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5화 〉 혼란스러운 금요일 (2)
* * *
“쮸읍... 츕...”
윤가영의 몸이 점점 뒤로 젖혀졌다. 따라서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윤가영의 등이 곧 침대에 닿았다. 양손으로 윤가영의 상체 옆을 짚어 덮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하웁... 츄읍... 쮸읍...”
윤가영이 입술을 떼고 나를 올려봤다.
“우리 일단 누워요...”
“그래요.”
윤가영이 몸 각도를 틀면서 다리를 침대에 올린 다음 왼쪽으로 한 바퀴 굴렀다. 나도 침대에 올라 윤가영의 오른편에 누웠다. 윤가영이 바로 오른팔을 뻗어 안겨왔다. 왼팔로 마주 안고 입술을 포갰다. 윤가영이 바로 입술을 마주 움직였다.
“쮸읍... 츄읍... 헤웁... 아움... 쮸읍... 츕...”
윤가영이 오른손으로 내 등을 쓸다가 앞으로 옮겨 내 왼 가슴을 주물렀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걸까 하자는 걸까. 그냥 물어보는 게 답일 듯했다. 입술을 뗐다. 윤가영이 오른손으로 내 가슴팍을 위아래로 쓸면서 입을 열었다.
“여보...”
“네.”
“... 수아랑 키스도 했어요...?”
“네...”
“흐으응...”
윤가영이 입술을 삐죽였다. 귀여워서 웃음이 나왔다. 윤가영이 몸을 뒤척여 등 돌렸다. 바짝 붙을 수 있게 왼손으로 윤가영의 머리카락을 쓸어 정리하고 몸을 밀착해 왼팔로 윤가영을 안았다. 맡기 좋은 샴푸 향이 풍겨왔다.
“미안해요.”
흐응, 하고 콧숨을 내쉬는 소리가 들렸다.
“됐어요...”
윤가영이 왼손으로 내 왼팔을 주물렀다.
“내 말은, 하면서 키스 안 할 수는 없으니까 이해한다구요...”
뭐라 답할 말이 적절한 게 안 떠올랐다. 오른팔로 침대를 밀 듯이 하면서 상체를 살짝 일으키고 고개를 숙여 윤가영의 왼 볼에 입술을 맞췄다가 다시 누웠다.
“고마워요.”
윤가영이 흥, 하고 콧소리 냈다. 진짜 나보다 열 살 넘게 나이 많은 사람이라는 게 안 믿길 정도로 귀여웠다. 아는 사람을 전부 떠올려도 윤가영만큼 귀여운 사람은 찾기 힘들 거였다.
윤가영이 오른손 검지 끝으로 내 왼팔을 훑어 간지럽혔다. 왼손을 펼쳐서 검지를 붙잡으려 했는데 윤가영이 오른팔을 앞으로 쭉 뻗어 침대에 대서 아예 멀리 떨어뜨려 놓았다.
“여보...”
“네.”
“... 수아 되게 어리잖아요...”
“... 그쵸.”
“저보다 예쁘구...”
“아니에요.”
“진짜로요...?”
“네. 난 여보가 미웠을 때도 수아보다는 여보가 주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으응... 그래도 엄청 귀엽잖아요... 되게 사랑스럽구...”
“여보가 귀엽고 사랑스러우니까 그런 거죠.”
“흐흥...”
웃음 소리가 사랑스러웠다. 미소 짓고 있을 거 같은데. 얼굴을 보고 싶었다. 오른팔을 침대에 대 상체를 비스듬히 세웠다. 윤가영이 왼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왜 가려요.”
“그냥요...”
“난 당신 얼굴 보고 싶은데.”
“안 돼요...”
억지로 손을 걷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왼손등에 입술을 쪽 맞췄다. 이러면 손을 내려줄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윤가영이 계속 왼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냥 다시 머리를 베게를 벴다. 윤가영이 왼손을 내려 내 왼팔을 주물렀다.
“나 너무 못나지 않았어요...?”
“아니에요. 왜 그런 생각을 해요. 나 진짜 당신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 더 몰라요.”
“흐응... 근데 나, 수아보다 훨씬 나이 많고, 덜 예쁘고, 또 나이 많은데...”
이렇게 자존감 낮은 소리를 할 이유가 없는 사람인데. 조금 답답하기까지 했다. 왜 이렇게 자기를 과소평가하는지. 혼내주고 싶었다. 두 손으로 침대를 짚어 윤가영의 위로 올라갔다. 윤가영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윤가영이 몸을 돌려 등이 침대를 닿게 하고는 나를 쳐다봤다.
“여보.”
“네...”
“왜 자꾸 자기를 낮게 평가해요.”
