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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머니가 생겼다-266화 (266/438)

〈 266화 〉 사고 (15)

* * *

조용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빠르게 신발을 벗었다. 송선우가 몸을 숙여 잿더미를 내려놓고 신발을 벗었다. 문을 잠그고 뒤돌아봤다. 잿더미가 유리문의 비좁은 틈으로 몸을 넣고 그대로 빠져나와 거실로 도도도 달려가고 있었다.

“잿더미 왔네?”

백지수 목소리가 들려왔다. 거실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었다. 조금 무서웠다.

“일루와요 잿더미.”

백지수가 읏, 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내 잿더미가 냐아, 하고 우는 소리가 들렸다. 아마 백지수가 잿더미를 안아 든 모양이었다.

“이온유 빨리 안 쳐오냐?”

백지수 목소리였다. 송선우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송선우가 왼손 검지로 내 오른 옆구리를 쿡 찌르고 문 쪽을 가리켰다. 나갈까, 라는 신호인 듯했다. 고개를 저었다.

“갈게.”

뒤돌아봤다. 코너 끝자락에 백지수가 잿더미를 품에 안은 채 서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백지수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왜 송선우랑 같이 와?”

“내가 가고 싶다 했어.”

송선우가 답했다.

“이온유한테 물은 거야.”

“같이 가고 싶다 해서...”

“그래서, 같이 와도 된다는 생각이 드셨어요?”

“...”

“대답.”

송선우가 유리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백지수가 송선우를 째려봤다가 나를 쳐다봤다. 송선우가 백지수의 뒤로 가서 백지수를 껴안았다. 백지수가 여전히 시선을 내게 고정한 채 입을 열었다.

“안지 마.”

“미안해. 화내지 마.”

“나 너한테 화난 거 아니야. 저 새끼한테 화난 거지.”

“으응... 그래도 화 좀 풀어 줘.”

백지수가 고개를 들어 송선우를 째려봤다.

“내 화 푸는 건 네가 아니라 쟤가 해야지.”

나는 지금보다 화를 더 돋구게 될 텐데. 차마 다가설 용기가 나지를 않았다. 백지수가 고개를 내려 나를 쳐다봤다.

“너 존나 입 없냐? 왜 말을 안 해?”

“미안해.”

“내 앞에 와서 얘기해.”

“응...”

걸음을 내디뎠다. 백지수의 앞으로 갔다. 송선우가 백지수를 안은 팔을 풀고 뒤로 물러섰다. 백지수가 말없이 나를 쳐다보다가 잿더미를 내려놓았다. 그 뒤 왼손으로 내 왼팔 옷자락을 꼬집듯 붙잡고 앞으로 걸어갔다.

“따라와.”

“알겠어.”

백지수를 뒤따라 기타 방으로 들어갔다. 백지수가 내가 들어서자마자 오른손으로 문을 잠그고 더 안으로 들어갔다. 백지수가 뒤돌아서 팔짱을 끼고 나를 올려봤다.

“야.”

“응...?”

“너 일부러 좆 같게 구는 거야 나한테?”

“그런 건 아니야.”

“아니긴 뭐가 아니야. 그럼 무슨 문자랑 전화 다 씹고, 나 화난 거 알면서 우리 둘만 있어야 하는 공간에 송선우는 왜 데려오는데?”

“미안해. 잘못했어.”

“... 너 씨발...”

백지수가 순간 목멘 소리를 냈다. 가슴이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백지수가 양손으로 내 멱살을 쥐었다.

“너 문자 안 보고 연락 씹을 때 존나 내가 무슨 생각 했는지 알아 개새끼야...?”

“...”

“나 존나 따먹고, 이제 부담돼서 먹버하려고 거리 두는 줄 알았단 말야... 그래서, 그래서... 내가 존나 잘못했다고 말하면서 매달려야 하나...? 그 생각 하고... 혼자 머리 굴려서, 그래, 뭔가 일이 있겠지, 아니면 자고 있겠지... 그렇게 생각하면서, 너 기다리고... 수시로 폰 다시 보고... 버스킹 하니까, 얼굴 구기면 안 돼서 억지로 꾹꾹 견디고... 또 폰 보고...”

