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3화 > 섹스 프렌드 (3)
"하악…! 흐읏…! 흣…!"
입을 크게 벌리고 숨을 크게 들이킬 때마다 매끈한 가슴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가볍게 흔들린다.
평소라면 여기서 쉬지 않고 계속해서 허리를 흔들며 쾌감을 쫓았겠지만 이번이 첫 경험인 김민아에게는 조금 휴식 시간을 주기로 했다.
'피임 문제도 얘기해 봐야 하고.'
지금부터 콘돔을 쓰더라도, 이미 싸버린 건 어쩔 수 없으니 만약의 가능성을 생각하면 그냥 피임약을 먹어버리는 게 낫다.
피임약이 몸에 안 좋다는 것 정도야 알고는 있지만 어쨌든 공무원 시험 준비 중에 덜컥 임신해버리는 것보다는 나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 생각과는 별개로 한 번 가버렸음에도 여전히 자지를 꽉꽉 물어대는 조임은 솔직히 참기 힘들다.
어느 정도 자지에 길이 들은 보지와 그렇지 않은 보지의 차이라고 해야 하나, 조였다 풀어주는 적당한 완급 조절이 없이 계속해서 조여대고만 있으니 쉬는 게 쉬는 게 아니었다.
"이번엔 어땠어?"
"모, 몰라."
이제 적당히 숨을 돌렸다 싶어 우선은 가볍게 분위기를 풀어볼 요량으로 살살 놀리는 투로 물어봤더니 솔직한 반응과 함께 솔직하지 못한 답변이 되돌아왔다.
아무리 아닌 척 시선을 피하며 대답하려고 해도 한껏 느껴버린 후의 녹아내린 표정은 본인이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었으니까.
"근데 어떡하냐?"
"뭐가…?"
"방금 눈치챘는데, 콘돔 안 끼고 싸버렸잖아."
최대한 별일 아니라는 것처럼. 가벼운 말투로 말하자 순간 김민아의 표정이 살짝 굳었다가 풀어지며 반쯤 풀어진 눈빛으로 이쪽을 째릿 노려봤다.
"그럼 모르고 그냥 생으로 했다고?"
"그냥 분위기 타다 보니까…?"
"너 진짜…."
"아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지금부터 콘돔 쓴다고 해도 이미 싼 건 어쩔 수 없잖아. 진짜 미안한데, 나중에 피임약 좀…."
"…됐어."
"응?"
"됐다고."
뭐가 됐다는 건지 모르겠다.
피임약을 먹어준다는 건가? 아니면 안전한 날이니까 그냥 넘어가자는 건가? 전자라면 상관없지만, 후자라면 조금 설득이 필요할 것이다.
"그, 뭐가 됐다는 건지 자세히 좀…."
"약…. 이미 사놨으니까 됐다고…."
"엗…?"
아주 잠깐의 침묵 속에서 김민아의 말을 이해했다.
'진짜 작정하고 왔구나.'
내 자지로 섹스하는 느낌이 궁금하다더니, 모텔도 찾아놓고, 콘돔도 아니고 피임약을 사놨단다.
콘돔도 쓰지 않고 아예 생으로 제대로 맛보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행동이 아닌가.
김민아는 그 잠깐의 침묵마저 불편했는지 이내 살짝 눈썹을 치켜떴다.
"그, 그보다! 모르면서 그냥 안에다 쌌다는 소리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흐극!?"
찌걱찌걱찌걱찌걱!
나는 김민아의 변태성에 감탄하며 그대로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그 까칠하던 김민아가 아예 작정하고 질싸받을 준비까지 마치고 왔다는 사실이 참을 수가 없었다.
"하응! 하앙! 갑자기, 왜, 흐아앙…!"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김민아는 깜짝 놀라며 허리를 뒤틀었지만 이미 양손으로 허리를 꽉 붙잡힌 탓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보지를 쑤셔졌다.
"하앙…! 이거, 시럿…! 아앗…! 방금 갔는데엣…!"
솔직하지 못한 말과 달리 표정은 또다시 쾌감에 녹아내리고 혀가 풀렸는지 발음이 조금씩 뭉개지고 있다.
조금 더 걸릴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아파하지도 않는 것 같고.
"아, 앗, 앙…! 흐읏, 하앙…!"
