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서큐버스 시스템-25화 (25/775)

< 25화 > 김민아의 취미 생활 (1)

오전까지는 평소와 똑같았다.

아침 일찍 최민석의 방으로 찾아가 정액을 먹고, 찬물 샤워로 정신을 깨끗하게 만든 뒤에 공부를 시작한다.

집중이 잘 된다거나 공부가 즐겁거나 그런 수준이 아니다. 그냥 책상에 앉아 의식을 집중하는 순간 시간 감각이 완전히 사라져 버린다.

사소한 소리는 들리지도 않고, 누군가가 가까이서 자신을 부르거나 건드리지 않는 이상은 뇌가 완전히 암기만을 위해 활동하는 것처럼….

꼬르륵-.

그런 소리가 들려오고 나서야 김민아는 정신을 차렸다.

시간을 확인해보니 어느새 오전 11시가 지난 상태.

빈속이 집중하기 좋다는 이유로 아침을 먹지 않은 탓에 애매한 시간에 공복이 찾아왔지만, 어차피 백수인데 알게 뭐람.

터덜터덜 주방으로 들어가 라면 한 봉지를 끓여 먹은 김민아는 총무실로 돌아가는 대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와 의자에 앉았다.

"후우…."

식후의 나른함은 공부의 적이다.

그러니까 적당한 리프레쉬, 휴식이 필요하다.

그렇게 속으로 변명하며 노트북의 전원을 켜는 건 생긴 지 며칠 되지 않은 새로운 일과였다.

아예 해보지 않은 건 아니지만 게임은 잘 모른다.

인터넷 방송은 좋아했지만 시험에 합격할 때까지는 끊기로 했기 때문에 보지 않는다.

대신 김민아는 자연스럽게 즐겨찾기에 등록해놓은 성인 사이트에 접속했다.

주로 찾아보는 검색어는 대물, 거근.

한국 쪽은 너무 조잡하고, 서양 야동은 뭔가 과한 느낌이 들어서 표적은 자연스럽게 일본 쪽으로 좁혀진다.

심지어 일본 야동은 품번까지 정리되어 있는 덕분에 검색하기도 쉬웠다.

최근 빠져있는 작품은 남자친구의 요청으로 AV에 출현한 여자가 대물 자지에 당황하면서도 점점 타락해가는 내용의 AV였다.

물론 크기 자체는 최민석의 것이 더 컸지만 찾고 찾은 것들 중에는 이게 그나마 쓸만한 했고, 싫어하면서도 점점 느껴버리는 여자의 연기에 이입되는 부분도 묘하게 중독됐다.

야동을 재생시킨 김민아는 대화 부분은 스킵하고 영상을 적당한 부분으로 넘기고 바지를 벗었다.

"조금만 쉬는 거니까…."

집중과는 별개로 공부도 의욕이 있어야 시작할 수 있는 거니까.

그렇게 적당한 변명을 중얼거리며 영상에 빠져든다.

[하앙…! 그, 그만…! 잠깐만요…!]

여자 배우의 표정은 복잡 미묘하다.

겉으로는 싫어하고 있으면서 아래쪽은 질척하게 젖었고, 입에서는 끊임없이 신음이 새어 나오는 자신의 모습에 당황하고 있는 것처럼.

[흐윽! 앗, 앙…! 이런 거, 이상해…!]

뱃속 깊이 자지가 파고들 때마다 조금씩 표정이 무너지며 녹아내린다.

아무리 몸을 비틀어 도망치려고 해도 남자 배우에게 허리를 꽉 붙잡힌 탓에 아무리 발버둥 쳐도 강제로 쾌락을 주입 당하면서.

"흐읏…! 앙…! 흐으읏…!"

찌걱, 찌걱, 찌걱…!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소리와는 다른, 한층 더 리얼한 질척이는 소리가 아래쪽에서 희미하게 들려 온다.

이전에 한 번 선을 넘어버린 이후로 완전히 습관이 되어버린 질내와 클리토리스를 같이 괴롭히는 자위는 날이 갈수록 격렬해져 의자 아래쪽에 수건을 깔아두지 않으면 큰일 날 정도가 되어버렸다.

[하앙! 앙! 아아앙! 그만, 안돼…! 그만!!]

마침내 한계까지 몰린 여배우가 마구 도리질을 치며 비명에 가까운 신음과 함께 절정에 달한다.

도대체 얼마나 기분이 좋으면 저렇게 온몸을 비틀고 움찔거리며 가버리는 걸까.

