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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큐버스 시스템-17화 (17/775)

< 17화 > 주말, 섹스 연습 (2)

찌걱!

"하앙…!"

커다란 자지가 뒷쪽에서 망설임 없이 보지를 쑤시고 들어오는 순간 유서연은 몸을 움찔 떨며 신음했다.

그저 막 삽입했을 뿐인데도 숨 막힐 정도로 기분 좋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흐읏! 하앙! 앗, 앙, 하앙…!"

허리를 크게 당겨 자지를 길게 빼냈다가 단숨에 찔러 넣기를 반복할 때마다 신음이 터져 나온다.

홍수처럼 몰려오는 쾌감에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몸을 꽉 붙잡힌 탓에 주저앉을 수도 없어 그저 쾌감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보지 조여."

"흣…!"

무심하게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에 오싹 소름이 돋는다.

다짜고짜 '보지 조여'라니. 완전히 성처리 도구 취급이다.

하지만 그런 취급이 오히려 흥분된다. 진작에 자신의 취향을 받아들인 유서연은 오싹오싹한 흥분을 만끽하며 대답했다.

"보지 조일게요…♥ 힉…! 앗, 하앙…!"

대답과 동시에 아랫배에 힘을 주며 보지를 꽉 조이는 순간 가슴을 움켜쥔 손에 힘이 꽉 들어가며 움직임이 격렬해졌다.

찌걱찌걱찌걱찌걱찌걱!

"하응! 흐윽! 으긋…! 흐아아앙!!"

이미 몇 번이고 절정하며 민감해진 보지는

거칠어진 움직임에 순식간에 절정에 달했다.

허리가 부들부들 떨려오고, 스스로의 의지와 상관없이 보지가 경련하듯 움찔거리며 자지를 조여댄다.

이렇게까지 반응이 선명하다면 최민석도 자신이 가버렸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텐데.

그게 무슨 상관이냐는 듯 계속해서 보지를 쑤셔대는 탓에 순식간에 머리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하악…! 응, 흐읏…! 가, 가써요…! 지금 가쓰니까…!"

유서연은 아득해지는 의식 속에서 필사적으로 말했다.

분명히 자신이 바랬던 쾌감인데, 어딘가가 망가지는 것처럼 쾌감이 밀려들 때면 이렇게 애원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다.

"가고 있는 서연이 보지 맛있는데, 그만해?"

"하아앙…♥"

귓가에 대고 속삭이는 목소리에 유서연의 표정이 순식간에 녹아내린다.

평소에는 이름도 불러주지 않더니, 오늘 갑자기 '서연이'라고 연인처럼 불러주는 탓에 흥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학…! 흐앗…! 보지 써쥬세여…♥ 보지 조일 테니까앗…♥"

"힘들어 보이는데?"

"개, 갠차느니까…♥"

"그래?"

쮸걱쮸걱쮸걱쮸걱쮸걱!

"응호오옷…!!"

간다. 간다. 간다. 도대체 몇 번을 가버리는 건지 모를 정도로 강렬한 쾌감이 쏟아져 들어와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정신을 차렸을 땐 이미 최민석에게 완전히 몸을 기댄 채로 질내사정 당하고 있는 상태였다.

뷰르릇! 뷰릇! 뷰르르릇!!

"헥, 헥, 헤엑…♥"

길쭉하게 빼낸 혓바닥 끝으로 침이 줄줄 흘러내렸다.

"좋았어?"

"조아써요…♥"

유서연은 최민석의 품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대로 욕실 바닥에 쓰러지듯 주저앉으며 대답했다.

그에게 등을 기댄 상태가 아니었으면 그대로 뒷통수를 바닥에 박았으리라.

"청소해."

"네…. 움…. 쯉…."

자연스럽게 입가에 들이 밀어지는 자지를 빤다.

그러는 사이 최민석은 잠시 내려뒀던 거품 타올로 유서연의 몸을 부드럽게 닦아냈다.

'행복해….'

