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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큐버스 시스템-44화 (44/775)

< 44화 > 불륜 예방을 위한 성욕 해소 프로그램 (1)

"후우우…."

이걸로 도대체 오늘만 몇 번째 한숨인지.

성은영은 외출 준비를 끝마치고, 마지막으로 집안을 둘러보며 푹 한숨을 쉬었다.

전날, 어질어질할 정도로 피로했던 몸 상태는 낮잠을 자고 일어나보니 괜찮아져 있었지만 마음까지 편안해진 것은 아니었다.

그냥 생각이 조금 정리됐다고 해야 할까. 정말, 정말로 하기 싫었지만 결국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걸 받아들인 뒤로는 착잡한 기분에 한숨만 흘러나왔다.

"어쨌든 나라에서 진행하는 일이고, 남편한테 알려지는 것보다는 나으니까…."

최민석이라고 했던가. 불륜 예방 부서에서 나온 남자의 말에 따르면 법적으로는 전혀 아무런 문제도 없고, 불륜이 아니니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없는 일이다.

지금 자신이 느끼고 있는 죄책감은 열심히 일하고 있는 남편과 달리,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고 '불륜 위험'이라는 판정을 받아버렸다는 것에 대한 미안함, 그걸 공무원이라고는 하지만 다른 남성을 통해 풀어야 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었다.

그리고 거기에 하나 덧붙여.

"이러면 안 되는데…."

전날부터 참아온 성욕 탓에 배 안쪽에서 기묘한 열기가 스멀스멀 올라와 온몸을 간질이고 있다.

하루에 두 번씩 하던 자위를 하지 않고 성욕을 억눌러버렸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일요일 오전 10시 30분까지 지정된 장소로 나와주세요. 원활한 업무 진행을 위해 자위는 삼가 주시기 바랍니다.]

잠들어있던 사이에 온 문자에는 간략한 지시사항과 함께 인근에 있는 모텔의 위치가 첨부되어 있었다.

자위 금지. 엄밀히 말하면 금지까지는 아니지만, 삼가 달라는 지시가 있었으니 참는 게 맞다.

겨우 하루를 못 참고 자위를 해버리는 것도 부끄러운 일이고, 처음에는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고 넘겼지만 저녁때쯤에는 이렇게 강렬하게 성욕을 느껴본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참기 힘들었다.

"진단이 맞는 거였어…."

딱히 진단의 내용을 의심하고 있던 건 아니지만, 이렇게 빨리, 몸으로 자신의 성욕이 위험한 수준이라는 걸 실감하게 될 줄은 몰랐다.

프로그램대로 성욕 해소를 받으면 이 상태도 나아지는 걸까.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이상 가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었다.

"…가자."

가스와 수도 상태를 점검하고 집 밖으로 나온 성은영은 중간중간 핸드폰에 첨부된 지도를 확인하며 평소 다니지 않던 길을 걸었다.

아파트 단지에서 나와 도보로 15분.

지정된 장소인 모텔에 도착한 성은영은 이런 깔끔한 동네에도 있을 건 다 있구나. 하고 생각하며 안으로 조심스럽게 걸어 들어갔다.

"무인텔이라더니…."

그런 의미로 지은 이름이겠지만 정말로 1층 로비에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다.

사람 대신이라고 할지, 입구 정면에 떡하니 자판기처럼 생긴 기계가 보이긴 했지만 쓰는 법은 모른다.

애초에 남편과 결혼한 뒤로는 모텔을 찾을 이유가 없었으니 무인텔이라는 게 생겼다는 것도 어제서야 알았다.

"204호실이라고 했었지."

오는 도중에 방을 잡아뒀으니 곧바로 들어오라는 연락을 받았기에 헤매는 일 없이 계단을 올라가 204호실의 문을 두드리자 곧바로 최민석이 문을 열고 자신을 맞이했다.

"딱 맞춰서 오셨네요. 따로 헤매지는 않으셨나요?"

"아, 네."

평소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평범한 인사인데, 자신도 모르게 어색하게 대답해버렸다.

"그럼 업무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씻으실까요?"

"저는 집에서 씻고 와서…."

"저도 미리 씻어뒀으니 그럼 바로 시작하도록 하죠."

"뭘 어떻게 하면…."

"그냥 편하게 생각하시면 됩니다. 기본적으로는 제가 리드할 테니니까요."

