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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머니가 생겼다-85화 (85/438)

〈 85화 〉 미친 놈

* * *

몸을 닦아내고 옷을 입은 다음 밖에 나와 주방으로 갔다. 꽤 오랫동안 씻었는데 백지수는 아직 안 보였다. 테이블 앞 의자에 앉아 커피를 한 모금하고 수란에 카야 토스트를 찍어 먹었다. 다 식어 있었다. 놀랍지도 않았다. 백지수에게 문자 보냈다.

[카야 토스트 만들었는데 다 식었어.]

[아 ㄹㅇ? ㄱㄷ 좀따 내려감.]

[근데 그 토스트 오븐에 데우면 안 돼?]

[몰라. 함 해볼게.]

백지수도 자위를 끝내긴 한 모양이었다. 자지에 신호가 갔다. 자극이 너무 강했다. 가만히만 있어도 가슴 때문에 성적으로 어필이 되던 백지수였는데 자위광이라는 사실까지 알게 되어버렸으니. 앞으로는 얼굴만 마주해도 발기하는 거 아닐까 두려웠다. 내가 품에 안겼을 때 발기한다는 사실을 아는 백지수인데 평상시에 내가 자지를 감춘다고 그걸 들키지 않을 수 있을까? 내가 발기한 것을 발견하고 그걸 지적하며 나를 내쫓지나 않을까? 아니면 혹시나, 정말 혹시나 백지수가 내게 섹스를 하자는 암시를 주거나 대놓고 제안을 한다면, 나는 과연 내칠 수 있을까?

심란했다. 오븐을 잠깐 동안만 예열하고 오븐팬에 토스트를 올려 집어넣었다. 1분 간 멍하니 오븐을 바라보았다. 꺼내서 하나 집어 먹어보고 50초만 더 넣은 다음 다시 꺼내 테이블 위에 올렸다. 커피를 한 모금 하는데 계단을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곧 백지수가 보였다. 말끔히 씻은 백지수는 머리를 말리지 않고 목에 흰 수건을 걸친 채 있었다. 옷 차림은 살구색 브라가 비치는 품 넓고 얇은 흰 반팔 티셔츠에 분홍색 돌핀 팬츠여서 살집 있는 허벅지와 커다란 가슴이 가감 없이 드러났다. 브라는 일부러 그런 건지 어깨 측면으로 밀려난 얇은 끈이 상당히 느슨해보였다. 발기할 것 같아서 몸을 테이블 안 쪽으로 틀고 왼손을 주머니에 넣어 미리 붙잡을 준비를 했다.

“너 머리 안 말렸네?”

백지수가 내 옆자리에 자연스레 앉으며 물었다. 속으로 경악했다. 나를 상상하며 자위했을 텐데 이렇게 아무렇지 않은 듯 다가온다는 게 그저 놀라웠다. 생각해보면 백지수는 여태 나로 자위해왔을 거인데 평소 어떻게 나를 어려워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 드라이기 네 방에 있었는데 네가 올라오지 말랬잖아.”

“아 그치. 죄송.”

백지수가 토스트 하나를 집어서 수란에 찍어 먹고서 맛있다, 라고 했다. 눈이 자꾸만 가슴과 골반으로 갔다. 난감했다. 나도 토스트를 하나 집어 내 수란에 찍은 다음 입에 넣고 시선을 커피에 고정했다. 난 앞으로 여기 와서 잠들 수 있을까? 아까 들은 신음소리가 백지수를 마주할 때 수시로 귀에 아른거리면 어떡하지? 시선이 노골적으로 가슴과 골반으로 가고 자지가 항상 발기해 있게 된다면 언젠가는 내 속내를 들키지 않을까? 지금 나가야 될까?

그런데 너무 급히 나가면 내가 올라왔던 거를 들키지 않을까? 가뜩이나 눈치 좋은 백지수인데. 너무 티 나게 불편해하거나 어색해하면 곧장 알아차릴 수도 있었다.

결국엔 나도 백지수처럼 아무렇지 않은 척 해야 했다. 토스트를 씹어 넘기고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며 마음의 준비를 마쳤다.

“너 음식 되게 꼭꼭 씹어 먹는다.”

백지수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가증스러울 정도로 천연덕스러웠다. 나를 딸감으로 쓰고 이런 식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 건지 궁금했다. 성욕을 항상 풀어놓아서 오히려 나를 마주할 때에는 성욕을 감출 수 있는 건가, 꽤 그럴 듯했다.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정말 무심코, 나를 품에 안을 때면 유두가 섰느냐고 물을 뻔했다. 백지수가 고개를 갸웃했다.

