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6화 〉 왜 그래요 (11)
* * *
택시에 올라타면서 안녕하세요, 라고 말했다. 등을 기대고 눈을 감았다. 윤가영의 붉어진 얼굴과 분홍빛 유두, 그리고 털 없이 깨끗한 보지가 자꾸만 어른거렸다. 한숨이 나왔다. 눈을 뜨고 창밖을 바라봤다. 어느새 다다라서 택시가 멈춰섰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면서 내렸다. 별장에 들어가자마자 화장실에 들어가 또 자위했다. 두 번 사정하고도 발기가 도저히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결국엔 네 번까지 하고 벽면과 자지를 씻은 뒤에 팬티와 바지를 입었다.
백지수 방으로 가 바지를 벗고 팬티 차림으로 침대에 누웠다. 바로 눈을 감았다. 너무 피곤해서 바로 수마가 찾아왔다.
야 이온유.
잠탱아.
백지수 목소리였다. 느리게 눈을 떴다. 교복을 입고 있는 백지수가 보였다.
“방금 왔어...?”
“어.”
백지수가 이불 안에 들어와 꼼지락거려서 내 왼편으로 와 내가 쓰는 베개에 머리를 얹고 왼팔로 나를 껴안았다.
“내일 저녁 홍대 버스킹하는데 올래?”
“... 아니.”
“강성연 안 와.”
“... 그래도. 그냥 유치원 가고 나면 피곤할 거 같아서 좀 쉬려고.”
“으응...”
“나 졸린데 더 자도 돼?”
“자.”
배시시 웃었다.
“고마워.”
오른팔로 백지수를 안았다. 백지수의 왼 볼에 가볍게 입술을 맞췄다.
“사랑해 지수야.”
백지수가 피식 웃고 내 오른 볼에 입술을 맞췄다.
“나도 사랑해 온유야.”
두 눈을 감았다. 목에 백지수의 간지러운 손길이 느껴졌다.
“왜 섹스해도 되냐고는 안 물어?”
“너 아직 생리할 거 같아서.”
“너 여자 대충 얼마나 생리하는지도 알아?”
“짧으면 사나흘. 길면 일주일. 아냐?”
“오. 어케 알아? 김세은이랑 섹스하려고 그런 거 찾아봤어?”
“...”
“말 안 하는 거 괘씸하네.”
“죄송합니다.”
“존나 밉네 진짜.”
오른 볼에 입술의 감촉이 느껴졌다. 싫다면서 뽀뽀는 또 왜 할까. 절로 웃음 지어졌다.
“웃네?”
“사랑해 지수야.”
피식 웃는 소리가 들렸다. 백지수가 나를 꽉 껴안는 느낌이 들었다.
“존나 미워할 수가 없어.”
“고마워.”
“평생 고마워해.”
“그럴 거야. 사랑해.”
“나도 사랑해.”
입꼬리를 올리면서 백지수를 안은 오른팔로 몸을 확 끌어당겼다. 백지수의 가슴이 짓뭉개지는 느낌이 들었다. 백지수의 살 내음이 맡아졌다. 자지가 발기해서 팬티 오른쪽 밑으로 나와서 백지수의 왼 허벅지를 툭 건드렸다.
“섹스 안 돼.”
“저도 알아요.”
“입으로도 안 해줄 거야.”
“응.”
“나도 잘 거야 이제.”
“그래 같이 자자.”
“그럼 일단 자지 좀 치워봐.”
“알겠어.”
백지수를 안은 팔을 풀고 뒤돌았다. 백지수가 내 뒤에 꼭 붙어왔다. 등으로 커다란 가슴이 부드럽게 짓눌리는 느낌이 들었다. 자지가 바지 속에서 몸을 비틀었다. 백지수가 왼팔로 내 몸을 끌어안았다. 백지수의 살 내음이 맡아졌다. 두 눈을 감았다. 백지수의 왼팔이 내 옆구리에서 움직이는 게 느껴졌다.백지수의 손길이 내 배를 더듬어 댔다. 백지수의 손이 점점 밑으로 내려가 내 자지가 있는 곳에 닿아서 갑자기 기둥 부분을 움켜쥐었다.
“섰네?”
“네가 나 가슴으로 공격하잖아.”
“공겨억?”
백지수가 자지를 마구 주물러 댔다. 왼손을 내려서 백지수의 손 위에 포갰다.
“뭐 해.”
“괴롭히기.”
“너 잔다면서.”
킥킥 웃는 소리가 들렸다.
“사실 잠은 안 오는데, 그냥 네 옆에 누워 있으려고 말한 거야.”
