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2화 〉 버스킹하는 날 (6)
* * *
“우리 키스만 하자.”
“히힣. 내 생각도 그거였어.”
김세은이 녹음 파일을 틀었다. 왼손으론 김세은의 턱을 잡고 오른손으론 허리를 감싼 채로 키스했다. 김세은은 고개를 틀고 두 손을 뒤로 해 내 목을 붙잡는 불편한 자세로도 상관 없는지 키스에만 집중했다. 정확히 말하면, 나와 눈을 마주치고 혀를 빨아주려 노력하고 있었다.
“하웁... 츕... 쯉... 하움... 츄릅... 헤웁... 쮸읍... 츕...”
“하아.. 사랑해 세은아.”
“츄읍... 나두. 쯉... 하웁... 사랑해.”
솔직히 존나 박고 싶었다. 그렇지만 키스만으로 참기로 마음 먹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직감상 김세은과 섹스를 거듭할수록 내 뇌는 더 혼탁해져 갈 것 같았다. 김세은의 알몸은 내 머리에 아로새겨져서는 안 될 것이었다.
“츄릅... 소파에, 쯉... 앉아서 하자. 헤웁...”
“응.”
김세은을 놓아주고 먼저 소파에 앉았다. 김세은이 오른 다리를 접어 내 허벅지 바로 옆에 올리고 반대쪽 다리도 똑같이 했다. 내 무릎 위로 엉덩이를 깔고 앉아 마주보았다. 김세은의 두 팔이 내 목 뒤로 감겼다. 김세은이 얼굴을 가까이했다. 김세은의 머리카락이 내 얼굴과 목 위로 쏟아졌다. 또 키스했다. 눈을 감고 키스의 감각에만 집중했다.
“하움... 츄읍... 쮸읍... 헤웁... 츄릅... 쯉...”
밀착한 몸에 맞닿은 김세은의 가슴이 부드러웠다. 김세은은 혀도 입술도 가슴도 엉덩이도 부드러웠다. 심지어는 보지도 그런 느낌을 주었다.
김세은의 오른 허벅지가 지긋이 짓누르고 있는 자지가 자꾸 솟구치려 들었다. 섹스하고 싶었다. 김세은의 보지에 쑤시고 싶었다. 자지로 자궁구를 두드리거나 손으로 엉덩이를 때려주거나 새끼 손가락으로 뒷구멍을 건드려주면 민감하게 조여오는 마조 보지에 쑤셔 박고 싶었다.
“츄릅... 내 보지에 박고 싶어? 쮸읍...”
“어. 엄청.”
“히힣. 츄읍... 안 돼. 하움...”
“콘돔 없어?”
김세은이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겼다.
“헤웁... 없지. 츕... 어떻게 가져와. 쮸읍... 츄릅... 버스킹하는 날에. 츄읍... 내가 변태도 아니구. 하웁...”
“나 지금 미치겠어.”
“히힣. 너 지금 표정, 츄읍... 엄청 귀여워. 헤웁... 쯉...”
“진짜 안 돼?”
“하움... 츄릅... 그럼, 쯉... 내가 손으로 빼줄까?”
“응.”
“하웁... 츕...”
김세은이 입을 떼고 오른손으로 내 가슴을 밀었다. 상체를 뒤로 물렸다. 김세은이 웨이스트백에서 물티슈를 꺼내 다섯 장 뽑고 두 장은 왼손에 들고 나머지는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돌아본 김세은이 고개를 갸웃했다.
“왜 바지 안 내렸어?”
“네가 내려줘. 무릎 꿇고.”
“개 변태. 미쳤어.”
그러면서 김세은이 요사스럽게 눈웃음 지었다. 바지 속에 억눌린 자지가 껄떡였다. 자지를 팬티 고무줄 뒤로 세워두고 일어섰다. 김세은이 내 앞에서 무릎 꿇고 팬티와 함께 바지를 조심스레 내렸다. 튀어나간 자지가 김세은의 이마를 때렸다.
“아야.”
“괜찮아?”
말하면서 허리를 살짝 움직였다. 귀두가 그대로 김세은의 이마를 스윽 훑고 오른볼을 타고 내려가 중간에서 멈췄다. 김세은이 이마를 문질렀다. 허리를 가볍게 퉁겨 자지로 김세은의 오른볼을 툭툭 때렸다. 김세은이 불만스럽게 눈을 찌푸렸다.
“뭐해애!”
“나 빨아주면 안 돼?”
