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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머니가 생겼다-176화 (176/438)

〈 176화 〉 화요일 (14)

* * *

백지수가 내 몸 위에서 나오고 수건을 들고 화장실로 가 세탁기 안에 넣었다. 침대 시트 커버를 벗겨내고 화장실 바닥에다 대충 놓아뒀다. 선반에서 마른 수건을 두 장 꺼내고 물티슈를 같이 써서 시트 곳곳에 있는 애액이랑 정액이 묻은 것 같은 부분을 닦아냈다. 백지수가 새 시트 커버를 찾아왔다. 손을 합쳐 씌워냈다. 백지수가 1층으로 내려가서 딜도를 떼어내고 바닥에 남은 애액과 러브젤로 이뤄진 얕은 웅덩이를 휴지랑 물티슈로 닦아냈다. 같이 2층으로 올라가 세탁기에 있는 수건들을 다 빼고 시트 커버를 넣어 돌렸다. 그 자리에서 또 서로 껴안아서 대충 오 분 정도 키스했다. 백지수가 눈을 찡그렸다.

“왜?”

“나 허리 존나 아파...”

“그래? 키 차이 때문인가?”

“그런가봐...”

백지수가 화장실에서 나가려는 건지 걸음을 옮겼다. 오른손으로 왼손목을 붙잡았다. 백지수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왜...?”

“우선 씻어야지. 옷도 입고.”

“...”

백지수가 발길을 도로 돌리고 내게 다가와 몸을 밀착해왔다. 백지수의 배랑 내 배 사이에 자지가 자리했다. 서로의 가슴이 맞닿았다. 백지수의 큰 가슴이 짓뭉개지면서 부드러움을 선사했다. 백지수가 두 팔로 나를 껴안으면서 턱을 내 가슴에 붙여 나를 쳐다봐왔다.

“옷 꼭 입어야 돼...?”

미친년. 그냥 따먹어 달라고 대놓고 말하는 것도 이것보다는 덜 음탕할 거였다. 오른팔로 백지수를 안고 오른 볼에 가볍게 입술을 맞췄다.

“너 왜 이렇게 야해?”

“음... 너 때문에?”

“왜 네가 야한 게 내 탓이야?”

“너 좋아지고 야해졌으니까?”

미소 지어졌다. 두 팔로 백지수를 안아서 그대로 허리를 살짝 젖히며 들었다.

“말 존나 사랑스럽게 하네 백지수?”

“아, 아 나 허리 아파...”

“아 미안.”

백지수를 내려줬다. 백지수가 허리를 앞으로 굽히며 갑자기 스트레칭했다. 피식 웃고 수전 앞으로 가 샤워기 헤드를 잡았다.

“일로 와. 씻자.”

“알겠어...”

백지수가 가운데가 뚫린 원형 욕실 의자를 들고 다가왔다. 물을 틀고 수온을 느껴봤다. 적당히 따뜻하다 싶을 때 입을 열었다.

“따뜻한 물 괜찮아?”

“응.”

“그럼 지금 수온 좋은지 확인해봐.”

화장실 의자 위에 올라선 백지수가 왼손을 내밀었다. 장난기가 들어서 백지수의 오른 발에 살짝 뿌렸다. 백지수가 눈을 크게 뜨고 물이 닿은 오른 발을 뒤늦게 뒤로 빼 화장실 바닥을 디뎠다. 백지수가 이내 눈을 찌푸리고 다시 화장실 의자에 올라가 나를 바라봤다.

“아 뭐하는데!”

킥킥 웃었다.

“장난.”

“아 씨 혈압 올라.”

“그럼 물 좀 차갑게 바꿔?”

“아니?”

“응? 왜?”

“너 일부러 물 좀 차갑게 하려고 설계한 거지.”

“아니? 나 따뜻한 거 좋아하는데?”

“그래? 그럼 그냥 씻자.”

“좀 싱겁다.”

“그래서 뭐?”

“아닙니다.”

“그래.”

