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7화 〉 드라마 두 번째 촬영 일 아침
* * *
몸이 흔들렸다. 눈꺼풀을 들었다. 시야가 어둡게 푸르렀다. 새벽인 것 같았다. 약간 멍했다. 수련회 가서 밤새 놀다가 아주 짧은 시간 자다 깬 느낌이었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렸다. 윤가영이 무릎 꿇고 왼손을 내 어깨에 올린 채 나를 내려보고 있었다.
“깼어요...?”
목소리가 작았다. 다른 사람들은 안 깨우려는 모양이었다.
“네...”
목소리가 살짝 잠겨 있었다. 왼손을 들어 윤가영의 왼 볼을 쓰다듬었다. 윤가영이 오른손을 내 왼손에 포갰다. 미소가 지어졌다. 윤가영의 볼을 한번 주물렀다. 말랑했다. 윤가영이 내 왼손을 끌어 손등에 입술을 맞췄다.
“일어나요...”
“알겠어요.”
왼손으로 요를 짚고 상체를 일으켰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봤다. 수아는 아직 눈을 감고 있었다.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가슴이 부풀었다가 내려갔다. 어둠 속에서도 긴 속눈썹이 선명하게 보였다. 볼이 말랑해 보였다. 자는 모습만 보면 마냥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새삼 수아가 윤가영 딸이구나 싶었다.
그나저나 수아가 윤가영 딸이라는 사실이 가장 실감 나는 때가 잠잘 때라니. 기분이 미묘했다. 그래도 요사이 애교가 많아져서 평소에도 잘 때만큼이나 귀엽게 느껴지기는 했다. 생각해보면 잘 때보다 사랑스러운 모멘트도 이따금 있던 것 같았다. 키스해달라고 붙어올 때거나 품에 안겨서 웃을 때가 그랬다. 그런 순간이면 나도 모르게 같이 미소 짓고 입술을 맞추게 됐다.
아무리 생각해도 윤가영이랑 수아는 남자한테서 사랑을 받기 위해서 태어난 것 같았다.
“수아도 깨울까요?”
“좀 더 자게 해주자...”
“그래요.”
“나가자...”
“네.”
일어나서 폰을 챙기고 윤가영이랑 함께 살금살금 걸어갔다. 문을 소리가 안 나게 조심히 열고 나갔다. 닫을 때도 조심했다. 윤가영의 오른팔에 팔짱을 끼고 오른손으로 잡은 상태로 2층 복도를 조심조심 걸었다. 윤가영이 왼손을 내 오른손에 포개고 입가에 미소를 지은 채 앞이랑 나를 번갈아 보면서 천천히 발을 내디뎠다. 뭔가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 동심이 되찾아지는 듯했다. 고개를 슬쩍 돌려 뒤를 봤다. 어느새 적당히 멀어져 있었다.
“이제 소리 내도 될 거 같아요.”
윤가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팔짱을 낀 채 같이 계단을 밟았다. 윤가영이 히히 웃었다. 사랑스러웠다. 1층 바닥을 밟고 윤가영의 왼볼에 입술을 맞췄다. 윤가영이 멈춰 서서 나를 올려보고 양팔을 벌렸다. 윤가영을 꼬옥 안았다. 윤가영이 나를 마주 안아왔다. 입술을 맞댔다. 윤가영이 입술을 움직여왔다.
“쮸읍... 쯉... 츄읍... 아움... 쯉...”
윤가영이 입술을 뗐다. 눈빛이 야릇했다.
“되게 오랜만인 거 같아요...”
살폿 웃었다. 오른손으로 윤가영의 왼 볼을 만졌다.
“우리 매일 키스하잖아요.”
“그래두... 느낌이 그랬어요... 둘이만 같이 있는 시간 내기도 힘들구...”
“으응... 둘이서만 같이 있는 시간 가지려구 수아 안 깨운 거예요?”
윤가영이 히 웃었다.
“하면 안 되는 거였어요...?”
“아뇨. 수아 성장기니까 더 재울 수도 있죠. 여보가 수아 엄마니까.”
“으응...”
윤가영이 오른손을 들어 내 볼을 만졌다.
“여보 욕심쟁이예요.”
“왜요?”
“알잖아요...”
픽 웃었다.
“모르겠는데? 말해줘요.”
윤가영이 콧소리를 냈다.
“이미 저 가졌으면서 수아도 가졌잖아요...”
미치도록 흥분됐다. 양손으로 윤가영의 허리를 감고 입술을 맞췄다. 윤가영이 눈을 감았다.
