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님, 방 잡을까요?
66화
“아무래도 여기가 제일 급해 보이네.”
먹잇감을 앞에 둔 포식자처럼 만족스럽게 중얼거리던 그가 내내 몸부림치느라 위로 밀려 올라갔던 여자의 몸을 붙잡아 쭉 끌어 내렸다. 다리가 좀 더 벌어지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던 그의 성기가 그녀의 사타구니에 맞닿았다. 뭉툭한 끄트머리가 갈라진 틈을 스윽 훑고 올라가는 느낌이 지나치게 자극적이라 절로 허리가 움찔했다.
“바로 넣을 거야. 그렇게 보채지 않아도 돼.”
여유롭게 대꾸한 그가 물로 흥건한 입구를 눈으로 훑으며 빠르게 콘돔을 씌웠다. 이어 빳빳하게 일어난 성기를 잡아 내리며 각도를 맞추고는 맞닿은 질구로 뭉툭한 선단을 밀어 넣었다.
“아으으…….”
두툼한 귀두가 축축한 밀부를 짓뭉개며 파고들었다. 좁은 길을 뚫어 내듯 거대한 덩어리를 꾹꾹 밀어 넣자 내벽이 미어지듯 벌어진다. 복부를 빠듯하게 메우는 느낌에 흣, 하고 숨을 들이켠 수진이 그의 가슴팍을 짚었다.
“잠깐만 천천히……!”
“후, 조금만 힘 빼 봐.”
“으, 응.”
한 번에 넣진 못하고 두어 번 허리를 크게 추어올리고서야 간신히 밑동까지 머금은 그녀의 안이 숨 막히게 그를 조여 왔다. 빈틈없이 맞닿은 부위를 지그시 누르며 비비자 물컹한 내부가 단단하게 곤두선 페니스를 우물거리는 게 느껴진다. 뜨겁게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심상치 않다. 이렇게 그냥 물려 놓는 것만으로도 곧 사정해 버릴 것 같았다. 그는 지체하지 않고 허리를 살짝 빼내었다가 깊이 파묻듯 세게 쳐올렸다.
“흡!”
젖은 음모가 엉키고 축 늘어진 고환이 그녀의 회음을 때렸다. 남자의 허리가 유연하게 출렁일 때마다 커다란 페니스가 그녀의 안을 들쑤셔 댔다. 빠듯하게 맞물린 자리가 순식간에 흥건해졌다. 찰박찰박. 젖은 음부를 사정없이 짓이기며 차진 소음을 유발하자 그녀는 어쩔 줄을 몰라 하며 고개를 젖혔다.
이미 전초전을 치른 후임에도 그녀는 처음 이 일을 겪어 보는 것처럼 반응했다. 힘에 겨운 얼굴로 진땀을 흘리며 끙끙 앓는다. 조금만 강하게 밀어붙여도 곧 눈물을 쏟으며 앙앙 울어 버릴 것처럼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도 그녀는 어떻게든 그를 받아들이려 애를 쓰곤 했다. 잔뜩 힘이 들어간 몸으로 엉덩이를 들어 각도를 맞추고, 그가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도록 기꺼이 두 다리를 벌렸다. 한껏 벌어진 안쪽으로 쿵쿵 소리가 나도록 박아 넣으면 숨이 넘어갈 것처럼 헐떡이며 매달렸다.
그런 태도가 얼마나 자극적인지 알기나 하는 걸까.
부드럽게 열기가 오른 몸도. 흥건하게 제 물건을 적시며 감겨 오는 그녀의 쫀득한 내벽도. 하나같이 그에겐 마약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미 맛본 이상 다시는 벗어날 수 없었다. 그러고 싶지도 않았다. 깊이 몸을 숙인 그가 빨갛게 열이 올라 있는 귓바퀴를 살짝 깨물며 속삭였다.
“아프진 않지?”
“아, 으, 읏, 아파.”
“이렇게 젖어서는 설득력이 없어, 그런 말.”
등골이 오싹해지는 감각에 수진은 몸서리를 치며 신음했다. 지치지 않는 건 제 성욕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집요한 남자의 손길에 반응하느라 진즉에 지쳐 나가떨어졌던 몸인데, 그의 것을 받아들인 것만으로 온몸의 감각이 미친 듯이 곤두섰다.
분명 힘들어 죽을 것 같은데. 너무 지쳐서 더는 쾌감도 못 느낄 것만 같았는데, 한계를 모르고 밀려 들어온 것이 안을 푹푹 뚫어 댈 때마다 허리 아래에서 뭉근히 피어오르는 감각에 머리카락까지 쭈뼛거렸다. 안쪽 깊숙한 곳에서부터 시작된 쾌감에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물컹한 점액질 벽이 제멋대로 움직이며 파고든 성기를 꽉 물었다.
