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5화 〉 아니 나 콘돔 안 꼈는데 (1)
* * *
백지수가 입술을 떼고 뒤로 살짝 물러나 슬링샷 비키니를 벗어버린 다음 내가 벤 베개에 같이 머리를 댔다.
“좀 더 가까이 와 봐 온유야.”
“응.”
백지수의 몸에 최대한 붙었다.
나를 쳐다보는 눈망울이 맑았다.
“나 꼭 안아줘.”
“알겠어.”
백지수를 세게 안았다. 백지수가 두 눈을 감고 몸을 살짝 웅크리며 이마를 내 가슴팍에 댔다.
왼손으로 이불을 잡고 끌어올려 서로의 몸 위에 덮었다.
백지수의 숨결이 내 가슴을 간질였다.
“진짜 따뜻하다...”
“그니까.”
“... 나 졸려... 보지에 정액 들어와서 그런가...”
피식 웃었다.
“보지에 정액 들어있는 거랑 졸린 거랑 무슨 연관이야.”
“몰라... 그냥 체감상 있는 거 같아...”
“으응...”
“... 이따 밥할 때 깨워줘...”
안 씻고 그냥 잘 생각인가. 지수가 자면 선우를 보러 갈 수 있으니 좋은 일이었다.
“밥 다 하고 나서 깨워줘?”
“아니... 너 침대에서 나갈 때 깨우라고...”
“으응...”
“... 아니다 그냥 시켜먹자... 너 뭐 만들면 섹스할 시간 없어지니까...”
피식 웃었다.
“알겠어.”
“으응...”
“근데 뭐 시킬까?”
“으음... 저녁이니까... 떡볶이 먹자...”
“저녁이랑 떡볶이가 무슨 연관이 있는 거야?”
“그냥 내 맘...”
귀여워서 웃음이 나왔다. 백지수의 오른 볼에 입술을 가볍게 맞추고 다시 베개에 머리를 댔다.
은은히 미소 짓고 있는 백지수가 조용히 입으로 숨 쉬었다.
내 품속에 들어온 작은 몸이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사랑해 지수야.”
“히... 나도 사랑해 온유야...”
“나도 사랑해.”
“나도 진짜진짜 사랑해...”
살폿 웃었다. 살짝 밑으로 내려가서 백지수의 이마에 입술을 가볍게 맞췄다.
백지수가 새근새근 숨 쉬었다. 눈을 감고 가만히 백지수의 살 내음을 맡았다.
내가 침대에서 나올 때 깨우라고 말한 지수한테는 미안하지만, 이제 지수가 잠들면 홀로 침대에서 나와서 빠르게 씻은 다음에 선우한테 가서 미안하다고 해야 할 듯했다.
슬슬 졸려왔다. 지수는 아까 졸리다고 했는데 지금 잠들었을까.
그런데 만약 얕은 잠에 들어있다면 섣불리 말을 걸었다가 깨우게 될 수도 있었다.
마음속으로 백까지만 세고 자냐고 해야 할 듯했다.
천천히 일부터 백까지 다 세고 조용히 목소리 냈다.
“지수야.”
답이 없었다.
“지수야, 자?”
이번에도 답이 없었다. 진짜 자는 듯했다.
내 옆구리 위에 올려진 백지수의 왼팔을 조심히 걷어내고 이불에서 나왔다.
지수 방에 딸린 화장실을 써서 씻을까 하다가 잠에서 깨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밑으로 내려가서 씻어야 할 듯했다. 최대한 소리 없이 걸어 백지수 방을 나서고 조용히 문을 닫았다. 알몸인 상태로 1층으로 내려갔다. 속옷을 챙기고 화장실 문을 열었다.
눈을 감고 있는 나신의 송선우가 화장실 바닥에 등을 댄 채 왼손 엄지랑 검지로는 왼 가슴 유두를 꼬집고, 오른손 중지랑 약지로는 보지를 질꺽질꺽 쑤시고 있었다.
송선우가 문이 열린 것을 눈치챘는지 눈을 뜨고는 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눈이 마주쳤다.
“하윽...?”
송선우가 왼팔로 가슴을 가렸다. 오른 가슴은 왼손바닥으로 가려서 유륜까지 안 보였지만, 왼 가슴은 팔뚝으로 가린 탓에 완전히 커버가 안 돼서 유륜 위쪽이 보였다.
“왜, 히끅... 왜 왔어...?”
“... 지수 자서.”
“그래...? 히꾹...”
“응. 물 가져다 줄까?”
“으응...”
“알겠어. 기다려.”