가슴이 답답했다. 양팔을 뻗어 백지수를 안으려 했다. 백지수가 양 손목으로 내 팔을 쳐냈다. 침울했다. 입을 열었다.

“먹버 같은 거 절대 안 해. 잘못했어. 걱정하게 해서 미안해.”

“맨날 씨발, 미안하다고만 처말하고...”

백지수의 두 눈에 눈물이 맺혔다. 백지수가 두 손으로 다시 내 멱살을 잡았다.

“개 씨발 새끼가...”

“... 사랑해 지수야...”

“사랑하면, 좀 사랑하는 사람처럼 행동해봐...”

“미안해. 앞으로 노력할게.”

“노력 같은 기준 주관적인 개 좆 같은 거 들이밀지 말고. 실제로 하라고.”

“알겠어. 훨씬 더 잘할게. 여태 못한 거 다 고치고, 부족함 같은 거 절대 못 느끼게 항상 다정하게 대할게.”

“...”

“나아질게. 안 좋은 상상 같은 거 다시는 안 들게, 매일매일 행복하게 해줄게.”

“...”

“그럴 테니까, 지금 너 안을 수 있게 해주면 안 돼?”

백지수가 답을 하지 않았다. 두 팔을 벌리고 천천히 사이를 좁혀갔다. 백지수가 막지 않았다. 그대로 내 품 안에 백지수를 끌어안았다.

“사랑해 지수야.”

“나도 사랑해 개새끼야...”

“미안해.”

“좆까라고...”

“이미 깐 거 너도 봤잖아.”

“좆도 안 웃겨 병신아...”

“미안해.”

“미친 새끼...”

“키스할래?”

“싫어 병신아...”

“왜?”

“너 존나, 송선우랑 키스했을 거잖아...”

“...”

“진짜 했나 보네, 개새끼...”

“응...”

“왜 대답하는데...”

“두 번 이상 대답 안 하면 무시하는 느낌 들까 봐.”

“그런 새끼가, 연락을 몇 번을 처씹었어...?”

“앞으로는 안 그럴게.”

“... 진짜로...?”

“응.”

“만약에 또 그러면 어떡할 건데...?”

“하루 동안 네가 원하는 거 다 할게. 다른 일 다 제치고.”

“진심이야...?”

“응.”

“... 계약서 쓸 거야...”

“알겠어.”

“구라면 진짜 뒤질 줄 알아...”

“거짓말 아니야.”

“...”

백지수가 내 가슴에 대고 낮게 한숨 쉬었다.

“나 진짜 너 사랑해...”

“나도 사랑해 지수야.”

“...”

백지수가 두 팔로 나를 껴안았다. 백지수의 가슴이 짓눌려서 부드러움이 나를 덮쳐왔다.

“지금 나 미친년같지...”

“아니야.”

“... 나 생리하면 스트레스 심하게 받고, 감정적으로 격해져 가지고 그랬어...”

“으응...”

“화내서 미안해. 네가 나 사랑하는 거 원래 아는데, 괜히 욱해서...”

“괜찮아.”

“... 생리 진짜 개 좆 같아... 한 달마다 존나 처맞는 거 비슷하게 쑤시는 느낌 들어서... 진짜 내가 왜 여자로 태어나서 이 고생하나 싶고...”

“힘들겠다...”

“진짜 뒤질 것처럼 힘들어...”

왼손으로 백지수의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으응...”

“... 생리 그만하고 싶어...”

백지수가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봤다. 눈빛이 왠지 모르게 야릇했다. 백지수가 입술을 열었다.

“야...”

“응...?”

“나 생리 그만하고 싶은데...”

“...”