휴게실에서 항복 선언을 했던 날을 제외하면 이렇게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가버린 적은 처음이었는데, 이렇게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

평소와는 완전히 다른 상냥한 대우에 뱃속에서 무언가 큥큥하고 올라와 간신히 진정되어가던 성욕이 순식간에 끓었다.

"쮸웁…! 쫍, 쪼옵…!"

심지어 눈앞에는 앞으로 몇 번이고 더 자신을 범해줄 수 있는 자지가 있었기에 더더욱 참기 힘들었다.

"청소 다 끝났으면 그만 꼴리게 하고 멈춰야지?"

"네…."

더 달라붙고 싶었지만 최민석이 선을 확 그어버린 탓에 유서연은 아쉬움에 입맛을 다시며 자지에서 떨어졌다.

자신의 타액으로 번들거리고 있는 자지는 군침이 돌 정도로 탐스러웠지만 어쩔 수 없었다.

"가자."

다른 말은 필요 없었다.

몸을 다 씻겨준 최민석은 곧장 욕실을 나섰고, 유서연 역시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간신히 욕실 밖으로 나와 옷을 갈아입었다.

"아슬아슬하게 늦진 않겠네."

도대체 어느새 1시간이 지난 건지.

욕실에서 했던 것만 아니라면 조금 쉬어갈 여유가 있었을 텐데. 결국 유서연은 쉬지도 못하고 차를 몰아야 했다.

차를 몰고 돌아가던 도중, 드물게도 최민석 쪽에서 말을 걸어왔다.

"그러고 보면, 주말에는 뭐 하고 지내?"

"그냥…. 이것저것 하고 지내요. 책도 읽고, 유튜브도 보고…."

물론 중간중간 성욕이 끓을 때마다 자위를 하는 시간도 상당했다. 물론 반찬은 최민석이었다.

"부모님이랑은 따로 산다고 했었지?"

"네."

이전에 있던 곳에서 쳤던 사고가 상당했던지라 쓸데없는 소문이 나지 않도록 아예 타지역에 있는 지점으로 보내진 탓이었다.

"그럼 주말에 놀러 가도 상관없겠네?"

"오, 오실 건가요!?"

갑작스러운 희소식에 유서연의 표정이 확 밝아졌다.

최민석이 자신의 집에 온다니. 갑자기 왜 찾아온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성격상 집을 구경만 하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처럼 시간에 쫓기지 않고 마음껏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한 번쯤 가보는 것도 괜찮겠네. 금요일에 일 끝나고 같이 갈까?"

"아…! 네!!"

금요일이면 바로 내일이다.

유서연은 기쁜 마음으로 다음날을 기대하며 차를 몰았다.

*

딱히 이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그냥 오늘따라 유서연을 따먹는 맛이 더 좋았고, 조금 아쉽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당장은 시간이 없으니 더 할 수는 없고, 퇴근 후에 더하자니 그것도 뭔가 애매했다.

'이왕 제대로 즐기려면 하루 정도는 꽉 채워서 즐기고 싶은데.' 그런 생각이 들어서 그냥 아예 유서연의 집에서 하룻밤 머물기로 한 것이다.

유서연은 정말로 기분이 좋았는지 돌아가는 내내 싱글싱글 웃으며 콧노래까지 흥얼거렸는데, 괜히 괴롭혀주고 싶은 모습이었다.

물론 사고가 날지도 모르니 건드리지는 않았다.

일이 끝난 뒤에는 곧바로 고시원에 돌아왔다.

김민아는 인강이라도 듣는 모양인지 이어폰을 끼고 노트북 화면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엘리베이터 알림음이나 인기척 정도는 느끼는 게 정상일 텐데. 최면의 효과라지만 주변 상황도 인지하지 못 할 정도로 집중한 모양이다.

"흐음…."

오늘따라 유독 기분이 들쑥날쑥하다.

세상과 완전히 단절된 듯 집중하고 있는 김민아의 모습을 보니 괜히 장난기가 끓어올랐다.

발소리를 죽이고 슬금슬금 카운터를 지나쳐 복도를 지나 총무실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었다.

다행히도 문은 잠겨있지 않았다.