“... 근데 맞잖아요...”
“뭐가요.”
“나이 많구... 수아보다 덜 예쁘구...”
“난 수아가 여보보다 특별히 더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 없어요. 그리고 난 여보가 어른이어서 더 좋았는데요. 지금도 그렇고.”
“정말요...?”
“네.”
팔을 침대에 대서 몸을 가까이 하고 윤가영의 입술에 뽀뽀했다. 윤가영이 입술을 다물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렸다가 웃음을 터뜨렸다. 마주 싱긋 웃었다. 윤가영의 오른볼에 입술을 맞췄다. 윤가영이 나를 올려보면서 배시시 웃었다. 존나 사랑스러웠다. 상체를 낮춰 몸을 맞대고 입술을 포갰다. 밑에 깔린 윤가영의 가슴이 짓뭉개졌다. 끔찍이 부드러웠다.
“아움... 쮸읍... 츄읍... 하웁... 아움... 쯉...”
자지가 껄떡거렸다. 귀두가 팬티 밖으로 툭 튀어나온 느낌이 들었다. 입술을 떼고 윤가영을 내려봤다.
“할래요?”
“아니에요... 여보 학교 가야 되잖아요...”
“지금 몇 시였죠.”
“몰라요... 아침 만들고 먹으면 금방 나가야 될 거예요...”
“그래도 하고 싶어요.”
“안 돼요... 여보 한 번 하면 되게 오래하잖아요...”
“그건 그렇네요.”
“그니까요...”
콧숨을 내쉬었다.
“알겠어요. 어쩔 수 없네요.”
“네...”
“키스는 해도 되죠?”
윤가영이 히 웃었다.
“당연하죠...”
빙긋 웃고 입술을 포갰다.
“쮸읍... 츄읍... 아움... 하웁... 쯉... 하웁... 츕...”
윤가영이 키스하다가 히 웃었다. 입술을 맞췄다가 나도 웃음이 나왔다. 윤가영이 내 입술을 한 번 빨고 양손으로 내 옆구리를 잡았다.
“이제 내려가요...”
윤가영의 입술을 쪽 맞췄다.
“좀만 더 있어요.”
“알겠어요...”
다시 입술을 맞댔다. 혀가 뒤섞였다. 서로 눈을 마주치고 눈웃음 지었다.
“쮸읍... 츄읍... 하웁... 쯉... 아움...”
입술을 뗐다.
“내려갈까요?”
“좀만 더 해여...”
발음이 살짝 흐렸다. 키스하면서 흥분한 걸까. 윤가영도 내심 나랑 하고 싶어 할 거라 생각하니 미치도록 꼴렸다.
“좋아요.”
입술을 포갰다. 윤가영이 혀를 뒤섞다가 입술을 오므려 혀를 빨아왔다.
“쪼옵... 쪼옥... 쫍...”
자지가 껄떡거렸다. 분명 쿠퍼액이 맺혀있을 거였다. 이렇게 흥분시키면서 하면 안 된다고 한다니. 부당한 건 아닌데 조금 너무한 거 아닌가 싶었다.
“쪼옵... 쪽... 쪼옥... 쪼옵...”
윤가영이 입술을 떼고 하아, 하고 숨을 내쉬었다. 나를 기분 좋게 해주려고 노력했다는 게 전해져왔다. 너무 고맙고 기특했다.
“혀 내밀어요. 나도 해줄게요.”
“네헤...”
윤가영이 혀를 내뺐다. 입술을 오므려 윤가영의 혀를 쪽쪽 빨았다. 윤가영이 눈을 감았다.
“쪼옵... 쪼옥... 쪽...”
“응... 흥...”
윤가영이 혀를 빨리면서 내는 콧소리가 너무 야릇했다. 윤가영도 보지가 젖어 있을 거 같은데. 그냥 바지를 벗기고 자지를 박아버리고 싶었다.
“쪼옵... 쪽... 쪼옥...”
하고 싶다고 말이라도 해야 할 거 같았다. 입술을 떼고 윤가영을 내려봤다. 윤가영이 눈을 뜨고 조용히 입으로 숨을 내쉬면서 나를 올려봤다.
“밥, 해야 돼요...”
“해야죠.”
“안 내려가요...?”
“...”
가야 될 건데. 자꾸 미련 같은 게 남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가요.”
“네...”
상체를 세웠다. 무릎으로 기어 침대에서 내려갔다. 윤가영이 뒤이어 내려왔다. 테이블에서 휴지를 뜯고 귀두에 맺힌 쿠퍼액을 닦아냈다.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던 윤가영의 두 눈이 흔들렸다.
“미안해요...”
살폿 웃었다. 휴지를 말아 오른손에 쥐었다.
