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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머니가 생겼다-228화 (228/438)

〈 228화 〉 아니 나 진짜 어떡해야 하지 (10)

* * *

서로 마주 보면서 타액을 섞고 있으니 섹스하고 하고 싶었다. 이걸 말해도 되는 걸까. 고민스러웠다. 송선우가 입술을 떼고 고개를 뒤로 해 물끄러미 나를 쳐다봤다.

“... 하고 싶어?”

내 마음을 읽었나. 신기했다.

“응...”

“흐응... 근데 나 거기 아파서 힘들 거 같아...”

“알겠어.”

“미안해.”

“아냐. 내가 더 미안해. 아프게 해서.”

송선우가 살폿 웃었다.

“거기가 큰 게 잘못은 아니지...”

피식 웃었다. 송선우가 미소 지었다.

“근데 너 거기 엄청 크잖아...”

“응.”

“그럼 평소에 설 때 어떻게 해...?”

“숨기지 그냥.”

“이게 어떻게 숨겨져...?”

“안 돼도 노력하는 거지. 최대한 억눌러서.”

“어떤 식으로 하는데...?”

“자지 잡고 위로 건져 올려서 벨트로 약간 고정하는 식으로 하고 윗옷으로 가려. 근데 그러려면 품 넓은 거 입고 있어야 해서 입을 수 있는 게 제한돼.”

“으응...”

“만약 그렇게 하는 거 아니면 외투 입은 거 허리에 둘러서 치마처럼 만들고 그래.”

“진짜 힘들겠다 너...”

“조금 불편하긴 해.”

“응... 근데 있잖아...”

“응.”

“너 그거 잡고 위로 올리는 거 별로 안 좋은 거 같아...”

“어? 왜?”

“그냥... 네 여동생 학교 와서 네 앞에 무릎 꿇고 난리 쳤을 때부터 가끔 나도 모르게 거기로 시선 갔거든...?”

“응...”

“근데 너 그거 숨기려고 하는 거 시간도 오래 걸려서 괜히 눈에 띄고... 막상 보면 거기 약간 더 부각되는 느낌 들어서... 약간 일부러 보여주려는 건 아닌 거 같은데 좀 이상해 가지고...”

얼굴이 붉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죽도록 창피했다.

“그냥 내버려 두고 자켓이나 그런 거로 가려두는 게 좋을 거 같아...”

“알겠어...”

“창피하게 하려 한 건 아냐...”

“아냐 그냥... 나도 모르게 흑역사 엄청 만든 거 같아서 그래...”

“아냐 뭐 흑역사라 말할 정도까진 아냐.”

“... 고마워...”

송선우가 살폿 웃고 내 입에 입술을 맞췄다.

“너 진짜 귀여운 거 같아.”

가볍게 입술을 맞췄다.

“난 네가 귀여운데.”

송선우가 미소 짓고 두 손으로 내 얼굴을 잡더니 입술을 포개왔다.

“하움... 츕... 쮸읍... 헤웁... 하웁... 츄릅... 츄읍... 쯉...”

자지가 껄떡거렸다. 송선우가 입술을 뗐다.

“너 진짜 하고 싶구나...”

“응... 근데 너 힘들잖아...”

“그니까. 못 해줘서 미안해.”

“아냐. 미안할 건 아니지.”

“흫... 방금 들었던 말 같은데 그거?”

“했어. 네가 애 낳을 수 있게 정액 삼키면 안 된다고 해 가지고.”

“흐흫. 맞아.”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절로 미소 지어졌다. 가볍게 입술을 맞추고 이마에도 입을 맞췄다. 송선우가 내 입에 뽀뽀했다.

“고마워 온유야.”

“내가 더 고마워.”

“왜?”

“입으로 해줬잖아.”

송선우가 웃었다.

“너 되게 단순하다.”

“아니, 난 일차원적으로 입으로 해준 게 고맙다는 게 아니라 나 생각해줘서 성욕 풀어준 거 고맙다는 뜻이었어.”

“으응... 알겠어.”

“왠지 나 이상한 사람 된 거 같은 느낌 들어.”

“아냐. 너 안 이상해 하나도.”

“네에...”

“소파로 가서 눕자. 나 너무 서 있었어.”

“응...”

송선우가 내 오른팔에 팔짱을 꼈다. 같이 화장실을 나섰다. 송선우가 소파 등받이에 등을 붙이고 두 팔을 벌렸다. 누워서 품 안으로 들어갔다. 송선우가 웃으면서 내 머리를 자기 가슴으로 끌어들였다. 내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과 가슴이 서로 다른 결로 부드러웠다. 송선우가 한동안 내 머리를 만지고 등을 쓸었다. 송선우가 내 등을 토닥였다.