김민아는 자신의 뒤에 누가 서 있다는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열심히 공책과 문제집을 오가며 뭔가를 필기하고 있었다.

'진짜 미친 짓이긴 한데.'

어차피 총무실 내부엔 CCTV도 없다.

고시원의 복도는 작은 발소리 하나도 크게 들려올 정도로 조용해서 누가 나오면 금방 알 수 있을 테고, 엘리베이터는 열리기 전에 알림음이 들려오니 충분히 경계할 수 있다.

결론은 가능하다.

나름대로 확신을 내린 나는 곧장 벨트를 풀고 바지를 내렸다.

당연하지만 자지는 아직 발기하지 않은 상태.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자지를 세울 만한 반찬들이 무수하게 많다.

매일 아침 무언가에 홀린 듯한 표정으로 자지를 빨아대는 김민아. 어떻게 괴롭히더라도 좋다고 보지를 대주는 유서연.

두 사람의 음란한 모습을 떠올리며 가볍게 자지를 쥐고 흔드는 것만으로도 순식간에 피가 몰려 자지가 우뚝 서버렸다.

자지를 세운 채로 살금살금 김민아의 뒤로 다가간다. 누군가 본다면 빼도 박도 못 하고 성범죄자로 신고당해 잡혀가도 할 말이 없을 모습일 것이다.

실없이 그런 생각을 하며 김민아의 지척까지 도착한 나는 딱딱하게 발기한 자지를 김민아의 뺨에 조심스럽게 갖다 붙였다.

"응…? 히익!?"

쿠당탕!

갑작스럽게 뺨에 닿은 무언가에 살짝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뜬 김민아는 뺨에 닿은 물체의 모습을 제대로 확인한 순간 경악한 표정을 지으며 몸을 휙 돌리다가 의자에서 떨어져 바닥에 떨어져 버렸다.

"미, 미친놈아…!"

김민아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 채로 최대한 억누른 목소리로 소리 질렀다.

놀란 와중에도 들키지 않도록 소리를 억누르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큭큭 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금 웃음이 나와!?"

"미안, 미안. 누가 온 것도 모르고 집중하고 있길래 왠지 장난치고 싶어져서 그랬어."

"장난에도 정도가 있지…!"

장난이라는 말에 김민아의 표정이 한층 험악해졌다.

단순히 표정만 보자면 처음 성욕 해소 서비스를 신청했을 때 4번째를 요구했을 때만큼 정색하고 화내고 있는 수준이다.

물론 그때와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지만.

"빨리 바지 입어!"

"싫은데?"

"뭐, 뭐…?"

당당하게 거절 의사를 밝히자 김민아는 할 말을 잃은 듯 입을 벙긋거렸다.

그러는 사이 나는 여전히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김민아에게 한 걸음씩 다가갔다.

"뭐, 뭐야. 왜 다가오는 건데."

"자지 섰잖아."

"그게 뭐 어쨌다고…."

"해결해줘."

꿀꺽.

깜짝 놀랄 정도로 선명하게 들려온 침 삼키는 소리에 김민아는 몸을 움찔 떨었다.

물론 소리의 근원지는 내가 아니라 김민아였다.

자신도 모르게 낸 소리에 흠칫 몸을 떤 김민아의 얼굴이 사과처럼 새빨갛게 물들었다.

"아, 알았으니까. 일단 방에 가서…."

"여기서 해줘."

"아니, 여기서는…!"

"빨리해줘."

"읏…!"

당황해서 목소리를 높이려는 김민아의 입술 위로 빵빵하게 부푼 귀두를 툭 얹었다.

김민아의 시선은 어느샌가 눈앞의 자지에 단단하게 고정된 상태였다.

"빨리. 응?"

"그, 그래도 여기선…."

안된다고 말하는 것 치고는 목소리가 가늘게 떨리고 있다. 시선은 여전히 자지에 고정된 상태였다.

"괜찮아. 누가 오면 바로 숨을게. 문도 잠궈놨고 바닥에 엎드리면 아무도 못 보잖아."

"안 되는데…."

김민아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입술을 살짝 열었다.

