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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머니가 생겼다-226화 (226/438)

〈 226화 〉 아니 나 진짜 어떡해야 하지 (8)

* * *

얼굴이 발그레 상기된 서유은이 테이블에 두 팔을 대고 두 손으로 양 볼을 받쳤다. 반쯤 감긴 눈이 왠지 야릇했다. 술을 너무 마시게 했나? 생각해보니 주는 족족 잘 받아마시고 더 달라 해서 마구 부어버린 모양이었다. 미안했다. 서유은의 분홍빛 입술이 열렸다.

“오빠...”

심장이 압착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곧바로 박동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내가 왜 이럴까. 입이 말랐다.

“응...”

“저 화장실 가고 시퍼요...”

“어? 어... 가...”

“데려다주세요...”

“... 부축해줄게...”

“저 못 걸어요...”

안 되는데. 온더락 글라스를 잡고 깔루아 밀크를 한 모금 마셨다.

“저 쌀 거 같아요...”

“... 진짜 못 걸어? 장난이 아니라?”

서유은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갑자기 두 팔을 벌려왔다. 검은 브라가 슬쩍슬쩍 보이는 회색 브이넥 반팔 티셔츠 속에 가슴이 양옆으로 흔들리는 게 보였다. 송선우랑 가슴 크기가 비슷해서 정이슬이랑 서유은이 오기 전에 본 송선우 가슴이 떠올랐다. 발기했다. 왼 허벅지가 뜨거웠다. 미칠 것 같았다.

“저 들고 가주세요...”

“... 알겠어.”

서유은이 배시시 웃었다.

“감사해요...”

“응...”

자리에서 일어나고 의자를 넣었다. 왼팔로 등을 받치고 오른팔로 무릎 뒤를 받쳐 서유은을 안아 들고 화장실 쪽으로 걸어갔다. 내게 안긴 서유은이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부담스러웠다. 문득 내 심장 소리가 들리지는 않을까 걱정됐다. 화장실 문 앞에서 멈춰섰다.

“저 변기에 앉혀주기만 해주세요...”

“... 응...”

화장실 안으로 들어가 변기 근처에서 멈춰서 서유은을 내려줬다. 서유은이 두 손으로 변기를 짚었다. 청바지를 입어서 그런가 커다란 골반이랑 엉덩이가 부각됐다. 자지가 껄떡거렸다. 서유은이 천천히 몸을 돌렸다. 변기에 앉으려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었다. 발기한 자지가 안 보이게 곧장 등을 돌려 빠르게 화장실을 나섰다. 소파에 털썩 앉았다. 한숨이 나왔다. 진짜 성욕에 지배당하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일어나서 테이블에 올려놓은 깔루아 밀크를 모조리 들이켰다. 의자에 앉았다. 목이 따뜻했다. 냉장고를 열어 이온 음료를 꺼내고 컵이 반 정도 채워지게 따른 다음 다시 소파로 돌아갔다. 멍하니 허공에 시선을 던지며 이온 음료를 마셨다. 화장실에서 오빠, 라고 외치는 서유은의 목소리가 들렸다. 왜 부르는 걸까. 한숨을 쉬었다.

“오빠!”

뭐 일이 생겼나. 컵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화장실로 향했다.

“오빠 빨리요!”

달려가서 오른손으로 화장실 문손잡이를 잡았다가 손을 놓고 중지를 뿔처럼 세워 노크했다.

“나 들어가?”

“네!”

문을 열었다. 손이 젖은 서유은이 벽에 등을 기대고 쪼그려 앉은 채 내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서유은이 고개를 들어 내 얼굴을 쳐다보고 배시시 웃더니 두 팔을 벌렸다.

“오빠 저 안아 들어주세요.”

“... 너 나한테 자꾸 막 그러면 안 돼.”

“죄송해요.”

“...”

“오빠가 술 너무 줘가지구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서 그런 거니까 봐주세요.”

“... 네가 계속 달라 했잖아.”

“그래도요.”

“... 알겠어.”

“히. 그럼 빨리 안아주세요.”

바지 속에서 자지가 껄떡거렸다. 안 숨기고 왔는데. 서유은이 봤을까? 별 반응이 없는 걸 보면 아마 못 본 듯했다. 다행이었다. 다가가서 서유은을 안고 몸을 일으켰다. 서유은이 두 팔로 내 목을 감았다.

“히...”

술 냄새가 안 났다. 화장실을 나서면서 입을 열었다.

“너 왜 술 냄새 안 나?”

“가글했어요.”

“으응...”

