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 정액 중독 공시생 (6)
김민아는 자신이 착한 사람까지는 아니어도, 양심적인 부분은 제대로 지키고 살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
집은 가난했지만 부모님과는 사이 좋게 지냈고, 그 흔한 100원, 200원짜리 도둑질 한 번 해본 적 없다.
부러운 사람은 많았지만 질투로 그들에게 시비를 걸지도, 뒤에서 험담을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금. 김민아의 몸을 완전히 지배한 배덕감은 그 양심의 벽을 가볍게 허물어버렸다.
'내가 뭘 상상하든 무슨 상관이야? 따, 딱히 나쁜 생각을 하는 것도 아닌데.'
그래.
이건 양심에 찔릴 것도 없는 일이다.
뭘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자지가 들어오는 상상을 했을 뿐이지 않은가.
피해자는 없다.
그래. 피해자는 없고, 자신 역시 나쁘지 않았다.
나름대로 자기합리화를 마친 김민아의 손이 다시 아래로 내려왔다.
길이는 확인했으니 이번에는 굵기를 떠올려 볼 차례였다.
"안쪽으로 해본 적은 없는데…."
정확히 말하면 없는 것은 아니다.
호기심에 안쪽에 손가락을 넣어본 적은 있었지만 클리로 하는 것과 달리 확 올라오는 느낌이 없어 금방 흥미를 잃고 다시는 하지 않았을 뿐이다.
찌걱….
길게 뻗은 검지 손가락을 질 안으로 밀어 넣는다.
"뭔가 야해…."
꽤 오래된 일이긴 했지만 이전에 손가락을 넣었을 때는 이렇지 않았던 것 같은데.
몇 년 만에 다시 무언가를 받아들인 자신의 질은 굉장히 미끈미끈하게 젖어 저항감 없이 침입자를 받아들였고, 마치 오물거리며 씹어먹듯 손가락을 꽉꽉 조여들었다.
"여기에 그게…."
들어오는 거다.
그 말도 안 되는 크기를 생각해보면 믿기지 않는 일이었지만 생물학적으로는 분명 가능한 일이었다.
"미쳤어…."
고작 손가락 하나로도 이렇게 조이는데. 그 커다란 물건을 어떻게 받아들인단 말인가.
김민아는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손가락 하나를 더 밀어 넣었다.
"흐읏…!"
안쪽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이 한층 늘어났다.
좁은 질벽이 벌어지는 느낌과 손가락이 질벽에 조여지는 느낌이 동시에 느껴진다.
지금 김민아의 손가락은 자지였다.
상상하던 것과는 크기도 길이도 완전히 달랐지만, 완전히 몰입된 상상력은 둘의 차이를 적당히 얼버무리는 데 성공했다.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흐읏, 읏, 하아…."
두 개의 손가락이 부드럽게 질내를 왕복한다.
안에서 흘러나온 애액은 조금씩 양을 늘려가며 손가락을 타고 흘러내려 손바닥까지 적시고 있었다.
"하앗, 앗. 하아…!"
분명 기분은 좋다.
하지만 도저히 절정에 달할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마치 여기까지라는 것처럼, 몸은 충분히 달아올랐으면서 더 이상 쾌감이 늘어나질 않는 것이다.
결국 김민아는 남은 한쪽 손을 클리토리스 쪽으로 뻗었다.
"흣…! 흐으응…!"
손가락 끝이 클리토리스를 툭 건드린 순간. 짜릿한 쾌감이 등골을 타고 달린다.
이 순간 김민아는 '가볍게 가버리는' 현상을 체험했다.
그저 '기분 좋다'와 '가버렸다' 뿐이었던 쾌감의 척도 사이에 새로운 기준이 추가된 순간이었다.
다리가 조금씩 후들거리는 탓에 서 있기가 힘들어 그대로 욕실 벽에 기댄 채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흐읏…! 앗, 앙…! 하앙…!"
찌걱찌걱찌걱찌걱!
질내를 쑤시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점점 빨라진다.
다른 쪽의 손가락 역시 평소 이상으로 격렬하게 클리토리스를 뭉개듯이 짓누르며 문지르고 있었다.
"흐읍! 하악…! 학, 하아앙…!!"
움찔! 움찔!
마침내 절정에 달한 김민아는 다리를 쭉 뻗고 발가락을 꽉 오므리며 온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절정에 달한 보지는 손가락을 꽉꽉 조여들며 애액을 줄줄 흘려댔다.
그동안 겪어온 절정과는 완전히 다르다.
