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74화 〉 수요일 귀가 후 (2)
* * *
얘 또 왜 안 오지. 브라 입고 대본 가져올 시간은 이미 충분히 지났는데. 이상했다. 설마 삐치기라도 했나. 그럴 게 뭐 있다고. 왼손을 뻗어 폰을 집어 들었다. 잠금을 풀고 메시지를 열어 이수아를 찾았다. 키패드를 두드려 문자를 보냈다.
[뭐하는데 왜 안 옴?]
배에 올려놓고 가만히 천장을 봤다. 진동이 안 울렸다. 고개를 들어 폰을 슬쩍 봤다. 숫자가 안 사라져있었다. 다시 베개에 머리를 붙였다. 이대로 안 오려나. 그럴 가능성도 있는 거 같기는 한데. 걍 문 잠그고 빨리 딸이나 칠까. 고민스러웠다. 폰을 왼옆구리 옆에 내려놓고 오른손을 바지 속에 집어넣었다. 팬티도 비집고 자지를 잡았다. 습관적인 움직임이었다. 지수랑 폰으로 한 거만 빼면 혼자 딸친 지 좀 된 거 같은데 아직 손이 기억하는 듯했다. 그냥 지금 진짜 딸칠까. 가만히 자지를 주무르는데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미친? 이제 딱딱해지는데. 아니 일단 자지를 허벅지 밑으로 황급히 밀어 넣고 오른손을 빼냈다. 다리를 꼬면서 대본집을 잡았다. 고개를 왼쪽으로 젖히면서 문 쪽을 봤다. 이수아가 들어와서 문을 닫았다. 여전히 roka티에 검은 돌핀팬츠 차림이었다. 차이점은 목에 수건이 걸쳐져 있고 머리카락이 살짝 젖어있다는 거였다.
“머리 감고 왔냐?”
“응.”
“대본만 챙겨왔어야지.”
“내 맘.”
이수아가 수건으로 머리카락을 한 번 문지르고 그대로 바닥에 떨어뜨린 다음 침대에 올라와 누웠다. 이건 뭐부터 지적해야 되지.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이수아가 머리를 시트에 붙인 채로 나를 올려봤다.
“너 왜 머리 제대로 안 말리고 바로 눕냐.”
“내 맘.”
“미친...”
이수아가 히 웃고 몸을 굴려 내 옆에 바짝 붙고는 바로 또 몸을 뒤집어 내 몸 위로 올라왔다. 서로의 몸이 절묘하게 포개져서 최대한 맞닿아버렸다. 내 가슴팍에 맞닿은 이수아의 가슴이 지그시 짓눌려왔다. 미치도록 부드러웠다. 패드 느낌이 없었다. 머리가 하얘지는 느낌이었다. 이마가 뜨거워졌다. 샴푸향이 풍겨왔다. 왠지 사과향도 느껴졌다. 향수라도 뿌렸나. 아찔했다. 들이마시던 숨을 참았다. 이수아의 눈꼬리가 휘어졌다. 미치도록 요망했다. 숨이 이대로 멎기라도 할 것 같았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고 콧숨을 내쉬었다. 다시 코로 숨을 들이쉬는데 이수아의 살내음이 맡아졌다. 심장 소리가 드럼처럼 고막에 울렸다. 존나 흥분됐다. 얇은 면 두 개를 사이에 두고 가슴이 맞닿는 느낌이 너무 적나라했다. 밀착한 감각이 너무 생생해서 내 심장이 두근거리는 소리를 이수아도 들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키스 타이밍이지 이거.”
목소리가 달콤했다. 이수아가 가지는 향기가 다시 코를 건드려왔다. 나를 유혹하기 위해서만 만든 호르몬을 뿜기라도 하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었다. 어지러웠다. 얘 진짜 왜 이러지. 나름 선 잘 지키던 애인데. 혼란스러웠다. 억지로 머리를 굴렸다. 겁쟁이둘 대사였나. 아마 맞을 거였다. 그런데 이렇게 느닷없이 한다고? 머리가 빙빙 도는 느낌이었다.
이수아가 얼굴을 가까이해서 기습적으로 입술을 쪽 맞췄다. 부드러웠다. 이수아가 히 웃었다. 심장이 터져버릴 것 같았다.
“아니야?”
어떡해야 되는 걸까. 우선 별로 안 놀란 척해야 될 거 같은데. 아닌가. 머리가 도저히 안 돌아갔다. 일단 키스를 못하게 양손으로 이수아의 양볼을 잡았다. 이수아를 마주 보면서 적당한 말을 찾았다. 살짝 달아오른 볼이 귀엽고 예뻤다. 자기도 창피한 일인 줄은 아는 모양이었다. 입을 열었다.