임신하고 싶다는 뜻일까? 전신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밑으로 혈류가 쏠렸다. 자지가 솟아올라 백지수의 오른 허벅지를 툭툭 쳤다. 백지수가 말없이 왼손을 아래로 내려 바지 너머로 내 자지를 만졌다. 밖에 송선우가 있는데. 백지수가 더운 한숨을 내쉬었다.

“내가 들었는데, 나처럼 생리통 진짜 심한 사람들은 차라리 임신하는 게 낫대...”

미칠 것 같았다. 백지수를 강제로 눕혀서 개처럼 따먹고 싶었다. 백지수가 손을 위아래로 쓰다듬듯이 하며 내 자지를 만졌다.

“너 아직 생리하는 거 아니야...?”

“맞아...”

“근데 왜 그래...?”

백지수가 눈을 내려 내 자지에 시선을 맞췄다.

“그냥 탐나서... 구 개월 정도는 안 아프게 해주는 주사 있다고 생각하니까...”

미친 것 같았다. 백지수보다 윤가영이 더 야하다는 생각을 철회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윤가영은 한 번 잘못 건드리면 끝도 없이 음탕해진다면 백지수는 그냥 일상적으로 음란하고 야했다. 백지수가 왼손으로 내 자지 기둥을 붙잡고 나를 올려봤다.

“나 생리 그치고, 그때부터 주사 맞으면 안 돼...?”

진짜 임신하고 싶은 걸까. 아뜩했다.

“우리 고2잖아...”

“...”

“안 되지...”

“... 그럼 나 생리 끝나면, 나 안전한 날이니까 콘돔 없이 하자...”

“...”

“딱 사흘만. 응...?”

“알겠어...”

백지수가 히죽 웃었다.

“너도 좋지.”

고등학교 이학년이 어떻게 이렇게 음탕할까. 머리가 어지러웠다.

“안 좋아?”

“좋아...”

“으응...”

백지수가 왼손으로 내 자지를 만져댔다.

“근데 밖에 선우도 있는데...”

“... 그렇네.”

“이제 그만...”

“나가자고?”

“응...”

“... 나 안아줘 봐.”

“응.”

백지수를 품에 안았다. 백지수가 양팔로 나를 안아서 꼬옥 조여왔다. 백지수의 가슴이 짓눌려 부드럽게 뭉개졌다. 자지가 껄떡거려서 백지수의 왼 허벅지를 툭툭 건드렸다. 백지수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솔직히 너도 내 보지에 존나 질싸하고 싶지.”

“... 응...”

백지수가 히 웃었다.

“내 귀에 대고 야한 말 해봐.”

“...”

“너 오늘 나한테 잘못했으니까 하라는 대로 다 해야지.”

“알겠어...”

백지수의 오른 귀 가까이에 입을 댔다.

“너 벽에 두 손 짚게 하고 엉덩이 내밀게 해 가지고 양손으로 가슴 만지면서 보지 존나 쑤시다가 그대로 질싸하고 싶어.”

“더 해봐...”

“내 위에서 허리 흔들게 해서 가슴 출렁이는 거 구경하면서 양손으로 주무르다가 바로 보지에 싸고 싶어.너 힘들어서 쓰러지면 위에 올라가서 깔아뭉개는 것처럼 내려찍으면서 보지에 푹푹 박아주고 그대로 정액 싸질러서 임신시켜버리고 싶어.”

“흐응...”

“더 해?”

“아니... 귀 대봐...”

“응...”

왼 귀를 백지수의 입 가까이에 댔다.

“나도 네 애 가지고 싶어...”

존나 야했다. 쿠퍼액이 질질 새는 느낌이었다. 백지수가 나를 안은 팔을 풀었다.

“나가자 이제.”

“응...”

뒤로 물러섰다. 백지수가 문 쪽을 향해 걸었다. 그대로 뒤따랐다.

윤가영이랑 했다고 오늘 고백해야 하는데.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백지수가 문손잡이를 잡고 열었다.

당장은 어려울 듯하니 시간이 좀 지난 뒤에 말을 꺼내야 할 듯싶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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