“왜 말하려다 말아?”

“그냥, 말하려던 거 까먹어서.”

“말도 안 되는데?”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백지수가 피식 웃었다. 토스트를 하나씩 집어먹으며 접시를 비워나갔다.

“너 오늘도 여기서 잘 거야?”

“... 글쎄?”

“너 또 문제 생기면 여기로 뛰어 올 거지.”

“그럴지도 모르고.”

“으응, 오늘은 안 오시겠다?”

“몰라, 나도.”

“올 거면 선연락 잘 하시고.”

“응.”

백지수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토스트 가루가 묻은 오른손 엄지와 중지를 빨았다. 두 손가락에 침이 번들했다. 흐음, 하고 탄식에 가까운 한숨이 나왔다. 난 뭐가 한스러운 걸까.

“걱정 있어?”

“그냥 요즘 한숨을 자주 쉬게 되네.”

“한숨 쉰다고 바뀌는 건 없잖아.”

“그렇긴 해. 근데 뭘 어떡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한숨이나 쉬는 거지.”

“진짜 아무것도 못 하는 건 아니지 않아?”

“뭔 소리야?”

“아 이건 좀 쓰레기 같긴 한데...”

백지수가 뜸들였다.

“알려줘?”

“응.”

“일단 네가 집에 들어가기 싫은 근본적인 이유가 그 새엄마라는 사람이 자꾸 화목한 새가정을 꾸리려고 해서 그런 거잖아?”

“그치.”

“그럼 그게 안 되게 하는 거지. 여동생이랑 갈등 일으켜서 둘 중에 하나 편만 들게 해서 너랑 새여동생 간의 불화 아님 새여동생이랑 새엄마 간의 불화가 일어나게 하는 거야. 네가 저녁 때 그랬다고 한 것처럼.”

“천잰데?”

“이런 거로 천재 소리 듣고 싶진 않은데.”

“사탄도 한 수 배우러 올 듯.”

“그 소리 들으니까 괜히 말해줬다는 생각이 드네요?”

피식 웃었다.

“장난이야. 알려줘서 고마워.”

“고마울 거까지는 없고.”

“나 진짜 너밖에 없는 거 같애.”

백지수가 눈을 찡그리고 나를 노려봤다.

“또 입조심 좆도 안 하지.”

“이번엔 또 왜?”

“하 시발... 컨셉인지 뭔지 분간이 안 된다 진짜...”

잔을 들어 커피를 털어넣은 백지수가 입을 열었다.

“내 커피나 새로 만드세요.”

“토스트 다 먹은 거 아냐?”

“너무 빨리 일어났잖아. 학교에서 안 자려면 커피 또 마셔야 돼.”

“알겠어.”

내 잔도 같이 들어서 커피를 만들고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백지수는 시럽을 들고 나는 토스트를 집어 들었다. 시럽을 붓고 숟가락을 휘저으며 백지수가 입을 열었다.

“너 여기 자주 오면 나 존나 살 찔 듯.”

“요리는 네가 시켰잖아요.”

“네가 살 안 찌면서 맛있는 거를 만들어주면 되지 않을까요?”

“그런 건 제가 알지 못해서요.”

“배우세요, 여기 계속 와서 자고 싶으면.”

“협박 에반데.”

“목마른 놈이 우물 파는 게 맞죠?”

백지수가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또 가슴으로 시선이 갔다. 큰일이었다. 억지로 얼굴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근데 너 살 찌면 제일 먼저 찌는 데 어디야?”

백지수가 잔을 내려놓았다.

“그게 궁금해?”

“사람마다 다르대서.”

“... 나 허벅지.”

일어날 준비를 하며 입을 뗐다.

“아, 그래서...”

백지수가 벌떡 일어났다. 내가 먼저 일어나서 도망쳤다.

“야 뭐 먹고 뛰면, 우욱...”

백지수가 구역질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뒤돌았다. 백지수가 쭈그려 앉아 오른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있었다. 일단 다가가서 다리를 굽혀 얼굴을 살피려 했다.

“괜찮아?”

백지수가 고개를 저었다. 오리걸음으로 다가가 왼편에서 등을 쓸어주었다.

“삼킨 거야? 그냥 토하지.”

백지수가 왼팔을 뻗어 내 목에 팔을 걸었다. 힘이 담겨 있어서 어정쩡하게 저항하다가는 넘어질 것 같았다. 그냥 힘이 작용하는 대로 끌려갔다. 오른발을 축으로 몸이 반바퀴 돌아 내 얼굴이 백지수의 가슴에 처박혔다. 티셔츠가 헐렁해서 그런가 마찰이 일었을 때 백지수의 브라가 밑으로 조금 끌어내려졌다. 오른볼에 맞닿은 왼 유두가 솟아오르는 게 느껴졌다.

