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4화 > 불감증 보지 길들이기 (3)
"……?"
임예진은 바지를 내리던 표정 그대로 굳어 작게 눈을 깜빡였다.
이게 뭐지?
눈에 들어온 물건을 위에서 아래로, 차분하게 훑어내린다.
"……?"
자지. 자지다. 그동안 지겹도록 봐온 것.
큰 것도 봤고, 작은 것도 봤고, 심지어 금지라고 써놨음에도 당당히 구슬 따위를 박아 인테리어를 하고 들어온 징그러운 물건도 봤다.
하지만 이건 뭔가 다르지 않나?
그동안 왔던 손님 중에서 가장 큰 남자를 데려오더라도 기껏해야 발기하기 전의 크기와 비슷할 정도라고 생각될 정도의 압도적인 크기.
아니, 크기 말고도 뭔가가….
"다리 들었는데, 안 벗겨줘?"
"하, 할 거예요."
남자의 말에 흠칫 정신을 차리며 멈췄던 손을 내려 바지를 벗겨냈다.
그러면서도 시선은 여전히 자지를 힐끔거리고 있었다.
"놀랐어?"
"…별로요."
아주 조금, 조금 놀라긴 했지만 딱 그것뿐이다.
어차피 크기만 하지 기분 좋지도 않을 텐데.
이미 쾌감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었기에 규격 외의 크기에도 놀람 이외의 감정은 가지지 않을 수 있었다.
"오우…."
자신이 옷을 벗자 남자는 자신의 몸을 쭉 훑어내리며 감탄을 흘렸다.
다른 남자들과 다를 것도 없는 반응에 완전히 침착을 되찾은 임예진은 곧장 욕실로 들어갔다.
남자 역시 자신의 뒤를 따라 욕실에 들어왔고, 남자가 양치를 하는 사이 말없이 몸을 씻겨준다.
이후에 한 번 몸을 섞은 것을 제외하면 세신사와 다를 것도 없는 일이다.
자신이야 돈만 들어오면 상관없지만….
"흣…?"
귀찮은 작업을 처리하는 것처럼 슥슥 움직이던 손이 또다시 멈칫한다.
한 손으로는 다 쥘 수도 없을 정도로 두꺼운 기둥을 쥐고 거품을 칠해주는 순간 자지 전체에 불끈하고 힘이 들어가더니 순식간에 크기를 키워 발기해버렸다.
이 정도면 자지가 아니라 몽둥이라고 불러야 할 수준의 물건에 또다시 시선을 빼앗겼다.
"안 씻겨줘?"
"…할 거니까 그만 재촉해요."
남자의 재촉에 다시 흠칫하며 정신을 차리고 딱딱하고, 지렁이처럼 울퉁불퉁한 혈관의 감촉을 느끼며 자지를 마저 씻어내고 다리까지 전부 씻겨냈다.
"먼저 나가 있어요. 금방 씻고 나갈 테니까."
"혹시 자기가 씻겨주겠다는 손님도 있어?"
"…있어요."
남자의 질문에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대답했다.
솔직히 말하면 기분 나쁘다. 조금의 호감도, 성적 매력도 느낄 수 없는 상대가 자신의 몸을 마구 더듬고 문질러대는 일이 기분 좋을 리가 있나.
다만 그 정도는 서비스의 영역이라 참고 넘어갈 뿐이었다.
이 남자도 그러고 싶은 걸까? 기분 나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래? 그럼 씻고 나와."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남자는 듣고 싶은 대답을 들었다는 듯 망설임 없이 홱 돌아 욕실을 나갔다.
그냥 단순한 호기심이었던 모양이다.
자신의 몸매가 워낙 좋다 보니 달라붙는 손님의 비율도 꽤 됐는데, 질척거리지 않는 걸 보니 이번 손님은 역시 꽤 괜찮은 타입이었다.
간단하게 몸을 씻고 밖으로 나오니 남자가 침대 등받이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었고, 임예진은 그의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
"어떻게 해줘요?"
먼저 이것저것 해주는 서비스도 없다.
남자가 박고 싶으면 박고, 빨아달라고 하면 빨아줄 뿐이지 굳이 사근사근한 태도를 보이지 않아도 다시 올 사람은 다시 올 테니 귀찮게 감정 노동을 해줄 필요도 없었다.
"다리 벌려봐."
"이렇게요?"
남자의 요구대로 다리를 벌린다.
남자는 망설임 없이 손을 뻗어 질내에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찔꺽….
미리 적셔둔 애액이 남자의 손가락에 얽혀 질척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손님이 오기 전에 보지를 적셔두는 일은 귀찮지만 해두지 않으면 안쪽에 상처가 날 수도 있기 때문에 꼭 해둬야 하는 일이었다.
