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시스템-45화 (45/775)

< 45화 > 불륜 예방을 위한 성욕 해소 프로그램 (2)

자신이 알고 있는 섹스는 이런 게 아니었다.

좀 더 무언가, 분위기라고 해야 하나. 남녀가 서로를 원하는 마음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럽게 서로의 체온을 나누고 사랑을 확인하는 행위가 아니었던가.

그 과정에서 음란함과 쾌락은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흐윽…! 하아아앙…!!"

끈질기게 이어지는 애무에 또다시 절정에 달한 성은영은 더 이상 참아지지 않는 신음을 마구 토해내며 쾌락에 몸을 떨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난 걸까.

10분? 20분? 잘은 모르겠지만 자신이 적당히 느끼거나 한 번 가버리는 정도에서 애무를 멈추는 남편과 달리, 최민석은 자신이 몇 번이고 가버려도 애무를 멈추지 않았다는 것뿐이다.

"머, 멈쳐주세여…. 이제 충부나니까…."

뱃속이 뜨거워서 참을 수가 없다.

그동안 의식해본 적도 없던 몸 속 깊숙한 어딘가에서 뜨거운 열기가 징징거리며 울려대는 탓에 도저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음. 슬슬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긴 하네요."

그래. 충분하다.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이렇게까지 많이 가버린 적은 없었으니 당연히 충분할 것이다.

다리 사이에서 스르륵 빠져나오는 최민석의 머리를 멍한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서로가 생각하는 '충분하다'의 의미가 다르다.

성은영은 이걸로 프로그램이 다 끝났다고 생각했지만 침대에 완전히 뻗어 눈을 감은 상태에서 들려오는 스륵, 스르륵 하고 옷감이 스치는 소리에 다시 눈을 뜨고 상황을 확인했다.

"아, 아직 안 끝난 건가요…?"

"당연하죠. 애초에 섹스까지 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렇게 말하긴 했었다.

실제로 자신도 이곳에 올 때까지 성욕 해소 프로그램=섹스라고 생각하고 각오를 다지고 있었고 말이다.

다만, 평소 이상으로 강렬한 쾌락에,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연이은 절정에 잊고 있었을 뿐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애무는 충분하게 해뒀으니 아프시진 않을 겁니다."

자신의 떨리는 눈동자를 아플지도 모른다는 걱정으로 받아들였던 걸까. 나름 자신의 속을 잘 알아맞히던 최민석이 이번에는 헛다리를 짚었다.

성은영이 걱정하는 것은 이다음에 일어날 일을, 이 민감해진 몸으로 남성의 물건을 받아들이면 어떻게 될지…. 미지의 경험에서 오는 불안함이었다.

아니, 그냥 겁먹었다고 생각하는 게 맞을지도.

그러거나 말거나, 최민석은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느라 멈췄던 손을 다시 움직여 옷을 벗기 시작한다.

위에 걸치고 있던 셔츠가 벗겨진 순간, 탄탄하게 근육이 잡힌 남성의 신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으으…."

남편 이외의 다른 남자의 몸을 보는 건 처음이다.

하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남자의 몸은 훌륭했다.

운동선수들처럼 쫙쫙 갈라진 근육은 아니었지만, 각이 딱 잡혀 균형 있게 만들어진 신체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무심코 이곳저곳을 훑어내릴 정도였으니까.

'우리 그이도….'

예전에는 저렇게 좋은 몸을 하고 있었다.

지금도 딱히 몸이 나쁘다고 할 정도까진 아니지만 아무래도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예전 같은 탄탄한 몸을 유지하지는 못했으니까.

그저 옷을 벗은 것만으로도 성적인 어필처럼 느끼는 건 최민석의 몸이 좋아서일까, 자신이 음란해서 그런 걸까.

'오랜만이라 그런 거겠지…?'

남편과 마지막으로 관계했던 것도 한 달이나 지났으니 어쩔 수 없다.

성욕이 쌓였으니까, 딱히 최민석에게 매력을 느낀 게 아니라 그냥 성욕이 쌓여서 흥분했을 뿐이다.

사실 어느 쪽이라도 자괴감밖에는 들지 않는 일이었지만 적어도 후자인 쪽이 죄책감이 덜할 것 같았으니까.

그의 상반신을 훑어내리던 시선이 천천히 아래로 내려간다.