계단을 향하는데 서유은이 오른손으로 내 목덜미를 살짝 주물렀다. 시선을 맞췄다. 서유은이 촉촉해 보이는 입술을 열었다.

“저 소파에 눕혀주세요.”

“왜 침대에 안 눕고?”

“그냥요.”

“알았어.”

서유은을 소파에 눕혔다. 서유은이 나를 쳐다봤다.

“왜?”

“옆에 계속 있어 주세요.”

“...”

“의자 있잖아요.”

“... 응.”

의자를 끌어 앉고 테이블에 있는 컵을 들어 이온 음료를 한 모금 마셨다. 서유은이 나를 쳐다보다가 눈을 감았다. 서유은이 왼쪽으로 누워 왼손을 뻗어와 내 오른 허벅지에 손을 댔다. 작은 손이 서늘하고 부드러웠다.

“오빠...”

“... 응?”

“오빠 진짜 최곤 거 같아요...”

“... 고마워.”

서유은이 눈 감은 채 미소 지었다. 흡족해 보이는 귀여운 얼굴을 건드려보고 싶었다. 볼을 만져 보고 싶었다. 한숨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콧숨을 내쉬었다.

“오빠.”

“응.”

“오빠 제 오빠 해줄래요?”

“이미 네 오빠잖아.”

“아니 아는 오빠 말구요, 진짜 제 오빠요.”

가슴은 답답해지는데 웃음이 나왔다.

“어려울 거 같은데.”

“왜요...? 그냥 오빠가 오빠 되면 되는 거 아니에요...?”

“너 지금 말한 거 나중에 직접 들어보면 되게 이상하다는 생각 들 거야.”

“몰라요...”

피식 웃었다.

“나중에 너 술 깨면 그대로 말해줄게. 네가 무슨 말 했는지.”

“아 하지 마요...”

“왜?”

“창피할 거 같단 말예요...”

웃었다. 서유은이랑 있으면 왜 이리 웃음이 많아지는 건지. 당최 알 수 없었다.

“오빠...”

“어.”

“저 손 잡아주세요...”

“... 왜?”

“한 번만요...”

“...”

양손으로 서유은의 왼손을 잡았다. 서유은이 왼손 엄지를 움직여 내 오른손을 잡고 아기처럼 죄암죄암했다. 미소 지어졌다.

“오빠 손 되게 커요... 따뜻하고...”

“네 손이 되게 작아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거 같아.”

“저 키 작다고 그러시는 거예요...?”

“아니. 너 키 작아도 비율 좋아서 작게 안 느껴진다니까.”

“흐응... 고마워요...”

“...”

“오빠 말 진짜 너무 예쁘게 하시는 거 같아요...”

“고마워.”

“근데 지금 몇 시예요...?”

“몰라. 여섯 시는 넘었을걸.”

“아... 그럼 저 이따 일어나고 밥 먹고 가야겠네요...”

“으응...”

“오빠 진짜 여기에서 주무실 거예요...?”

“응...”

“... 알겠어요...”

“...”

“오빠...”

“응.”

“죄송해요...”

“뭐가?”

“그냥, 새어머니한테 그렇게 말했던 거랑... 오빠 왼팔 아픈 거 까먹고 안아 들어달라고 해서요...”

“아냐 너 가벼워서 괜찮았어.”

“오빠 진짜 너무 자상해요...”

픽 웃었다.

“콩깍지.”

“그러실 줄 알았어요...”

“그럼 왜 그 말 했어?”

“그냥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

“근데 그 왼팔은 왜 붕대 감으신 거예요...?”

“그냥 긁혔어.”

“헉... 어디에요...?”

“몰라 그냥 그랬어.”

“... 오빠 지금 거짓말하는 거죠...?”

“아냐 거짓말.”

“그럼 왜 말 피하시는 거예요...?”

“... 그냥...”

“... 거짓말하셨다...”

“...”

“왜 다치신 거예요...?”

“... 나중에 얘기해줄게. 일단 자.”

“... 약속이에요...?”

“응.”

“네...”

서유은이 입을 다물었다. 이내 새근새근 잠들었다.

서유은은 피부만 보면 정말 아기로 착각하기라도 할 것처럼 하얗고 뽀송뽀송했다. 얼굴도 동그래서 가만히 보고 있음 마냥 귀여웠다. 서유은의 왼손을 조심히 들어 서유은의 몸 가까이로 옮겨 소파 쿠션 위에 올렸다. 잠시 멍하니 지켜봤다. 여기에 두면 괜히 의심을 받지 않을까. 침대에 옮겨야 할 듯했다. 컵에 남은 이온 음료를 다 마시고 일어났다. 싱크대에 컵을 두고 물을 끼얹었다. 이제 올라가서 백지수를 깨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파로 가 서유은을 조심히 안아 들고 계단으로 향했다. 고개를 들었는데 송선우가 난간을 잡고 내려오고 있었다. 눈이 마주쳤다. 무감정해 보이는 눈빛이 섬뜩했다. 송선우의 입술이 열렸다.

