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화 > 나만 괴롭히는 팀장 (3)
명백한 강간이었다.
자신이 휴게실에서 자위를 하고 있든, 그걸 누군가에게 들켜 범해지기를 원했든. 자신은 분명히 싫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그걸 무시하고 범해진 시점에서 이건 명백한 강간이었다.
그런데 그게 뭐 어쨌다는 말인가.
"흐앙…. 앗, 앗, 아앙…!"
커다란 거근이 보지를 쑤셔댈 때마다 스스로의 의사와 전혀 관계없이 신음이 튀어나왔다.
굵기도, 길이도, 단단함도. 이제껏 자신이 겪어온 남자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엄청나다.
안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압박감에 숨이 막히고, 다른 남자들은 닿지도 않았던 곳까지 여유롭게 닿다 못해 뭉개져 버릴 정도로 짓눌러대고, 자지의 형태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단단하다.
그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을 텐데.
"이건 강간…. 앗…! 하앙…!"
그저 상상만 하며 즐겼던, 강제로 범해진다는 상황은 유서연의 머리를 완전히 녹여버리기에 충분했다.
"뭐라고 말이라도…. 오옥, 옥…!"
"입 다물고 박히기나 해요."
약점은 이미 완벽히 파악 당했다.
여전히 별다른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 목소리는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오싹오싹했고, 자신이 뭐라고 불평이라도 하려는 순간이면 단단한 귀두로 자궁을 마구 짓누르고 문질러 대는 탓에 말은커녕 신음이라고 부르기도 창피한 짐승 같은 소리가 튀어나왔다.
"이게 그렇게 좋아요?"
"옥…. 옷…! 오옥…!"
"대답 안 하면 그만둘 겁니다."
"응, 응옷…! 조, 조아…!"
계속해서 자궁을 짓눌리자 스스로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답이 튀어나왔다.
"솔직히 말해봐요. 계속 이렇게 강제로 당하고 싶었죠?"
"아니야앗…!"
"솔직하지 못하시네."
아니라는 말은 반사적으로 나왔을 뿐이다.
스스로가 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그게 더 흥분되니까.
원해서 당하는 게 아니라, 강제로 당한다는 상황 자체가 더 흥분되기 때문에 인정하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띠링-!
갑작스럽게 들려온 소리에 녹아내렸던 이성이 깨어났다.
"뭘…."
멈추지 않고 허리를 흔들고 있는 그의 손에는 어느샌가 핸드폰이 들려 있었다.
저 핸드폰으로 뭘 하고 있는 지는 녹아내린 머리로도 충분히 떠올릴 수 있었다.
"찌, 찍지 마…!"
유서연은 다급하게 손을 뻗어 카메라의 렌즈 부분을 가렸다.
"손 치우세요."
"흣…!"
무감정한 말 한마디에 몸이 흠칫 떨려온다.
"치워."
"……."
협박을 당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유서연은 오싹오싹한 흥분을 느끼며 손을 치웠다.
'내가 왜….'
"찍히고 있는 기분은 어때요?"
"아…. 앗…. 찍지…마앗…!"
"시키는 대로 손 치워놓고?"
"모, 몰라…. 앗…. 흐읏…!"
"모르긴 뭘 몰라. 지금 박히고 있는 부분부터 얼굴까지 싹 다 찍히고 있는데."
"하앙…! 시러엇…!"
싫다는 말과는 정반대로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몸이 떨린다.
처음에 치우라고 명령받았던 손은 다시 위로 올라갈 생각이 없다는 듯 소파의 시트를 꽉 움켜쥐고 버티고 있었다.
"이거 퍼지면 큰일 나겠네."
"오옥…!"
또다시 자궁을 괴롭혀진다.
무언가 말하려던 머릿속은 순식간에 새하얗게 물들어 아무런 생각도 못 하고 짐승 같은 소리만 쏟아냈다.
"와. 얼굴 봐. 완전히 눈 뒤집히겠네."
"오, 오옥, 호옷…!"
보지가 가버리면서 찌릿찌릿한 쾌감이 온몸을 관통했다.
이미 몇 번이고 가버리고 있었는데, 그동안 자신이 느꼈던 건 진짜 절정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크…! 존나 조이네. 슬슬 쌀 것 같은데. 안에 쌉니다."
"안에는…. 히윽…! 응옷…!"
간신히 튀어나온 거부의 말은 그의 허리 놀림 한 번에 끝맺지도 못하고 신음으로 뒤바뀌었다.