최민석은 어색하게 서 있던 성은영을 침대로 이끌었다.

그리고 침대 맡에 서서,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옷을 벗겨나가기 시작했다.

"아으으…."

부끄럽다.

남편과 연애하던 시절에도 이렇게까지 부끄럽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외간 남자에게 몸을 맡기고 옷을 벗겨진다는 기묘한 상황에 얼굴이 화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뜨겁게 화끈거렸다.

"피부가 좋으시네요. 몸매도 관리가 잘 되어있고. 따로 운동이라도 하시나요?"

"운동은 딱히…."

순식간에 상의와 바지가 벗겨져 속옷 차림이 되어버린 성은영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지만, 최민석은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살결을 쓰다듬으며 말을 걸어온다.

본인이 말했던 것처럼, 별다른 감정은 느껴지지 않는 가벼운 태도였다.

"히윽…!"

등 뒤로 뻗은 그의 손이 헤매는 일 없이 능숙한 손놀림으로 브라의 후크를 풀었다.

지지대를 잃은 브라가 중력에 따라 바닥에 툭 떨어지고, 남편과 딸을 제외한다면 누구에게도 보여준 적 없던 가슴이 그대로 드러나 버렸다.

"가슴도 예쁘시고. 컵 수가 어떻게 되시나요?"

"…D컵이에요."

이런 질문도 공무의 일환인 걸까?

어쨌든 솔직하게 대답한 성은영은 그가 이끄는 대로 침대에 풀썩 누우며 눈을 질끈 감았다.

"부끄러워하실 것 없습니다. 그냥 편안하게, 마사지라도 받는다고 생각하시면 좋습니다."

"네…."

대답은 했지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적어도 성은영 자신의 상식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으…."

남성 특유의 투박한 손이 부드럽게 가슴을 감싸 쥔다.

깃털로 살살 간질이는 것처럼, 조금씩 스치는 감촉에 자신의 민감한 몸은 원망스럽게도 순식간에 유두를 꼿꼿이 세워버렸다.

'어쩔 수 없잖아….'

어제부터 참았으니까.

의식하고 싶지 않아도, 이곳에 오는 내내 곧 욕구를 해소할 수 있을 거라고, 제멋대로인 몸이 멋대로 기대하고 있었으니까.

"민감하시네요."

"따, 딱히 그렇지는…. 흐응…!"

그저 가볍게 유두를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 문질러졌을 뿐인데, 곧바로 작게 신음이 흘러나와버렸다.

아니라고 말한 주제에 이렇게 쉽게 신음을 흘려대서야 의미가 없지 않은가.

"흣, 으읏, 흐읏…."

"참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네, 넷…. 흐읍…!"

이번에도 대답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런 자신의 행동에 짜증이 나지는 않을까, 그런 걱정이 들어 슬쩍 눈을 뜨고 그의 안색을 살폈지만 딱히 불쾌해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하던 손이 살갗을 스르륵 스치며 아래쪽으로 향했다.

"흐으으읏…!"

가슴에서 내려온 손이 옆구리를 스치고, 허리를 지나 허벅지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감촉에 민감해진 몸이 움찔거린다.

"하으, 흐읏, 흣…!"

위쪽에서는 유두를 살살 간질이며 자극해오고, 몸 곳곳을 쓰다듬으며 돌아다니던 손이 마침내 한 번도 건드리지 않았던, 허벅지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찌륵….

"아으으…!"

속옷 위로도 질척하게 애액이 묻어나오는 소리에 성은영은 부끄러움이 가득 담긴 소리를 쏟아냈다.

"벌써 젖으셨네요."

"말하지 말아 주세요…."

"차라리 이런 게 낫습니다. 개중에는 긴장으로 몸이 뻣뻣하게 굳어서 쾌감을 느끼기는커녕 제대로 젖지도 않는 사람들도 있거든요. 그렇게 되면 서로 힘들기만 하죠."

조금 힘들더라도 차라리 그랬다면 이렇게까지 부끄럽지는 않았을 텐데.

공무원이라고 해서 딱히 특별한 기술을 쓰는 것도 아니고, 그저 간단한 애무만으로 이렇게까지 젖어버렸으니 일을 진행하기에는 편할지 몰라도 부끄럽기 짝이 없다.

하지만 자신의 부끄러움 따위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속옷 위로 생겨난 균열을 손가락으로 꾸욱 누르며 위아래로 문지른다.

