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화 〉 영화보다가 꼴려서 (5)
* * *
양손으로 골반을 붙잡고 박고 있는데 방금 때리지도 않은 엉덩이가 꽤 붉었다.
“세은아.”
“후응... 응... 왜...? 헥...”
“지금 엉덩이 아파?”
“내가, 하읏... 몇 번, 응... 말해짜나...”
골반에서 오른손을 떼서 손바닥을 가져다 대보았다. 김세은이 흠칫 떨었다. 그 순간 보지도 살짝 조인 것 같았다. 주물러봤다. 확실해졌다. 김세은은 엉덩이를 만질 때마다 보지를 조여댔다. 왼손을 떼서 왼쪽 엉덩이를 때렸다. 또 보지가 조였다.
“하앙...”
“너 안 되겠다.”
“하악... 내가, 흐읏... 왜...?”
“너 아이돌 되고 나서도 마조 섹스하면 일 못 하는 거 아냐?”
“응... 네가, 흐응... 안 때리면, 하욱... 되는 거자나...”
“난 네가 최대한 느끼는 쪽으로 해주고 싶어서.”
“후읏... 안 때려도, 으응... 느껴어어...”
“거짓말.”
“하악... 아냐아...”
양손으로 엉덩이를 촤압 때렸다. 손을 떼지 않고 슬슬 문질렀다. 김세은이 아파하는 정도에 따라 보지 조임의 강약이 예민하게 달라졌다.
“이거 아니면 어떻게 느끼는데.”
“자지, 하앙... 자궁에 쿵쿵, 후응... 찧어줄 때, 헤윽... 느껴어...”
“... 너 개 야해 진짜.”
상체를 김세은의 등 위에 얹고 팡팡 소리가 나도록 자지를 박았다. 버텨보려던 김세은은 얼마 못 가 자세를 무너뜨렸다. 소파 위로 김세은의 가슴이 파묻히듯 했다. 양손으로 쿠션을 비집어 김세은의 가슴을 움켜 잡았다.
“아읏... 응... 흐응... 앙... 학... 하응... 항... 하앙...”
김세은은 두 팔을 소파 위에 U자로 대충 늘어뜨리고, 숨을 쉬기 위해 옆얼굴이 드러나게 고개를 틀어 놓았다. 벌려진 입에서는 차마 간수하지 못한 침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가쁜 숨은 초점 흐린 눈과 결합되어 정신을 잃은 채 원하지 않는 교접을 당하고 있는 사람 같다는 인상을 주었다.
김세은이 느끼고 있다는 사실과 별개로, 김세은은 지금 섹스하는 것을 버거워하고 있을지 몰랐다. 아니 그럴 확률이 높았다. 자정이 넘어서부터 노래방, 무인텔로 가서 아침까지 콘돔 아홉 개를 다 쓰고, 병원에 간 뒤 다시 돌아다니다가 나랑 저녁을 먹고 영화관에 갔다가 지금 이렇게 또 섹스를 하는 거였으니까. 하루 일정을 소화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지칠만 한데 섹스 파트너가 격하게 부딪혀오면 여유가 완전히 없을 만도 했다.
김세은은 보통 이 쯤 되면 더 섹스하기 싫다고 했다. 힘들다면서. 조금 쉬다가 다시 하자거나, 여기에서 끝내고 씻고 돌아가자는 말을 할 타이밍이었다. 하지만 김세은은 어떤 말도 할 생각이 없어보였다. 마치 이대로도 좋다는 것처럼. 그게 존나 꼴렸다. 자기가 사랑하고 또 자기를 사랑해주는 나한테라면 몸이 얼마나 힘들든 간에 몇 번이고 따먹혀도 상관 없다는 것 같아서. 자궁에 기꺼이 정액을 받아들이고 때만 맞는다면 아기까지 가지겠다는 생각이 엿보이는 것 같아서.
“하악... 하응... 응... 흣... 후읏... 흐응...”
벌려진 입 사이로 혀를 집어넣었다. 긴 혀가 빼꼼 삐져나와 방문객을 맞이해줬다. 힘들어 보이는 것과 별개로 혀는 꽤 성의 있었다.
“헤엑... 츄읍... 하욱... 쯉... 흥... 우읏... 츄릅... 학...”
“자궁에 쌀게.”
“하윽... 응... 응, 후으으... 싸줘어... 세은이 자궁에, 아기즙 잔뜨윽...”
양손으로 엉덩이를 세게 때리고 우악스럽게 움켜쥔 채 뿌드득 사정했다. 꿀럭꿀럭 정액이 빠져나가는 느낌이 생경했다. 부랄이 지금 김세은을 임신시키기라도 하겠다는 듯 있는 정액 없는 정액을 다 쏟아붓는 느낌이었다.