픽 웃었다. 왼팔로 백지수를 껴안고 내 등쪽부터 백지수의 배쪽까지 물을 골고루 뿌렸다. 샤워기 헤드를 도로 꽂아주고 양손으로 백지수의 가슴을 주물렀다. 검지를 시계방향으로 빙빙 돌리면서 유륜을 자극하다가 유두를 툭툭 건드린 다음 엄지랑 검지로 약하게 꼬집었다. 백지수가 몸을 숙이면서 두 손을 뒤로 뻗어 내 갈비뼈 쪽을 잡았다.

“하으응... 흐읏... 흐으윽... 너... 하윽... 씻자는 거야, 흐으응... 뭐야...?”

“네 가슴이 보이는데 안 주무르고 베길 수가 있어야지.”

“아응... 존나, 앙... 개소리야... 아앙...”

그냥 이대로 후배위나 할까? 존나 꼴렸다. 백지수는 모든 면이 남성을 자극하는 것 같았다. 말하자면 온몸이 보지인 듯했다. 만약 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백지수의 겨드랑이마저도 훌륭한 보지가 될 거였다.

“아흐으응... 흐으읏...”

백지수가 두 손을 앞으로 해 내 팔목을 잡고는 엉덩이를 뒤로 내밀어 엉덩이 골 사이에 자지를 끼웠다. 자지가 껄떡거렸다. 이런 건 어떻게 하는 걸까? 당황스럽기 이전에 신기했다. 백지수가 음탕하게 허리를 위아래로 튕기고 옆으로 돌리기도 하면서 자지를 가지고 놀았다. 존나 좋았다. 그런데 계속 이러다가는 진짜 섹스하게 될 것 같았다. 내가 못 참고 덮쳐버려 가지고. 두 손을 가슴에서 떼고 백지수의 옆구리를 잡아 뒤로 한 발짝 물러섰다. 백지수가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왔다.

“안 해...?”

“씻어야지. 오늘은 할 만큼 했잖아.”

“...”

백지수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가 입을 열었다.

“존나 지만 만족하고.”

“나도 만족 못 했어.”

“그럼 그냥 하면 되잖아.”

“안 돼. 계속 하다가 나 바보 될 거 같애. 너도 그렇고.”

백지수가 피식 웃었다.

“누가 섹스한다고 바보가 돼?”

“응? 우리 아직 섹스 안 했잖아.”

“아 그런가?”

“봐봐 너 벌써 바보 됐는데.”

백지수가 입꼬리를 올렸다.

“개소리 작작 좀 하시죠?”

“넵.”

백지수가 히 웃었다. 목욕 스펀지에 바디워시를 뿌리고 거품을 내 서로의 몸에 문질러줬다. 내가 백지수의 보지까지 다 닦아주고 엉덩이 구멍도 건드려서 화도 내게 하고 나서도 백지수는 오른손으로 내 자지를 만지면서 거품을 묻혀댔다. 백지수가 입을 열었다.

“불공평해.”

“뭐가?”

“난 밑에 있는 게 보지라서 금방 끝내는데 넌 존나 큰 자지 달려서 오래 걸리잖아.”

미소 지어졌다. 하는 말은 천박한데 하나도 상스럽지 않았다. 그저 귀엽고 사랑스럽기만 했다.

“너 왤케 귀여워?”

“아 몰라 원래 이렇게 태어났나 보지.”

“지금 다 귀찮아?”

“어. 존나 졸려 갑자기.”

“으응...”

백지수가 자지에 거품 묻히기를 끝냈다. 샤워기를 틀어 물로 거품을 씻어내리고 수건으로 서로의 몸의 물기를 닦아내줬다. 백지수가 더 오래 걸렸다.

“아 진짜 불공평하네.”

“왜 또?”

“나만 오래 걸리잖아. 네 자지 때문에.”

“음, 자지 때문이라기보다는 일단 몸 크기 차이가 있잖아요?”

“몰라 네 자지 때문이야.”

