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9화 〉 흔한 딜 교환
* * *
머리를 말려주고 헤어드라이어의 플러그를 뺀 다음 다시 소파에 앉았다.
송선우가 나를 와락 껴안고 오른 볼에 입술을 맞춰왔다. 미소를 머금고 양손으로 송선우의 목을 감싸 잡은 다음 고개를 살짝 틀어 입술이 맞닿게 했다. 송선우가 눈웃음 지으면서 내 입속으로 혀를 밀어 넣어왔다. 같은 치약을 써서인가, 키스의 향은 지수와 할 때와 비슷했다.
“하움... 쮸읍... 츄읍... 헤웁... 아움... 쮸읍... 츄릅... 하웁... 쮸읍...”
자지가 다시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송선우가 오른손으로 내 허벅지를 더듬어대다 자지를 붙잡았다. 이러다 또 하게 되려나. 배달 주문했으니까 하면 안 될 거 같은데. 입술을 뗐다. 송선우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왜?”
“하다가 배달 오면 안 되니까. 하면 안 될 거 같아.”
“흐응... 알겠어. 그럼 너 옷 입어둬야 하는 거 아냐?”
“그래야지.”
“입어 그럼.”
“알겠어.”
송선우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티셔츠랑 바지를 입었다.
회색 캘빈클라인 브라랑 팬티만 입고 있는 송선우가 멀뚱멀뚱 나를 바라보다가 자기도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입어놔야겠다.”
“응.”
송선우가 하얀 탱크탑에 회색 레깅스를 입고 검은 크롭 후드집업을 걸쳤다. c컵의 둥글고 예쁜 가슴과 가느다란 라인, 그리고 허리 가운데에 드러난 하얀 살결이랑 일자 배꼽, 그 아래로 존재감을 과시하는 커다란 골반이랑 엉덩이, 기다랗고 얇은 다리까지. 송선우의 늘씬한 몸매가 가감 없이 드러났다.
송선우가 나를 쳐다보면서 히 웃었다.
“왜? 나 예뻐?”
“존나 예뻐.”
송선우에게 다가갔다. 가는 허리를 두 팔로 안고 입술을 포갰다. 송선우가 두 손으로 내 양 옆구리를 붙잡고 혀를 섞으며 눈웃음 지었다.
“아움... 쮸읍... 츄읍... 하웁... 쯉... 츄릅... 헤웁... 아움...”
입술을 뗐다. 송선우의 눈을 바라봤다.
“사랑해 선우야.”
“흐흫... 나도 사랑해 온유야.”
눈웃음 지으면서 다시 송선우의 입술을 덮쳤다. 혀가 얽혔다. 느긋이 침을 섞었다. 침은 무미했지만, 키스는 언제나 향긋하고 달콤했다.
“하웁... 츄읍... 쯉... 츄릅... 아움... 쮸읍... 츄읍... 헤웁... 아움...”
입술을 뗐다.
“혀 빨아주는 거 하자.”
“흐흫. 응. 내가 먼저 해줄게.”
“알겠어.”
혀를 내뺐다. 송선우가 양손을 내 어깨에 얹고 입술을 오므려서는 내 혀를 감싸 쪽쪽 빨아왔다.
“쪼옵... 쪼옥... 쫍... 쪼옥... 쪽... 쪼옵... 쫍... 쪼옵...”
자지가 껄떡거렸다. 진짜 이게 혀랑 입술로만 할 수 있는 가장 음란한 행위 아닐까.
“쪼옵... 쫍... 쪽... 쪼옥... 하아...”
“이제 내가 해줄게.”
“응.”
송선우가 혀를 내뺐다. 양팔로 송선우의 허리를 안은 채 입술을 오므려 송선우의 혀를 감싸고 빨아들였다.
“쪼옵... 쪼옥... 쫍... 쪽... 쪼옵... 쫍... 쪼옥... 쪽...”
송선우의 눈빛이 흐려지는 느낌이었다. 왠지 나도 혀가 빨릴 때 선우처럼 됐을 것만 같았다.
“쪼옵... 쫍... 쪼옥... 쪽... 쪼옵...”
오른 주머니에서 폰이 울렸다.
송선우가 두 손으로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입술을 뗐다.
“배달 온 거 아냐?”
“아마.”
“흐흫... 안 나가?”
