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9화 〉 사고 (18)
* * *
물을 끼얹고 양손에 바디 워시를 짜 서로의 몸에 손수 발라주었다. 시간을 들여 백지수의 가슴을 느긋이 주물렀다.
“존나 다른 데는 씻길 생각이 있으세요?”
“네 가슴이 큰 게 문제 아닐까요?”
“내 가슴이 큰 건 맞는데, 이렇게까지 하는 거는 에바 아니야?”
“알겠어.”
백지수를 안아서 등을 쓰다듬듯 했다. 백지수가 킥킥 웃으면서 내 등을 쓸다가 손을 밑으로 내려 엉덩이를 주물러댔다.
“변태세요?”
“너랑 어울리죠?”
“네. 완전.”
“진짜 지랄.”
백지수를 놓아주고 팔뚝이랑 겨드랑이를 쓸었다. 백지수가 양손으로 내 가슴이랑 다리를 대충 문질러 바르고 바로 내 자지를 만져댔다.
“어깨랑 목은 네가 알아서 해.”
“네.”
어깨랑 목에 바디워시를 칠하고 오른손을 내려 백지수의 보지를 쓰다듬었다. 왼손으로는 백지수의 오른 어깨를 붙잡았다. 백지수가 나를 올려보면서 눈웃음 지었다.
“하고 싶어?”
“네가 먼저 장난쳐서 따라 하는 건데.”
“그럼 안 하고 싶어?”
“하고는 싶지.”
“안 해줄 거야.”
“그래서 얘기 안 꺼냈잖아.”
백지수가 히 웃었다.
“그치.”
백지수에게 한 발짝 다가가고 왼손을 떼 밑으로 내려서 백지수의 엉덩이를 쓰다듬었다. 백지수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아니, 섹스하려고?”
“아니요.”
왼손 중지로 백지수의 엉덩이골 사이를 훑었다.
“히익...?”
백지수가 두 손으로 내 양 가슴을 짚고 약한 힘으로 밀어냈다. 왼손 중지로 백지수의 엉덩이 구멍을 문질렀다. 오른손 엄지로 백지수의 클리토리스를 살살 비볐다.
“아... 이 개, 하아... 변태 새끼야...”
“너랑 어울리지.”
“하... 좆까...”
백지수가 왼손으로 내 불알을 주무르면서 오른손으로 자지를 잡고 흔들었다.
“누가 먼저 가는지 볼까?”
“흐응... 네가 질걸...?”
“진짜 할 거야?”
“하으... 해...”
“응.”
왼손 약지로 백지수의 엉덩이 구멍을 찾고 한 마디만 넣었다.
“하윽...”
백지수가 고개를 살짝 숙였다. 그러고는 오른손으로 내 자지를 흔드는 속도를 높였다. 질 수야 없었다. 왼손 약지를 백지수의 엉덩이 구멍에 넣었다 뺐다. 백지수의 엉덩이 구멍이 보지처럼 꼬옥꼬옥 조여왔다.
“하으읏...”
내가 이길 듯싶었다. 백지수가 혀를 내밀어 내 왼 유두를 핥았다. 생소한 감각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아...”
“히... 흐윽...”
사정감이 밀려왔다. 내가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응... 흐응... 으흐읏...”
백지수가 갑자기 두 손으로 내 옆구리를 붙잡았다. 백지수의 무릎이 좁혀졌다. 백지수의 허벅지가 파르르 떨렸다. 백지수의 보지에서 물이 쏘아져 나왔다. 백지수의 엉덩이 구멍에서 왼손 약지를 빼냈다. 백지수가 이마를 내 가슴에 박았다.
“으흐으응...”
“쌌네.”
“으흐응...”
픽 웃었다.
“왜 말을 못 해.”
“아흑... 조까아...”
“나도 가야 되는데.”
“아흐으응...”
“어디다 쌀까?”
“아... 좆대로 해 병신아...”
“얼굴에 싸고 싶은데 무릎 좀 꿇어주라.”
“하윽... 미친놈...”
백지수가 나를 비난하면서도 고분고분 무릎 꿇었다.
“자지 네가 흔들어주라.”
“넌 손 없냐?”
“해줘.”
“하아...”
백지수가 양손으로 내 자지를 잡고 천천히 흔들었다. 사정감이 몰려왔다.
“나 쌀 거 같아.”
“어.”
“눈 감아야지.”
“응.”
백지수가 두 눈을 감고 입을 열었다.
“내 앞머리 올려줘.”
“알겠어.”
왼손으로 백지수의 앞머리를 위로 걷어 올렸다.
“이제 놔도 돼 지수야.”
“어.”
백지수가 양손을 놓고 자기 허벅지 위에 올렸다. 다 벗은 채 무릎 꿇고 다소곳이 앉아서 정액만을 기다리는 모습이 끔찍이도 야했다. 오른손으로 자지 밑을 잡고 빠르게 흔들었다. 그대로 정액을 백지수의 얼굴에 싸질렀다. 정액이 백지수의 눈두덩이부터 콧대, 볼, 입술 위, 이마까지 곳곳을 덮어버렸다. 얼굴 반절을 정액으로 칠하고 나니 새삼 백지수가 내 여자라는 실감이 들었다.
