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님, 방 잡을까요?
52화
“널 알고 나서부터 자위할 땐 늘 네 생각만 했어.”
그러면서도 입으로 내놓는 말은 거침이 없었다.
“아니, 널 생각하면 여기가 이렇게 됐다는 게 더 정확하겠지.”
자조 섞인 말을 읊조리던 그가 남은 한 손으로 그녀의 가슴 아래를 쓸어 올리듯 움켜쥐었다. 짧게 신음한 그녀의 허리가 비틀렸다. 아랑곳 않고 가슴을 주무르던 그가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단단히 뭉친 유두를 살살 돌리며 비틀었다.
“바로 어젯밤에도, 네 여길 빠는 상상을 하면서 두 번이나 했고.”
“흐, 읏, 잠깐…….”
“가끔은 내 집무실에서도 했어. 진짜 미친놈처럼.”
귓바퀴를 핥고 속삭이던 입술이 그녀의 턱선을 타고 내려와 목 안쪽 깊은 곳으로 파고든다. 쇄골 위로 흩뿌려지는 더운 숨결에 다시금 숨이 거칠어졌다.
“10년 동안 한 여자만 생각하면서 이러는 게, 후우……. 말이 되나 싶은데…….”
느른하게 신음을 뱉은 그가 젖가슴을 주무르던 손으로 그녀의 턱을 붙잡았다. 달큼한 향이 배어 나오는 여자의 입술을 길게 머금었다가 놓아주고 다소 뻔뻔하게 웃고는 그녀의 손을 빌려 하는 수음(手淫)을 이어 갔다.
“난 그게 되더라.”
저 말이 나쁘게 들리지 않았다면 정말 구제 불능 변태임이 확정되는 거겠지?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저를 보며 야한 생각을 하고, 저를 생각하며 야한 짓도 했다는 남자의 말에 기묘한 흥분이 일었다.
왠지 이 남자가 더 흥분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졌다. 무엇에도 흔들릴 거 같지 않은 이 남자가 제 손길에 미쳐 폭발해 버렸으면 좋겠다. 그 광경을 상상하자 어떤 기대감에 심장이 미친 듯이 뛰어 댔다.
수진은 가빠지는 숨을 고르며 불거진 페니스를 움켜쥔 손에 더욱 힘을 줬다. 그대로 귀두 끝까지 쓸어 올렸다가 꽉 틀어쥐자 남자의 악문 잇새로 깊은숨이 새어 나왔다. 더욱 그로테스크하게 불거진 핏줄에서 거센 맥동이 느껴졌다. 그녀의 손길에 자극당한 남성은 빠르게 열기를 더해 갔다.
“하아, 미치겠다. 너 왜 이렇게 예뻐.”
아찔하게 속삭인 그가 동그란 가슴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움켜쥐었다. 예민해진 살갗이 그의 손길에 쓸리자 순식간에 몰린 감각으로 유두가 찌릿했다. 읏, 하고 짤막하게 신음하면서도 손은 멈추지 않았다. 고지가 눈앞이었다.
갈라진 끄트머리에서 길게 실처럼 늘어지기 시작한 액이 그녀의 손길을 따라 그의 성기에 덕지덕지 발라지고, 금세 번들거리기 시작한 곳에선 비릿한 수컷의 향이 훅 풍겨 났다. 몹시 음란한 광경에 저도 모르게 긴장하며 숨을 들이켰을 때였다.
“후우, 잠깐만…….”
깊게 한숨을 내쉰 그가 곧 터질 것처럼 부풀어 버린 성기에서 그녀의 손을 풀어냈다. 그러더니 바로 그녀의 허리로 손을 뻗었다. 순식간에 치마의 버클과 지퍼가 내려가고, 헐거워진 치마는 곧장 발목으로 떨어졌다.
“아!”
이어 스타킹과 속옷을 한 번에 붙잡아 끌어 내리는 손길에 당황했다. 그대로 쭉 찢겨 나간 스타킹을 애도할 새도 없었다. 거침없이 그녀의 다리를 들어 가며 너덜너덜해진 천 쪼가리를 치워 낸 그가 이윽고 자신의 남은 옷도 훌훌 벗어 던졌다. 당당히 맨몸을 드러낸 그는 덥석 그녀의 몸을 추켜 안더니 샤워 부스에 밀어 넣었다.
그러고는 뜨거운 물이 쏟아지는 샤워기 아래에 마주 섰다. 갑자기 돌변한 상황에 어안이 벙벙해진 수진은 태연히 제 앞에서 서비스 샤워 신을 연출하고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저 반짝반짝한 외모 탓인지 당당히 아래를 세운 채로 물을 맞는 모습이 코피 터지게 섹시하다. 심지어 젖은 머리카락을 휙 쓸어 넘긴 순간엔 숨이 멎는 줄 알았다. 이 광경을 지금 나만 볼 수 있다는 게 좋은 건지 안타까운 건지 알 수가 없었다.
