…."
아프지도, 강렬하지도 않은 그저 살살 건드리기만 하는 자극은 결국 긴장 상태를 오래 유지할 정도의 자극까지는 도달하지 못한다.
결국 최수정은 멈추지 않고 기계적으로 이어지는 자극에 지쳐 빳빳하게 긴장시켰던 몸을 다시 한번 느슨하게 풀어야 했다.
그 후에는 더 이상 진도를 나가지 않고 느긋하게 최수정의 입과 클리를 희롱하며 시간을 보냈다.
"후읏…. 하아…. 하아…. 으웁…."
분명히 제대로 숨을 쉴 수 있도록 여유를 뒀음에도 살짝 입을 떼어낼 때면 최수정은 숨이 찬 것처럼 얕은 한숨을 흘렸고, 나는 그 모습을 잠시 감상하다 다시 입을 맞췄다.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앞 좌석에서 황근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분명한 건 수송 차량이 시내에서 부대까지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것과, 황근출이 작은 덜컹거림 하나 느끼기 힘들 정도로 부드럽게, 안전 운전을 해줬다는 점이었다.
'이 새끼 흥분했네.'
최수정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물론 최수정 역시 얕은 한숨을 흘리며 피부가 살짝 달아오른 모습이 흥분했다고 부르기에 충분했지만 황근출 쪽은 슬쩍 보더라도 바지 앞섬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불룩 튀어나와 있을 정도로 흥분한 상태였다.
물론 얼굴 쪽은 아무렇지도 않은 척 태연한 표정이었지만 아래쪽은 어쩔 수 없는 거겠지.
"들어가시죠."
"예. 들어가죠. 수정 씨도 가시죠."
"아, 네…."
남편인 황근출이 나를 재촉하고, 내가 딱딱하게 굳어 있는 최수정을 챙기는 웃기는 풍경이 모텔 앞에서 벌어지고 있었다.
황근출은 자연스럽게 자기 돈으로 모텔 방을 잡고 나와 최수정을 방으로 안내했다.
"이제 어쩌면 됩니까? 지금 바로 시작하면 됩니까?"
"예. 편하신 대로 하시면 됩니다."
전날 말했던 대로 황근출은 그저 구경꾼에 불과했다.
이쪽에 무언가를 요구할 생각도 없다는 듯 의자를 침대맡에 끌어다 놓고 앉아 어서 해보라는 듯 앉아 아무런 제스쳐도 취하지 않았다.
'마음대로 해달라는데 그렇게 해 줘야지.'
"그럼 하기 전에 샤워부터 하죠. 수정 씨?"
"네…?"
"씻으러 갑시다. 우선은 제 옷부터 벗겨주시겠어요?"
"……."
옷을 벗겨달라는 말에 순간 최수정의 눈빛이 경멸하는 기색을 띠었다.
하지만 정말 심한 일이 아니라면 내 요구에 따르기로 합의가 되어있는 상황이었기에 잠시 머뭇거리던 최수정은 결국 조심스럽게 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쯧쯧. 군복이 뭐냐 군복이.'
예비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입고 있는 거긴 했지만 아무리 좋은 인상을 심어주려고 해도 입고 있는 옷이 군복이어서야 외모에 대해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가 없었다.
그래도 상의가 벗겨지면서 근육이 선명하게 자리 잡은 상반신이 드러나고, 바지가 내려가면서 차 안에서의 행위로 이미 최대치까지 발기한 자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힉…!?"
여전히 경멸하는 눈빛으로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바지 앞섬을 바라보던 최수정은 바지와 함께 팬티가 내려가며 용수철처럼 튀어 오르는 자지를 본 순간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작은 비명과 함께 헙 하고 숨을 삼켰다.
"수정 씨 옷은 제가 벗겨드리겠습니다."
"제 옷은 제가…."
"아니에요. 제가 하고 싶습니다. 자, 만세 해보세요. 만세."
"하아…."
한 발짝 뒤로 물러나며 내 손길을 피하려던 최수정은 내 쪽에서 다시 한 발짝 다가가며 옷깃을 붙잡자 나한테만 간신히 들릴 정도로 작게 한숨을 내쉬며 시키는 대로 팔을 들어 올렸다.
몸을 감싸고 있던 원피스가 시원스럽게 벗겨져 나가며, 예상했던 대로 가녀린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몸매와 새하얀 레이스로 장식된 속옷이 시선을 확 잡아끌었다.
"몸매도 예쁘시네요."
솔직히 말하면 너무 마른 느낌이라 조금만 더 살이 붙었으면, 조금만 더 가슴이 컸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오히려 이런 색다른 맛이 또 좋은 것 아니겠는가.
대답이 없는 최수정의 등 뒤로 손을 뻗어 브라의 후크를 풀고 어깨끈을 살짝 잡아당기자 매끈한 가슴이 작게 흔들리며 모습을 드러냈다.
크다고 할 정도까진 아니지만 몸의 선이 워낙 가늘은 탓에 비율적으로만 본다면 크게 느껴지는 가슴이었다.