“싫어!”
“알겠어.”
도로 자리에 앉았다. 뚱해진 김세은이 내 오른편에 앉았다.
“삐졌어?”
“응.”
김세은이 내게 몸을 기울여 오른손으로 내 자지를 잡고 왼팔은 내 목 뒤로 감아 안겨왔다. 나는 오른손을 김세은의 등 뒤로 하여 감싸 안아 김세은을 지탱해주고 왼손은 김세은의 후드티 밑과 브라를 비집어 오른 가슴을 움켜쥐었다. 당연스럽게 키스했다.
“하웁... 츄릅... 헤웁... 츕... 쮸읍... 후움... 츄웁... 쯉...”
김세은이 옷이 불편했는지 키스하면서 몸을 꿈틀댔다. 옷이 자연스레 위로 올라가며 오른 가슴과 11자 복근이 예쁜 배가 드러났다. 김세은이 천천히 오른손을 위아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세은의 가느다란 손은 자지 밑부분을 감싸잡아 정액이 빠져나오는 곳을 자극했다.
“하움... 츄읍... 어때? 쯉... 기분 좋아? 츄릅... 헤웁...”
“좋아.”
“쮸읍... 얼만큼? 후움...”
“내가 너 사랑하는 만큼.”
김세은이 화사하게 웃었다. 왼손 검지와 중지 중간 마디로 세은의 유두를 꼬집었다.
“하악... 츄읍... 왜 그래...?”
“너도 기분 좋아졌으면 해서.”
“하움... 하지 마. 츄릅...”
왼손으로 김세은의 가슴을 우악스럽게 주물렀다. 아니면 검지를 세우고 메트로놈처럼 좌우로 움직여 유두를 투욱투욱 건드렸다.
“헤엑... 츕... 하지, 후움... 마아... 쮸읍...”
“왜.”
“보지, 하웁... 츄릅... 젖는단 말야아...”
“너 진짜 존나 야해.”
다시 젖꼭지를 꼬집었다.
“하아악... 헤웁... 츄읍... 몰라아...”
“나 쌀 거 같아.”
“하움... 잠깐만.”
김세은이 오른손을 자지에서 떼서 왼손에 있던 물티슈 두 장을 집었다. 그 두 장을 오른손에 잘 펼친 김세은이 엄지로 물티슈 배리어를 만들어 정액 발사구 쪽을 막고 나머지 부분으로 귀두를 주무르고 흔들어 공략했다.
“츄읍... 하움... 쮸읍... 헤웁...”
미래의 아이돌이 지금은 내 자위 도우미에 지나지 않았다. 김세은은 내가 기분 좋은 신음을 낼 때마다 입꼬리를 실룩이고 눈웃음을 쳤다. 성심껏 내 혀와 입술을 빨아주면서도 자지를 주무르는 손길도 세심하기 그지 없었다. 콘돔만 있으면 언제고 보지도 내 마음껏 쓸 수 있었고, 시기만 맞는다면 임신도 시킬 수 있었다. 그 사실이 더 없이 만족스러웠다. 김세은이 히죽 웃었다.
“하움... 좋아?”
김세은은 내가 기분 좋아하는 것만으로 행복해 했다. 쾌감이 밀려왔다. 사정했다. 김세은이 재빠르게 오른손에 든 물티슈로 정액을 받았다. 내 귀두를 바라보는 옆얼굴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볼에 입 맞추고 귀에 속삭였다.
“너무 좋아. 사랑해 세은아.”
“히힣. 나두 사랑해.”
김세은이 물티슈를 고이 접고 테이블에 둔 물티슈 한 장을 써서 다시 봉했다. 나머지 두 장으로는 내 자지를 정성스레 닦아주었다. 다 닦였다 싶었을 때 물티슈를 접어 테이블에 둔 김세은이 손으로 내 자지를 토닥였다.
“오늘은 이걸로 참아?”
일어서서 바지를 올리면서 물었다.
“자지한테 말한 거야?”
“너랑 자지 둘 다한테. 나 수고 보수는?”
“뭐 줄까?”
“키스.”
다시 자리에 앉아 두 팔을 벌렸다.
“이리 와.”
“잠깐만 정리하고.”
다시 웨이스트백을 뒤진 김세은이 이번엔 휴지를 꺼내서 길게 뽑았다. 내 DNA가 담긴 물티슈 다섯 장은 김세은이 다시 휴지로 칭칭 감아 봉인되어 김세은의 웨이스트백 속에 담겼다. 김세은이 작은 페트병을 꺼내 물을 꾸울꺽 꾸울꺽 마셨다.
