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새어머니가 생겼다-244화 (244/438)

〈 244화 〉 왜 그래요 (9)

* * *

별장에 들어가자마자 물을 뽑아 마시고 소파에 등을 묻었다. 강혜린이랑 나눈 대화가 떠올랐다. 어제 내게 안겨서 훌쩍이던 윤가영이 눈에 어른거렸다. 울먹이는 소리에 어머니의 목소리가 오버랩되었다가 흩어졌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가봐야 하나. 아니 가야만 하는 걸까. 뭔가 답이 이미 정해진 느낌이 들었다. 나는 얼마나 고민하든지 결국에는 윤가영에게 갈 것이었다. 바로 폰을 켜고 택시를 부른 다음 자리에서 일어났다. 화장실에 들어가 얼굴을 닦고 밖에 나가 잠시 기다리다 택시를 탔다. 바퀴가 빠르게 굴렀다. 택시가 집 앞에 섰을 때 감사하다고 말하면서 내렸다. 왼 주머니를 뒤져 열쇠를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설마 오늘도 술을 마실까. 그럴 수도 있을 것만 같았다. 바로 주방으로 향했다. 어제랑 똑같은 위스키병과 술잔, 그리고 테이블에 엎드린 검은 반팔 티셔츠와 검은 돌핀팬츠 차림의 윤가영이 있었다. 다른 점은 이번에는 테이블 위에 아무 음식도 없었다는 것과 휴지 무덤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술만 마실까. 속이 타들어 갔다. 윤가영에게 다가갔다. 오른손으로 윤가영의 오른 어깨를 잡고 살살 흔들었다.

“윤가영 씨.”

“...”

“내가 여기에서 자지 말라고 몇 번 말했어요? 빨리 일어나요.”

“... 우으응...”

소리가 너무 애교스러웠다. 헛웃음이 나올 것만 같았다. 입술을 입 안에 넣고 깨물어서 참았다.

“일어났으면 나한테 얼굴 좀 보여봐요.”

“... 안 대...”

“빨리요.”

“왜 보려는 거야...”

“궁금하니까요.”

“...”

윤가영이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고개를 들었다. 두 팔을 뻗어 윤가영의 두 손목을 잡았다.

“힘으로 떼기 전에 직접 얼굴 보여요.”

“왜애...”

“빨리요.”

“...”

윤가영이 두 손을 뗐다.윤가영의 두 손목을 놓아줬다. 윤가영이 두 손을 천천히 내려 테이블에 댔다.발그레한 윤가영의 볼이 안으로 살짝 들어간 듯 보였다. 울어서 수분이 빠진 걸까. 이준권이 뭐가 좋다고 이렇게나 울어댔을까. 답답했다. 콧숨을 내쉬었다. 패인 볼 탓에 오늘따라 윤가영은 더 처연해 보였다. 그리고, 더 예뻐 보였다. 나를 마주 보는 윤가영의 얼굴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왜 그렇게 봐...?”

그냥 얼버무려야 할까. 아니면 예쁘다고 말해서 이준권이 버릴 리 없다고 말한 걸 상기하게 해줘야 할까. 후자가 나을 듯했다.

“오늘따라 이상하게 더 예뻐서요.”

“... 고마워...”

윤가영이 고개를 반대편으로 돌리고 오른손으로 술잔을 잡았다. 양손을 뻗어 잔을 빼앗았다. 윤가영이 이번에는 술병으로 오른손을 뻗었다. 왼손으로 술병을 잡아들고 윤가영을 내려보았다. 윤가영이 고개를 들어 나를 올려봤다.

“적당히 마셔요.”

“알겠어...”

잔이랑 술병에 든 위스키를 싱크대에 버리고 그대로 내려놓았다. 새 유리잔을 꺼내고 냉장고에서 희끄무레한 이온 음료를 찾아 따른 다음 윤가영에게 건넸다.

“마셔요.”

“응...”