“너 미쳤냐?”
이수아가 뚱한 표정을 지었다. 얼굴이 다소 상기된 탓에 남자친구에게 투정을 부리는 것처럼 애교스럽게만 보였다.
“왜 아마추어처럼 굴어. 연기 시작했음 바로 몰입해야지.”
“... 시작하면 시작한다고 말이라도 해.”
“오빠도 바로 알아챘잖아.”
“... 순간 나 그냥 존나 당황하기만 했는데?”
이수아가 히죽 웃었다. 입꼬리가 올라가는 게 너무 건방지고 발칙해서 뽀뽀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속 깊은 곳에서 덥고 끈적한 게 똘똘 뭉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입을 열면 그대로 쏟아질 것만 같았다. 양손으로 이수아의 양팔을 붙잡고 밀어냈다. 이수아가 두 손으로 내 상완을 붙잡고 나를 꼬옥 안아오면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이수아가 더 붙어와서 가슴이 눌려오는 느낌이 더 강해졌다. 씨발 진짜. 존나 미치도록 꼴렸다. 이대로 위치를 뒤집어버려서 이수아를 깔아뭉개고 돌핀팬츠를 비끼어서 보지에 자지를 박아 넣어주고 싶었다. 속에서 더운 게 끓어올랐다. 억지로 밀어서 이수아의 가슴이 맞닿지 않게 떨어뜨렸다. 하아, 하고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너 내가 브라 입으랬지.”
“응.”
“근데 왜 안 입고 왔는데.”
“그냥 내가 왜 굳이 이걸 입어야 돼? 그런 생각하고 현타 와서 걍 머리만 감고 왔는데?”
“... 머리는 왜 감아.”
“그냥 거울 봤는데 맘에 안 들어서. 근데 오빠 안 힘들어? 이 정도면 나 반 정도는 들고 있는 거 같은데.”
“안 힘들어.”
네가 존나 꼴리게 하는 거 참는 게 훨씬 힘들지.
“근데 내가 힘들어. 내려줘.”
이수아가 말했다.
“내려줄 테니까 내 몸 위에서 나와.”
“히. 그거는 조금 양보하기 힘든데.”
“...”
웃는 모습이 너무 윤가영이랑 닮아 있었다. 허벅지로 간신히 가린 자지가 껄떡거리는 게 느껴졌다. 존나 뜨거웠다. 아마 쿠퍼액이 흘러나오고 있을 거였다. 그냥 내쫓아버리고 존나 딸이라도 치고 싶었다.
“한 대 맞을래?”
“왜애. 그냥 하면 안 돼?”
“안 돼.”
힘을 써 이수아를 왼편에 눕혔다. 이수아가 나를 마주 보면서 왼손으로 오른 볼을 받치고 입을 열었다.
“그래서 연습 안 할 거야?”
“네가 아까 시작한 거?”
“응.”
“... 원래 장면은 서서 하는 거잖아.”
“그래도 뭔지 알았잖아. 이어서 해. 아니다. 내가 다시 갈게.”
이수아가 꿈틀거려서 나랑 조금 더 가까워졌다. 굳이 이 장면을 해야 하나. 생각하는 사이 이수아가 양손으로 내 얼굴을 잡아서 입술을 쪽 맞췄다.
“키스 타이밍이지 이거.”
제대로 일어나서 하는 것도 아니고. 뒤에 해야 할 행동을 먼저 해버리고 나중에 대사를 친다니. 대본이랑 맞는 게 없었다. 그냥 완전히 제멋대로였다. 헛웃음이 나왔다. 적절한 반응이라고 받아들인 건지 이수아가 눈웃음 짓고 입을 열었다.
“그럼 해야 되는 거 아냐?”
하고 싶었다. 키스 정도는 이미 했는데 또 해도 되지 않나. 아니 되는 거 맞나? 복잡했다. 이수아가 얼굴을 가까이해왔다. 그냥 바로 하려는 건가? 몸이 굳어버리는 느낌이었다. 이수아의 오른 볼이 내 왼 볼에 맞닿았다. 오른 귀에 이수아의 숨결이 닿았다.
“걍 하면 되잖아...”
속삭임에 귀가 녹는 것 같았다.
“응...”
절로 소리가 나와버렸다. 이수아가 살폿 웃는 소리가 들렸다. 조종이라도 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런데 싫지는 않았다.
이수아가 양손으로 내 어깨를 잡고 나를 잠시 보다가 입술을 포개왔다. 부드러운 입술이 내 입을 애무해왔다. 간지럽고 애틋했다.
“쯉... 쯔읍...”