"일단 입으로 해봐."
"입으로 싸는 것도 횟수에 포함되는 건 알죠?"
"알아."
"그럼 뭐…."
입으로 뽑을 수 있으면 차라리 그게 낫다.
다른 여자들은 어떤지 몰라도, 남성과의 관계에서 아무런 쾌감도 느낄 수 없는 자신은 질내에 자지가 들락날락하는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졌는데, 썩 좋은 기분이라고 할 수는 없는 감각이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아래쪽으로 뽑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우움…. 쯉…. 쮸웁…. 츄룹…. 쯉…."
이 자지는 단순히 길기만 한 게 아니라 턱이 아플 정도로 굵다.
제대로 삼키려고 해도 반도 삼켜지지 않을 정도고, 자신의 혀 놀림에 맞춰 불끈거리고는 있지만 언제 쌀지도 모르겠다.
만약 이 손님이 지루라면 정말 피곤한 작업이 될 텐데.
"침만 묻혀. 박을 때 안 아프게."
무심하게 들려오는 목소리에 남자의 평가가 또 한 단계 올라갔다.
아무리 안쪽이 젖어 있어도 남자 쪽도 젖지 않으면 가끔 아플 때가 있었는데, 이 남자는 자기 크기를 아는 건지 자지를 미리 적셔두려고 했던 모양이다.
"츄룹…. 츕…."
남자의 말을 듣자마자 그대로 입을 떼고 기둥을 핥아 자지 곳곳에 침을 묻힌다.
저번에 받았던 대물 손님은 꽤 아팠으니까, 최대한 꼼꼼하게, 빈틈없이 침을 묻혔다.
"됐어. 다시 다리 벌려봐."
역시 상대하기 편하다.
남자의 말에 곧바로 침대에 등을 붙이고 누워 다리를 벌려주자 그대로 삽입을 시도해온다.
쯔걱….
커다란 귀두가 입구를 좌우로 풀어헤치고 안으로 파고든다.
"흡…."
임예진은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켜며 눈살을 찌푸렸다.
아직 귀두만 들어왔을 뿐인데, 느껴지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물론 그건 자신의 사정이고, 남자는 자신의 반응에 잠깐 멈칫했을 뿐, 다시 허리를 밀어붙이며 자지를 깊게 삽입해온다.
"으읏…!"
자지가 안으로 들어올수록 압박감이 점점 심해진다.
그동안 느껴왔던 것들과는 다르다. 훨씬 굵고, 훨씬 뜨겁고, 훨씬 깊게 들어온다. 하지만 여전히 쾌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오오…?"
'그럼 그렇지.'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드는 것도 잠시. 들어오던 것을 멈추고 신기하다는 듯 감탄하는 남자의 목소리에 다시 흥미가 팍 식었다.
이 남자도 자신의 조임에 당황하고 있다. 결국은 제 좋을 대로 허리를 흔들다가 싸버리고, 그렇게 끝나겠지.
찌걱…. 찌걱…. 찌걱….
"흐읍…. 읏… 하아…."
힘들다.
난생 처음 보는 규격 외의 대물이 뱃속을 가득 채우고 왕복하는 느낌에 숨쉬기가 힘들었다.
찌걱…!
"으읏…!"
안 그래도 남들은 들어오지 못한 곳까지 들어온 주제에, 기습적으로 깊게 파고들어 온 자지가 안쪽 깊은 곳을 푹 쑤셨다.
'자궁인가…?'
대물 손님이라면 살짝살짝 닿는 경우는 있어도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찔려진 것은 처음이다.
처음 느껴보는 장소를 쑤셔진 느낌은 그저 조금 아프다는 느낌뿐이었다.
남자는 자신이 느끼는 곳을 찾으려는 건지, 이번에는 아래쪽으로 손을 뻗어 클리토리스를 살살 건드려보고 있지만 고작 그런 걸로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면 진작에 느꼈을 것이다.
찌걱…! 찌걱…! 찌걱…!
시간이 지날수록 허리 놀림이 조금씩 강해진다.
슬슬 싸는 건가? 싶었지만 15분이 지난 지금도 남자는 지치지 않고 허리를 흔들어대고 있었다.
'하아….'
아무리 태도가 나빠도 관계 도중에 대놓고 한숨을 쉬는 건 실장한테까지 연락이 갈 일이었으니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쓸데없이 크기만 한 지루. 매너는 괜찮았지만 다른 의미로 피곤한 타입이다.