윤가영이 잔을 두 손으로 받고 천천히 입에 가져다 댔다. 윤가영의 분홍빛 입술이 유리잔에 닿았다. 윤가영이 입을 크게 벌리지 않은 채 잔을 기울였다. 희끄무레한 음료가 윤가영이 입을 타고 흘러 안으로 들어갔다. 윤가영이 착실하게 꼴깍거리며 천천히 음료를 삼켜냈다. 희끄무레한 액체가 윤가영의 좁은 목구멍을 넘어가는 소리가 고막을 요란하게도 두드렸다. 자지가 솟아올랐다. 왼손을 주머니 안에 넣어 자지를 억눌렀다. 괜히 침을 삼켰다. 윤가영이 시선을 올려 나를 쳐다보면서 남은 음료를 입 너머로 흘려보냈다. 윤가영이 잔의 2/3를 채웠던 음료를 모조리 비워내고 잔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윤가영이 고개를 살짝 숙이고 오른손으로 입을 가렸다. 윤가영의 어깨가 아주 약간 들렸다. 트림 소리가 들렸다. 온몸이 뜨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자지가 껄떡거렸다. 그냥 트림한 거인데 왜 이렇게 야하다는 느낌이 들까. 이해가 안 됐다. 그냥 내가 쓰레기인 건가? 아마 그럴 거였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온유야...”

윤가영 목소리였다. 정신이 드는 듯했다. 눈살을 찌푸리고 왼손을 올려 목덜미를 주무르면서 입을 열었다.

“네.”

“...”

“할 말 있으면 해요.”

“아냐 그냥...”

“...”

윤가영이 앉은 자리의 왼쪽 의자를 꺼내 앉았다. 오른손으로 윤가영의 등을 위에서부터 느리게 쓸었다. 브라 특유의 튀어나온 느낌이 들지 않았다. 얼굴이 붉어지는 듯했다. 어떻게 노브라로 집을 활보할 생각을 했을까. 내가 집에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나? 어제랑 그저께 내가 왔다는 것만 생각해도 내가 오늘도 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었을 텐데. 머리가 지저분해지는 느낌이었다. 난 지금 위로해줘야 하는데. 입 밖으로 꺼낼 말이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한숨이 나왔다.

“왜 한숨이야...?”

“...”

왼손 엄지랑 중지로 관자놀이를 한 번 세게 누르고 윤가영을 바라봤다.

“당신 걱정돼서요.”

“... 걱정해줘서 고마워...”

“...”

“... 온유야 나 등 안 쓸어 줘도 돼...”

“... 네.”

오른손을 뗐다. 딱히 손을 둘 데가 없어서 내 오른 허벅지 위에 올렸다가 주머니에 넣었다. 윤가영이 두 손으로 테이블을 짚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반사적으로 일어났다.

“부축해줘요?”

“아냐 괜찮아... 내가 알아서 갈게...”

“... 안 넘어지나 지켜보기만 할게요.”

“아냐 안 넘어질 거야...”

“그냥 계단 올라가는 것만 확인할게요.”

“괜찮아...”

“그럼 차라리 부축받아요.”

“... 알겠어...”

윤가영의 오른편으로 가서 몸을 숙이고 오른팔을 잡아서 내 목에 걸치게 했다. 천천히 속도를 맞춰 걸었다. 계단을 앞뒀을 때 윤가영이 멈춰 서고 나를 올려봤다. 얼굴이 엄청나게 붉었다. 브라가 없는 것을 들켰다고 생각해서 창피한 걸까? 그럴 확률이 높았다. 그러기에 왜 브라를 안 입었을까. 윤가영이 촉촉한 입술을 열었다.

“온유야 나 불편해...”

“... 그럼 어떡해요.”

“그냥 나 혼자 걸어갈게...”

“그럼 나 지켜보라고요?”

“아니 지켜보지 말고...”

“... 차라리 안아 들어줘요?”

“안 그래 줘도 되는데...”

“그냥 내가 해준다 할 때 받아요.”

“... 응...”

왼무릎을 바닥에 닿게 하고 두 팔을 앞으로 내밀었다.

“팔에 누워요.”

“나 침대에 눕히게...?”

“그럼 어떡하라고요.”

“지금 잠 안 오는데, 아니 알겠어...”

윤가영이 오른손으로 내 오른 어깨를 잡고 몸을 뒤로 뉘었다. 왼팔로 윤가영의 등을 받치고 왼손으로 윤가영의 왼팔을 잡았다. 오른팔로 윤가영의 무릎 뒤를 받치고 왼 무릎을 감쌌다. 천천히 걸어갔다. 심장이 미칠 듯이 뛰었다. 피가 전신에 빠르게 도는 느낌이었다. 지금 나도 윤가영처럼 얼굴이 붉을까? 아마 그럴 것만 같았다. 오른손으로 윤가영의 방문을 열고 왼발로 차서 틈을 키웠다. 빠르게 걸어가서 윤가영을 침대에 눕혔다. 윤가영이 양손으로 흰 이불을 끌어 쥐고 바로 몸을 덮었다. 입을 것은 다 입었으면서 뭐가 창피하다고 가릴까. 아니 다 안 입어서 괜히 창피해 가지고 그런 건가? 그럴 법했다. 윤가영이 물기 어린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나가줘...”