김민아의 정액 중독은 사라진 게 아니라 공부에 집중하느라 잠시 잊혀졌을 뿐이다.

그녀에게 있어 정액은 여전히 중독되는 맛이었고, 그 중독이 얼마나 깊은지는 매일 아침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지금도 완전히 상식에서 벗어난 상황임에도 눈앞의 자지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고 고민하고 있지 않은가.

"이번 한 번만. 응?"

"아, 정말…!"

김민아는 이번만 져 준다는 듯, 그러면서도 희미한 열기가 느껴지는 눈빛을 띄우며 입을 벌렸다.

"움…. 쮸웁…. 쯉…."

억지로 해준다는 듯한 말투와는 달리 김민아의 입 안은 이미 침이 가득 고여 순식간에 자지를 미끈미끈하게 적시며 따듯하게 감싸왔다.

"고마워. 민아야."

"츄읍…. 읍…. 빨리 싸기나 해…! 츄르릅…!"

진득하게 맛을 보는 평소의 펠라와 달리 이번에는 어떻게든 빨리 싸게 하겠다는 듯 귀두를 집중적으로 핥아댄다.

노골적이지만 그만큼 기분이 좋은 탓에 나도 모르게 허리가 부들부들 떨려왔다.

그렇게 싫은 척을 했으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들은 순간 자지를 빨고 있는 입은 확 화악 열이 오르며 따듯해졌고, 침이 가득 흘러나와 순식간에 질척해졌다.

김민아는 최대한 들키지 않으려고 하는지 새초롬한 표정으로 자지를 빨고 있었지만, 그 갭이 오히려 꼴린다.

"더 깊게 빨아줘."

"후우움…. 움…."

김민아의 머리를 붙잡고 꾹 눌러 자지를 깊게 밀어 넣자 귀두를 집요하게 빨던 것을 멈추고 저항 없이 자지를 깊게 받아들였다.

"쿠흡…! 쿱…!"

너무 깊게 넣은 모양인지, 귀두 끝이 목구멍을 푹 찌르는 감촉과 함께 김민아가 눈물을 찔끔 흘리며 허벅지를 팍팍 쳐댔다.

"아, 미안.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

급하게 사과하며 변명을 덧붙이자 이쪽을 째릿 노려보던 눈빛이 조금 사그라들었다.

여전히 자지를 입에 문 채로 가만히 있던 김민아는 결국 멋쩍게 시선을 피하며 다시 자지를 빨기 시작했다.

"움…! 쯉…! 쮸웁…!"

방금 전처럼 목구멍에 닿을 정도는 아니지만, 김민아는 평소 이상으로 깊게 자지를 물고 빨았다.

작은 차이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깊게 들어간 탓인지 입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은 훨씬 강렬했다.

"쮸웁! 쯉! 쮸으읍…!"

"크으…."

자지를 깊게 물고 정액을 뽑아내기만 위한 움직임에 피가 한껏 몰린 자지가 불끈거리며 허리가 떨려온다.

"쿠읍…! 쮸우웁…! 쿠흐응…!"

아직 조절이 힘든 건지, 가끔 깊게 파고든 자지가 목구멍을 쿡쿡 찌르기도 했지만 김민아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자지를 빨아대며 사정을 재촉했다.

날이 갈수록 늘어가는 펠라 실력도 실력이지만, 귀두 끝이 목구멍을 찌를 때마다 꽉꽉 조여대는 쾌감은 상당히 참기 힘들었다.

펠라에 능숙한 유서연조차도 이런 펠라는 해주지 않은 탓에 낯선 쾌감에 적응하기 힘든 것도 한몫했고.

"크, 민아야. 싼다…!"

"쿠흡!"

뷰르르릇! 뷰릇! 뷰릇!

이번 건 솔직히 불가항력이었다.

남자 역시 절정이 가꿔질수록 머릿속에 하얗게 변하는데, 이번에는 아예 사정 직전에 김민아가 자신의 목구멍까지 이용해 자지를 조여댄 탓에 도저히 참지 못하고 김민아의 머리를 꾹 눌러 목구멍을 깊게 찌른 채로 사정해버렸다.