결국 김민아는 이번에도 저항을 포기하고 쾌감을 받아들이는 쪽을 선택했다.
자지가 안쪽을 푹푹 찔러줄 때마다 앙다문 입이 벌어지며 신음을 쏟아낸다.
확실히 한 번 가버리면서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는지 반응이 한층 더 좋아져 있다.
"아까보다 좋지?"
"흐앙…! 모, 몰라…!"
하지만 아직 솔직해지지는 않았는지 대답은 여전히 뻔히 보이는 거짓말이었다.
'한 번 해볼까?'
그 경험 많던 유서연 조차 자궁을 집중적으로 괴롭히는 움직임에는 조금도 버텨내지 못했다.
뭔가 대단한 기술처럼 표현했지만 나름 성적인 지식을 쌓았기에 그게 포르치오라는 행위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물론 그 반응까지 평범하지는 않겠지만.
쮸걱…!
"으극…!"
자지를 최대한 깊숙이 쑤셔 박으며 자궁구를 꾸욱 눌러주자 눈까지 감고 쾌감에 몰두하던 김민아의 눈이 번쩍 뜨이며 이를 꽉 다물며 크게 튀어나오려는 신음을 참아냈다.
이 한 번의 반응으로는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파악할 수가 없으니 여기서 멈추지 않고 허리를 빙글빙글 돌리며 자극을 이어나간다.
쮸봅, 쮸봅, 쮸걱…!
"흐긋…! 읏…! 이거, 잠깐, 멈쳐엇…!"
쮸봅, 쮸봅, 쮸봅…!
"오, 옥, 흐오옷…!"
아주 얕게, 허리를 뒤로 당겼다 밀어붙이며 자궁구만을 쿡쿡 찔러대기 시작하자 김민아의 입에서도 유서연과 비슷한 다급한 신음이 튀어나왔다.
"이건 어때? 아파?"
"호옷, 옷…! 이, 일단 멈쳐엇…!"
"솔직히 말할 때까지 안 멈출 건데?"
"너어…! 오옥…! 옷…! 그만…!"
이쪽의 장난스러운 표정이 김민아의 눈빛이 사나워지려던 것도 잠시. 잠시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자궁구를 건드려주자 금새 다시 표정이 무너져내렸다.
"어떤 느낌인지 솔직히 말해보라니까?"
"으긋…! 모, 몰라…! 이상해앳…! 호오옷…!"
김민아의 허리가 덜컥거리며 자지를 꽉꽉 물어대고 있던 질내가 부들부들 경련한다.
하지만 유서연만큼 격렬하게 녹아내리는 느낌은 아니다.
'아직 익숙하질 않아서 그런가?'
아무래도 두 사람은 성적인 경험치 자체가 달랐으니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일단은 휴식.
자궁구를 집요하게 찔러대던 자지를 중간 지점까지 쭉 빼내자 김민아는 빳빳하게 굳어졌던 몸을 축 늘어뜨리며 거칠게 숨을 들이키기 시작했다.
"하앗, 핫, 학, 하악…!"
마치 물에 빠졌다가 간신히 살아 나온 사람 같은 반응에 피식 웃음이 흘러나왔다.
평소대로라면 김민아의 눈빛이 날카로워지며 이쪽은 노려볼 타이밍이었지만 지금의 김민아에게는 그럴 여유조차 없는지 아예 반응조차 하지 않고 있다.
"어땠어?"
"너, 너어…!"
"솔직하게 대답 안 하면 한 번 더 할 거야."
"자, 잠깐만!"
가벼운 위협 삼아 김민아의 허리를 붙잡고 있던 손에 힘을 꽉 주며 당장이라도 깊게 찌를 것처럼 허리를 뒤로 당기자 김민아는 다급한 목소리로 이쪽을 제지했다.
이번에는 조금 괴롭혀주고 싶었기 때문에 김민아의 '잠깐'을 무시하지 않고 멈춰준다.
"어땠어?"
"거, 거짓말이 아니라…. 진짜 모르겠어…. 그냥 머리가 새하얗게 돼버려서…. 아니, 조금 아프긴 했는데…."
뭔가 횡설수설하는 느낌이긴 하지만 결론은 그만큼 좋았다는 뜻일 것이다.
"그럼 한 번 더해볼까?"
"아, 안돼."
김민아의 목소리는 다급하고 필사적이었다.