“아니에요. 내려가요.”
“네...”
윤가영의 뒤로 가 백허그했다. 윤가영이 두 손으로 내 팔을 붙잡았다.
“이대로 걸어가요.”
“히... 네.”
같이 뒤뚱뒤뚱 걸어 방을 나섰다. 2층을 쭉 걷다가 계단 앞에서 멈춰섰다.
“여기에선 팔짱 끼죠.”
“좋아요.”
윤가영을 안은 팔을 풀고 오른편으로 갔다. 윤가영이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보면서 팔꿈치를 굽힌 채 오른팔을 내게 뻗어왔다. 왼팔을 집어넣어 팔짱을 끼고 같이 내려갔다. 발을 맞춰 걷는데 괜히 웃음이 나왔다. 윤가영도 입꼬리가 올라가 있었다. 원래 서로의 방 안에서만 사랑을 표현했는데 이렇게 나와서도 거리낌 없이 대놓고 사랑을 표현한다는 게 더없이 즐거운 느낌이었다.
“아침 뭐 만들 거예요?”
“여보는 뭐 먹고 싶어요?”
“여보요.”
윤가영이 히 웃었다.
“저 말구 음식이요...”
“뭐든지 좋아요, 여보가 해주는 거면.”
“흐응... 그럼 팬케이크 어때요?”
“좋아요. 그럼 내가 커피할게요.”
“네.”
같이 주방으로 들어갔다. 서로 얼굴을 마주 보다가 팔짱을 풀었다. 에스프레소 머신 앞으로 가 포터필터를 챙겨 원두를 갈아 넣고 탬핑한 후 에스프레소 머신에 꽂았다. 샷 잔으로 커피가 떨어지는 걸 보다가 뒤돌아 윤가영이 휘핑기를 들고 팬케이크 반죽을 휘저어 만드는 모습을 봤다.
“내가 도와줄까요?”
윤가영이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고는 히 웃었다.
“다 했어요.”
“네.”
윤가영이 거품기를 탁탁 털고는 그릇을 들고 가스레인지 앞으로 갔다. 왼편으로 갔다.
“나 뭐 도와줄 거 없어요?”
“네. 그냥 지켜봐줘요.”
살폿 웃었다.
“알겠어요.”
윤가영이 싱긋 웃고 프라이팬에 카놀라유를 바른 다음 불을 켰다. 온도가 적당히 올랐을 때 윤가영이 국자로 반죽을 떠 프라이팬 위에 올렸다. 동그랗게 퍼지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마음을 편안히 해줬다.
윤가영의 뒤로 가서 윤가영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윤가영이 히 웃었다.
“요리하는데 위험하게 그러면 어떡해요...”
“그런데 안고 싶은데요.”
“그래두... 혹시 모르잖아요.”
“조심할게요. 절대 다칠 일 없게.”
“알겠어요 그럼...”
“팬케이크 기포 올라와요.”
“좀만 더 있어야 돼요.”
“내가 뒤집어 봐도 돼요?”
“네. 해봐요.”
윤가영이 오른손을 들어 뒤집개를 건넸다. 오른손으로 윤가영의 오른손을 포개 잡았다. 윤가영이 고개를 돌려 나를 올려보면서 히 웃었다.
“뭐 해요?”
“여보 손이 내 도구예요.”
윤가영이 히히 웃었다. 팬케이크에 기포가 마구 올라왔다.
“이제 뒤집어야 될 거 같아요.”
“아, 알겠어요.”
윤가영이 고개를 돌려 팬케이크를 봤다. 같이 오른손을 가져가 펜케이크 밑으로 뒤집개를 비집어 넣었다.
“조심조심.”
윤가영이 말했다. 윤가영이 주로 힘을 쓰게 해서 팬케이크를 조심히 뒤집었다. 아랫면이었던 부분이 예쁘게 잘 익어있었다.
“됐다.”
윤가영이 아이처럼 좋아했다. 너무 사랑스러웠다.
윤가영이 뒤집개를 프라이팬에 내려놓고 몸을 돌려서 양손을 들어 올렸다. 마주 양손을 올려 하이파이브 했다. 윤가영이 히히 웃었다. 웃음이 나왔다. 윤가영을 꼬옥 안았다. 윤가영이 행복하다는 듯 미소 지으면서 내게 안겨들었다. 향긋한 커피 냄새랑 달콤한 팬케이크 냄새가 코를 건드렸다. 윤가영의 살내음이랑 샴푸 향도 맡아졌다. 윤가영의 싱그러운 웃음까지 보고 있자니 세상 모든 게 완벽한 느낌이었다.
언제나 이런 일상을 마주하면 좋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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