쾌감을 조금씩 쌓고 쌓아 올려 간신히 도달하는 듯한 절정과 달리 지금의 절정은 순식간에 높은 곳까지 끌어 올려졌다 떨어지는 것처럼 빠르고 강렬했다.
"하악, 학, 하아…!"
김민아는 거친 숨을 토해내며 손가락을 뽑아냈다.
손가락이 빠져나가면서 함께 주륵하고 흘러내리는 애액도, 뱃속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허전함도, 온몸이 붕 뜬 것만 같은 탈력감도 모두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다.
"미친년…. 미친년…."
한껏 달아올랐던 몸이 천천히 식어가면서 찾아오는 현자 타임은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그동안 매일같이 달아오른 몸을 진정시키기 위해 자위를 하긴 했어도 이렇게까지 심하게 해버린 적은 처음이었다.
"…공부나 하자."
그래도 처참해진 멘탈을 다잡는 건 빨랐다.
자신이 정액의 맛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금단증상에 시달릴 때 느꼈던 감정을 억지로 붙들고 공부에 매달린 경험 덕분이었다.
벌떡 몸을 일으킨 김민아는 곧바로 샤워기의 온도 조절기를 가장 차가운 쪽으로 돌려놓고 물을 틀었다.
"으읏…!"
한겨울에 찬물로 샤워라니.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지만 확실히 온몸이 얼어붙을 듯 차가워지니 잡념이 빠르게 사라졌다.
고행이라도 하는 것처럼 몸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머리를 감고 온몸에 거품 칠까지 마치고 나서야 샤워를 끝내고 나왔다.
"이제 좀 살겠네."
온몸이 차갑게 식었던 만큼 물기를 닦고 밖으로 나오자마자 후끈 열이 올라왔다.
적당히 머리를 말리고 평소처럼 추리닝 차림으로 돌아온 김민아는 곧바로 책상에 앉아 공부를 시작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오늘 역시 평소와 마찬가지로 순식간에 잡념이 사라지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
점심시간. 언제나처럼 밖으로 나갈 준비를 하려는 도중에 1팀장이 말을 걸어왔다.
"민석이는 또 밖에서 먹으려고?"
"요즘 몸이 편해서 그런지 자꾸 입맛이 돌더라고요. 밖에 나가서 바람도 좀 쐬고요."
"그래도 너무 막 쓰지는 말어. 조금이라도 아껴둬야지. 나중에 어디서 돈이 확 필요할지 몰라."
"에휴. 민석이가 알아서 잘하겠지. 요즘 젊은 애들한테 그러면 꼰대 취급받는다니까?"
"에이, 이 사람아. 그냥 다 민석이 좋으라고 하는 소리지. 이게 꼰대짓이야?"
"하하. 괜찮아요. 팀장님도 걱정돼서 해주시는 말인데요."
"거봐. 민석이는 요즘 애들이랑은 다르다니까? 애가 아주 싹싹하잖아."
"쯧쯧. 됐으니까 밥이나 먹으러 가자고. 민석아. 너도 밥 먹으러 가라. 늦지는 말고."
"예. 다들 밥 맛있게 드세요."
"오냐. 너도 맛있게 먹어라."
1팀장한테 걸려서 시간을 뺏길 뻔한 걸 최 씨 아저씨가 끼어든 덕분에 적당히 넘어갈 수 있었다.
적당히 인사를 주고받으며 밖으로 나와 약속한 장소에 도착하자 이제는 익숙해진 번쩍번쩍 광이 나는 자동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안쪽을 확인해볼 것도 없이 문을 열고 조수석에 앉자 운전석에 앉아있던 유서연은 예전 같았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어디로 갈까요?"
"아무 데나 좋으니까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데로 가자."
딱히 생각나는 메뉴가 없어 적당히 말했을 뿐이지만 유서연은 정말 기쁜 것처럼 확 밝아진 표정을 지었다.
점심 시간은 유일하게 남의 시선을 걱정할 필요 없이 대기 시간보다 길게 몸을 섞을 수 있는 시간이었고, 식사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뜻이기 때문이었다.
"우동은 괜찮으세요?"
"괜찮네. 그걸로 하자."
이제야 2월 중순에 이른 날씨는 여전히 살이 떨리도록 추웠으니 뜨끈한 국물 생각이 떠오른 순간 자연스럽게 입맛이 돋았다.
"그럼 우동집으로 갈게요."