“나가야지.”
송선우가 눈웃음 지으면서 오른손으로 내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빨리 가.”
“알겠어.”
뒷걸음질 치면서 폰을 꺼내고 전화를 연결했다.
“여보세요.”
ㅡ배달입니다. 나와주세요.
“네.”
신발을 대충 구겨 신고 나가서 대문을 열었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배달원에게서 봉투를 건네받고 도로 대문을 닫았다.
집 안으로 들어가고 신발을 벗어 빠르게 거실로 향했다. 송선우가 주방에 있었다. 봉투를 주방 테이블에 올려놓고 같이 음식들을 꺼냈다.
1회용 수저를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내가 지수 부르고 올게.”
“응.”
2층으로 뛰어 올라가고 백지수 방의 문을 열었다. 침대에 눈을 감고 있는 누워있는 백지수가 이불을 덮고 있었다. 아까 잠들고 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조심조심 걸어가 침대에 걸터앉고 백지수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춘 다음 상체를 세워 가만히 내려봤다.
“지수야. 떡볶이 왔어. 일어나.”
“음... 으응...”
백지수가 몸을 뒤척이다 왼편으로 누워 내게서 등을 졌다.
“빨리.”
“알겠어어...”
백지수가 다시 정면으로 누워 얼굴이 천장을 향하게 하고 왼손을 들어 내 가슴팍을 한 대 쳤다.
“키스 한 번만 더 해줘 봐...”
피식 웃었다.
“알겠어.”
다시 몸을 앞으로 기울이고 백지수의 입술에 짧게 입 맞췄다.
백지수가 두 눈을 게슴츠레 뜨고 양손을 뻗어 내 멱살을 잡아당겼다. 웃으면서 백지수가 끌어당기는 대로 끌려가 줬다. 얼굴이 가까워지고 입술이 맞닿았다. 혀를 집어넣지 않고 쪽쪽 대기만 했다. 백지수가 눈을 마주쳐왔다.
“야.”
“응?”
“나 자는 동안 뭐 했어?”
“나 그냥... 씻고 배달 주문하고 했지.”
“송선우 아직 남아 있어?”
“... 응.”
“선우랑 했어?”
“응...”
“내가 그럴 줄 알았어.”
멋쩍게 웃었다.
“미안.”
“됐어. 입술이나 대.”
“응.”
입술을 맞댔다. 다시 쪽쪽 댔다. 백지수가 싱긋 웃었다.
“됐어 이제. 내려가자.”
“응.”
뒤로 물러났다. 백지수가 침대에서 내려오고는 화장실에 들어갔다. 샤워기 물소리가 들렸다. 이윽고 화장실에서 아직 알몸인 백지수가 나왔다. 설마 이 상태로 내려가려는 건 아니겠지. 걱정하고 있는데 백지수가 옷장을 열어 검은 브라랑 팬티를 꺼내 입었다. 그 위에는 흰 와이셔츠랑 검은 돌핀팬츠를 입었다. 살색이 너무 많이 비쳐서 옷을 입었다고 표현하기에도 뭐했다.
“왤케 봐.”
“너 몸 예뻐서.”
백지수가 피식 웃었다.
“변태 새끼.”
백지수가 내 오른편으로 와서 팔짱을 꼈다.
“가자 짐승 새끼야.”
“이제는 사람 취급도 안 해주는 거야?”
“불만이야?”
“아니. 너무 좋아. 반려동물 취급해줘.”
백지수가 헛웃음을 터뜨렸다.
“미쳤네.”
살폿 웃었다. 백지수가 나를 올려보며 눈웃음 지었다.
“좋아?”
“응.”
“진짜 반려동물 취급해줘?”
“어떻게 하게?”
“몰라. 일단 감금부터 시작해야지.”
픽 웃었다.
“에반데.”
“왜. 네가 그러랬잖아.”
“감금까지는 안 바랐어요.”
“말이 감금이지 내가 너 막 가두겠어? 산책 자주 시켜줄게.”
“아뇨, 나 반려동물 하기 싫어졌어요. 사람 취급해주세요.”
백지수가 피식 웃었다.
“생각해볼게.”
같이 1층으로 내려가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백지수가 왼손으로 의자를 꺼내고 먼저 앉은 다음 오른손으로 내 왼팔 소매를 붙잡았다. 같이 앉아야 할 듯했다. 오른손으로 의자를 꺼내고 앉았다. 그제야 백지수가 내 옷소매를 놓아줬다.
