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1화 > 노예의 눈빛이 조금 이상하다
최근의 유서연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최민석과 같은 집에서 지내고, 같은 직장을 다니는 덕분에 24시간을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생활은 분명히 행복했다.
그가 자신의 집에 들어오기 전에 다른 여자를 만났는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생활하게 된 뒤로는 항상 자신과 함께 지냈으니 다른 여자를 만난다는 불안감을 가질 이유조차 없었다.
하지만 최근.
최민석은 당연하다는 듯이 서너 시간씩 집을 나섰다가 목욕 후의 향긋한 체취를 풍기며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굳이 욕탕이 있는 집에서 나가 다른 곳에서 씻고 돌아온다?
당연히 좋지 않은 생각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거기에 더해 지치지 않는 성욕을 가진 그가 자신의 몸을 즐기는 횟수가 줄어들었다는 건 이미 의심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 아닌가.
그리고 전날.
그는 자신에게 숨길 생각조차 없었다는 듯 다른 여자를 만난다고 밝히고, 제대로 즐기겠다는 말과 함께 휴가까지 내버렸다.
"주인님…."
아무리 애타게 그를 찾아도 그는 지금 이곳에 없다.
데이트를 하고 있던지 질펀한 시간을 보내고 있던지, 아무튼 다른 여자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어떤 여자지? 예쁠까? 나이는? 몸매라면 지지 않을 자신이 있는데….'
물론 지금 최민석이 만나고 있는 여자는 유서연보다도 나이가 많은 30대의 유부녀였지만 그 사실을 알지 못하는 유서연으로서는 최민석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을 의문의 여성이 자신보다 어리고,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상상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한국인 중에서는 명백하게 최상위권에 들어갈 몸매와 얼굴도 누군지 모를 가상의 여성에게는 밀리는 기분이고, 유서연의 유일한 콤플렉스인 나이 차이는 계속해서 불안감을 부채질했다.
당장이라도 최민석을 찾아가 매달리고 싶다.
그런 여자보다 내가 훨씬 낫다고. 더 잘해줄 수 있다고. 제발 버리지 말아 달라고.
하지만 당장 그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만약 알아내서 찾아간다고 하더라도 분명히 역효과만 일어날 것이다.
노예 주제에 주인의 생활에 간섭하려고 하냐면서.
엄밀히 따지면 자신 스스로 노예 선언을 했을 뿐이지, 정말로 노예가 된 것은 아니었지만 일방적으로 이쪽이 매달릴 수밖에 없는 관계는 사실상 노예와 주인의 관계나 다름없었으니까.
결국 유서연은 식사조차 하지 않고 휴게실에서 불안한 시간을 보냈다.
집에 돌아가면 최민석이 기다리고 있기를.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을 안아주고, 역시 네가 최고라며 칭찬해주기를.
애써 행복한 생각을 떠올리며 불안감을 떨쳐내며 간신히 퇴근 시간까지 버텨낸 유서연은 곧바로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아아…!"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 유서연은 곧바로 활짝 핀 웃음을 지었다.
있다. 그의 신발이 언제나처럼 자연스럽게 현관에 놓여져 있었다.
'주인님, 주인님…!'
안도에 찬 유서연은 곧바로 신발을 벗어 던지고 안으로 들어가 최민석을 찾았다.
욕실에는 불이 켜져 있지 않으니 아닐 테고, 최민석이 자신의 방에 있을 이유는 없으니 자연스럽게 최민석의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후우우…."
최민석의 방 문 앞에 선 유서연은 짧게 심호흡하며 두근대는 마음을 정리했다.
방 안에서는 아무런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다.
하지만 곧장 문을 열고 들어갈 수는 없으니 우선은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
똑똑-.
"주인님. 방에 계시나요?"
쓸데없이 크지 않으면서도 최대한 잘 들리도록 선명하게 가다듬은 목소리로 말한 유서연은 얌전히 대답이 돌아오길 기다렸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는다.
아니, 대답은커녕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는 상황에 또다시 초조함이 밀려들었다.
"주인님…? 안 계시나요?"
방 안에 있지 않다면 당연히 대답도 돌아오지 않을 텐데.
유서연은 다시 한번 문을 두드리며 초조한 목소리로 최민석을 찾았다.
"주인님?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딱히 최민석의 방에 들어가면 안 된다는 규칙도 없고, 주의를 받은 적도 없지만 유서연은 철저히 최민석의 생활공간을 지키고 침범하지 않았다.