“왜 그런 눈으로 봐?”
나름 열중해 있었는데 너 때문에 흥이 깨져 버렸다고는 말할 수 없으니 입을 다물었다. 마치 그 마음을 읽은 것처럼 그가 웃었다.
“처음이니까, 첫 사정은 네 안에다 하고 싶어.”
경악하며 휘둥그레진 눈을 빤히 보며 손을 뻗은 그가 물에 젖은 그녀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듯 휘어잡고는 입술이 닿을 거리까지 다가왔다.
“그다음부터는 뭐든 네 마음대로 해. 기대할 테니까.”
음험한 속삭임과 함께 열기 가득한 숨이 벌어진 입술 사이로 밀려들어 왔다.
* * *
어떻게 샤워를 마친 건지, 언제 욕실을 빠져나와 침대에 그와 겹쳐 눕게 된 건지 그 과정은 잘 기억나지 않았다. 정신없이 입을 맞추고, 허겁지겁 그의 타액을 받아 마시며 신음했던 기억만 간헐적으로 떠오를 뿐이다.
“으으, 음……. 준성아.”
정신이 몽롱해서인지 손발의 감각이 둔한데, 그의 손길과 입술이 닿는 부분은 불길이라도 스친 것처럼 홧홧했다. 머리가 아득해지도록 키스하며 그녀의 통통한 허벅지를 매만지던 그가 불쑥 그녀의 다리 사이로 손을 내렸다.
“흣……!”
확실히 남자라는 게 느껴지는 커다란 손이었다. 그녀의 발목 정도는 가볍게 휘어잡을 수 있는 크기와 파르랗게 돋아난 힘줄의 모양까지 설레는 남자의 손.
그 손이 축축하게 젖은 음모를 살살 헤치더니 음부를 움켜쥐었다가 놓았다. 아찔함도 잠시, 매끈한 손바닥이 아래 전체를 압박하며 문지른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이어 부드럽게 그녀의 입술을 머금고 핥으며 중지와 약지로 길게 갈라진 틈새를 긁어내리자 온몸이 자지러질 것처럼 경련한다.
“아, 아…… 읏! 잠깐만.”
“더 벌려 봐, 괜찮으니까.”
나직하게 달랜 준성이 어쩔 줄 몰라 하며 들썩이는 여자의 다리 한쪽을 제 다리 사이에 끼워 고정했다. 남은 허벅지가 안달을 하며 가랑이를 좁혀 보지만, 그런 움직임 따윈 부질없었다. 버둥거리며 시트 위만 동동거리는 몸짓이 애처로울 정도다.
이미 욕실에서부터 흠뻑 젖어 있던 여자였다. 제 앞에서 샤워를 하는 그녀를 보다 또 음욕이 발동해 샤워 부스 벽에 밀어붙여 놓고 반쯤은 제 허벅지에 앉힌 모양새로 한참을 물고 빨았다.
그때 제 다리에 묻어나던 끈끈하고 투명한 액을 떠올리자 한도를 모르고 일어선 것이 지끈 울렸다. 그녀의 허벅지를 지그시 누르고 있는 성기에서 쿠퍼액이 줄줄 새는 게 느껴질 정도다. 하아, 낮은 한숨을 토해 낸 준성이 물기가 흥건한 입구로 손가락을 밀어 넣었다.
“읏! 자, 잠깐, 잠깐만……!”
손끝을 가져다 대자마자 쑥 빨려 드는 기분이었다. 그러면서도 낯선 이물감이 버거운지 젖은 내벽은 밀어 낼 기세로 그의 손가락을 꽉꽉 물어 댔다. 이렇게나 젖어 있는데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게 쉽지 않을 만큼 좁다.
“하, 무슨 감촉이…… 이렇게.”
더는 말로 설명하기 힘든 감각에 절로 이가 악물렸다. 준성은 침음을 삼키며 본격적으로 그녀의 안을 탐구했다.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돌려 가며 주름진 내벽을 지그시 눌러 문지르고 부푼 돌기를 손바닥으로 자극했다. 한껏 흥분해 잘 익은 홍시처럼 물컹해진 속살이 그의 손가락을 조이며 흥건한 액을 내뱉는다.
찌걱. 쯧.
그의 손가락이 깊숙이 파고들고 빠져나올 때마다 쫀쫀하게 빨아 당기는 소리가 났다. 탐식하듯 빨아 먹는 느낌과 함께 흥건히 내뿜은 애액이 손가락에 감겨 나왔다. 이런 감촉으로 제 분신을 조여 올 걸 상상하니 더 미칠 것 같았다. 당장에라도 그녀의 몸을 뚫고 들어가고 싶은 본능에 저절로 허리가 움직였다.