순간 짧게 신음한 그가 수진의 한쪽 허벅지를 거세게 잡아 올렸다. 골반이 틀어지며 더욱 벌어진 아래로 세차게 허리를 내려 찧자 맞부딪친 아래가 찌릿하게 울렸다.
“들려? 여기서 엄청 야한 소리 나.”
짓궂게 속삭인 그가 더욱 크게 소리가 나도록 허리를 돌려 댔다. 우락부락한 페니스가 쫀득하게 들러붙는 내벽을 쑤셔 댈 때마다 요란하게 액을 휘저어 대는 소리가 났다. 흠뻑 젖어 버린 질이 맹렬하게 그의 성기를 빨아들이는 소리였다.
“아무래도 넌 내 걸 좋아하는 거 같아. 이렇게 젖은 거 보면.”
“아, 아니 그런…… 아흑!”
“엄청 축축해. 혹시 너도 싼 거 아니야?”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경악한 수진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수치심으로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정말 왜 이렇게 사람이 짓궂어진 건지.
그에게 꿰뚫린 채 도망가지도 못하고 듣는 소리에 기함한 심장이 터져 버릴 것처럼 뛰어 댔다. ‘나 안 할 거야. 그만할 거야.’ 칭얼대며 바르작대는 여자의 하체를 실컷 짓이겨 대는 남자의 얼굴엔 잔인할 정도로 즐거운 기색이 가득했다. 그런 그가 야속하고 얄미워서 온몸이 부들부들 떨릴 지경이었다.
“하…… 으, 내가 정말.”
그럼에도 그와 함께하는 이 순간이 싫지 않았다.
가장 은밀한 곳을 내보이고, 누구에게도 허락한 적 없는 곳까지 그를 받아들였다. 틈 없이 맞물린 채 서로를 탐하는 이 순간만큼의 그는 온전히 제 것이었다. 그의 것을 몸 안 가득히 품고 있는 지금은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았다. 그 어떤 두려움도, 불안함도 제 마음을 파고들지 못했다.
철퍽, 푹, 찌걱.
한층 격렬해진 추삽질에 수진은 어금니를 악물며 신음을 참았다. 집요하게 저를 응시하는 남자의 수려한 얼굴로 가만히 손을 올리자 슬쩍 고개를 튼 그가 그녀의 손바닥에 입을 맞췄다. 폭신하게 눌러 오는 감촉이 간지러워 절로 손이 곱아들었다. 곱아든 손가락 사이로 깃드는 그의 웃음소리가 한결 나른하다.
“왜, 나랑 하는 게 그렇게 좋아? 예뻐 죽겠어?”
“……뭐, 뭐라는 거야, 누가. 흣…….”
능숙하게 제 몸을 헤집어 대면서도, 흥분을 감추지 않고 한껏 거칠어진 숨소리를 내놓는 이 남자가 너무 좋았다. 거세게 제 몸을 끌어안는 힘도. 제 몸을 짓누르는 무게감도 더할 나위 없이 만족스러웠다. 짓궂은 투로 놀리는 말이 얄밉고 곤란한데도, 그런 그가 밉지 않고 사랑스러워 보이는 걸 보면 콩깍지가 제대로 씐 게 틀림없었다.
허탈하게 웃어 버린 수진이 그의 목덜미로 손을 올렸다. 땀에 젖은 그의 머리카락 사이로 손가락을 밀어 넣으며 슬그머니 엉덩이를 추켜올렸다. 힘이 들어간 아래가 빠듯하게 밀고 들어오는 그의 것을 꽉 조이자 그의 잇새로 거친 숨이 터졌다.
“제길!”
얇은 레이스 틈으로 커다란 손을 마구 욱여넣은 그가 말랑말랑한 엉덩이를 힘껏 움켜쥐어 당겼다. 덧없이 찢겨 나간 천 조각은 원래의 형태가 뭔지도 알 수 없을 만큼 처참한 흔적만을 남긴 상태였다. 기다랗게 찢어진 천에 살짝 가려진 채 두꺼운 성기를 음탕하게 삼켜 대는 아랫도리의 사정이 그를 더욱 흥분시켰음에 분명했다.
“너 때문에 돌아 버리겠다, 수진아. 하…….”
그의 잇새로 욕설 비슷한 단어가 툭 튀어나온 것 같았다. 세상 어떤 이보다 곧고 반듯한 남자가 제 말 한마디, 손짓 한 번에 거침없이 숨겨진 야성을 드러내며 포효했다. 누구에게도 보여 준 적 없는 눈빛을 하고서, 마치 내일이 없는 사람처럼 절박하고 간절하게 그녀를 끌어안고 파고들었다. 연거푸 제 이름을 불러 대는 목소리에서 점차 커져만 가는 그의 마음이 선명하게 느껴져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 마음을 고이 받아 보답하고 싶은데, 그만큼 돌려줄 자신이 없어 눈물이 났다. 후끈하게 열이 오르는 눈을 꼭 감아 버린 수진은 달달 떨리는 손으로 그의 등을 꼭 끌어안았다.