혹시라도 그가 자신을 귀찮아할지도 모른다는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조차 할 수 없었다.
혹시라도 그가 방에 없다면? 문 너머로 최민석과 다른 여자가 함께 있는 거라면?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불안감에 유서연의 손이 문고리 위로 올라갔다.
"드, 들어갈게요."
유서연은 결국 문고리를 돌리고 방 안으로 들어갔다.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방에 들어온 유서연의 시선이 빠르게 주변을 훑어내렸다.
'다행이야….'
방에 있는 건 최민석 혼자였다.
다른 여자와 함께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의도해서 자신을 무시한 것도 아니다.
침대에 누워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그의 모습에 조용히 가슴을 쓸어내렸다.
고작 반나절 남짓한 시간에 혼자 불안에 떨었을 뿐이다.
남들이 본다면 호들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최민석에게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불안해서 참을 수가 없었다.
"주인님…."
유서연은 비척비척 걸어 침대에 올라와 최민석의 곁에 누워 그의 몸을 끌어안았다.
상황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는데, 그의 품에 안겨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온갖 불안감이 사라지고 편안한 기분이 들었다.
*
"얘는 왜 여기서 자고 있어?"
성은영과의 찐한 정사로 지친 몸을 회복하기 위해 침대에 누워서 잠들었던 것까지는 기억난다.
하지만 유서연은 왜 자신의 몸을 꽉 끌어안고 행복한 얼굴로 잠들어 있는 걸까.
서로 옷까지 제대로 입고 있는 걸 보면 따로 뭘 한 것 같지는 않고. 내가 자고 있는 사이에 달라붙은 건가?
힐끗 시선을 돌려 벽에 걸린 시계를 확인해보니 벌써 오후 7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내가 2시 정도에 집에 도착했으니 5시간 정도 잔 모양이다.
"어쩐지 몸이 개운하다 했네."
잠들기 전에는 온몸이 나른해서 움직이기도 싫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정신도 또렷하고 몸도 기운이 넘친다.
물론 하반신 역시 푹 잤다는 듯이 기운차게 불끈거리고 있었고.
도대체 뭐가 그리 좋은지 기분 좋게 웃는 표정으로 잠들어 있는 유서연에게는 미안하지만 한 발 빼고 싶어졌으니 깨워야겠다.
"서연아. 일어나봐."
"아우웅…."
평소라면 이렇게 어깨를 가볍게 흔들기만 해도 곧바로 일어났을 텐데.
오늘의 유서연은 일어나려고 하기는커녕 내 등을 끌어안은 팔에 힘을 꽉 주고 안으로 파고들려는 것처럼 가슴팍에 얼굴을 부벼댄다.
"귀엽긴 한데…."
귀여운 건 귀여운 거고, 주인님이 깨우는데 이렇게 응석을 부리면 곤란하다.
나는 가볍게 훈계해줄 생각으로 유서연의 뒤로 손을 뻗어 높게 들어 올렸다가 그대로 엉덩이를 향해 휙 내려쳤다.
짜악!
"꺄악!?"
옷 위로 내려쳤음에도 신기할 정도로 찰진 소리가 울려 퍼지며 비명과 함께 유서연의 몸이 번쩍 튀었다.
"잘 잤어?"
"주, 주인님?"
"얼마나 깊게 자면 깨워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해?"
"죄, 죄송해요."
유서연은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싶은 눈빛을 하면서도 곧장 사과해왔다.
내 말이면 전후 사정 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는 듯한 태도는 확실히 기특했다.
"피곤하면 그럴 수도 있지. 그보다 한 발 빼야겠으니까 빨아봐."
"아, 네! 허리 좀 들어주실래요?"
유서연은 어째서인지 평소보다 기쁜 표정으로 내 바지를 벗겨온다.
"하아…. 주인님의 자지…♥ 쪼옥…♥ 쪽…♥"
마치 연인에게 하는 것처럼 사랑이 가득 담긴 키스가 귀두와 기둥에 쪽쪽 소리를 내며 퍼부어진다.
그렇게 몇 번 자지에 입을 맞추며 달라붙은 유서연은 그대로 입을 벌려 귀두를 입에 삼켰다.
"하움…. 움…. 츄룹…. 쯉…."
성은영의 펠라도 제법 능숙하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매일같이 내 자지를 빨아댄 유서연의 펠라는 수준 자체가 다르다.