"읏…."
팬티마저도 벗겨내기 위해 아래쪽으로 손을 뻗은 순간. 최수정의 몸이 다시 흠칫 움츠러들었지만 이번에는 뒤로 내 손길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다리를 살짝 벌려 팬티를 벗겨내기 쉽게 도와줬다.
결국, 생전 처음 보는 남자 앞에서 나신이 되어버린 최수정은 귀를 새빨갛게 물들이며 수치스러운 듯 시선을 피했다.
찌륵….
"힉…!"
다리 사이로 슬쩍 손끝을 갖다 대자 희미하게 질척이는 소리와 함께 최수정이 폴짝 뛰듯이 뒤로 물러섰다.
"그럼 이제 들어가죠."
나는 굳이 말로 최수정을 도발하지 않았다.
어차피 내가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스스로도 젖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이미 알고 있을 테니 괜히 놀려서 반감을 살 이유는 없다.
사실 그렇게 따지면 지금 굳이 아래쪽으로 손을 뻗을 이유도 없었지만 그래도 한 번 반응을 보고 싶어서 어쩔 수 없었다.
"……."
"근출 씨도 들어오실 겁니까?"
"저는 여기서 기다리겠습니다."
내가 계속해서 재촉하지 않자 결국 최수정이 먼저 말없이 내 곁으로 다가왔고, 황근출은 여전히 상황을 지켜보기만 할 생각인 듯했다.
하기야, 의도한 건지 아닌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모텔은 바깥쪽에서도 투명 유리로 안쪽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였으니 구경꾼인 황근출의 입장에서는 그쪽이 더 흥분되는 걸지도 모른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씻고 나오겠습니다."
나는 황근출과 최수정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곧장 최수정을 이끌고 욕실 안으로 들어갔다.
"수정 씨."
"…네."
욕실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여전히 지금의 상황이 불편한 듯 어정쩡하게 서 있는 최수정에게 말을 걸자 또다시 약간의 텀을 두고 대답이 돌아왔다.
"지금 상황에서 제가 할 말은 아니지만, 꼭 남편의 취향에 어울려주실 필요가 있습니까?"
여기서 내가 이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지, 처음으로 최수정 쪽에서 먼저 놀란 눈빛으로 나와 시선을 맞췄다.
"그게 무슨…."
"근출 씨야 수정 씨와 합의가 끝났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여전히 하기 싫으실 것 아닙니까. 그냥 남편이 원하니까 어쩔 수 없이 맞춰준다. 딱 그 정도 아닙니까?"
"…저는 그냥 그이만 좋으면…."
"싫으시지 않습니까.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취향이지만 근출 씨는 진심으로 수정 씨를 좋아하는 모양이고, 수정 씨도 근출 씨의 취향에 맞춰주시는 걸 보면 근출 씨를 좋아하는 마음은 진심인 것 아니냐는 말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감정이다.
뭐, 마음에 드는 사람이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상대를 위해 조금의 양보가 아니라, 내가 정말 하기 싫은 것까지 억지로 양보한다?
결국 상대를 위하는 것도 그로 인해 자신이 만족하기 위해서인데, 이 상황에서 최수정은 아무런 만족도, 기쁨도 얻지 못하고 있으니 우스운 일이었다.
최수정은 여전히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이해하지 못했는지 복잡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제대로 거절을 해보고도 이런 결과가 나온 건지는 몰라도, 단순히 거절하는 걸로는 부족합니다. 저런 취향은 말입니다. 거부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고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스스로 고치도록 만든다고요…?"
이것만큼은 최수정도 무시할 수 없었는지, 드디어 제대로 된 반응이 돌아왔다.
"예. 이렇게 남편 앞에서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는 게 몇 번째입니까? 2번? 3번? 아니면 그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겠네요. 아무리 남편을 위해서라지만 본심은 그만두고 싶잖습니까. 그러니까 그만두게 해야죠."
"하지만 그걸 어떻게…."
"충격요법입니다. 근출 씨는 수정 씨가 다른 남자의 품에서 진심으로 느끼는 모습을 보고 싶으신 모양인데, 아예 그 정도를 넘어서 정말로 사랑하는 아내를 빼앗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어떨 것 같습니까? 과연 그때도 지금처럼 흥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가슴이 싸늘해지면서 이건 아니다 싶지 않을까요?"
"그런…?"
솔직히 말하면 어떻게 될지는 나도 모른다.
하지만 황근출이라는 인간은 나한테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저 새끼는 자기 아내가 다른 남자의 품에서 쾌락에 몸부림치고, 절정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자신이 원하던 그 선을 넘어서 아내가 자신보다 다른 남자가 훌륭하다고 칭찬하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는 모습을 보일 때도 흥분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저는 더는 흥분하지 못한다는 쪽에 걸겠습니다."
이런 미인을 스스로 갖다 바쳤으니 황근출이 바라는 것 정도는 이뤄줄 생각이다.
하지만 그걸 어떤 형태로 이뤄줄지는 순전히 내 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