백지수를 마주 보는 자리에 앉아 있던 송선우가 나를 마주 보는 자리로 옮겨 앉았다.
테이블 위 음식들이 그대로인 게 송선우가 손을 안 댄 것 같았다.
“왜 안 먹었어.”
“너희 와야 먹지.”
“그럼 먹자 이제.”
백지수가 말했다.
“응.”
송선우가 핫도그를 잡았다. 백지수도 핫도그를 잡고는 로제 떡볶이에 푹 찍은 다음 한 입 베어 물었다.
“음.”
백지수가 나를 바라보면서 왼손으로 입을 가렸다.
“이렇게 먹어. 존맛이야.”
우물거리는 모습이 귀여웠다. 미소 지었다.
“응.”
나도 핫도그를 잡았다. 송선우가 먼저 로제 떡볶이에 찍어 먹고, 뒤이어 나도 핫도그를 소스에 찍은 다음 한 입 베어 물었다. 매콤하고 달콤하고 짭짤했다. 역시 튀김에 떡볶이 소스 조합은 진리였다.
백지수가 콜라를 한 모금 마시고 왼손으로 입을 가렸다.
“근데 선우야.”
“응?”
“나 내일도 똑같이 잘 때나 먹을 때 빼면 계속 온유랑 할 건데 계속 있어도 괜찮아?”
송선우가 빙긋 웃었다.
“괜찮아.”
“아 그래? 근데 온유도 잠은 좀 자야 하잖아.”
내가 백지수랑 같이 자야 되는데 그 시간에 송선우가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내주기를 요구해 가지고 내가 잠을 못 잔다고 하는 건가.
“왜 내가 안 재우기라도 하는 것처럼 얘기해. 나 그런 짓 안 해.”
송선우가 떡을 하나 입에 넣고 질겅질겅 씹다가 왼손으로 입을 가렸다.
“좋아하는 사람 잘 시간 줄이게 하면서 괴롭히는 사람이 어딨어, 세상에.”
백지수가 나를 너무 착정하느라 잘 시간을 줄이게 한다고 저격하는 느낌이었다.
백지수가 피식 웃었다.
“그치. 잠 잘 시간 줄이게 하는 거는 진짜 할 짓 못되지.”
송선우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쳐서 선우 네가 그렇게 잠 잘 시간을 줄이게 하고 있다고 비꼬는 거였다.
“근데 서로 너무 좋아하면 잠은 좀 미루면서 시간 보낼 수 있는 거 같애.”
백지수의 자기 옹호에 송선우가 싱긋 웃었다.
“맞아, 내가 진짜 좋아하면 내 잠 미루면서까지 같이 시간 보내게 되는 거 같아.”
송선우가 나를 쳐다봤다.
“그치 온유야?”
여기에서 내가 긍정을 하면 나는 송선우가 너무 좋아서 내 잠을 줄여가면서 같이 시간을 보내려 한 게 되는 거였다. 사실 그게 맞기는 했다.
백지수가 말없이 나를 쳐다보았다. 왠지 부정하기를 바라는 느낌이었다.
근데 애초에 너무 좋아하면 잠을 미루면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고 말한 건 백지수였으니 선우의 말에 긍정하는 게 합당할 듯했다. 그렇지 않으면 선우의 마음도 상하게 하고, 처음 말을 꺼낸 지수 또한 부정하게 되는 것이니까.
선우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응, 맞아.”
송선우가 배시시 웃었다. 이번 대화에서 승기를 쥔 게 기쁜 모양이었다.
백지수가 조용히 콧숨을 내쉬면서 떡볶이에 들어있는 꽤 큰 소시지를 집어 한 입 베어 물었다. 백지수가 음, 하고 소리 내며 잠시 우물거리다가 왼손으로 입을 가렸다.
“소시지 다 내가 먹어도 돼?”
송선우가 고개 저었다.
“나도 좀 먹을래.”
“... 그래.”
송선우가 곧장 떡볶이 속 소시지를 하나 꺼내 입에 물었다.
송선우가 고개를 들어 나랑 눈을 마주쳐왔다. 송선우가 눈웃음 지었다.
왠지 모르게 기분이 야릇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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