연기라고 하기엔 너무 리얼하고, 만약 연기라고 하더라도 한 번쯤은 저런 쾌감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가득 찬다.

[흐아앙! 앙! 앙! 하앙!]

여배우가 가버린 뒤에도 남자는 계속해서 허리를 움직이며 거칠게 보지를 쑤셔댄다.

허리를 붙잡힌 채 퍽퍽 소리가 울려 퍼지도록 쑤셔 박는 움직임에 여배우는 옴짝달싹 못 하고 쾌감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여배우의 몸부림이 격렬해질수록 김민아의 손놀림 역시 격렬해진다.

"아읏…! 앙, 아앙…! 하앙…!"

가볍게 쓰다듬고 꾹꾹 누르기만 했던 클리토리스는 이제 아예 꼬집고 문대거나 살이 쓸릴 정도로 격렬하게 괴롭혀지고 있다.

질구를 쑤시는 손가락 역시 이제는 두 개가 기본. 질척하게 애액이 튈 정도로 격렬하게 구멍을 쑤시며 질벽을 꾹꾹 누르며 긁어낸다.

"하악…!"

부르르!

격렬하게 보지를 괴롭혀댄 끝에 김민아는 발가락을 꽉 오므리고 다리를 쭉 펴며 절정에 달했다.

안쪽에서 꿀럭이며 흘러나온 애액이 손가락을 타고 쭉 흘러내려 손목까지 적셨다.

[아, 아아…! 흐아아앙…!]

김민아가 가버린 뒤에도 여배우는 계속해서 몰아붙여 지며 녹아내린다.

"……."

이미 한 번 가버린 김민아는 화면 안으로 빠져들 것처럼 멍한 눈빛으로 영상을 시청했다.

손은 계속 움직이고 싶지만 한 번 가버린 탓에 민감해진 보지는 도저히 괴롭힐 수가 없다.

의지 이전에 너무 느껴버리는 탓인지 손이 움직이질 않고, 애써 만지더라도 예리한 쾌감이 확 올라오는 탓에 금세 손을 떼버리게 되어버리니까.

결국 김민아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영상 속 배우가 느끼고 있을 쾌감을 상상하는 것뿐이었다.

"…30분이나 지났네."

뭘 했다고. 그렇게 생각하기엔 물이라도 뿌린 것처럼 흥건하게 젖어버린 손바닥이나 수건의 상태가 처참하다.

"손으로 하는 것도 이 정돈데…."

진짜로 하는 건 도대체 무슨 느낌일까.

아직 절정의 여운에서 빠져나오지 머리는 자연스럽게 매일 봐온 최민석의 자지를 자연스럽게 떠올려 버린다.

보는 것만으로도 위압 당하는 것만 같은 크기나 단단함, 불로 달군 것만 같은 뜨거움…. 경험해본 적은 없지만 적어도 화면 너머로 몸부림치고 있는 배우가 느끼는 쾌감보다도 강렬할 것이다.

"…공부나 하자."

이런 걸 상상해서 뭘 어쩌겠는가.

김민아는 바지를 벗은 채로 샤워실에 들어가 손과 흥건해진 가랑이를 씻어내고 흠뻑 젖은 수건을 대충 빨래 바구니에 던져넣었다.

샤워 도중에 하던 것이 좀 더 본격적으로 바뀌었을 뿐. 휴식이라는 명목의 자위는 매일 같이 이어지고 있다.

계기는 잠들기 전에 떠올랐던 자지에 대한 이런저런 망상과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컴퓨터를 켰던 것이었다.

이런저런 것들을 검색해보는 사이에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킨다는 이유로 했던 자위가 그대로 버릇이 들어버린 것이다.

달아올랐던 몸이 식어가며 찾아오는 현자 타임에는 이미 익숙해졌다.

김민아는 여전히 영상이 재생되고 있는 컴퓨터를 대충 꺼버리고 총무실로 돌아와 다시 집중 상태에 들어갔다.

*

다시 배고픔에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오후 6시가 지난 상태였다.

집중이 끊어졌다는 것 자체가 이미 심각할 정도의 공복 상태가 됐다는 증거였기 때문에 김민아는 망설이지 않고 몸을 일으켰다.

"…술 땡기네."

그냥 가끔 그런 날이 있다.

단순히 라면이 질린다는 단계는 진작에 넘어섰고, 식사는 단순히 영양 보급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라면만 먹는 주제에 영양을 따지는 것도 웃긴 일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냥 아무런 징조도 없이 라면이 아닌 다른 음식이 땡기는 날이 있다는 말이다.