“하아…… 준성아. 흣…….”
“후, 좋아? 어떻게 해 줄까? 말해 봐.”
다정하게 속삭인 남자가 그녀의 뺨과 목선에 입을 맞추고 목덜미를 길게 빨아들이자 그녀의 신음성이 더욱 짙어졌다. 열락에 깃든 숨결에서 달큼한 향이 풍겨 난다.
“눈 뜨고 나 봐, 수진아.”
붉게 물들어 가는 눈가를 핥으며 다시 속삭였다. 사랑스러운 그 눈이 저를 보지 않는 게 싫었다. 재촉하듯 허리를 추어올리며 다시 보라고. 나 좀 보라고 연거푸 속삭이자 이윽고 눈을 뜬 그녀가 초점 없는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다른 세상을 보듯 멍하니 쾌락에 들뜬 눈동자가 하염없이 그를 응시했다. 흘러내린 땀으로 촉촉하게 젖은 긴 머리카락이 시트 위에서 마구 헝클어졌다. 허리에 힘을 줘 쳐올릴 때마다 맥없이 흔들리는 얼굴이 지나치게 예뻐서 심장이 터질 것 같다.
발갛게 열이 올라 붉어진 얼굴도. 습기를 머금어 도톰하게 부풀어 오른 입술도, 실컷 물어뜯어 버리고 싶을 만큼 먹음직스러웠다. 신음과 섞여 나오는 뜨거운 숨이 미치도록 달아서 이 여자를 구성하는 성분이 뭔지를 고민하게 된다.
“하으응, 으읏, 흐응…….”
어린 고양이처럼 가르릉거리며 앓던 그녀의 눈가가 문득 사르르 경련했다. 붉게 부푼 입술 사이로 달콤한 숨과 함께 귓가가 녹아내릴 것처럼 사랑스러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흐응, 읏, 준성아. 좋아. 읏…… 나, 너무 좋아. 더…….”
“하아, 젠장.”
그 순간 남자에게서 거센 탄식이 새어 나왔다. 몸을 일으킨 그가 성기를 쑥 빼내고는 그녀의 허벅지 아래를 위로 감아 눌렀다. 단단한 팔뚝이 그녀의 두 다리를 휘감으며 그대로 시트에 짓누르자 무릎이 어깨에 닿고 아래가 적나라하게 벌어졌다.
방금 전까지 그의 성기를 품고 있던 입구 주변은 두 사람이 뱉어 댄 음액으로 엉망이었다. 한껏 부피를 늘린 클리토리스와 흠뻑 젖어 흐트러진 음모를 먹음직스럽다는 듯이 바라보던 그가 검붉게 젖은 성기를 다시 쑤셔 넣고는 살이 부딪치는 소리가 나도록 세차게 허리를 찍어 눌렀다.
“아응, 앗! 아흐윽!”
철퍽, 푹, 찌걱, 쯔읍!
두툼한 성기를 깊숙이 박아 넣었다가 슬쩍 빼낼 때마다 비좁은 내벽이 제 것을 뽑아내기라도 할 것처럼 휘감아 왔다. 쫀득한 살점이 물로 흥건한 기둥에 마찰하며 내는 소리가 몹시도 야릇했다. 아득하게 깊은 곳으로 빨려드는 감각이 지나치게 황홀해서 이대로 죽어 버려도 억울하지 않을 것 같았다.
더욱 흥분한 그가 그녀의 목덜미에 이를 박았다. 비명을 지르며 허우적거리는 여자의 몸을 무게를 실어 짓눌러 댔다. 질펀하게 젖어 가는 소리가 커지자 그녀는 눈도 뜨지 못하고 울부짖었다. 난폭하다 싶을 만큼 거친 침입에 공중에 뜬 그녀의 다리가 멋대로 흔들렸다.
“아윽, 읏! 이건 너무 세……! 아아앗, 아, 그만, 제발…….”
결국 비명을 지르고 애원을 하게 만들었다. 온몸의 감각이 몸 한곳으로 집중되었다가 퍼져 나가는 느낌에 그녀는 전율하며 몸부림쳤다. 어느새 몸을 세운 그가 그녀의 두 다리를 붙든 채로 미친 듯이 허리를 쳐 댔다. 가랑이 사이에서 피어오르는 열기가 버거워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흡, 어, 엄마, 앗!”
새된 비명을 지르던 그녀가 흐느끼듯 울먹이며 베개에 얼굴을 묻었다. 견디기 힘들어 보였지만 준성은 멈출 수가 없었다. 자그마한 발이 제 어깨에 걸린 채 애처롭게 헤매며 허공을 긁어 댄다. 잔뜩 힘이 들어간 남자의 팔뚝에 불뚝거리며 핏줄이 솟았다. 조금만 힘을 줘도 부러질 것 같은 발목을 힘껏 붙잡은 그가 더욱 강하게 허리를 쳐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