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9화 > 성욕 해소 프로그램 2회차 (2)
"아빠 없는 동안 엄마 말 잘 들어야 한다?"
"응! 잘 들을게요!"
"그래. 착하다. 그럼 아빠는 다녀올게."
"다녀오세요!"
"다녀오세요. 여보."
성은영은 흐뭇하게 딸을 끌어안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남편에게 함께 인사를 건넸다.
사실은 자신이 품에 안겨있고 싶었지만 딸에게 양보하기로 했다.
물론 남편은 자신에게도 시선을 보내며 살짝 웃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낮에는 가족이 함께 놀이공원과 수족관에 다녀왔고, 밤에는 부부 사이의 사랑을 마음껏 나눈 덕분에 엄마로서도, 아내로서도 만족할 만한 시간을 보낸 성은영은 아주 기분이 좋았다.
물론 내일부터는 다시 혼자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긴 하겠지만, 지금의 행복한 기분이라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최민석으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
[화요일 오후 3시 30분. 장소는 이전과 동일합니다.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해 자위는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
화요일이면 바로 내일이다.
남편이 있을 때 연락을 받지 않은 건 다행이지만, 남편이 떠나고 바로 다음 날 다른 남자를 만나러 가는 것 역시 양심에 찔리는 일이었다.
"…지금은 딱히 필요 없을 것 같은데."
최민석의 말에 따르면 자신의 문제점은 정조 관념이 아니라 성욕에 관한 부분이 아니던가.
지난 3일 동안 남편과 관계를 맺으며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으니 당장은 성욕 해소 프로그램을 진행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확인만 해보자."
판단은 자신이 하는 게 아니지만, 자신의 상태를 알려 판단에 도움을 주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은가.
별다른 효과도 보지 못할 업무를 진행하는 건 서로에게 피곤한 일일 뿐이었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성은영은 곧장 그에게 답장을 보냈다.
[지금은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3일 전에 남편이 집에 돌아와서 같이 시간을 보내서 지금은 충분히 만족스럽고….]
"아으…."
의식의 흐름에 따라 답장을 적어나가던 성은영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이유야 뭐가 됐든 남편과의 성생활을 다른 이이게 보고하는 형태가 되어버린 문자를 스스로 적고 있는 것 아닌가.
게다가 그 내용이 '3일 동안 남편과 만족스럽게 성관계를 맺어 만족한 상태입니다.' 라는 내용이어서야 부끄럽지 않을 리가 없다.
"그, 그래도 보내야지."
자신의 부끄러움보다는 한 번이라도 프로그램의 횟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생각하며 성은영은 멈췄던 손을 다시 움직였다.
[지금은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3일 전에 남편이 집에 돌아와서 같이 시간을 보내서 지금은 충분히 만족스럽고 성욕도 느껴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한동안은 괜찮을 것 같으니 날짜를 미루는 게 어떨까요? 상태가 좋지 않다 싶으면 제가 연락 드리겠습니다.]
"…좋아."
자신이 생각해도 이해하기 쉽고, 기분 나쁠 구석이 없는 깔끔한 내용이다.
이쪽의 상태와 의사도 확실히 전달됐고, 잘 풀린다면 자신이 연락할 때까지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
그런 일말의 기대를 담아 메시지를 전송했고,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답장이 돌아왔다.
[성실한 답변 감사합니다. 다만, 자가 진단만으로 업무를 넘길 수는 없으니 내일은 간단한 진단 절차를 통해 상태를 확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단을 통해 상태가 양호하다고 판단된다면 프로그램의 진행은 미루도록 하겠습니다. 장소는 동일합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자위는 삼가주시길 바랍니다.]
"역시 그냥 넘어가는 건 안 되나…."
그래도 희망이 보인다.
성욕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지금 자신의 상태라면 문제없다는 판단을 무리 없이 받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한 것도 잠시, 문자를 받고 몇 시간이 채 지나지도 않았음에도 성은영의 몸은 점점 뜨겁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왜 이러는 거야…."
그동안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던 성욕이 온몸을 후끈거릴 정도로 강렬하게 끓어오른다.
"분명 만족했는데…."
남편과의 관계는 평소 이상으로 만족스러웠다.
그것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기에 더더욱 자신의 상태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게다가, 당장이라도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어지는 몸 상태는 또 어떤가.
이런 상태로는 도저히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답장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제발…."
이 뜨거운 몸 상태가 일시적인 현상이길. 내일이 되기 전까지는 깔끔하게 돌아오기를 바라며 애처롭게 달아오른 몸 상태를 애써 참아냈다.
*
성은영에게 답장이 온 건 의외였지만 답장의 내용은 더더욱 예상 밖이었다.
"남편이 다녀갔었어?"
이래저래 길게 적어놓긴 했지만 요약하자면 바로 어제까지 남편이 있다 갔고, 지금은 몹시 만족스러운 상태니까 다음에 해도 될 것 같다.
"…애쓰고 있네."
물론 남편과의 관계는 평소보다 만족스러웠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되도록 최면을 걸어뒀으니까.
하지만 나한테 호출을 받은 이상 다시 성욕이 끓기 시작할 테니 지금 돌아온 답장은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의미 없는 내용이 되어버릴 것이다.
그래도 억지로 밀어붙일 수는 없으니 적당한 핑계를 대서 다시 한번 성은영에게 호출 문자를 보냈다.
간단한 진단 이후 문제가 없다면 프로그램 진행을 연기하겠다. 그렇게 문자를 보내자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겠다는 답장이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 날.
모텔에 도착한 성은영은 예상했던 대로 잔뜩 발정 난 상태였다.
"오랜만에 뵙네요. 잘 지내셨습니까?"
"덕분에…."