“쯉... 아움... 츕... 하웁... 우움... 쮸읍... 츕... 츄릅... 하웁... 쯉... 헤웁... 아움...”
벗기고 싶었다. 윤가영이랑 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임신 초기이니 해서는 안 될 거였다. 너무 아쉬웠다.
“쯉... 츄읍... 쮸읍...”
입술을 뗐다. 윤가영이 눈을 반만 뜨고 나를 올려봤다.
“키스 더 안 해여...?”
존나 야했다. 바지 속에서 자지가 껄떡거렸다.
“우리 빨리 씻고 먹을 거 먹은 다음에 드라마 촬영하러 가야 되잖아요.”
“그럼 저 일단 먹어도 돼요...?”
내가 쓰레기인 건가. 주체할 수 없이 기대됐다.
윤가영이 스르르 무릎 꿇고는 내 바지를 잡아 밑으로 끌어 내렸다. 그대로 윤가영이 팬티도 내리고는 양손으로 내 자지를 잡았다. 윤가영이 바로 입을 동그랗게 해서 자지를 물고 고개를 흔들면서 깊숙이 밀어 넣었다. 침이 가득해서 미끈미끈했다. 윤가영이 양손으로 내 골반을 잡고 자지를 빨아들이면서 고개를 뒤로 젖혔다. 존나 기분 좋았다. 윤가영이 머리를 앞뒤로 움직였다.
“쯔읍... 쁘읍... 쁩...”
미칠 것 같았다. 절로 입이 벌어졌다.
“아아...”
윤가영이 시선만 들어서 나를 올려봐 왔다. 윤가영이 눈웃음 지었다. 존나 음탕했다. 진짜 그냥 섹스하고 싶었다.
“쁘읍... 쁩...”
윤가영이 입에서 자지를 빼냈다. 자지랑 윤가영의 입 사이로 침이 실선이 생겼다. 윤가영이 혀를 내밀어 늘어진 실선을 건드렸다. 실선이 윤가영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윤가영이 입을 다물고 꼴깍 삼켰다. 음란하기 그지없었다. 윤가영이 오른손으로 내 자지를 잡고 왼쪽 고환을 입에 넣고 입술을 우물거렸다. 돌아버릴 것 같았다.
“하아...”
윤가영이 히 웃고 다시 귀두를 입에 넣고는 빨아대기 시작했다.
“쯔읍... 쁩... 쁘읍...”
사정감이 밀려왔다. 도저히 오래 버틸 수가 없었다.
“나 쌀 거 같아요.”
윤가영이 묵묵히 고개를 앞뒤로 움직였다. 안에 싸라는 듯했다. 문득 윤가영이 스스로 자기가 내 전용 보지라고 선언했던 게 떠올랐다. 자지가 찌릿했다.
“쌀게요.”
예고하고 바로 사정했다. 윤가영이 귀두를 입에 문 채 가만히 사정이 멈추기까지 기다렸다. 오른손 엄지로 요도를 누르면서 남은 정액까지 다 가져가고 입을 오므리면서 머리를 뒤로 뺐다. 귀두가 윤가영의 입에서 빠져나왔다. 그대로 꼿꼿이 섰다. 윤가영이 오른손으로 입을 가리고 꼴깍꼴깍 삼켰다. 항상 먹어주는 게 너무 예쁘고 기특했다. 오른손으로 윤가영의 왼 볼을 쓰다듬었다. 윤가영이 나를 올려보면서 눈웃음 지었다. 죽도록 사랑스러웠다. 윤가영이 왼손으로 무릎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를 쳐다봤다.
“저 양치하고 올게요...”
“알겠어요.”
윤가영이 화장실로 도도도 달려갔다. 혼자 주방으로 가면서 시간을 확인했다. 아주 여유롭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일단 집 말고 다른 데에서 태워 달라고 연락해둬야 했다. 별장 주변에 있는 건물을 랜덤하게 잡아서 링크를 복사하고 김민준 실장한테 문자로 보냈다.
[형 우리 오늘은 집 말고 여기에서 태워주세요]
폰을 주머니에 넣고 냉장고를 열었다. 가볍게 먹고 나가야 하니 간단한 걸 해야 했다. 토마토 달걀 볶음이랑 주먹밥 정도 먹으면 될 듯했다. 재료들을 꺼냈다. 토마토부터 싱크대로 가져가 씻었다. 뒤에서 도도도 빠르게 오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봤다. 윤가영이 미소 지은 채 오고 있었다. 수전을 끄고 수건에 손을 닦은 다음 몸을 돌려 윤가영을 안았다. 이마에 입술을 맞췄다.
“뭐 할 거예요?”
“토달볶이랑 주먹밥이요.”