그걸 동의로 받아들인 걸까. 갑작스럽게 그의 허리 놀림이 격렬해졌다.
"앗, 앗, 앗, 앗…! 앙댓…! 흐으응…!"
안 된다는 말과는 달리 몸은 아무런 저항조차 할 수 없었다.
오히려, 안에 싸주기를 바란다는 듯 보지가 꽉 조여대는 탓에 안 그래도 큰 그의 자지가 더 크게 느껴져서 정신을 차릴 수조차 없다.
충차처럼 자궁을 쿵쿵 찔러대던 귀두가 가장 안쪽에 꾹 눌러붙었다.
뷰릇! 뷰르르르릇!
"헤엑, 헥…!"
뱃속이 뜨겁다.
가장 안쪽에서 콸콸 쏟아져 나오는 정액은 흘러들어오는 감각이 선명하게 느껴질 정도로 양도 많았지만 마치 화상이라도 입을 것처럼 뜨거워서 배에서부터 온몸이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가, 가짜….'
가짜였다.
그동안 자신이 경험해온 섹스와 오르가즘은 전부 가짜였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쾌락이 몸을 뒤덮었다.
진작에 이런 걸 알았다면 마약 따위에는 관심도 갖지 않았을 것이다.
"아예 넋이 나갔네."
"히익…!"
최민석은 그저 살짝 허리를 튕겼을 뿐이지만 막 절정에 달해 예민해진 몸은 그것만으로도 찌릿한 쾌감을 느끼며 흠칫 떨렸다.
"팀장님."
"왜, 왜에…. 힉…! 흐앗…. 앗…. 그만…♥"
한 번 사정했음에도 최민석의 자지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말도 안 되는 크기와 단단함을 유지한 채로 보지를 쑤셔대기 시작했다.
"반말하지 마세요."
"무슨…. 앗, 하앙…!"
"40대 후반인 1팀장 님도 직원들한테 존댓말은 기본으로 씁니다. 근데 유 팀장님은 왜 반말을 하십니까."
1팀장이 존댓말을 쓰는 이유는 위에서 내려온 방침이 그렇기 때문이다.
유서연 역시 평소에는 태도와는 관계없이 존댓말을 꼬박꼬박 쓰지 않았던가.
지금은 그저 너무 경황이 없어 반말이 나오고 있을 뿐이었지만….
"존댓말, 앙…! 할 테니까…!"
지금은 그런 대답을 떠올릴 수 없을 정도로 여유가 없는 상태였다.
"지금 바로 해요."
"존댓말 할게요…!"
뱃속을 푹푹 쑤셔대는 쾌감 속에서 쥐어짜듯이 소리치고 나서야 움직임이 멈췄다.
크기가 워낙 큰 탓에 그저 삽입된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였지만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는 아니었기에 그제서야 유서연은 밀린 숨을 몰아쉴 수 있었다.
"팀장님."
"네…."
"마지막으로 물어볼게요. 정말로 이렇게 되길 원하지 않았어요?"
"……."
여기서 아니라고 말하는 건 쉽다.
하지만 유서연은 뭔가에 틀어막힌 것처럼 입술만 벙긋댈 뿐 대답하지 못했다.
기본적인 표정이 워낙 무표정해서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최민석은 웃고 있었다.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는 눈동자에는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가학성이 가득 담겨있다.
그래서인가?
아니, 그게 무섭다면 오히려 아니라고 부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여기서 그렇다고 수긍해버리면 그가 어떻게 행동할지 모르니까.
"대답을 못 하시네요."
이다음에는 무슨 말이 이어질까.
스스로는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유서연은 명백하게 '다음'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만하죠."
"어…?"
미련없는 목소리와 함께 질내를 가득 채우고 있던 자지가 스르륵 빠져 나갔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대한 당황과 배에서 느껴지는 허전함에 유서연은 얼빠진 소리를 흘리며 빠져나간 자지를 멍하니 응시했다.
아까는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었는데.
흉학한 크기와 형태를 한 자지는 자신의 애액으로 흥건하게 젖어 음란하게 번들거리고 있었다.
꿀꺽.
순식간에 입가에 가득 고인 침이 삼켜지는 소리에 흠칫 놀라며 정신을 차렸다. 자신이 낸 소리였다.
"영상은 걱정 마세요. 팀장님이 고소라도 하지 않는 한은 퍼트릴 생각 없습니다. 책임질 생각은 없으니까 피임은 알아서 하시고요."