“고마워... 히꾹...”
속옷을 선반에 내려놓고 주방에서 컵을 찾아 따뜻한 물에 찬물을 섞어 뽑아 미지근하게 했다. 다시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 벽에 등을 기댄 채 두 다리를 오므리고 두 팔로 가슴을 가리고 있는 송선우에게 컵을 건넸다.
“고마워...”
송선우가 오른손을 뻗어서 컵 손잡이를 잡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그러고는 내게 도로 컵을 건네왔다.
“그 정도만 마시면 돼?”
“응...”
“딸꾹질은?”
“멈춘 거 같아...”
“다행이다.”
“흐흫... 그치.”
“응.”
컵을 건네받고 나도 물을 한 모금 마셨다.
송선우가 말없이 내 자지를 쳐다보았다. 송선우의 시선을 좇아 나도 밑을 내려보았다. 꼿꼿이 솟아있는 자지는 백지수의 보지를 쑤시면서 묻은 애액으로 절어 있는 탓에 조금 흉해 보였다. 이런 걸 보여주고 있었는데 별 의식도 없었다니. 스스로가 한심했다.
“... 온유야...”
“응?”
“나랑도 할래...?”
“...”
일단은 씻어야 할 거 같은데.
내 침묵을 무슨 의미로 받아들였는지 송선우가 급히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은 하기 싫어...?”
“아니, 그건 아니고, 하고 싶지. 너랑 맨날 하고 싶어.”
송선우가 흐흫, 하고 웃었다.
“그래?”
“응... 근데 지금 일단 나 씻어야 될 거 같아서. 더러운데 하는 것도 네 입장에서 기분 나쁠 것 같고 해 가지고...”
“으응... 그럼 빨리 거기만 씻어.”
“알겠어.”
샤워기를 잡고 자지에 물을 끼얹은 다음 바디워시를 발랐다. 그다음 바로 물을 끼얹어 거품기를 없애고 싱크대 앞으로 갔다.
뒤에서 송선우 목소리가 들렸다.
“왜 또...?”
“양치하려고.”
“안 해도 되지 않아...?”
칫솔이랑 치약을 잡고 고개를 돌려서 두 팔로 가슴을 가린 채 쪼그려 앉아 있는 송선우를 바라봤다. 무릎을 맞대고 있어서 삼각형을 그리고 있는 다리 아래로 털 없는 분홍색 보지가 드러나 있었다. 자지가 껄떡거렸다. 바로 박아주고 싶었다.
“양치 안 하면 지수랑 간접키스하는 거인데?”
“... 난 별 상관없는데...?”
“왜?”
“... 그런 거 신경 썼으면 너랑 못 사귀었을걸?”
멋쩍게 웃었다. 여자가 많은데도 변함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선우한테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래도 내가 미안해서.”
송선우가 살폿 웃었다.
“알겠어. 빨리해 그럼.”
“응.”
빠르게 양치하고 뒤돌아 송선우에게 다가갔다. 앞에서 무릎을 꿇고 얼굴을 바라봤다.
쪼그려 앉은 채 양팔로 가슴을 가리고 있는 송선우가 나를 마주 보며 웃었다. 나를 볼 때면 계속 미소 짓고 웃어주는 느낌이었다.
“왜 무릎 꿇어 갑자기...”
“그냥 키스하고 싶어서.”
“그럼 하자.”
송선우가 왼손으로 왼편의 바닥을 탁탁 쳤다.
“내 옆으로 와.”
“응.”
송선우의 왼쪽으로 가서 똑같이 등을 기대고 앉았다. 송선우가 눈웃음 지으면서 양손으로 내 어깨를 잡고 무릎을 굽혀 엉덩이로 내 허벅지를 깔고 앉았다. 대면좌위 자세였다.
송선우가 두 손으로 말없이 내 눈을 바라보았다.
“온유야.”
“응.”
송선우가 내 입에 가볍게 입술을 맞추고 싱긋 웃었다.
“온유야.”
“왜 선우야.”
송선우가 다시 내 입에 입술을 맞췄다가 나를 바라봤다.
뭔가 바라는 게 있는 느낌이었다. 일단 양손을 올려 송선우의 얼굴을 붙잡았다.
“선우야.”
“흐흫. 왜?”
살폿 웃었다.
“사랑해.”
“흐흫. 나도 사랑해 온유야.”
“나 키스하고 싶어.”
“흫. 알겠어.”