어정쩡한 느낌으로 입술을 마주 움직였다. 배덕감이 치솟았다. 여자친구 딸이랑 연기 연습을 빌미로 이렇게 키스해도 되는 걸까. 머리가 복잡했다. 그런 중에도 내게 맞닿아오는 이수아의 입술과 커다란 가슴은 부드럽기 그지없었다. 다른 생각을 하는 게 무례라고 느껴질 정도로 황홀했다. 중학교 3학년밖에 안 되지만 이수아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여자였다.
“쮸읍... 쯉...”
서로의 입술을 맛보듯 우물거렸다. 이수아가 즐겁다는 듯 눈웃음 지었다. 아니 정햐윤인가. 지금 이수아가 정하윤에 몰입을 했든 안 했든 나는 이윤우가 아니었다.
“아움... 츄읍...”
입속으로 이수아의 혀가 들어왔다. 기다란 혀가 내 혀 끝을 톡 건드렸다. 머리카락이 쭈뼛 솟는 느낌이 들었다. 반사적으로 혀를 뒤로 빼고 입을 다물었다. 얼굴이 확 붉어지는 느낌이었다. 이수아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왼손 검지로 내 오른 볼 툭툭 건드렸다.
“키스는 혀를 넣는 거래...”
“... 왜 애드립해.”
“할 수도 있지.”
“원래는 마일드하게 짧게 하는 거잖아.”
“여러 가능성을 고려해봐야지. 그리고, 캐릭터가 나를 기반으로 탄생되는 거지 내가 만들어진 캐릭터로 되는 거는 아니잖아.”
“말은 잘하네.”
“설득됐음 하기나 해.”
“됐어. 안 돼.”
이수아가 입술을 삐죽였다.
“왤케 비싸게 굴어?”
“비싸게 구는 게 아니라 오빠답게 구는 거야.”
이수아가 흥, 하고 콧소리 냈다.
“뭐래.”
이수아가 몸을 뒤집어 나를 등졌다. 돌핀팬츠가 살짝 말려올라가서 엉덩이 밑살이 드러나 있었다. 아무리 봐도 주무르고 싶은 엉덩이였다.
이수아가 자기 대본집을 챙기고 침대에서 일어났다. 나가려는 건가.
“대본 연습 안 해?”
“할 맘 사라졌어.”
이수아가 뒤돌아보지도 않고 말하고는 몸을 굽혀 왼손을 뻗어 수건을 잡아 들었다. 커다란 엉덩이랑 허벅지가 그리는 역삼각형이 극도로 야했다. 뒤에서 박기 너무 좋아 보였다. 이수아가 다시 똑바로 서고 오른손 검지랑 엄지로 말려 올라간 돌핀팬츠 면을 슬쩍 내리면서 문 쪽으로 걸어갔다. 그래도 돌핀팬츠가 워낙 짧아서 여전히 엉덩이 밑살이 보였다. 이수아가 걸을 때마다 엉덩이가 실룩였다. 박아달라고 전신으로 시위하기라도 하는 느낌이었다. 이수아가 문을 열고 나서다가 순간 휘청였다가 오른손으로 벽을 짚고 왼발을 디뎠다. 몸이 약간 앞으로 쏠려서 엉덩이가 뒤로 내밀어졌다. 이수아의 보지 쪽이 약간 물기 어린 듯 보였다. 내가 제대로 본 게 맞나. 다시 제대로 선 이수아가 문을 열고 방을 나섰다. 문이 다시 닫혔다. 멍했다. 잠시 문만 보고 있다가 일어나서 문을 잠가버린 다음 바지랑 팬티를 동시에 벗었다. 자지를 내려봤다. 쿠퍼액이 맺혀있었다. 침대에 걸터앉고 바로 오른손으로 잡고 흔들었다. 눈을 감은 채 이수아의 가슴 감촉이랑 엉덩이의 형태를 떠올렸다. 젖어있던 돌핀팬츠를 상상했다. 어쩌면 이수아는 팬티도 안 입고 왔을지도 몰랐다. 돌이킬수록 더 음탕했다. 진짜 존나 쑤셔주고 싶었다. 여태 이수아가 나를 자극해왔던 만큼 안에 쌓인 욕망을 다 쏟아부어 버리고 싶었다. 보지 속에 정액을 주입하고 싶었다. 이수아가 얌전히 엉덩이를 내밀어서 내 자지에 박히는 장면을 상상했다. 사정감이 몰려왔다. 직전까지 최대한 흔들다가 눈을 뜨고 휴지를 뜯어 자지 앞을 막았다. 그대로 정액을 분출했다. 휴지가 정액으로 물들어갔다. 왠지 되게 오랜만에 보는 느낌이었다. 절로 한숨이 나왔다. 이러면 안 되는데. 어쩔 도리가 없었다. 내 밑에 이게 달려있는 이상 나는 이수아한테도 흥분하고 말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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