“그럼 그냥 누워 있지 왜 괴롭혀.”
“재밌으니까.”
“사탄이다 진심...”
“뭐래.”
자지를 만지던 손이 떼지는 느낌이 들었다. 이내 백지수의 팔이 내 몸을 끌어 안아왔다. 왼팔을 백지수의 팔 위에 얹고 손등에 손을 포갰다. 백지수의 손이 또 밑으로 내려갔다. 손목을 붙잡았다. 백지수의 손가락이 아랑곳하지 않고 움직여서 손끝이 내 배를 간질였다. 입꼬리가 올라갔다.
“하지 마...”
“싫어.”
“...”
백지수가 손목을 털어 내 왼손을 떼어내고는 손가락으로 내 왼 볼을 쿡 찔렀다.
“너 왜 말 안 해?”
“왜...”
“나 짜증 낸다?”
“미안해...”
“너 진짜 졸려?”
“응...”
“아니 잠 잘 못 참으면 어떡해.”
“어떡하긴 뭘 어떡해...”
“아니 문제의 심각성이 안 느껴지세요?”
“뭐가 문젠데 잠 못 참는 게...”
“뭐기는.”
백지수의 손이 빠르게 내 바지랑 팬티를 파고들어서 내 자지 기둥 윗부분을 잡았다. 자지가 꿈틀거렸다.
“너 나랑 섹스 존나 해야 되는데 그 전에 자려 들면 안 되잖아.”
“... 너 막상 내가 보지에 박으면 먼저 뻗잖아.”
“아니, 그거는 네 자지 적응기라서 그랬던 거고.”
“그럼 이제는 달라?”
“어. 나 생리 끝나기만 하면 네 정액 다 빨아먹을 거야.”
“입으로 받아준다고?”
“아니? 그냥 표현이 그렇다는 거지. 정액 다 짜낼 거라고. 왜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그럼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뭐 어떡해.”
“야.”
“네.”
“내가 말대꾸 계속하지 말랬지?”
“말대꾸는 해줘야죠.”
“씁.”
“아 왜.”
“어? 왜라는 말도 엄청 쓴다 은근슬쩍?”
작게 한숨 쉬었다. 아이처럼 웃는 소리가 들렸다.
“한숨 쉬어?”
“죄송해요.”
“어떻게 혼날래요?”
“혼나기 싫어요...”
“혼나기 싫으면 왜 혼날 짓을 해요.”
“미안합니다.”
“되게 성의 없게 말한다?”
“그럼 어떻게 말해야 돼요?”
“죄송합니다, 하고. 뒤돌아서 키스해야지.”
“알겠어.”
눈을 뜨고 몸을 뒤척여 뒤돌았다. 백지수가 눈웃음 지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김세은에게서도 본 적이 있는 눈빛이 비쳐 보였다. 사랑하는 눈동자가 이런 거구나. 나도 이런 눈으로 백지수를 보고 있을까. 오른손을 뻗어 백지수의 목덜미를 잡았다.
“지수야.”
“응?”
“너 눈 진짜 예쁘다.”
백지수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네 눈도 예뻐.”
“잘생긴 거 아니고요?”
“어. 네 눈은 예쁜 거야.”
“네.”
백지수가 살폿 웃었다.
“어디 더 칭찬해봐.”
“그러면입 아파져.”
백지수가 입꼬리를 올렸다.
“뭐 막 다 예쁘다고?”
“응.”
백지수가 킥, 하고 짧게 웃었다.
“개 상투적이야.”
“고리타분해서 죄송합니다.”
“괜찮아 봐줄게.”
“우리 키스는 언제 해?”
“지금?”
백지수가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 해왔다. 나도 느리게 입을 가까이 가져갔다. 백지수가 작게 입술을 벌렸다. 그대로 포개었다. 입술만 가볍게 붙였다 떼면서 서로를 마주 보고 다시 짧게 키스했다가 서로를 바라봤다. 백지수가 오른손 검지를 세워 내 입 안에 넣었다.
“머 해?”
“빨아봐.”
“이상한데.”
“해 봐.”
“음...”
입을 오므렸다. 백지수가 킥킥 웃으면서 손가락을 뒤로 뺐다. 침을 삼키고 입을 열었다.
“뭐 한 거야?”
“아니 그냥. 사랑해.”
“나도 사랑해. 근데 진짜 뭐야?”
“그냥 손가락이야.”
“그럼 왜 넣었어?”
“그냥 어떻게 반응하나 보고 싶어서.”
“진짜 이상하다.”