맛에 대해서는 딱히 물어보지 않았다. 원래 맛집을 많이 아는 건지 따로 찾아보기라도 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유서연이 고른 가게 중에 맛없는 곳은 하나도 없었으니까.
부드러운 시동음과 함께 차가 출발한다.
언제 웃었냐는 듯 차분하게 운전에 집중하는 유서연의 옆모습은 왠지 모르게 괴롭혀주고 싶었지만 괜히 사고라도 날 가능성이 있으니 매번 생각만 하고 넘어갔다.
예상했던 대로 그동안 먹어왔던 것보다 맛있었던 우동을 먹은 뒤에는 당연하다는 듯이 근처에 있는 모텔로 직행했다.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유서연을 침대 위에 던져놓고 뒤에서 가슴을 마구 주무르자 유서연은 금세 흥분한 듯 달뜬 숨을 내뱉었다.
"하아, 하아…."
유서연의 장점은 배려해줄 필요 없이 마음껏 가지고 놀 수 있다는 점과 이 가슴이다.
기본적인 몸매나 전체적인 비율도 좋았지만 이 커다란 가슴이 아니었다면 유서연이 지금처럼 매력적으로 느껴지진 않았을 것이다.
"흐읏, 읏, 학…!"
배려라고는 조금도 없이, 내 좋을 대로 가슴을 꽉꽉 주물러댔음에도 유서연은 한결같이 흥분한 기색만을 드러냈다.
그것뿐 아니라,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모양인지 등 뒤로 엉덩이를 들이밀어 옷 위로 발기한 자지를 꾹꾹 누르고 문질러대며 빨리 박아달라는 듯 신호를 보내왔다.
"박아줬으면 좋겠어?"
"하으…. 박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보채지 말고 얌전히 가슴이나 대고 있어. 나중에 알아서 박아줄 테니까."
"흐읏…! 가슴 댈게요…! 얌전히 가슴 대고 있을 테니까…! 하악…!"
주무르고 있던 가슴을 완전히 쥐어짜듯 강하게 움켜쥐자 유서연은 몸을 움찔움찔 떨어대며 뜨거운 숨을 토해냈다.
"와…. 이걸로도 느껴?"
"흣…! 느, 느꼈어요…. 아픈데…. 찌릿하고 올라와서…!"
"진짜 걸레는 달라도 뭐가 다르네."
"하앙…! 제가 걸레라서…! 흐읏…! 하앗, 학…!"
유서연은 이제 걸레라는 매도조차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였다.
당장 유서연의 머릿속에 있는 거라곤 빨리 박아줬으면 하는 마음뿐일 것이다.
가슴을 쥐어짜이며 몸을 움찔움찔 떨어대는 와중에도 유서연의 엉덩이는 멈추지 않고 옷 위로 자지를 문질러대고 있었다.
"진짜 꼴리게 하네."
"꺄앗…!"
가슴을 주무르던 것을 멈추고 유서연의 바지를 벗겨버리자 유서연은 환희가 가득 담긴 비명을 내질렀다.
"엉덩이 들어."
"하아…. 엉덩이 들었어요…. 빨리이…."
이쪽의 말 한마디에 박기 좋게 엉덩이를 치켜 올린 유서연은 엎드린 채로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며 이쪽을 유혹했다.
이쪽 역시 곧바로 벨트를 풀고 바지와 함께 속옷을 벗어 자지를 드러냈다.
엎드린 자세로 이쪽을 돌아보고 있던 유서연의 눈빛은 자지의 모습을 포착한 순간 뜨거운 열기로 일렁였다.
"제대로 만지지도 않았는데 엄청 젖었네. 애무 필요해?"
"이미 충분히 젖었으니까…♡ 빨리 넣어주세요…♡"
살랑살랑 흔들리는 엉덩이 아래로 질척하게 젖은 보지가 애액을 흘려댄다.
몇 번을 봐도 참기 힘든 광경에 그대로 질구에 귀두를 맞추고 깊게 쑤셔 박았다.
찌걱-!
"흑…! 하아악…!"
갑작스러운 삽입에 쾌락과 고통이 뒤섞인 신음이 흘러나왔다.
유서연의 보지야 이미 충분할 정도로 젖어 있었지만 정작 안으로 들어갈 자지는 조금도 젖지 않은 상태였으니까.
"아파?"
"아, 아픈데엣…! 흐읏! 하앙, 앗 아앙…!"
유서연의 대답을 끝까지 듣지도 않고 부드러운 살집이 느껴지는 엉덩이를 꽉 움켜쥐며 허리를 흔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