"하응, 앗, 하앗…!"

미칠 것 같다.

속옷 위로 만지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좋은데, 안에 들어간다면, 손가락이 아니라 자지가 들어온다면….

'안 되는데….'

참을 수가 없다.

아니, 참으려고 하고는 있나? 이렇게 몸을 다 맡겨 놓고서?

"햐으응…!"

보지의 균열을 쓸어올리던 손가락이 클리토리스를 툭 건드린 순간 찌릿하고 전기가 올라온 것처럼 허리가 들썩였다.

그 쾌감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집요하게 속옷 위로 클리토리스를 꾹꾹 누르고, 살살 돌려가며 쾌감을 주입해온다.

"아앗…! 클리, 안대엣…! 햐아앙…!"

그 집요한 손놀림에 허리를 비틀며 도망치려고 해도 끈질기게 따라붙으며 클리토리스를 괴롭혀지고, 찌릿한 쾌감이 계속해서 온몸을 관통하며 이성을 마비시킨다.

"하윽…! 안대는데엣…! 아…! 아앗…!"

온다.

안쪽에서부터 순식간에 올라오는 강렬한 열기에 성은영은 다리를 쭉 뻗고 발가락을 꽉 오므린 채로 절정했다.

"흐아아앙…!!"

움찔! 움찔!

평소 하던 자위와는 전혀 다르다.

조금씩 성욕을 끌어모아 간신히 절정에 오르는 쾌감과 달리, 찌릿찌릿한 전류가 한 번에 몰아치는 듯한 절정은 쾌감의 깊이 자체가 달랐다.

"하으으…."

간신히 절정의 여운에서 빠져나온 성은영은 몸을 축 늘어뜨렸다.

아직 끝난 것도 아닌데 말이다.

"꺄악!?"

아차 하는 순간 팬티가 스르륵 빠져나가더니 그대로 발목을 지나 완전히 벗겨져 버렸다.

성은영은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다리를 끌어모으며 양손으로 다리 사이를 가려 완전히 드러난 보지를 다시 가렸다.

그리고 이내 다시 지금 상황을 떠올리고는.

"죄, 죄송해요…!"

곧바로 사과했다.

물론 아래쪽을 가린 손은 치우지 않은 상태였다.

"괜찮습니다. 놀라시면 그럴 수도 있죠."

"아니에요…."

최민석이 친절한 사람이라 다행이다.

공무원이라고 해도 계속해서 업무에 차질을 빚으면 짜증을 내거나 그런 티를 팍팍 내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그는 자신의 비협조적인 행동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럼 다시 시작할까요?"

"네…."

다리 사이를 가리고 있던 손에 최민석의 손에 이끌려 치워진다.

"아으으…."

손이 치워지며 다리 사이로 바람이 통하는 느낌에 또다시 얼굴이 화끈거린다.

'참아야 해….'

더 이상 폐를 끼칠 수는 없다.

아무리 사람이 좋아도 몇 번이고 업무에 지장을 끼친다면 짜증인 날 수밖에 없을 테니까…. 라고 생각하는 것도 잠시였다.

"뭐, 뭐 하시는…!? 잠깐만요…!"

최민석의 손이 허벅지를 넓게 벌리고, 그 사이로 고개를 파묻는 순간 간신히 쌓아 올렸던 이성이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입으로는 안 해주셔도 되니까…! 잠깐, 히익…!"

츄릅.

무언가를 질척하게 핥아 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함께 애액으로 질척하게 젖어있던 균열로 무언가가 파고들어 오고, 또다시 찌릿하고 전기가 흐르는 듯한 쾌감이 몸을 꿰뚫었다.

"츄릅…, 쯉…. 쮸우웁…."

"흐으읏…! 아, 앙댓…! 햐앙, 항…!"

미끈미끈한 혓바닥이 질구멍을 사정없이 쑤시고, 반대로 애액을 빨아들이듯이 쯉쯉 빨아댄다.

남편에게 받을 때도 부끄럽기 짝이 없었던 행위를 다른 남자에게 받는다는 상황은 부끄러움의 한계치를 순식간에 뛰어넘을 정도로 강렬했다.

하지만 안 된다는 생각과는 달리, 자신의 음란한 신체는 부끄러움을 넘어설 정도의 음란한 쾌감에 기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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