송선우가 입술을 포개왔다. 눈을 감고 키스를 감미했다. 맞닿아오는 혀의 움직임은 현란하기보다는 정적이었다. 혀를 뒤섞는 느낌보다는 침을 교환한다는 느낌이 강했다.
“아움... 쯉... 하웁...”
부드럽지만 진득한 키스였다. 진심으로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단순한 육체적 쾌락보다도 순도 높은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았다.
“쮸읍... 츕... 온유야.”
“응?”
“자지 괜찮아?”
“괜찮냐는 게 무슨 의미야?”
“흐흫. 그냥, 이렇게 키스만 해도 괜찮냐구.”
살짝 웃었다.
“괜찮아. 좀 힘들긴 한데 참을 수 있어.”
“힘들면 안 되는데. 그냥 넣어줄까?”
“아냐. 장난이야. 나 더 키스하고 싶어.”
“흐흫... 나도.”
송선우가 다시 입술을 맞춰왔다. 혀가 얽혀들었다. 자지가 껄떡거리면서 쿠퍼액이 새어나갔다. 빨리 송선우의 보지에 박고 싶었다.
“쮸읍... 츄릅... 하웁... 하움... 아움... 쯉... 츄읍...”
송선우가 입술을 떼고 나를 바라봤다.
“나 그거 해줘.”
“혀 빠는 거?”
“흫... 응.”
“혀 내밀어.”
“알겠어.”
송선우가 곧장 혀를 앞으로 내뺐다. 입술을 오므리고 송선우의 혀를 쪼옵쪼옵 빨았다. 송선우가 눈웃음 지었다.
“쪼옵... 쪼옥... 쫍... 쪽... 좋아?”
“응. 되게 좋아. 엄청 사랑받는 느낌 나구.”
빙긋 웃었다.
“계속 빨아줄까?”
“응응.”
송선우가 다시 혀를 내밀었다. 입술을 오므리고 송선우의 혀를 빨았다. 송선우가 행복한 듯 계속 미소 지었다.
“온유야.”
“응.”
“나도 빨아줄까?”
“응. 빨아줘.”
“흐흫. 혀 내빼.”
“응.”
혀를 내밀었다. 송선우가 두 손을 내 어깨에 얹은 채 얼굴을 가까이해왔다. 송선우의 입술이 내 혀를 감싸들었다. 이윽고 송선우가 조심조심 고개를 움직였다.
“쪼옵... 쪼옵... 쪽... 쪼옥... 쫍...”
계속 눈을 마주치고 있자니 기분이 야릇해졌다. 입을 오므렸다. 송선우가 뽀뽀를 하고 눈을 크게 떴다.
“왜?”
“미안한데 나 빨리 하고 싶어.”
“흐흫. 이제 못 참겠어?”
“응.”
“알겠어 그럼.”
송선우가 양손으로 내 자지를 잡았다.
“근데 이렇게 화장실에서 해도 괜찮아?”
“응. 상관없는데?”
“흐흫.”
송선우가 악동 같은 표정을 지었다.
“그럼 지수 있는 데 가서 할까?”
“아니 그건 좀.”
“왜? 지수도 나 따라다니면서 신음 냈는데 나도 할 수 있잖아.”
“으응... 그래서 진짜 할 생각이야...?”
“네가 원하기만 하면, 응.”
“... 안 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지수 깨면 섹스 못 하게 막을지도 몰라서.”
“알겠어. 그럼 하자 이제.”
“응. 근데 나 벽에 등 안 붙게 좀만 앞으로 움직이고.”
“응.”
송선우가 무릎을 세우고 조금 뒤로 물러났다. 엉덩이를 움직여 앞으로 조금 가고 멈췄다. 송선우가 양손으로 자지를 잡고 귀두를 보지 입구에 맞추더니 양손으로 내 어깨를 잡고 바로 엉덩이를 찍어 내렸다. 막 하나 없는 생자지가 축축이 젖은 보지에 쑤욱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으흐으응...”
살짝 꺾여 드는 지점을 거치고 내 귀두가 송선우의 자궁구를 두드렸다. 쿠퍼액이 송선우의 자궁구를 칠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머리카락이 쭈뼛 솟는 듯했다.
“잠깐만 선우야 나 지금 노콘인데?”
아픔과 쾌락 사이의 신음을 냈던 송선우가 히 웃고는 내 입술을 덮쳤다.
송선우도 임신할 생각인가? 머리가 혼란스러웠다.
송선우의 혀가 내 혀를 톡톡 건드렸다. 느낌이 왠지 장난스러웠다.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
나는 생각보다 많이 내 여자친구들이 가진 생각을 모르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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