하반신은 바지 위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불룩 튀어나와 자기주장을 하고 있었다.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리자 바지 위로 봤던 것보다도 크게 앞부분이 튀어나와 있는 사각팬티가 보였고, 그마저도 내려간 순간.

"히끅…!"

그 경악스러운 크기에 자신도 모르게 딸꾹질이 튀어나왔다.

'저, 저게 뭐야…!?'

다르다.

자지를 처음 본 것도 아니고, 남편의 것을 보면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저건 그동안 자신이 봐왔던, 남편의 것과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였다.

배꼽 방향으로 우뚝 솟아 휘어진 물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굵고 길다. 거기에 중간중간 불거진 핏줄이나 옆으로 굵게 튀어나온 귀두는 흉기라고 생각될 만큼 위협적이었다.

'저런 게 어떻게….'

"놀라셨나 보네요."

"아, 아니에요!"

빨려드는 것처럼 자지를 살펴보던 성은영은 최민석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나서야 깜짝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자신도 모르게 아니라고 소리치긴 했지만 누가 보더라도 놀란 사람이 보이는 반응이었다.

"좀 크죠? 아무래도 업무 내용이 이렇다 보니까, 이런 것도 면접 심사에 포함되거든요."

"그, 그런가요…?"

'좀 큰 수준이 아닌데….'

멋쩍게 설명하는 최민석에 말에 적당히 맞장구치면서도 시선은 힐끔힐끔 아래쪽을 살피고 있다.

남편 이외의 남자와 해본 적은 없다지만, 그래도 큰 게 더 기분이 좋다는 통념 정도는 알고 있다. 하지만 저건 너무 크지 않은가.

'저 정도면 오히려 아플 것 같은데….'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아프진 않을 거라고 했던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야 저렇게 크다면 당연히 아프겠지.

침대 시트가 흥건하게 젖을 정도로 애액을 흘려대고 있으면서도 아프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 정도라니.

"걱정하지 마세요. 이 정도로 젖었으면 거의 아프지 않거든요."

"네, 네…."

또다시 자신을 안심시키려는 말에 얼떨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커다란 자지가 점점 다가온다.

정말로 하는 건가? 저게 들어온다고?

지척까지 다가온 최민석은 그대로 자신의 다리를 벌리고 커다란 귀두 끝을 질구에 맞추고 가볍게 문질렀다.

"저, 저기…! 콘돔 안 했어요…!"

"정관 수술을 해서 괜찮습니다. 아무리 싸도 임신하지는 않을 테니까 편하게 즐기시기만 하면 됩니다."

미리 예상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돌아오는 대답.

그리고 그 말을 받아들일 틈도 없이 아래쪽에서 둔중한 압박감이 밀려들었다.

쯔어억….

"흐으윽…!"

커다란 자지가 안쪽으로 밀고 들어올 때마다 질벽이 강제로 넓혀지며 허리가 들썩인다.

그의 말대로 몇 번이고 가버리면서 안쪽까지 제대로 젖은 덕분인지 아프지는 않았지만, 뱃속이 가득 차는 듯한 압박감에 숨이 턱턱 막혀왔다.

"흐윽…! 하악…!"

자연스럽게 힘이 꽉 들어가며 침입자를 막으려고 해도, 딱딱하게 발기한 자지는 막힘없이 질주름을 하나하나 넓히며 안으로 파고든다.

'어, 언제까지…!'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던 곳까지 들어오는 것은 금방이었고, 그보다도 깊게 들어오는 탓에 눈앞이 하얗게 물드는 것만 같다.

"하악…! 아, 안대엣…!"

이건 위험하다. 그렇게 직감하며 몸을 비틀었지만 이미 깊숙이 들어온 자지는 조금도 빠져나가지 않고 계속해서 안쪽으로 밀고 들어온다.

그리고 마침내 가장 깊은 곳, 자궁이 있는 위치까지 도달해 마킹이라도 하는 것처럼 한번 꾸욱 눌러주고 나서야 움직임을 멈췄다.

"하으으…."

이쪽이 적응하길 기다리는 걸까. 최민석은 서두르지 않고 깊숙이 자지를 삽입한 채로 움직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저 삽입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뱃속을 가득 채우는 압박감과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뜨거움과 딱딱함, 울퉁불퉁한 느낌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더라도 적응할 수 없을 것 같았으니까.