평소처럼 무감정한 목소리로 말한 최민석은 잠시 주변을 살피다가 책상 쪽으로 걸어가 물티슈를 서너 장 뽑아 애액으로 젖은 자지를 닦았다.
"아…!"
순간적으로 터져 나온 아쉬움이 듬뿍 담긴 탄성은 유서연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반응에도 관심 없다는 듯 최민석은 곧장 속옷과 바지를 챙겨입고는 휴게실을 나섰다.
"뭐야…."
순식간에 홀로 남은 유서연은 도저히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허망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
나는 휴게실에서 나온 즉시 서큐버스 시스템을 확인했다.
[정기를 획득했습니다. 2,000P]
"입으로 하는 것보다 많이 주네."
마침 정기를 써야 했는데, 얼마 되지 않는 양이라도 정기를 더 얻은 건 좋은 소식이었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배짱을 부린 것은 아니다.
[최민석이 영상을 퍼트릴지도 모르니 누군가에게 알리거나 신고를 해선 안 된다.]
아무런 생각도 없이 배짱을 부린 건 아니었다. 이렇게 최면을 걸어둔다면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될 것이다.
[해당 최면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12,000P가 필요합니다. 적용하시겠습니까? 예/아니오]
[최면이 적용되었습니다.]
다행히도 포인트는 그리 많이 들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는 충분히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이었으니까.
물론 원한다면 그 자리에서 유서연을 마음껏 따먹고 최면을 걸어버릴 수도 있었지만 꼴에 자존심을 챙기는 모습을 보니 그녀 스스로가 굴복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서 나온 행동이었다.
사건이 벌어진 다음 날.
유서연은 몇 번이고 내 쪽을 불안한 표정으로 힐끗거리긴 했지만 달리 말을 걸어오거나 하진 않았다.
그리고 이틀째.
우습게도 유서연은 평소처럼 내가 청소하는 모습을 뚫어져라 노려보다가 휴게실로 들어가 버렸다.
혹시나 내가 자신을 쫓아 들어오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나 싶은 마음에 아예 신경을 꺼버리고 평소처럼 일에 집중했다.
나흘이 더 지나고.
이전처럼 다시 자위 삼매경에 빠졌던 유서연이 노골적으로 내 쪽을 굴리기 시작했다.
이제는 청소가 아니라 백화점 구석구석에 있는 힘쓰는 일을 하나하나 찾아다 내게 시켜대는 탓에 점심시간을 제외하면 숨 돌릴 틈도 없이 땀을 흘렸다.
고시원에 돌아오는 길에 홧김에 '최민석과의 섹스가 잊혀지지 않아 다시 덮쳐지고 싶다.'라고 암시를 걸려고 했더니 정기가 3천밖에 필요하지 않은 걸 보고 웃음을 터트렸다.
일주일째.
주말을 푹 쉬고 출근해보니 유서연의 눈 밑에 퀭하니 다크서클이 자리하고 있었다.
어쩔 생각인가 지켜보니 평소처럼 이쪽이 청소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휴게실에 들어가더니 퇴근 시간까지 틀어박혀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열흘째.
아침부터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안절부절못하던 유서연 쪽에서 결국 먼저 말을 걸어왔다.
"따라와요."
"예."
별다른 설명도 없이 따라오라는 말에 언제나처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대답하며 그녀의 뒤를 따라 여성 휴게실에 들어왔다.
유서연은 말없이 소파에 앉았고, 나는 몇 걸음 따라 들어가다가 적당히 멈춰 서서 유서연의 말을 기다렸다.
"…당신."
"시키실 일이라도 있습니까?"
쥐어짜듯 흘러나온 호명에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태연하게 대답하자 유서연은 살짝 눈살을 찌푸리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
"…영상."
"예?"
"전에 찍었던 영상 말이에요. 설마 어디 퍼트리거나 한 건 아니겠죠?"
무슨 말을 하나 했더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팀장님 쪽에서 먼저 건드리지 않는 이상 퍼트릴 생각은 없습니다."
"그걸 제가 어떻게 믿어요?"
"지금 지우면 믿을 수는 있습니까? 제가 어디 백업이라도 해놨는지 확인할 방법도 없을 텐데."
"그건…."
그래도 먼저 부르길래 계획이라도 짜 뒀을 줄 알았더니 그런 것도 아니었다.
"팀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