“그치.”
“... 너 설마 막 보지에 넣었다 빼고 그런 거 아니지?”
“뭐?”
백지수가 왼손으로 내 가슴팍을 때렸다.
“아니야 미친놈아. 존나 손가락 젖지도 않았는데 개소리야.”
“죄송. 근데 지금 보지 젖으셨어요?”
“개 미친 새끼.”
백지수가 기습적으로 내 입술을 덮쳤다. 짧게 입술만 맞대다가 서로를 바라보기를 반복했다. 잠시 뒤 백지수의 혀가 입 안으로 들어와서 내 혀를 장난스럽게 건드렸다. 혀를 말아 뒤로 물렸다. 백지수가 얼굴을 뒤로 뺐다.
“이 자식이 혀를 뒤로 빼?”
“너처럼 장난친 거임.”
“뭐 내 어디가 장난이었는데?”
“너 혀로 내 혀 툭툭 건드렸잖아.”
“그거 장난 아니었거든.”
“그럼 미안함.”
“빠른 인정으로 한 번만 봐드리겠습니다.”
백지수가 다시 내 입술을 덮쳤다. 이제는 혀가 들어왔다. 백지수가 갑자기 얼굴을 뒤로 뺐다.
“근데 이거 생각할수록 이상하네. 너는 키스가 장난이야?”
“아니, 네가 먼저 장난스럽게 했잖아.”
“씁. 남 탓하지 말고 미안하다고 말한 담에 입술이나 대.”
“응. 미안.”
“그래.”
백지수가 다시 입술을 포개왔다. 당연스럽게 혀가 들어왔다. 입이 더 벌어지고 각도가 조금씩 더 틀어졌다. 백지수가 떨어질 생각이 전혀 없다는 듯 두 손으로 내 얼굴을 잡고 진득하게 붙어왔다. 백지수의 가슴이 내 가슴에 닿아 부드럽게 짓뭉개졌다. 몸이 점점 비틀려서 나는 정면으로 눕고 백지수가 내 위로 올라와 이불이라도 되는 듯 내 몸을 덮었다. 애무나 다름없는 끈적한 키스였다. 섹스하자는 것도 아닐 텐데 왜 이렇게 꼴리게 할까. 아까까지만 해도 오던 잠이 멀리 달아나는 느낌이었다. 백지수가 입술을 떼고 두 손으로 내가 베는 베개를 짚어서 얼굴 사이에 거리를 두어 나를 내려봤다.
“야.”
“응?”
“너 내 저녁은 어떡할 거야.”
“음.”
“할 생각 없지?”
“그건 아니고요.”
“만들어주겠다는 뜻?”
“뭐 먹고 싶은데 그래?”
“몰라. 이제 생각해봐야 돼.”
“개에반데.”
“뭐 먹을까.”
“햄버거.”
“싫어.”
“치킨.”
“싫어.”
“피자.”
“너 자꾸 배달음식 메뉴 말한다?”
“들켰다.”
백지수가 입꼬리를 올리면서 왼손으로 내 가슴을 약하게 한 대 쳤다.
“이 쉑이?”
“제가 오늘은 진짜 좀 피곤해요.”
“엄살.”
백지수가 그리 말하고는 내 오른편으로 내려와 옆으로 누웠다. 말은 날 서게 해도 행동만 보면 더할 나위 없이 착했다. 백지수가 왼손으로 내 오른 볼을 쓰다듬었다.
“뭔 일 있었길래.”
“나 그냥 유치원도 갔고...”
“존나 저질 체력이네. 그래 가지고 섹스는 할 수 있겠어?”
“운동할게요.”
“존나 빡세게 하세요.”
“알겠어요.”
백지수가 픽 웃었다. 그러더니 말없이 오른손 검지를 내 입 앞에 가져왔다. 물었다. 백지수가 큭큭 웃고 손가락을 뒤로 뺐다. 백지수가 왼팔로 나를 꼬옥 껴안았다. 크고 부드러운 가슴이 느껴졌다.
“이제 자자.”
“일단 나 뒤돌고.”
“어.”
몸을 반대 방향으로 돌리고 두 눈을 감았다. 백지수가 나를 다시 꽉 껴안아 왔다. 등에 백지수의 가슴이 짓눌려서 부드러운 느낌이 덮쳐왔다. 백지수의 살 내음이 은은히 맡아졌다. 안정감이 느껴졌다. 천천히 잠이 찾아왔다. 느리게 잠결에 파묻혀갔다.
문득 가슴 느낌이 나는 베개를 만들면 잘 팔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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