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0화 〉 프리 질싸 (1)
* * *
근처 무인 판매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한 아름 사다 지수 별장으로 들어갔다. 현관문을 닫고 신발을 벗었다. 지수랑 선우를 부를까 했는데 먼저 이름을 꺼내지 않은 사람은 섭섭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앞으로 이런 걸 계속 생각해야 하고, 또 생각하게 될 거였다. 한 명도 상처받지 않고 모두 행복할 수 있게 노력해야 했다. 입을 열고 크게 소리 냈다.
“나 왔어!”
“온유!”
송선우 목소리였다. 다다다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고 이내 송선우가 보였다.
“보고 싶었어!”
송선우가 유리 문을 열고 바로 내게 안겨 왔다. 오른손에 든 봉투를 내려놓고 양팔로 송선우를 마주 안았다.
송선우의 뒤에서 백지수가 느리게 걸어왔다. 팔짱을 끼고 있는 모습이 약간 불만스러워 보였다.
“안녕 지수야.”
“어. 빨리 와서 아이스크림이나 냉동고에 넣어.”
“응.”
송선우를 바라봤다.
“잠깐만 놔주라 선우야.”
“놔주면 또 안아줄 거야?”
“알겠어.”
“흐흫... 응.”
송선우가 나를 놔줬다. 봉투를 도로 들고 주방으로 갔다. 냉동고에 아이스크림 통만 따로 꺼내서 세워놓고 나머지는 봉투에 담긴 채로 넣었다.
냉동고 문을 닫자마자 백지수가 내게 안겨 왔다. 백지수를 안았다. 송선우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지수야 새치기하면 어떡해.”
“새치기는 네가 한 거지. 원래는 이온유 오자마자 나부터 안아줬어야 됐는데.”
“먼저 나중에가 어딨어, 다 온유 여친인 건데.”
“그럼 너는 왜 새치기라고 했는데?”
송선우가 헤 웃었다.
“알겠어. 내가 졌어.”
백지수가 말없이 송선우를 쳐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너 오늘 나가주면 안 돼?”
“왜?”
“오늘은 나 혼자 온유랑 같이 있게.”
“응?”
송선우가 팔짱을 꼈다.
“너 여태 거의 맨날 온유랑 같이 있었잖아.”
“이틀 정도 같이 안 있었잖아.”
“그건 나도 마찬가지잖아.”
“근데 난 우선권이 있잖아. 넌 세 번째고 난 첫 번째.”
“왜 네가 첫 번째야? 첫 번째는 세은이지.”
“온유가 나 세은이랑 동등하게 대우해준댔거든?”
“어?”
송선우가 나를 쳐다봤다.
“뭔 소리야?”
백지수가 송선우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냥 이온유가 여친 없는 척하고 나 속인 다음에 나랑 사귀기 시작했으니까 나도 세은이랑 동등하게 대하기로 했다고.”
송선우가 콧숨을 내쉬었다. 송선우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할까. 알고 싶었다.
“납득했으면 이틀만 온유 나 줘.”
“그러고 나면 온유 나한테 하루 줘서 우리 집에서 자도 되게 할 거야?”
“아니? 그건 얘기가 다르지. 너네에는 부모님도 계실 건데 그럼 들키고 문제 생길 거 뻔하잖아. 온유가 여기 별장에 있어도 되는 거는 부모님이 몰라서 문제 안 생겨 가지고 그러는 건데.”
“그럼 나 여기 있게는 해줄 거야?”
“응. 근데 나 내쫓거나 하는 거는 절대 안 돼. 내가 집주인이니까.”
“... 근데 너무한 거 아니야? 나도 온유 보는 거 기다렸는데 이틀 있지 말라고 하는 거는?”
“너 나가라고 하는 것도 너 배려해서 말한 거야.”
“그게 어떻게 배려야?”
“배련데?”
백지수가 고개를 돌려 나를 올려봤다.
“야.”
“응...?”
“내가 뭐라 했는지 기억하고 있지.”
“... 응.”
“선우한테 말해 봐.”
“그거를...?”
“뭔데, 얘기해봐.”
송선우가 말했다. 존나 따먹을 거라고 예고했다는 걸 어떻게 말할까. 난감했다.
“그냥 말해줘, 뭔진 몰라도.”
“...”
백지수를 바라봤다.
“그냥 네가 했던 말 그대로 해?”
“어.”
송선우를 보며 입을 열었다.
“생리 끝나면 존나 따먹을 거니까 각오하고 있으라고...”
“...”
송선우의 얼굴이 급속도로 붉어졌다. 선홍빛인 게 석류라도 보는 것 같았다. 아이스크림이라도 가져다 대서 식혀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말을 한다고...?”
“왜, 하면 안 돼?”
“아니 너무 야하잖아... 성인도 아닌데...”
“나이 들든 말든 뭔 차이야. 그냥 하고 싶음 하는 거지. 말이든 섹스든.”
송선우가 입을 살짝 벌리고 경악했다. 나도 말문이 막혔다.
“올라가자 온유야.”
백지수가 말했다.
“뭐해. 빨리 나 안아서 들어.”
“...”
“안 가?”
백지수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왼손을 내리고 내 엉덩이를 주물렀다. 밑으로 피가 몰렸다. 자지가 바지를 뚫고 나오려 했다. 송선우의 시선이 느껴졌다. 이마가 뜨거워졌다.
“너도 빨리 가 선우야. 우리 섹스하는 거 보고 싶은 거 아니면.”
“... 너희 방에서만 있을 거 아니야? 계속할 것도 아니고 나 여기 있게만 해주면 안 돼?”
“방에만 있을 거 아닌데? 여기저기에서 낮밤 안 가리고 계속할 건데?”
진짜 미친 것 같았다. 어지러웠다.