매끄럽게 이어지는 혀 놀림 하나하나에 나도 모르게 다리가 쭉 뻗어질 정도의 쾌감이 몰아닥치고, 요염한 눈웃음과 함께 불알을 부드럽게 쥐고 살살 굴리는 손놀림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츄읍…. 츄룹, 츕, 츄루루루…."
오늘따라 유독 기분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귀두 곳곳을 사탕처럼 굴려대는 움직임에 연신 자지가 불끈거리며 빠르게 사정감이 차오른다.
쾌감을 위한 움직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강렬하게, 정액을 뽑아내기 위한 움직임으로 변해간다.
"쮸웁…! 쮸웁…! 쮸우우웁…!"
"크으…. 진짜 끝내주네."
이렇게 며칠은 굶은 것처럼 집요하게 달라붙어 오면서도 정확하게 기분 좋은 곳을 핥는 펠라는 나도 모르게 감탄이 흘러나올 정도로 훌륭하다.
평소와는 다른 종류의 쾌감에 사정감이 차오른 나는 그대로 유서연의 머리를 꾹 누르며 시원스럽게 사정했다.
뷰릇! 뷰르르릇! 뷰릇!
"우움…. 움…. 꿀꺽…. 꿀꺽…."
정액을 삼키는 표정 역시 평소 이상으로 황홀하게 녹아내리고 있었고, 마치 절정하고 있는 것처럼 몸을 부르르 떨기까지 한다.
나는 실시간으로 녹아내리는 유서연의 표정을 감상하며 계속해서 정액을 쏟아낸다.
뷰르릇! 뷰릇! 뷰릇!
"꿀꺽…. 으붑…. 움…. 꿀꺽…."
입 안을 가득 채운 정액이 밖으로 흘러내리는 와중에도 유서연은 필사적으로 정액을 삼키며 턱선을 타고 흘러내리는 정액을 양손을 모아 받아내고 있었다.
설마 저것도 다시 먹을 생각인 걸까?
뷰릇…! 뷰릇…!
"꿀꺽…. 움…. 쮸웁…. 쯉…. 후아아…♥"
사정이 끝난 자지를 부드럽게 빨아 요도에 남은 정액까지 빨아들인 유서연은 만족스러운 듯 길게 한숨을 토해냈고, 손바닥에 받아둔 정액까지 입으로 흘려 넣어 다시 꿀꺽꿀꺽 삼켜냈다.
"주인님 정액 너무 맛있어요…♥"
"우리 서연이. 평소에도 변태 같았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심하게 발정 났네?"
"주인님이랑 떨어져 있는 동안 너무 외로웠어요…."
"겨우 반나절인데?"
"그래도요…."
오늘의 유서연은 확실히 뭔가가 다르다.
물론 나쁜 쪽으로 달라졌다는 건 아니고, 자기감정에 더 솔직해졌다고 해야 할지, 정말로 꼬리만 달렸으면 주인을 정말 좋아하는 애완견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응석을 부려온다.
"주인니임…. 서연이 보지 발정 나서 못 참겠어요…. 자지 주세요…♥"
이번에는 배를 드러내고 복종하는 개처럼 누운 자세로 보지를 벌려 선홍빛 속살을 훤히 드러낸 채로 애원해온다.
솔직히 점심도 안 먹은 상태라 배가 고프긴 했지만 자지가 서 있는 상태에서 이렇게 유혹해오면 참는 것도 고역이다.
"슬슬 저녁도 먹어야 하는데. 한 번만이다?"
"하으으응…! 가, 감사합니다…♥"
그저 가볍게 삽입했을 뿐인데도 유서연은 질벽을 부들부들 경련시키며 가볍게 절정해 버렸다.
나는 평소처럼 질척하게 휘감겨오며 자지를 꽉꽉 물어대는 조임을 만끽하며 보지를 쑤신다.
쮸걱, 쮸걱, 쮸걱, 쮸걱♥
"하응…! 아응…! 아아앙…! 하으응…! 주인님 너무 조아아…♥"
유서연은 내 등을 꽉 끌어안은 채로 절정할 때마다 황홀한 목소리로 신음하며 녹아내렸다.
뭔가 이쪽을 바라보는 눈빛이 조금 더 질척하게 변한 것 같지만 이건 이것대로 꼴렸으니 그냥 즐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