피식 웃었다. 같이 빠르게 머리를 감고 수건으로 물기를 닦아낸 다음 헤어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렸다. 백지수가 옷장에서 CK 브랜드의 회색 팬티랑 검은 브라를 꺼내 입었다. 팬티가 엉덩이에 감겨오는 모습이랑 브라가 가슴을 한 번에 완전히 담아내지는 못하는 듯 살짝 살이 삐져나와서 백지수가 오른손 검지로 약간씩 비집어 맞춰주는 모습이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냥 모든 행동과 겉모습이 하나하나 다 존나 야했다. 걸어다니는 섹스 같았다. 백지수가 나를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너는 옷 안 입을 거야?”

“입어야지.”

1층으로 내려가서 옷을 입고 다시 백지수 방으로 갔다. 백지수는 침대에 누워 눈을 감고 이불을 덮고 있었다.

“잘 거야?”

“응...”

확실히 잘 시간이기는 할 거였다. 백지수의 이마에 입술을 한 번 가볍게 맞추고 1층으로 내려가 소파에 앉아 폰을 켰다. 밀린 문자들에 답장하고 sns를 슥 훑은 다음 2층으로 올라가 조용히 백지수 방으로 갔다. 백지수는 자고 있었다. 화장실에 들어갔다. 세탁기에서 침대 시트를 꺼내고 베란다로 나가서 널었다. 도로 내려가서 세탁기에 수건을 다 넣고 돌렸다. 다시 1층으로 내려가 요리 영상이랑 영화 요약을 보며 시간을 죽였다. 일어나야 할 시간이 되었는데 살짝 졸렸다. 기립하고 다시 2층 화장실로 가 세탁이 끝난 수건을 꺼내 베란다에서 빨래대에 널어줬다. 할 일이 다 끝난다는 생각이 들어서인가 잠이 몰려왔다. 백지수 방으로 걸어갔다. 백지수가 엄청 곤히 자고 있었다. 괜히 침대 안에 기어들어갔다가 백지수를 깨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냥 베개만 하나 챙기고 조용히 서랍을 열어 이불 하나를 꺼내 1층으로 내려갔다. 소파에 베개를 놓고 누운 다음 이불을 다리에 덮어봤다. 여태 침대가 너무 익숙해져서인가 막 편하지는 않았다. 그냥 잠들 수 있을 만한 느낌이었다.

등받이에 등을 대고 옆으로 누워서 폰을 켰다. 정이슬에게서 문자가 많이 와 있었다. 확인해보기 무서웠다. 근데 문자를 무시했다가 생길 일이 뭘지 짐작조차 안 돼서 그게 더 두려웠다. 눌러봤다.

[난 오늘 아침에 분명히 너에게 선연락을 하라고 했고]

[넌 알겠다고 했지]

[하지만 넌 나에게 선연락을 하지 않았어]

[하루가 다 지나가고 있는데 말이야]

[이건 꼭 내가 복수할 거야]

[이 이온유 녀석아]

느닷없이 복수라니. 이해할 수 없는 흐름이었다. 그 불가해함이 나를 더 두렵게 했다.

[미안해요]

[근데 저 잘한다고 하면 진짜 잘하잖아요]

[글쎄]

[선연락을 하겠다고 말을 한 당일에도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네가]

[과연 잘할까]

[아니 전 선연락 내일부터 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

[그럼 내일부터 꼬박꼬박 연락해]

[알겠지?]

당했다. 헛웃음이 나왔다.

[대답이 안 온다?]

[네. 할게요.]

[뭔가 맘에 안 드는 눈친데]

[아니에요.]

[ㅋㅋㅋㅌㅌㅌㅋㅋㅌ]

[잘 자 온유야]

[네.]

[내일 연락 기대할게]

[그래요.]

[ㅋㅋㅋㅋㅌㅋㅌㅌㅋㅌㅋ]

정이슬의 웃음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지러웠다. 뒤로 가기를 누르고 폰을 충전기에 꽂은 다음 불을 꺼 소파에 누웠다. 얼마 안 가 자동 꺼짐 시간이 지나 폰 화면이 꺼졌다. 눈을 감고 이불을 가슴까지 덮었다. 수마가 기다렸다는 듯 덮쳐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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