울컥거리며 쏟아져나오는 사정의 쾌감은 평소 이상으로 강렬하다.

김민아는 쿨럭대면서도 목구멍에 대고 쏟아져 들어오는 정액을 꿀꺽꿀꺽 삼켜댔는데, 눈물이 고여 빨개진 눈은 사정이 반복될수록 흐릿하게 풀어지고 있었다.

"크하…."

평소 이상으로 찐하게 정액을 쏟아낸 뒤에야 김민아의 입에서 자지를 뽑아냈다.

김민아의 입 안 가득 고여있던 침은 자지를 따라 거미줄처럼 찐득하게 늘어졌는데, 나도 모르게 자지에 힘이 불끈 들어갈 정도로 강렬한 풍경이었다.

"하앗…. 쿨럭, 하…."

김민아는 가끔 쿨럭거리면서 뜨겁게 녹은 숨을 몰아쉬었고, 멍한 눈빛으로 자지에서 주르륵 흘러내리는 침을 바라보다가 번뜩 정신을 차리며 소리쳤다.

"야! 사람 죽이려고 작정했냐!?"

"너무 좋아서 나도 모르게…."

"기분 좋았으면 다냐!? 나도 기분 좋으면 너 막 때려도 돼!?"

"아니, 진짜로 생각해봐. 평소엔 이런 적 한 번도 없었잖아. 오늘은 진짜 못 참을 정도라 어쩔 수 없었다니까? 너도 가끔 내가 하는 말도 못 듣고 빨고 그러잖아?"

"무-, 그, 그게 무슨 상관인데!?"

걸렸다.

적당히 떠오르는 대로 말을 내뱉었을 뿐이지만 불같이 화를 내던 김민아의 기세가 눈에 띄게 움츠러든 것은 이 상황을 넘어갈 수 있는 확실한 기회라는 뜻이었다.

"무슨 상관이긴. 너도 그러고 싶어서 그렇게 정신 놓고 빠는 게 아니잖아. 이번엔 나도 그 정도로 기분이 좋아서 그랬다는 거지. 네가 그…. 목구멍까지 써서 해주니까 너무 좋아서 그랬어. 미안해."

김민아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입만 벙긋거렸다.

당장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마음을 읽을 수는 없겠지만 그동안 봐온 김민아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자신이 목구멍까지 써줘서 해줬다.'라는 부분에서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

"…됐으니까 바지나 입어."

"화 풀렸어?"

"풀렸으니까 바지 입으라고!"

성공이다.

시키는 대로 바지를 입자 김민아는 짧게 한숨을 쉬며 다시 의자에 앉았다.

"장난 다 쳤으면 가. 공부해야 되니까."

평소보다 한 단계 쌀쌀맞은 말투였지만 여전히 빨갛게 물들어 있는 귀를 보면 부끄러워서 저러는 것이라는 것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 맞다. 할 말 있었는데."

"뭔데?"

"나 내일은 안 들어올 거야. 아마 토요일…. 정확히 언제라곤 말 못 하겠는데 좀 늦게 들어올 것 같아."

"무, 무슨 일인데?"

김민아는 언제 삐졌냐는 듯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

당연하지만 다른 여자 집에 떡 치러 간다고 말할 수는 없으니 적당히 둘러댔다.

"친구가 간만에 만나자고 해서. 일 끝나고 바로 만나기로 했거든."

"아니, 뭘 하고 놀길래 금요일에 만나서 토요일까지…. 아니, 아니다. 잘 놀다 와."

이미 할 말은 다 한 것 같지만 김민아는 적당히 하던 말을 끊어내고 쿨하게 대답했다.

물론 김민아의 기분이 불편해졌다는 건 굳이 확인해볼 필요도 없이 확실히 전해졌다.

"괜찮겠어?"

"…상관없어. 못 먹는다고 죽는 것도 아니고. 어차피 그거 못 먹을 때도 잘만 공부했거든?"

"그럼 뭐…. 아무튼 공부 열심히 해. 난 간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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