“지수야.”
백지수가 오른손바닥으로 입술 위를 닦고 입술을 열었다.
“왜.”
“그냥.”
“그냥은 무슨. 나 일어나서 얼굴 닦는다?”
“응.”
백지수가 양손 손등으로 눈두덩이의 정액을 훔치고 눈을 떴다. 백지수가 일어서려 할 때 몸을 붙잡아 일으켜 세워주었다. 백지수가 세면대 앞으로 가 얼굴에 물을 자꾸 끼얹었다. 백지수가 클렌징폼을 하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았다. 백지수가 뒤돌아서 나를 쳐다봤다.
“얼굴에 싸서 좋았냐?”
“응.”
백지수를 껴안았다. 백지수가 불만스러운 눈빛을 유지한 채 나를 껴안았다. 귀여웠다.
“왜 웃냐?”
“너 귀여워서.”
“진짜 지랄...”
살폿 웃었다.
“빨리 씻고 물기 닦은 다음에 눕자.”
“... 그래.”
전신에 물을 끼얹고 수건으로 몸에 있는 물기를 대충 닦아냈다. 백지수랑 같이 가글만 하고 화장실을 나서서 침대로 직행했다. 둘 다 나신인 상태로 백지수가 왼편에 눕고 내가 오른편에 누웠다. 꿈틀거려서 백지수의 옆으로 움직였다. 백지수가 나를 마주 보는 방향으로 몸을 옆으로 했다. 몸을 완전히 밀착하고 서로 껴안았다. 백지수의 가슴이 짓뭉개져왔다. 자지가 솟아올라 백지수의 배랑 내 배 사이에 놓였다.
“또 하고 싶어?”
“응.”
“진짜 개 짐승이네.”
“너 같지.”
“뭐래.”
백지수가 뒤돌았다. 백지수의 엉덩이가 내 몸에 닿아왔다.
“다리 사이에 끼워.”
눈이 커졌다.
“자지를?”
“어.”
“... 너 진짜 야하다.”
오른손으로 자지를 잡았다. 백지수가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그래서 좋지.”
“존나 좋아.”
백지수의 다리 사이에 자지를 끼우고 뒤에서 껴안았다. 백지수가 몸을 살짝 돌려 오른손으로 내 왼 볼을 잡았다. 키스하자는 건가. 왼팔을 침대에 대고 몸을 기울여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백지수가 눈을 감고 입술을 벌렸다. 그대로 입술을 덮쳤다.
“아움... 츄읍... 쮸읍... 츄릅... 하웁... 헤웁... 쮸읍...”
백지수가 두 눈을 떴다.
“하움... 야.”
“응?”
백지수가 등을 침대 시트에 붙게 누웠다.
“너 김세은만 일순위로 둔다고 했잖아.”
“... 응...”
“응이라고?”
“...”
“나도 김세은처럼 일순위로 대해.”
왜라고 묻고 싶었다. 차마 그럴 수야 없었다. 백지수가 픽 웃었다.
“왜냐고 묻고 싶어?”
“...”
“솔직히 말해 봐.”
“응...”
백지수가 오른손으로 내 왼 볼을 약하게 꼬집었다.
“진짜 밉다.”
“미안.”
“됐어.”
백지수가 흐응, 하고 콧숨을 내쉬었다.
“너 나랑 사귀기 전에 김세은이랑 사귄다고 얘기도 안 했잖아. 그래놓고 나한테 의지하고.”
“...”
“내가 너 사랑해도 될 것처럼 굴었잖아. 여자친구도 없다고 하면서, 네가 슬픈 거 외로운 거 내가 다 보듬어줘도 될 것처럼 굴고, 내가 그렇게 하는 거 다 받아들이고...”
백지수의 목이 살짝 멘 느낌이었다.
“네가 나 사랑하게 해놓고... 갑자기 둘째니 뭐니 하면, 나는...”
백지수가 입술을 다물었다. 슬퍼 보였다. 오른손으로 백지수의 왼 볼을 어루만졌다. 백지수가 침을 삼켰다. 백지수의 입술에 가볍게 입 맞췄다.
“알겠어.”
“응...?”
“첫째로 둘게. 세은이처럼.”
“...”
백지수가 얼굴을 내 가슴에 파묻으면서 나를 꼬옥 껴안아 왔다.
“응...”
“사랑해 지수야.”
“... 나도...”
오른손으로 백지수의 등을 쓰다듬었다. 백지수가 왼손으로 내 오른 어깨를 붙잡았다.
“... 임신은 내가 제일 먼저 할 거야.”
“어?”
“첫키스, 첫섹스 다 김세은이 가져갔으니까, 첫 임신은 내가 할 거라고.”