자신에게 박았던 남자들은 대부분이 10분을 버티지 못했고, 좀 오래 버틴다고 해도 15분 정도가 한계였는데. 이 남자는 15분을 넘겨서도 쌀 생각을 않는다.
"흐읍…. 읏…. 하아…."
안쪽을 깊게 쑤셔질 때는 숨을 들이키고, 자궁을 찔리는 순간 몸을 움찔 떨었다가, 빠져나갈 때 숨을 내뱉는다.
결국은 지루한 반복 작업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시간이 20분을 넘었을 때쯤, 허리를 붙잡고 있던 남자의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면서 자지가 불끈하고 한층 크게 부풀었다.
'이제야 싸네.'
쾌감을 느끼지 못하는 탓에 남들 이상으로 사정 직전의 전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기에 확신할 수 있었다.
찌걱…! 찌걱…! 찌걱…!
"흐읍…! 흡…! 흐읍…!"
안쪽을 찌르는 움직임이 격렬해지며 자궁을 연달아 푹푹 찔러댄다.
조금 아프긴 하지만 이제 끝이라는 생각에 최대한 참으며 호흡을 진정시키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 마침내.
뷰룻! 뷰르르르르릇!!
"으, 흐읏…!?"
뜨겁다.
화상이라도 입을 것처럼 뜨거운 정액이 말도 안 되는 기세로 마구 쏟아져 들어온다.
뷰르르릇! 뷰릇! 뷰릇!
"흐으읏…!"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허리가 움찔움찔 떨려온다.
그저 불쾌하기만 했던 질내사정이라는 행위가 평소와는 다르게 느껴진다.
뷰릇…! 븃…! 븃…!
"흐읏…. 하아, 하아…."
길게 이어진 사정이 마침내 끝났다.
임예진은 식은땀을 흘리며 거칠게 숨을 골랐다.
'너무 많이 싸잖아….'
이러면 나중에 계속 흘러나와서 귀찮은데. 가뜩이나 깊게 쑤셔 박고 싸질렀으니 아마 하루 종일 그러지 않을까 싶어 슬금슬금 짜증이 올라왔다.
"흐읏…!?"
숨을 다 고르기도 전에, 다시 한번 안쪽을 푹 쑤셔졌다.
'뭐야…?'
한 번 싸고 나서도 단단함을 유지하는 남자가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보통은 싸고 나면 조금 쉬는 게 보통인데, 이 남자는 겨우 숨 한번 고를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허리를 흔들고 있다.
찌걱…! 찌걱…! 찌걱…!
"흐읏…! 흡…! 흐읏…!"
조금 숨을 돌리려던 도중에 기습적으로 들어온 탓에 호흡이 어긋났다.
"흐읏, 읏, 흐읍…!"
어떻게든 숨을 고르려고 해도 커다란 자지로 안쪽을 푹푹 찔려대는 탓에 점점 숨이 차오르기만 했다.
"흐읏, 잠깐만, 읏, 흐읏…!"
"미안. 지금 한창 좋아서 못 멈추겠네."
찌걱!
"흐읍…!"
대답과 동시에 자궁을 푹 쑤셔졌다.
커다란 자지가 뱃속을 가득 채운 탓에 숨쉬기가 힘들다. 이래서야 도저히 숨을 고를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앞으로 20분은 더 이러고 있어야 하는데….'
한번 싼 남자가 다시 싸는 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최소로 잡아도 20분. 혹은 그보다 더 걸릴 수도 있을 텐데. 계속 이 상태라면 금방 지칠 텐데.
물론 남자는 자신의 사정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신나게 허리를 흔들어대고 있다.
결국 자기만 기분 좋을 거면서.
'짜증 나….'
다행히도 남자가 다시 사정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히려 처음보다 빠르게, 고작 10분이 조금 지난 타이밍에서 두 번째 사정이 이어졌다.
뷰르르르르르릇!!
"흐긋…!"
두 번째 사정임에도 처음과 조금도 다르지 않은 강렬한 기세로 정액이 쏟아져 들어온다.
임예진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 강렬한 느낌에 식은땀이 흐르고, 허리가 움찔거리면서 발가락이 꽉 오므라들고 있었다.
뷰릇! 뷰르르르릇!
"하악, 학…!"
븃…! 븃…!
'뜨거워….'
에어컨을 틀어둘 걸 그랬나?
방이 너무 덥다.
이 남자가 쓸데없이 체력이 너무 좋으니까, 자신까지 금방 지쳐버렸다.
찌걱…!
"히윽…!?"
"샷 추가했으니까 더 해도 되지?"
태연한 목소리와 함께 또다시 안쪽을 푹 쑤셔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