스스로는 잘 모르겠다고 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방금 자신이 맛본 쾌감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어차피 나로서도 포르치오는 기분은 좋지만. 상대 쪽이 금세 실신해버리기 때문에 그것만 계속할 수는 없는 플레이였다.
"그럼 어떻게 할까? 뭐 해보고 싶은 거 있어? 여자들도 야동 본다며. 없으면 계속 내 마음대로 하고."
"그, 그게…."
별생각 없이 던져본 질문에 김민아의 눈동자가 가늘게 떨렸다.
뭔가 원하는 플레이가 있기는 한 모양이다.
"있나 보네?"
"씨이…."
김민아는 지금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애초에 섹스는 이기고 지는 게 아니긴 하지만, 다 이긴 것처럼 웃는 표정으로 자신을 내려다보는 최민석도 마음에 안 들었고,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할 수 없는 자신의 몸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슨 처음 하는 사람이 이래!?'
쓸데없이 자지만 커서.
아직 최민석의 자지에 익숙해지지 않았을 때, 쓸데없이 크기만 하다고 짜증을 내곤 했었는데, 그 '쓸데'가 자신이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최민석이 처음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움직이지도 않고 있는 주제에 자신의 질내에서 불끈 거라며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는 자지를 생각하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튼, 이 자지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정도로 흉악한 쾌감을 자신에게 끊임없이 들이붓고 있었으니까.
'쪽팔려….'
여자가 먼저 남자를, 그것도 커다란 자지를 넣으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는 변태 같은 이유로 모텔에 끌고 왔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처음인 주제에 이렇게 느껴버리는 자신의 몸도, 기세 좋게 끌고 와놓고 당하기만 하고있는 자신의 모습은 스스로 생각해도 이도 저도 아닌 꼴사나운 모습이었으니까.
그런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도저히 저항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 화룡점정을 찍었고.
심지어는 이제 자신이 가장 원하는, 남에게는 숨기는 것이 당연할 성벽까지 밝혀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말 안 할 거면 그냥 내 마음대로 한다?"
"아, 말한다고!"
그래도 최민석이 마음대로 하게 둘 수는 없다.
자신이 조금 전에 느꼈던, 거대하고 단단한 자지가 가장 깊은 곳을 집요하게 푹푹 찌르고, 뭉개대는 쾌감은 자연스럽게 항복 선언이 튀어나올 정도로 흉악했다.
'분명히 아팠는데….'
그 통증마저도 집어삼킬 정도로, 머리가 새하얗게 변해버리는 그 감각은 다시 떠올리는 것조차 무서울 정도로 어마어마했으니까.
결국 김민아는 기싸움을 포기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성벽을 밝히는 쪽을 선택했다.
"…해줬으면 좋겠어."
"뭐?"
가까운 거리에서도 알아듣기 힘들 정도로 웅얼거리는 목소리 탓에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니까, 도망 못 치게 꽉 붙잡고, 몇 번이나 가버리던 뭐라고 애원하던 계속해서 거칠게 퍽퍽 쑤셔 줬으면 좋겠다고…!"
"허…."
김민아가 거칠게 하는 야동을 많이 봤고, 그쪽이 취향이라는 건 이미 밝혀진 사실이었지만 이렇게까지 하드한 취향일지는 몰랐다.
딱히 깬다거나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그건 이쪽의 가장 잘 하는 플레이 아닌가.
"진짜 그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이거지?"
"으, 응."
"진짜로 안 멈출 거야. 니가 뭐라고 하든 간에 내가 만족할 때까지 한다?"
꿀꺽. 하고, 대답 대신 입 안 가득 고인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무래도 김민아의 취향은 '진짜'인 모양이었다.
"확실히 대답해. 이번 일로 나중에 딴소리하기 없기다?"
"아, 알았어…."
겁먹은 것처럼 대답하는 주제에 입꼬리는 슬며시 올라가고 있고, 가늘게 떨리는 눈동자에서는 숨길 수 없는 흥분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얘도 유서연이랑 같은 과였네.'
엄밀히 말하면 유서연은 조금 본격적인 마조히스트였고, 김민아는 엉망으로 마구 당하고 싶다는 마음만 있을 뿐이지 막 대해지고 싶은 건 아닐 테니 다르긴 하겠지만 어쨌든 둘 다 심한 변태인 건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