“이제 내 머리도 쓰다듬어줘.”

“응.”

고개를 들고 몸을 위로 올렸다. 송선우를 품에 안았다. 송선우가 왼팔로 나를 끌어안았다. 오른손으로 송선우의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송선우의 입김이 가슴에 닿았다.

“근데 보통 머리 쓰다듬는 거 싫어하지 않아?”

“그냥 뭣도 아닌 사이거나 안 좋아하는 사람이 하면 싫어해.”

“아... 딱 그 때만?”

“아니. 머리 세팅했을 때도 있을 거고. 이미 헝클어진 상태에서 만져지는 게 싫을 수도 있고. 머리숱 적은 사람은 콤플렉스라서 머리 건드리는 거 자체를 싫어할 수도 있고. 이유는 많아.”

“으응...”

“왜? 세은이는 싫어했어?”

“...”

“그냥 말해. 꾸짖는 거 아냐.”

“... 가끔...? 근데 어떻게 바로 세은이라고 알았어...?”

“지수는 머리 신경 안 쓰잖아.”

“꼭 그런 것도 아닌데...”

송선우가 피식 웃었다.

“근데 너 몸 진짜 따뜻한 거 알아?”

“내가 몸에 열이 좀 많아.”

“그니까. 겨울 되면 맨날 껴안고 자고 싶을 거 같아.”

피식 웃었다. 송선우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너 우리 집 오면 안 돼?”

“안 되지.”

“그럼 너 이제 백지수랑만 존나 섹스하고 있을 거야? 난 버리고?”

“버린다니. 널 어떻게 버려. 그리고 난 절대 누구 버리거나 안 해.”

“...”

송선우가 고개를 숙여 얼굴을 내 가슴팍에 묻었다.

“좋은데 싫다...”

“...”

“나 지금 허리 너무 아파.”

“마사지해줄까?”

“음. 좀만 더 안고.”

“응.”

“근데 너 진짜 그거 너무 큰 거 아냐?”

웃었다.

“농담 아냐. 앞으로 너랑 해야 되는데 그때마다 이렇게 아프면 나 좀 고민하고 섹스해야 할 거 같아.”

“익숙해질 거야.”

“진짜 그래야 되는데...”

목소리가 기어들어 가는 게 귀여웠다. 송선우의 이마에 입술을 맞추고 머리를 쓰다듬었다.

“온유야.”

“응?”

“사랑해.”

“나도 사랑해 선우야.”

“응...”

침묵이 감돌았다. 송선우가 왼손으로 내 오른 가슴을 만졌다.

“지금 너무 좋다.”

“나도.”

“내가 너 독점하고 싶어.”

“...”

송선우가 고개를 들고 몸을 꿈틀거려 조금 밑으로 내려가더니 턱을 내 가슴팍에 댔다. 눈이 마주쳤다.

“온유야.”

“응.”

“휴일 끝나면 뭐 어디 여행이라도 갈래? 삼박사일 정도?”

“... 너 부모님이 괜찮다고 하실까?”

“일단 그냥 네 생각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야.”

“좋지 난.”

“흫. 그럼 됐어.”

송선우가 다시 내 가슴에 얼굴 묻었다.

“머리 쓰다듬어주라.”

“알겠어.”

송선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졸려?”

“막 졸린 건 아냐...”

“그럼 로망 성취 중인 거야?”

송선우가 품 안에서 살폿 웃었다.

“기억하네?”

“당연히 기억하지.”

“너 너무 스윗한 거 아냐? 사귈 때도 아닌데 그런 거 다 기억하고.”

“그냥 네가 한 말이 기억나는데 어떡해.”

“다른 여자들이 하는 말도 그렇게 기억해?”

“막 잘하진 못하겠지.”

“흐응...”

“왜?”

송선우가 내 품에 안긴 채 오른손을 들어서 내 왼 볼을 쓰다듬었다. 엄지가 볼을 간질였다. 웃음기가 감돌았다.

“왜 그래.”

“그냥... 다 너 노리면 어떡하나 싶어서...”

“뭔 소리야?”

송선우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봤다.

“너 자러 가고 다 같이 술 마셨단 말야, 유은이는 그냥 옆에서 보기만 하고.”

“응...”