“뭐야?”

목소리가 낮았다. 억지로 입을 열었다.

“그냥 얘 소파에서 자서 침대에 옮겨주려고...”

“...”

허락하는 걸까. 발을 뗐다. 송선우가 가만히 있다가 내가 앞지르자 뒤를 따라왔다. 백지수 방으로 갔다. 서유은을 조심히 내려놓았다. 송선우가 내 오른편에 와서 내 오른팔에 팔짱을 끼고 오른손으로 상완을 붙잡아 고정했다. 송선우가 까치발을 들어 내 오른 귀 가까이에 입술을 댔다.

“일단 나가자.”

“응...”

같이 방에서 나서고 문을 닫았다.

“팔 안 아픈가 봐?”

“아프진 않아...”

“... 1층으로 가자.”

“알겠어...”

발을 맞춰 1층으로 내려갔다. 송선우가 소파 쪽으로 향했다. 송선우가 가만히 서 있었다. 먼저 앉으니 송선우가 무릎으로 소파에 올라와 엉덩이로 내 허벅지를 깔고 앉았다.

“뭔 얘기했어? 둘이?”

“별로 얘기한 건 없고... 그냥 술 좀 마셔보고 싶대서 마시게 해줬는데...?”

“와. 진짜 여우네 유은이.”

“...”

“조심해 너 혹시 홀릴지도 모르니까.”

“... 알겠어...”

송선우가 물끄러미 내 얼굴을 바라보고 오른손으로 내 왼 볼을 만졌다.

“온유야.”

“응...?”

“미안해.”

“응? 뭐가?”

“... 지수가 안 된다고 하면 몰래 만나자고 했던 거... 어머님 불륜으로 힘들어하셨던 거도 알았는데 그런 말 했으니까...”

“괜찮아. 상처 안 받았어. 생각도 못 했어.”

“그래도...”

미소 짓고 송선우의 두 볼을 잡았다.

“진짜 괜찮아.”

송선우가 미소 지었다.

“고마워.”

송선우가 두 손으로 내 얼굴을 붙잡고 가볍게 입술을 맞춘 다음 내 어깨를 짚고 상체를 세워 나를 내려봤다.

“서유은이 너한테 키스하진 않았지?”

“응...”

“키스할래?”

“... 근데 나 양치 안 했어...”

“흐음... 알겠어.”

“...”

“나 일단 아이스크림 하나 먹고 같이 가글한 다음에 키스하자.”

“... 응...”

송선우가 빙긋 웃고 소파에서 일어나 냉동고를 열어 아이스크림 콘을 하나 꺼내 바로 포장을 뜯어 크게 한입 했다. 입가에 하얀 아이스크림이 묻은 송선우가 나를 보고 눈웃음 지었다. 순간 백지수가 내 자지를 입에 문 채 미소 지었던 모습이 떠올랐다. 자지가 껄떡거렸다. 송선우도 내 자지를 빨아줄까? 갑자기 창피함이 몰려왔다. 스스로가 한심했다. 송선우가 오른편에 와서 앉았다. 송선우가 콘을 주로 먹어 내부를 드러내더니 혀를 내빼서 윗부분을 누르고 옆면을 핥아댔다. 입에 하얀 액체가 모이고 나면 소리가 나게 꼴깍거렸다. 노골적으로 야했다. 송선우가 눈웃음 짓고 왼손으로 입을 가렸다.

“온유야.”

“응...?”

“너 저번에 블로우잡 지수가 마시는 것보다 내가 마시는 게 야하댔지.”

“... 응...”

“만약에 내가 입으로 해주면 내가 더 야할 거 같아?”

“...”

“응?”

자지가 껄떡거렸다. 심장이 쿵쾅거렸다.

“모르겠어...”

“흫... 그럼 나중에 알려줘.”

“...”

언제 한번 입으로 해주겠다는 걸까. 자지가 껄떡거렸다. 송선우가 미소 짓고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고 크게 베어 물어 오물거렸다. 흰 아이스크림이 송선우의 입가에 묻어났다.

내가 야한 생각만 하는 건 어쩌면 내 주변에 야한 여자가 많아서 그런 걸지도 몰랐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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