“너도 마실래?”
“응.”
건네받아 입을 대고 마셨다. 손등으로 입가를 스윽 닦고 돌려줬다. 김세은이 또 뭔 재밌는 생각을 떠올렸는지 히죽히죽 웃어댔다. 돌려받은 물병을 웨이스트백에 넣지 않고 오른손에 소중히 쥔 채로 김세은이 내 오른쪽에 바투 다가앉았다.
“뭐하게?”
“키스.”
김세은이 물을 조금 머금고 페트병을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김세은이 등을 소파에 붙이고 입을 벌렸다. 나보고 덮쳐 달라는 것 같았다. 오른팔을 벽에 대고 왼손은 소파에 대서 김세은을 덮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김세은이 눈웃음쳤다. 입술을 포갰다. 혀가 뒤섞이면서 김세은 입 속의 물이 찰랑였다. 여름 물장난을 혀로 하는 느낌이라 꽤 재밌었다. 혀로 물장구 치고 조금은 빨아들였다.
“한 번 더 할까?”
“히힣. 응.”
그래놓고 세 번 더 했다. 그 이상은 물이 모자라서 못 했다.
“나 화장실 좀.”
김세은이 말했다.
“응.”
김세은이 나가는 걸 보고 폰을 꺼냈다. 봐야 될 메시지만 확인했다. 밴드부원들은 별 문제 없는 것 같았다. 어머니가 보내온 문자가 있었다.
[아들 딱 7시에 아들 노래 시작하는 거야?]
[아니. 처음은 3학년 선배들이 할 거야. 근데 일 생기거나 하면 우리가 먼저 할 수도 있고. 왜? 7시에 맞춰서 못 와?]
[아니. 그냥. 7시에 봐 아들.]
그냥이 정말일 리는 없었다. 이럴 때 쓰는 그냥이라는 말은 설명해줄 수 없는 이유가 있으니 함구하겠다는 뜻이었다.
어머니는 한 순간이라도 더 서울에 존재하는 게 어려웠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러면서도 내가 공연하는 모습을 눈에 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신 것이었다. 어쩌면 오늘을 마지막으로 서울에 다시는 안 올라오실 수도 있는 것이었다. 이번 공연은 완벽해야했다. 케이스에서 기타를 꺼냈다. 곧 김세은이 돌아왔다.
“남은 시간 동안 듀엣곡 연습하고 갈까?”
“응.”
김세은이 웃었다. 소파에 앉은 김세은이 기기를 들어 예약된 노래들을 다 취소했다.
“‘Psycho’부터 하자.”
“응.”
김세은이 듀엣곡들을 입력했다. 노래방 반주가 흘러나왔다. 반주에 맞춰 기타를 쳤다. 소리를 냈다.
ㅡ너 없인 어지럽고 슬퍼져
기운도 막 없어요
김세은이 검지로 내 옆구리를 쿡 찔렀다. 순간 웃어서 망쳤다.
“아 그러지 마. 오늘 진짜 잘해야 된단 말야.”
“왜?”
“나 어머니 오신대.”
“그래? 그럼 제대로 해야지. 미안해. 다시 처음부터 하자.”
김세은이 웃으며 기기를 조작해 다시 틀었다.
“인사 드려야겠다.”
“... 응.”
기타를 치면서 성대를 진동시켰다.
ㅡ우린 아름답고 참 슬픈 사이야
서로를 빛나게 해 (Tell me now)
마치 달과 강처럼 (그리곤 또 껴안아, Yeah)
김세은이 나를 껴안는 시늉을 했다. 그리 방해 되지는 않았다. 그냥 귀여워서 미소지었다. 김세은도 마주 웃었다. 장난스러워도 음은 흔들리지 않았다. 우리는 이 정도 여유는 부릴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성대에 부담이 가지 않게 설렁설렁 불렀다. 한 곡을 부르면 곧장 다음 곡을 이어 부르지도 않고 사오 분을 쉰 뒤 불렀다. 쉴 때야 키스를 하거나 서로 번갈아 무릎을 베고 누웠다. 끝나고 나가면 달리 또 할 게 없어서 한 시간을 추가했다. 그런 식으로 노래방 보너스 시간까지 다 쓰고 나서 우리는 노래방을 나섰다. 이제 밴드부가 모일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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