“으응... 내가 토달볶할까요?”
“그래요.”
윤가영이 내 목에 입술을 쪽 맞췄다. 웃음이 나왔다. 윤가영을 놓아줬다. 윤가영이 바로 싱크대로 가 손을 씻었다. 뒷모습을 보는데 엉덩이가 눈을 사로잡았다. 뒤로 가서 윤가영을 끌어안았다. 윤가영이 물을 잠그고 고개를 돌려 나를 올려봤다. 입술을 쪽 맞췄다.
“여보.”
“네...”
“나 여보랑 너무 하고 싶어요.”
“안 돼요... 임신했으니까...”
“알아요. 근데도 그래요. 나 어떡해요?”
윤가영이 살폿 웃었다.
“또 입으로 해줄까요...? 아니면 가슴...?”
“난 보지가 좋은데.”
“안 돼요...”
살폿 웃었다. 애교 부리는 게 너무 귀여웠다.
“알아요. 나중에 해도 괜찮을 때까지 참을 거예요.”
“응... 그래도 그전까지는 제가 입으로 해드릴게요...”
“고마워요.”
윤가영의 왼볼에 입술을 맞췄다.
“이제 우리 빨리 요리해요. 시간 은근 없더라고요.”
“네.”
윤가영을 놓아주고 뒤돌았다. 참치 캔부터 따고 싱크대에 기름을 버린 다음 보울에 담았다. 마요네즈랑 후추를 넣어 숟가락으로 섞었다. 전기밥솥을 열어 그릇에 밥을 꺼내고 참기름이랑 간장을 둘러 섞었다. 비닐장갑을 쓰고 삼각형으로 성형한 다음 참치마요를 속으로 넣어 밥으로 추가해 덮었다. 다시 세모 모양으로 형태를 잡아주고 직사각형 접시에 놓았다. 삼각 주먹밥을 만들 수 있는 만큼 만들고 프라이팬에 구웠다. 구운 주먹밥을 접시에 예쁘게 옮기고 테이블에 놓았다. 도시락 김도 같이 뒀다. 윤가영이 토마토 달걀 볶음이 담긴 프라이팬을 테이블에 내려놨다. 이제 수아도 깨워서 먹기만 하면 됐다.
“제가 수아 불러올게요.”
윤가영이 말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난 일단 빨리 씻을게요.”
“네. 근데 지수랑 선우도 같이 깨울까요?”
“아뇨. 둘은 학교 가요. 자게 둬요.”
윤가영이 히 웃었다.
“저희도 새벽인데 학교로 가잖아요.”
“그건 그렇네요.”
윤가영이 나한테 다가와 양손으로 어깨를 잡고 까치발을 들어 오른 볼에 입술을 맞춰왔다. 웃음 짓고 윤가영의 입술에 입을 쪽 맞췄다. 윤가영이 히히 웃으면서 산뜻하게 계단으로 향했다. 뒷모습을 보면서 거실로 가 캐리어에서 갈아입을 것들을 챙겼다. 화장실로 들어갔다. 거울을 봤다. 목에 히키 자국이 없었다. 금방 지워져서 다행인 일이었다. 빠르게 샤워하고 나왔다. 주방으로 가기 전에 스케치보드 앞으로 가 검은색 보드마카로 글씨를 썼다.
[아침으로 주먹밥이랑 토마토 달걀 볶음 했어. 잘 챙겨 먹고 나가. 사랑해]
뭔가 모자란 느낌이 들었다. 사랑해 뒤에 빨간색으로 하트를 그리고 안에도 칠을 해 채웠다. 문자로도 같은 내용을 남기고 주방으로 갔다. 가영이랑 수아가 나란히 앉아있었다. 단란해 보였다. 손을 씻고 수아 맞은편으로 가 앉았다.
“먼저 먹지.”
“딱히 입맛 없어서.”
수아가 도시락 김을 뜯고 한 장을 주먹밥에 붙여서 잡아 들었다. 수아가 그대로 한입 베어 물었다. 우물거리는 게 귀여웠다.
“지금은?”
수아가 오른손으로 입을 가렸다.
“오빠 얼굴 보니까 입맛 돌아왔어.”
피식 웃었다. 주먹밥을 들어서 윤가영한테 건넸다. 윤가영이 눈웃음 짓고 오른손으로 받았다.
“고마워.”
나도 오른손으로 주먹밥을 들어서 한 입 크게 베어 물었다. 짭짤하고 고소했다. 살짝 느끼한 감도 있었다. 콜라를 한 모금 마셨다. 청량감이 느껴졌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다시 카메라 앞에 서야 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