본인은 최대한 태연한 척하고 있지만 희미하게 상기된 피부와 얕게 새어 나오는 숨결은 눈앞의 여성의 몸이 이미 충분히 달아오른 상태라는 걸 드러내고 있다.
"남편분이 다녀가셨다고요?"
"아, 네."
성은영은 남편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흠칫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보내주신 문자는 확인했습니다. 바로 어제까지 3일 동안 남편분이 돌아오셨었고, 성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당장 성욕 해소 프로그램을 진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요."
"…맞아요."
문자에서 느꼈던 것과 달리 지금의 대답은 묘하게 기운이 빠져 불안해하는 느낌이다.
그야 그동안 잊고 있었던 성욕이 갑자기 올라왔으니 참기 힘들었겠지.
"확인부터 해보도록 하죠. 옷부터 벗어주시겠습니까?"
"…네."
성은영은 불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천천히 옷을 벗기 시작한다.
매끄럽고, 탄력 있는 느낌과는 다른 새하얗고 부드러운 살결과 함께 하늘색의 속옷이 드러나고, 속옷마저 벗겨진 순간 물방울 모양의 훌륭한 가슴이 출렁하고 작게 흔들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서 있네요?"
"흐읏…!"
굳이 아래쪽까지 벗어 확인해볼 것도 없이 빳빳하게 솟은 유두를 살짝 꼬집어 문질러주자 성은영의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손대기도 전부터 이렇게 흥분해 계시는데, 정말로 괜찮으신 것 맞습니까?"
"어제까지는, 히익…! 괜찮았는데…. 흐응…!"
성은영은 쫄깃한 촉감의 유두를 살짝 비틀어주는 것만으로도 몸을 움찔거리며 신음을 흘렸다.
"이런 상태면 프로그램 진행을 미룰 수가 없습니다. 동의하시나요?"
"어제까지는 분명히잇…!"
"어제까지는 괜찮았지만 오늘은 어쩔 수 없다는 거네요."
"하으응…!"
유두를 뒤로 잡아당기며 치마 아래로 손을 넣어 확인해보니 속옷 위로도 미끈미끈한 물기가 희미하게 느껴졌다.
"사정을 봐 드리려고 해도 이 정도로 티가 나면 어쩔 수가 없습니다. 프로그램은 이대로 진행해야겠네요."
"그, 그런…. 하움, 움…!"
본인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곧바로 달라붙어 입을 맞추자 성은영은 몸을 바싹 움츠리면서도 차마 밀어내지는 못하고 이쪽이 움직이는 대로 혀를 농락당한다.
"우움…. 츄룹…. 츕…."
입을 맞추면서도 이쪽이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성은영은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난다.
어느샌가 침대맡까지 물러난 성은영은 가볍게 들어 올려져 침대에 풀썩 눕혀졌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편하게 즐기시면 됩니다."
"저, 저는 그럴 수가 없어요…. 아무리 받아들이려고 해도 그이에게 미안해서…."
"괜찮습니다. 은영 씨가 이상한 게 아니에요. 처음에는 다들 그렇습니다. 꾸준히 진행하다 보면 익숙해질 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말로 그럴까?
이게 공무라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성은영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관계를 맺는다는 이 행위에 익숙해진 자신의 모습은 도저히 떠올릴 수가 없었다.
성은영이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이, 나는 망설임 없이 성은영의 치마와 속옷을 벗겨 새하얀 알몸을 밖으로 드러냈다.
'유서연이랑은 또 다르단 말이지.'
성은영과 유서연. 둘 다 나이 차가 꽤 나는 연상에 글래머러스한 몸매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뭐라고 해야 할까, 살결의 부드러움이 다르다.
30대라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아기처럼 압도적으로 부드러운 피부에서 오는 느낌은 그동안 만난 그 어떤 여자에게서도 느낄 수 없는 매력이었다.
아마 남편과 딸만 없었다면 노예 2호, 혹은 3호로 만들 계획을 세웠을지도 모를 정도로.
"츄릅."
"흐앙…!"
애액으로 미끌미끌해진 보지를 핥는 것만으로도 허리가 움찔 떨리며 튀어 오른다.
"츄릅, 츕, 쮸우웁…!"
"앗, 하앙…! 빠는 거, 흐아앙…!"
싫어하는 마음과 달리 몸은 솔직하게 쾌락을 느낀다는 신호를 드러낸다.
참지 못하고 흘러나오는 목소리, 점점 양을 늘려가는 미끌미끌한 애액, 어쩔 줄 모르고 움찔거리는 신체는 빨리 안에 자지를 쑤셔 박고 정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부글부글 끓어오를 정도로 매력적이다.
"남편분은 이런 걸 잘 안 해주시나요?"
"나, 남편 얘기는 하지 말아주세요…!"
남편 이야기가 나오자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희롱당하던 보지가 꾸욱 수축하며 혓바닥을 조여들었다.
"업무에 필요한 질문입니다. 평소 남편과의 성관계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말씀해주셔야 그에 맞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런…."
"비밀 유지는 확실하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솔직하게 대답해주세요."
계획에는 없던 즉흥적인 질문이었지만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남편에 관한 이야기에는 거부감을 느끼는 듯하지만, 과연 그게 전부일까?
혀를 움직이는 것도 멈추고 조용히 답변을 기다리자 성은영은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가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그이는 입보다는 손으로 자주 해주는 편이에요…."
"손으로 어떻게 하시죠?"
나는 아예 입을 떼어내고 성은영의 두툼한 보지 둔덕 위로 손을 올렸다.
대답이 돌아오는 즉시 똑같이 해줄 생각이다.
성은영도 내가 뭘 할지 이미 짐작했는지, 꿀꺽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