하, 젠장.
어금니를 질끈 물며 순간 포악해지려는 자신을 눌러 담은 준성이 그대로 그녀의 입술을 집어삼켰다. 당장 박아 넣지 못하는 제 분신 대신 혀로 입안의 여린 점막을 마구 쑤셔 댔다.
“으, 읏, 흐으……. 으응!”
자극당한 그녀의 혀 밑에선 연신 타액이 솟아났다. 그사이에도 그의 손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래가 흥건해지도록 젖은 살을 헤집어 대다, 축축해진 손가락으로 도톰하게 고개를 내민 살덩이를 비비고 꾹 쥐어 비틀기를 반복하자 그녀의 향이 더욱 짙어진다. 품 안의 그녀에게서 전해지는 거친 숨소리가 퍽 만족스럽다.
저만큼은 아니어도 그녀 역시 흥분하고 있음이 여실한 반응이었다. 적당히 열기 오른 몸을 매만지며 질척한 타액이 그녀의 입가로 줄줄 흐를 때까지 입을 맞추고 그녀의 내벽을 자극하던 그가 이내 쪽, 하고 입술을 떼어 냈다.
“하아, 아무래도 너무 좁은데.”
탄식하듯 중얼거리는 말에 수진은 조금 당황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물감이 너무 심해 무섭던 참이었다. 저 날렵한 손가락 하나로도 이렇게 꽉 찬 느낌인데 진짜는 그럼…….
“그럼 어, 어쩌지?”
벌써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안을 휘저으며 자극하는 느낌은 크게 나쁘지 않았고 여전히 제 심장도 발작하듯 요동을 쳐 댔지만, 그 거대했던 물건까지는 모르겠다. 시시각각 다가오는 그 순간을 떠올리니 절로 몸이 굳었다. 제 손으로도 다 쥐어지지 않았던 굵기와 흡사 제3의 다리 같았던 길이를 몸으로 확인한 다음이라선지 두려움은 더욱 현실적이었다.
솔직히 그게 제 몸 안에 들어올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다.
“어쩌긴. 어떻게든 해 봐야지.”
물론 그는 절대 물러날 마음이 없어 보였다. 산뜻한 대꾸와 함께 손가락이 쑥 빠져나가고, 날렵하게 움직인 그가 순식간에 그녀의 다리 사이에 자리를 잡았다. 벌어진 허벅지 사이로 남자의 수려한 얼굴이 자리한 순간 기겁한 그녀의 윗몸이 반쯤 일어났다.
“뭐, 뭐 하는 거야!”
“빨고 싶어.”
“아, 안 돼. 하지 마, 이건 아니……. 아니야!”
“너도 기분 좋을 거야. 빨게 해 줘.”
“아냐, 아냐, 더러우니까! 그만!”
“걱정 마. 네 건 다 맛있으니까.”
버둥거리던 다리는 가볍게 그의 손에 제압당했다. 전혀 힘을 쓴 것 같지도 않은 얼굴로 태연히 허벅지를 벌린 그가 그녀의 양다리를 제 어깨에 걸쳤다. 다리 사이에 숨은 채 애액을 흘려 대던 음부가 그 순간 적나라하게 벌어지며 그의 눈앞에 제 흔적을 내보였다.
“너 여기 되게 예쁘게 생겼어.”
“그, 그런 말 하지 마아!”
먹음직스럽다는 듯이 벌어진 곳을 눈으로 훑는 남자의 행동에 저는 딱 부끄러워 죽어 버릴 기세다. 당황하며 저도 모르게 손을 내려 가리려는 순간,
“아앗!”
그대로 몸을 숙인 그가 그녀의 하체를 당겨 안으며 활짝 벌어진 다리 사이에 얼굴을 묻었다. 동시에 여자의 허리가 튀어 올랐다.
“어, 엄마……. 어떡해, 어떡…… 앗!”
내리누르듯 음부를 덮어 버린 그의 입술에서 뜨거운 숨이 쏟아졌다. 생전 듣도 보도 못한 감각에 절로 터져 나간 비명이 뚝 끊어졌다.
이게 뭐야. 지금 뭐가 어떻게 되는 거야.
순간 눈앞이 하얗게 부서졌다. 갈라진 틈새를 느릿하게 훑어 올라온 축축한 혀가 톡 하니 불거진 클리토리스 주변을 한 바퀴 돌자 힘이 탁 풀려 버린 허리가 시트에 가라앉았다. 꽉 조여든 목구멍에서 절로 앓는 소리가 튀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