며칠 동안 섹스를 안 한 것 때문에 눈이 돌아버린 걸까. 백지수의 성욕을 생각하면 내가 별장에 도착하자마자 덮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 걸지도 몰랐다.
“안 갈 거야?”
“... 나도 온유 기다려 왔는데 그냥 가기는 그렇잖아.”
“그럼 나랑 온유랑 하는 거 보고 있게?”
송선우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얼마나 할 건데?”
“계속할 거라니까? 진짜 계에속?”
“...”
“내 방에서 하고 밥 먹기 전에 주방에서 하고, 밥 먹고 나서 소파에서 쉬다가 좀 소화되면 하고 화장실 들어가서 하고, 또 올라가서 하고 씻으면서 하고 나와서 또 하고.”
“... 그럼 내가 너희 있는 데 피해서 있을게.”
백지수가 눈썹을 실룩였다.
“우리 옷 쭉 벗고 있을 건데? 집 온도 올려놓고. 너 더워서 여기 있기 싫어질걸? 우리 섹스하는 소리도 들릴 거고.”
송선우가 답을 하지 못했다. 송선우도 나 못지않게 머리가 많이 복잡할 거였다.
“... 감수할게.”
“...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응.”
“...”
이번에는 백지수의 말문이 막혔다. 아무래도 백지수는 송선우를 내보내 놓고 나랑 섹스할 생각만 해둔 모양이었다.
“나 있어도 돼?”
“... 진짜로 있을 거라고?”
“어.”
백지수가 콧숨을 내쉬었다.
“알아서 해.”
백지수가 양팔로 내 목을 감았다.
“올라가자 온유야.”
어떻게 합의가 된 건가. 머리가 안 돌아갔다.
그냥 송선우는 여기에 두고 백지수를 안아 들고 올라가서 섹스하면 되나?
송선우의 입이 열렸다.
“가 온유야.”
“... 응.”
백지수를 안아 들었다. 백지수가 양손으로 내 얼굴을 잡았다. 눈을 마주쳤는데 눈빛이 조금 위험해 보였다.
“야.”
“응...?”
“나 내려놓고 옷 벗어.”
“...”
“빨리.”
“선우 있는데?”
“벗으라고.”
허벅지가 젖는 느낌이 났다. 자지가 쿠퍼액을 내뿜었나. 미칠 것 같았다.
“다 벗어...?”
“다 벗어야지.”
“...”
“내려놔.”
“알겠어.”
백지수를 내려주고 송선우를 바라봤다. 시선이 마주쳤다. 송선우도 아직 얼굴이 빨갰다.
백지수가 송선우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보고 있을 거야?”
“온유 알몸은 나도 봤거든...?”
“그래, 그럼 보고 있어.”
백지수가 나를 올려봤다.
“벗어.”
“... 응.”
상의랑 바지를 벗었다. 백지수랑 송선우가 아래를 바라봤다. 부끄러움이 몰려왔다.
“이제 올라갈까?”
백지수가 상의를 벗었다. 검은 캘빈클라인 브라가 감싼 커다란 가슴이 드러났다.
“너 팬티도 벗어야지.”
“그럼 너도 팬티까지 벗게?”
“어.”
“...”
진짜 독했다. 송선우를 내보내는 데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쓸 작정인 듯했다.
백지수가 바지까지 벗었다. 브라랑 짝이 맞는 검은 켈빈클라인 팬티가 눈길을 끌었다. 한 번 잡아끌린 시선을 커다란 골반과 허벅지가 꽉 붙잡았다. 억지로 고개를 들어 백지수의 얼굴을 바라봤다.
백지수의 목 위로 혈색이 돌았다. 아무리 백지수여도 친구 앞에서 섹스하는 걸 예고한 채 다 벗어버리는 건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 올라가자 온유야.”
“응.”
혹시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니 당장 올라가야 했다. 백지수를 품에 안고 들었다. 백지수가 양팔로 내 목을 감았다.
“일단 집 온도 높이자.”
“진짜 계속 벗고 있게?”
“어.”
백지수가 송선우를 바라봤다.
“안에 있다가 혹시라도 마음 바뀌면 나가.”
“내가 알아서 할게.”
“어. 가자 온유야.”
“... 응.”
송선우가 뜻 모를 눈빛을 하고 나를 쳐다봤다. 미안했다. 백지수가 정신을 놓을 정도로 따먹어서 재운 다음에 선우한테 미안하다고 해야 할 듯했다.
컨트롤러 앞으로 걸어갔다. 백지수가 왼손을 뻗어 온도를 조정했다.
“위로 가자.”
계단을 걸어 올라갔다. 백지수 방 안으로 들어가고 침대에 백지수를 눕혔다. 문을 닫으려 돌아가는데 백지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닫지 마.”
“왜?”
“열어놔. 다 듣게.”
자지가 껄떡거렸다. 뒤돌아서서 백지수를 바라봤다.
“진짜로 닫지 마?”
“어. 빨리 와.”
더는 참을 수 없었다. 팬티를 벗은 다음 침대로 달려가서 누워 있는 백지수의 몸 위로 올라갔다. 오른손으로 자지를 잡았다.
“아, 콘돔 가져와야 되지.”
백지수가 픽 웃으면서 눈웃음 지었다.
“아니? 오늘이랑 내일 질싸해도 된다니까?”
심장이 압착당하는 느낌이었다.
“온유야.”
백지수가 오른손으로 팬티를 잡고 옆으로 비끼어서 털 없는 분홍빛 보지가 드러나게 했다. 어느새 흥분했는지 보지 끝이 젖어 있었다.
백지수가 빙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
“박아주라.”
음탕하기 그지없는 보지 가득히 정액을 채워 넣어줘야 할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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