대부분은 치킨이지만 돈까스, 카레, 국밥…. 메뉴를 가리지 않고 문득 메뉴가 머리에 떠오르는 거다.

오늘은 그게 술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얼큰한 국물에 소주가 땡긴다.

최민석이 들었다면 아저씨 같다고 놀려댔을 것이다.

먹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다. 원래도 이런 날에는 과감히 소비를 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최민석에게 서비스 비용으로 받았던 돈도 쓰지 않고 거의 아껴뒀기 때문에 여유가 넘쳤으니까.

"씨…. 혼자 먹긴 좀 그런데."

문제는 같이 먹을 사람이 없다는 것.

혼밥이야 익숙하지만 혼술은 또 다르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혼자 마시고 있으면 귀찮게 구는 남자가 꼬일 수도 있고, 주변의 시선도 조금은 싱경 쓰이니까.

"왜 하필 오늘이냐고…."

최민석이 있었다면 같이 술이나 마시자고 불렀을 텐데.

아쉽게도 오늘은 최민석이 없다.

그 점이 혼자 술 마시는 걸 망설이게 만들었다.

마음만 먹으면 배달이라도 시켜 방에서 혼자 마실 수도 있겠지만 아무튼 혼자 먹기는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든다.

"…나중에 먹자."

혼자 먹는 것보다는 둘이 먹는 게 더 즐거우니까.

하루 정도야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었다.

내일 저녁에 최민석이 돌아오면 같이 먹자고 권해야겠다. 김민아는 내심 그렇게 결정을 내리며 라면을 끓였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일어난 김민아는 본능적으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려다 멈칫하고 다시 침대에 걸터앉았다.

"오늘은 없었지…."

스스로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중얼거리는 목소리에는 아쉬운 감정이 진하게 묻어나왔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매일 아침 먹었던 진한 정액의 맛이었다.

물컹물컹하고, 비리고, 그러면서도 어질어질할 정도로 진한 냄새와 함께 목으로 넘길 때마다 형용할 수 없는 만족감이 느껴지는 맛.

…꿀꺽.

고요한 방 속에서 선명하게 들려오는 침 삼키는 소리에 김민아는 화들짝 놀라며 몸을 흠칫 떨었다.

"하…."

김민아는 스멀스멀 올라오는 갑갑함에 한숨을 쉬었다.

이제 겨우 시작인데도 이 모양이다.

잡념을 떨쳐내기 위해 찬물로 샤워를 해도 기분은 여전히 싱숭생숭하다.

아직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분명 시간이 지날수록 힘들어질 것이다.

"…공부나 하자."

공시생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이 한 말을 꼽는다면 '공부나 하자'일 것이다.

딱히 의욕이 솟는 건 아니었지만 계속 반복해서 말하다 보니 어느샌가 중얼거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은 진정되고 자연스럽게 책상 앞에 앉게 될 수 있게 됐다.

물론 앉아서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였지만.

"아, 씨…."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없을 정도로 정신이 산만하다.

아예 집중이란 단어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처럼 정신이 산만해져서 내용이 하나도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머릿속에 넣은 내용도 없긴 하지만 시간은 제법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시간도 이제야 20분이 지났을 뿐이다.

"그냥 오늘만 쉴까…?"

얼마 전까지의 김민아라면 절대 하지 않았을 생각이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

직접적인 원인이야 도저히 집중도 안 되고 의지 자체가 흔들리는 것도 있지만 단순히 그것뿐이라면 어떻게든 이를 악물고 책상 앞에 앉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김민아는 이미 거의 합격을 확신하고 있었다.

최근 한 달 동안 자신이 느낀 어마어마한 집중력의 효율은 정말로 엄청나서, 그냥 머리에 집어넣는 대로 완벽하게 각인되는 수준이었으니까.

그럼에도 악착같이 공부를 하고 있는 이유는 만약을 대비해서,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면 하루 정도는 쉬어도 여유다. 어차피 시험까지는 아직 두 달 가까이 시간이 남아있었고, 그 시간까지 전부 죽어라 공부한다면 합격은 확실할 테니까.

"어차피 이대로 있어 봤자 머리에 들어오는 것도 없을 텐데."

결국 김민아는 휴식을 결심했다.

오늘 하루는 확실히 쉬자.

그런데….

"뭐하지?"

근 2년 동안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었던 탓인지, 뭘 하고 쉬어야 할지 떠오르는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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