"어떤가요. 마음에 드시나요?"

"아, 아으, 자, 잠깐만요…."

그가 움직이지 않더라도 커다란 자지는 조금씩 불끈거리며 안쪽을 자극하고 있다.

이게 움직이면 어떻게 되어버리는 걸까.

지나친 쾌감은 두려움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오늘 처음 깨달은 것이었다.

"최대한 부드럽게 할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그, 그게 아니라하앙…!"

찌거억…!

"흐극…!"

찌꺽, 찌걱….

"하으, 하악…!"

그의 말대로 커다란 자지는 거칠게 움직이지 않고 미끌미끌하게 젖은 질내를 부드럽게 왕복하고 있다.

남편과의 관계를 떠올려보더라도 이쪽을 확실하게 배려해주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 움직임이었지만 그로 인해 다가오는 쾌감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

"흐읏…! 하악…! 하앙…!"

커다란 자지가 안쪽으로 밀고 들어오는 압박감도, 두꺼운 귀두가 질육을 긁어내듯 빠져나가는 감각도, 사소한 움직임 하나하나가 폭력적인 쾌감으로 다가온다

"적응은 좀 되셨나요?"

"흐긋…! 아, 아직이에여…!"

가장 깊은 곳의 자궁구를 쿡 찌르며 묻는 최민석에 말에 허리를 움찔 비틀며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천천히 즐기세요."

"햐응…!"

그는 그렇게 말하며 몸을 숙여 자신의 가슴을 빨았다.

쮸웁, 쮸웁, 하고 젖꼭지를 빨아들이는 소리와 함께 근질근질한 느낌이 올라온다.

"가슴이 예쁘시네요. 크고, 모양도 훌륭하고, 부드러워요."

"그, 그게…. 흐응…! 흐읏…!"

이런 상황에서는 도대체 뭐라고 반응해야 하는 걸까.

최민석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계속해서 자신의 가슴을 부드럽게 주무르고, 젖꼭지를 빨았다.

질내를 왕복하는 움직임은 멈췄지만 상식 이상의 흉악한 자지는 그저 안에 들어와 있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턱 막혀올 정도라 도저히 진정되질 않는다.

오히려….

'이러면 안 되는데….'

움직여줬으면 좋겠다.

자지가 닿을락 말락 한 안쪽 깊은 곳에서 징징 울리는 열기에 입술을 잘근 깨물었지만 이미 발동이 걸린 몸은 점점 뜨겁게 달아오를 뿐이었다.

이제 충분하니까, 충분히 적응했으니까 움직여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 필사적으로 버텨보려고 해도 최민석은 입으로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철저하게 길을 들일 생각인지 도무지 움직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먼저 항복 선언을 한 것은 성은영 쪽이었다.

'여보…. 미안해요….'

자신의 몸이 이렇게 음란할 줄은 몰랐다.

남편을 생각하며 참으려고 해도 뜨겁게 달아오른 몸은 간단하게 이성을 무너뜨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빨리 얻어내라며 안달하는 통에 참을 수가 없었다.

"…움직여주세요."

"예?"

"이제 괜찮아졌으니까…. 움직여주세요…."

너무 작게 말한 탓에 제대로 듣지 못했는지, 다시 물어보는 최민석의 말에 성은영은 작게 중얼거리듯 말을 반복했다.

"흐읏…!?"

불끈하고, 질내에서 침묵하고 있던 자지가 크게 껄떡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바로 해드리겠습니다."

찌걱…!

"하으응…!"

가볍게 잽을 날리는 것처럼 허리가 당겨졌다가 안을 쿡 찌른다.

그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참을 틈조차 없이 달뜬 신음이 튀어나왔다.

"상태가 많이 좋아졌네요."

찌걱…! 찌걱…! 찌걱…!

"하응…! 앙…! 하아앙…!"

커다란 자지가 질내를 매끄럽게 왕복하며 쾌감을 주입해온다.

성은영은 반쯤 자포자기한 채로 쾌감을 받아들이며 몸을 떨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 기분 좋아아아….'

처음보다는 빨라졌지만 여전히 부드럽기만 한 움직임에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쾌감이 쏟아져 들어온다.

속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성은영의 몸은 서서히 쾌감에 길들여지고 있었다.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