“근데 이슬 언니가 술 좀 들어가니까 갑자기 막 지수랑 나 허리 아파한 거 언급하면서 혹시 둘 중 한 명이라도 섹스했냐고 대놓고 물어보더라.”

“... 돌겠다...”

“그니까.”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

“뭘 어떻게 해. 그냥 지수가 이슬 언니 꼬나보면서 너무 선 넘는 거 아니냐고 말하고 존나 갑분싸 됐지. 그리고 유은이가 막 왜 그러냐고 대충 무마하고.”

“유은이 없었으면 조질 뻔했네.”

“응. 근데 너 유은이한테 유은이라고 해?”

“아닐...걸?”

“... 믿어줄게.”

“고마워.”

“응.”

“그래서 그 담엔 어떻게 됐는데?”

“말해줘?”

“응.”

“키스.”

“알겠어.”

입술을 포갰다. 한동안 혀를 섞고 입술을 맞댔다. 송선우가 미소 지으면서 머리를 뒤로 뺐다.

“이제 말해줄게.”

“응.”

“유은이가 대충 무마했다고까지 했지?”

“어.”

“그다음에는... 그냥 잡담하면서 술 좀 마시다가 정확히 무슨 말 했는지는 잘 기억 안 나는데, 이슬 언니가 또 온유 여친인 사람 진짜 없는 거냐고 막 묻고 그랬어. 대답 안 하니까 마음 있으면 자기랑 경쟁해야 될 거라고 말하고. 언니 진짜 미친 줄 알았어 그때.”

송선우가 내 왼 볼을 만지면서 갑자기 피식 웃었다.

“왜?”

“아니, 이미 진 거잖아 그 언니는.”

“음... 그렇네...?”

“그치. 근데 경쟁은 무슨 경쟁.”

픽 웃었다. 오른손으로 송선우의 뒤통수를 쓰다듬었다.

“근데 이슬 언니 너한테 이미지 관리하나 봐. 원래 같았으면 너 있는 자리에서 섹스했냐고 물어보고 별별 소리 다 했을 거 같은데 너 없을 때 말한 거 보면.”

“으응...”

“아 그리고 유은이도 좀 조심해야 돼.”

“걔는 왜?”

“유은이도 너 좋아하잖아. 그리고 걔 우리끼리 있을 땐 술 입에도 안 대다가 너 깨니까 너한테 술 알려달라고 한 거 생각하면 그냥 진짜 순진한 척 엄청 하는 여우기도 하고.”

“근데 유은이는 막 음흉한 것 같지도 않던데...”

“너 그거 속는 거일 수 있어. 아냐 속는 거일걸?”

“... 그런가...”

“맞다니까?”

“아니 근데 내가 유은이 볼 때 가끔 약간 이상해서 물어보니까 나한테 자기 언니 모습 보고 모방한다는 식으로 말한 것도 있고 그래서...”

“응? 걔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는데?”

“그냥 같이 술 마실 때...”

“음... 근데 생각을 해봐. 걔가 어떤 모습이 음흉한 건지, 여우 같은 건지 스스로 판단을 할 수 있는 거잖아? 그리고 그걸 했고?”

“으응...”

“그럼 그게 여우인 거지 딴 게 아니라. 걔가 원래 순수했든 아니든 상관없이.”

“...”

“동의 못 하겠어?”

“아냐. 맞는 거 같아.”

“그래. 그럼 좀 조심해.”

“알겠어.”

“흐흫...”

송선우가 내 가슴에 얼굴을 묻으면서 나를 끌어안았다. 송선우를 껴안았다. 송선우가 새근새근 숨 쉬었다.

“나 이제 잘게 온유야...”

“네 로망대로면 나도 잠들어야 하지 않아?”

“그럼 좋은데 들키잖아...”

“그렇네.”

“아쉽다...”

“나도.”

“흐응...”

“나중에 같이 자자.”

“으응... 고마워...”

“나도 고마워 선우야.”

“흐흫...”

송선우가 내 등을 더듬었다가 손을 편히 밑으로 내렸다. 송선우의 숨이 가슴을 덥혔다. 속으로 200초를 세면서 송선우를 바라봤다. 결이 좋은 검고 긴 머리카락에 눈이 빨려 들어가는 듯했다. 샴푸 향이 났다. 분명 좋은데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졌다.

갑자기 괜히 두려워져서 송선우를 안은 팔에 조금 약하게 힘을 줬다. 송선우가 아직 잠에 들지 않았는지 나를 꽉 껴안아 왔다. 너무 고마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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