“... 네.”

“...”

뒤돌아서 방을 나섰다. 오른손으로 난간을 잡고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 윤가영은 왜 지켜보는 것을 한사코 거절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안아 들어주는 게 더 민망하지 않나? 이해가 안 됐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보면 뭐가 달라지나? 어차피 보이는 건 허벅지랑 돌핀팬츠 뿐인데. 그리고 겨우 팬티 정도만 보일 거고. 아니면, 노브라를 안 입었던 것처럼 팬티도 안 입었던 걸까. 자지가 껄떡거렸다. 쿠퍼액이 나오는 듯했다. 불쾌했다. 상식적으로 윤가영이 팬티까지 안 입었을 리는 없었다. 브라처럼 불편한 것도 아닌데 그럴 이유야 전혀 없었다. 그냥 팬티가 보일까 노심초사했던 거일 터였다.

내 방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고 바로 잠갔다. 바지랑 팬티를 한 번에 끌어내렸다. 자지가 바짝 서서 바로 내 배를 때렸다. 귀두에 쿠퍼액이 번들거렸다. 왜 항상 제멋대로 발기하는 걸까. 짜증스러웠다. 미칠 것 같았다. 자위해야 하나. 오른손으로 자지를 감싸 쥐고 화장실로 들어갔다. 왼손으로 벽을 짚고 두 눈을 감은 채 흔들었다. 죄 같았다. 성욕에 지는 끔찍한 느낌이 들었다. 다시 눈을 뜨고 샤워기 아래로 가 물을 틀었다. 양손으로 자지를 씻어냈다. 쏟아지는 물이 귀두를 툭툭 건드렸다. 자지가 껄떡거렸다. 어쩔 수 없이 빼내기는 해야 할 듯했다. 물을 잠그고 왼손으로 벽을 짚은 다음 눈을 감았다. 오른손으로 자지를 잡고 천천히 흔들면서 머릿속으로 야한 장면을 그려냈다.

송선우가 가만히 누워 있는 내 위에 올라타서 허리를 흔드는 것을 지켜보며 양손으로 가슴을 움켜쥐었다. 김세은이 왼편에서 두 손 두 다리로 기어 와서 내 입술을 덮쳤다. 오른편에서 백지수가 다가와 내 오른 귀를 핥고 잘근잘근 깨물었다. 김세은이 내가 첫 번째라고 말하면서 송선우에게 양도하라고 말했다. 송선우가 알겠다고 하고 몸을 일으키다가 그대로 절정해서 다리를 부르르 떨었다. 송선우가 털썩 주저앉는 것을 보다가 힙업된 엉덩이를 내밀어 살랑살랑 흔들고 있는 김세은의 뒤로 가서 골반을 잡고 보지에 푹푹 박았다. 이제 곧 사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백지수가 김세은의 오른 엉덩이 옆으로 오른 볼을 붙이며 입을 벌렸다. 내 히헤 햐, 하고 백지수가 뭉개진 발음으로 말했다. 김세은의 보지에서 자지를 빼내고 바로 백지수의 입속에 넣었다. 백지수가 무릎으로 기어 더 가까이 와 두 손으로 내 골반을 잡고 입을 동그랗게 해서 고개를 흔들며 열심히 쪼옥쪼옥 빨았다. 바로 뷰읏뷰읏 사정했다. 백지수가 울컥거리며 나오는 정액을 다 빨아들였다. 백지수의 얼굴이 보고 싶어서 오른손으로 앞 머리카락을 걷어냈다. 내 정액을 성심껏 꼴깍꼴깍 마시는 머리카락이 짧은 여자는 윤가영이었다. 목덜미를 도끼로 치는 듯한 배덕감이 느껴졌다. 두 눈이 절로 뜨였다. 귀두에서 퓨읏, 퓻, 하고 거세게 정액이 나왔다. 정액이 한동안 쏘아질 기세라서 오른손으로 붙잡은 채 끝날 때까지 가만히 기다렸다. 마침내 정액이 다 싸졌을 때 요도를 누르며 남아 있는 정액을 빼내고 물을 틀어 오른손을 씻었다. 고개를 돌려 벽을 봤다. 화장실의 흰 벽타일을 덮은 정액은 희끄무레하고 진했다.

끔찍한 부끄러움이 찾아왔다.

*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