“이 개새끼가...!”

백지수가 양손으로 나를 힘껏 밀어냈다. 바닥에 엉덩이를 찧었다. 백지수가 일어서서 성큼성큼 걸었다. 빠르게 2층 올라가는 계단을 밟던 백지수가 뒤돌아 외쳤다.

“너 씨발 2층 올라오지 마!”

“... 어.”

또 자위하려고 그러는 거겠지. 몸이 뜨거워졌다. 아침 먹기 전까지 그렇게 보지를 쑤시고도 아직도 성욕이 남았다고? 존나 음탕했다. 위로해준다고 나를 품에 안았을 때도 유두를 세우고 성욕을 펄펄 끓였을 게 분명했다. 가슴이 타오르는 듯했다. 화장실에서 보지를 쑤셔댈 백지수를 덮쳐서 내 자지를 기억하게 하고 싶었다.

일어섰다. 조용히 2층으로 올라갔다. 백지수 방으로 들어갔다. 화장실에서 익숙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질꺽철썩, 질꺽철썩, 질꺽철썩 하는 소리는 아침 식사 전에 들었던 것보다 더 크고 노골적이었다. 벽에 박아둔 딜도를 다시 쓰는 모양이었다. 올라온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각이었으니 어쩌면 돌핀팬츠도 벗지 않고 팬티와 함께 옆으로 제껴서 자위를 하고 있는 걸 수도 있었다. 내 상상이 진짜인지 확실하지도 않았지만 백지수에 대한 나의 인상은 어느새 자위에 미친 년으로 바뀌었다.

“하앙... 항... 앙... 아앙... 하응... 흐응... 응... 흥... 흐응... 후으응... 후읏... 후윽... 흐읏... 흥... 으응... 우으읏...!”

또 절정한 모양이었다. 얼마나 흥분했으면 자위를 시작한지 5분도 안 지나서 가 버릴까. 백지수가 숨을 몰아쉬는 소리가 들렸다.

“하아악... 씨바알... 학... 팬티, 헥... 더러워졌네...”

물기 어린 옷을 스륵스륵 벗는 소리가 두 번 들렸다. 예상대로 돌핀팬츠와 팬티를 벗지 않은 채로 자위한 것이었다. 음란한 조루년. 당장이라도 문을 열고 따먹고 싶었다. 옷을 벗는 소리와 브라 후크를 빼는 소리도 들렸다. 곧이어 화장실 바닥을 사족 보행하는 소리, 뭘 짜내고 바르는 소리, 바닥에 드러눕는 소리, 느리게 질꺼억질꺼억, 하고 보지 쑤시는 소리가 들렸다. 쿠퍼액이 나올 거 같아서 오른손을 팬티 안에 집어넣고 귀두를 감쌌다.

“흐윽... 하윽... 나밖에, 하응... 없다면서어... 후읏... 왜, 흐응... 안 따먹는, 으응... 거야아... 하읏... 개새끼... 후응... 흐응... 흥... 으응... 유두 선 것도, 헤윽... 알았을 거면서어... 흐응... 흐윽... 하읏... 후응... 흥... 응... 흐응... 으응...”

미친 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소리가 안 나게 조심조심 1층으로 내려갔다. 화장실로 들어가 왼손만 써서 바지와 팬티를 벗었다. 오른손이 쿠퍼액으로 젖어있었다. 백지수가 들어간 화장실 문을 박차고 들어가 뒤에서 예고 없이 자지를 박고 양손으로 가슴을 움켜쥐며 사납게 허리를 흔드는 상상을 하며 자위했다. 백지수는 두 손을 바닥에 짚다가 힘이 빠져 고양이가 기지개 키듯 두 팔을 바닥에 붙이고 가쁘게 숨을 쉬었다. 얼굴을 가까이 해 프렌치 키스했다. 백지수는 어떻게 키스할까, 궁금했다. 상체를 일으키고 오른손으로 백지수의 엉덩이를 때렸다. 기립근을 오른손 검지로 훑으며 하으읏, 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왼손으로 커다란 허벅지를 장난스럽게 주물렀다. 하지 마아, 라고 애교스럽게 말하는 백지수를 보며 웃었다. 사정감이 몰려와서 양손으로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곧 뿌드득 싸질렀다. 벽에 정액이 흘러내렸다. 헛웃음이 나왔다. 이렇게 몰입해본 적이 있었나, 나도 진짜 미친 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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