“... 세은이랑 얘기해봐야겠는데...”
“그래 네가 말해둬. 내가 제일 먼저 임신할 거라고.”
“...”
애 가지면 결혼하기로 했는데, 그러면 첫결혼도 백지수랑 하게 되는 건가.
“알겠지?”
“그래도 세은이랑 좀 상의해야 될 거야.”
“너 내가 뭐라 했어?”
“어?”
“앞으로 정액들 다 보지로 받는다고 했지.”
“... 안 돼... 세은이랑도 이십 대 중반까지는 애 안 가지기로 했단 말야.”
백지수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그래서?”
“그래서라니...”
백지수가 히죽 웃었다.
“이십 대 중반 되기 전까지 네가 나 임신 안 시킬 수 있을 거 같아?”
“...”
“할 수 있으면 해봐.”
“살려주세요.”
“히. 그래서 어떡할래?”
“무슨 소리야?”
“이십 대 중반에 나 첫 번째로 임신시킬 거야 아니면 서로 성인도 안 됐는데 나 임신시켜서 나한테 묶여서 살 거야.”
“... 너 첫 번째로 임신시킬게.”
“그래.”
백지수가 나를 꼬옥 껴안았다. 백지수가 먼저 임신해서 자랑하듯 임테기를 들이밀거나 하면 김세은이 싫어할 테니 아무래도 둘을 거의 같은 시기에 임신시켜야 할 듯했다.
나중에 선우한테도 임신하고 싶은지 물어봐야 할 거였다.
갑자기 헛웃음이 나왔다. 세상에 이런 고민을 하는 고등학생이 얼마나 있을까.
“뭐가 웃겨?”
“그냥. 그냥 웃었어.”
“개 이상해...”
“응.”
노크 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송선우의 목소리가 넘어왔다.
“지수. 온유.”
“왜!”
백지수가 답했다.
“둘이 지금 잘 거야?”
“응.”
“나도 침대에서 잘래.”
“소파에서 자.”
“싫어.”
“싫으면 주방 테이블에서 자든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몰라. 문 안 열어줄 거야.”
“그래? 근데 어차피 열게 될걸?”
“... 이온유한테 말해도 내가 붙잡을 거야.”
“그거 아니야.”
“그럼 어떡할 건데?”
“이렇게.”
노크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백색소음 수준이 아니었다. 그런 와중에 은근히 리드미컬해서 귀에 꽂혔다.
“아! 그만해!”
“열어줘이잉.”
백지수가 한숨 쉬었다.
“개 미친년...”
“열어줘어!”
“그만해!”
“열어주면 그만할게!”
“여기 내 집이야!”
“나도 알아!”
“아이 씨...”
백지수가 나를 올려보았다. 불만스러워 보였다. 선우는 왜 데려왔느냐고 꾸짖는 듯했다.
“미안...”
시선을 피했다.
“열어줘.”
“... 응.”
“옷 입고.”
“알겠어.”
침대에서 내려갔다. 백지수도 침대에서 내려와 팬티를 입고 흰 티셔츠만 입었다. 나도 팬티랑 티셔츠만 걸쳤다. 백지수를 바라봤다. 백지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문을 열었다. 송선우가 바로 나를 와락 껴안았다.
“나 진짜 심심했어.”
송선우의 목소리가 쓸데없이 조용했다.
“으응...”
“둘이 어떻게 잘 된 거지?”
“어.”
“이온유 빨리 오기나 해.”
뒤에서 백지수가 말했다.
“알겠어.”
양손으로 송선우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송선우가 나를 안은 팔을 풀고 방문을 닫아 잠갔다. 송선우랑 같이 침대로 갔다.
“가운데에 누워.”
송선우가 말했다.
“아냐 측면에 누워.”
백지수가 말했다. 일단 침대 위로 올라갔다. 백지수가 나를 오른쪽으로 밀어냈다. 송선우가 재빨리 침대 위로 올라와 침대 오른편을 차지하고 나를 껴안았다.
“이렇게 자자 지수야.”
“하아... 이온유 왼팔 내놔.”
“응.”
왼팔을 백지수에게 벌렸다. 백지수가 내 왼팔을 베개처럼 쓰면서 나를 꼬옥 껴안았다. 송선우가 바지랑 브라를 벗어 침대 밖에 내던졌다. 팬티랑 티셔츠 차림의 송선우가 꿈틀대며 다가와 내게 몸을 밀착해왔다.
“나도 팔베개.”
“알겠어.”
송선우에게 오른팔을 내주었다. 송선우가 팔베개에 머리를 기대고는 나를 껴안았다.
“근데 둘이 섹스했어?”
미친.
“아니. 나 생리해서 안 했어.”
“그래? 근데 정액 냄새나길래.”
어지러운 대화였다. 다행히도 둘이 더 말을 섞지는 않았다.
왼쪽에 백지수, 오른쪽에 송선우를 안은 채 수마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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