“하악... 흐응... 후읏... 하으... 후으응...”
김세은의 허리가 작게 접혔다 펴지기를 반복했다. 가버린 모양이었다. 이번에는 물이 막 빠져나오지는 않았다. 몸을 바들바들 떨면서 물을 뿜어대는 김세은을 지켜보는 게 꽤 즐거워서 내심 이번에도 그랬으면 했는데. 조금 아쉬웠다. 뒤로 움직여 자지를 빼려 하는데,
“흐앗... 안 대... 항... 잠까안...”
김세은이 내 왼팔목을 붙잡았다. 왜 이러지. 이미 중간까지 뺐는데 왜. 나도 앉거나 누워서 조금 쉬고 싶어서 그냥 자지를 뺐다. 귀두가 김세은의 질 위쪽을 사납게 긁어내며 빠져나왔다. 김세은이 파르르 떨며 물을 뿜어냈다. 호스 주둥이를 좁히고 수도꼭지를 틀은 것처럼 뿜어내는 물은 수압이 있어 보였다.
“후으으으응... 내가, 학... 빼지, 하우읏... 말랬자나...”
“...”
김세은의 보지가 눈에 띄게 벌름거리며 정액과 애액이 섞인 물을 쥬륵 쏟아냈다. 김세은의 보지 아래로 연한 회백색의 아주 작은 웅덩이가 만들어졌다. 작게 거품이 인 보지와 빨간 엉덩이가 미치도록 야했다. 오른손으로 자지를 잡고 김세은의 보지에 가져다댔다.
“나, 후응... 방금, 하읏... 갔는데에... 안 쉬어...?”
귀두를 끼워맞추고 김세은의 두 손목을 잡아 뒤로 당겼다. 김세은의 상체가 소파에서 약간 띄워졌다. 작은 가슴이 얕게 출렁였다.
“네가 존나 음란한 게 문제야.”
즈푹파앙, 즈푹파앙, 음란한 소리가 마구 나도록 박았다. 자궁구를 너무 심하게 박아대면 자궁경부염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해서 끝까지 박는 건 속도를 늦추거나 박는 수를 제한하는 등 적당히 자제해왔지만 지금은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감히 내 정액을 뱉어낸 보지 안에 흘린 만큼 도로 채워넣고 싶었다.
“앙... 앙... 하앙... 항... 하응... 흥... 흣... 후윽... 학... 헤엑...”
귀두가 살로 된 벽을 쿵쿵 찧을 때마다 김세은의 보지가 조였다. 김세은이 말한 대로, 김세은은 자궁구를 자극해주는 걸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진성 마조 보지.”
“하윽... 너, 흐읏... 때문이야아...”
“왜 내 탓해. 네가 마조였던 거잖아.”
“네 자지, 항... 너무, 헥... 커서, 후으으... 자궁 쿵쿵, 흐응... 할 때마다, 앙... 느끼게, 하응... 됐는데에... 하앙...”
“그래서 내 탓이다?”
“하윽... 응... 네, 하읏... 타시야아...”
“남 탓은 나쁜 건데, 우리 세은이 벌 받고 싶어요?”
“하읏... 나, 후윽... 안 나빠아... 흐응... 네 타시야아...”
왼손을 들어올려 감아치듯 엉덩이를 때렸다. 찰싹하고 달라 붙어오는 살결이 무슨 반죽 같았다. 그러니까, 엄청 맛있을 거 같았다. 왼손으로 도로 왼팔을 붙잡고 오른쪽도 똑같이 때렸다. 보지가 조였다. 오른손 검지로 김세은의 기립근을 훑고 올라가 날개뼈 가운데를 지그시 눌렀다. 김세은이 눈치 좋게 알아채고 소파 위에 자기 상체를 얹어 놓았다. 양손으로 김세은의 엉덩이를 만지고 주물렀다. 빨간 자국이 선명한 곳에 손가락이 스칠 때마다 김세은의 보지가 더 세게 꼬옥꼬옥 조여왔다. 비좁은 보지부터 파앙즈푹 파앙즈푹하는 소리까지 김세은은 하나하나가 모두 음란했다.
“하응... 흐읏.. 학... 하앙... 앙... 앙... 항... 하윽... 흥... 으응... 응... 흐윽... 후응... 후으응...”
사정감이 몰려왔다. 속도를 늦췄다.
“이제 쌀 거니까 야한 말 해봐.”
“학... 임신하고 싶어서 정액 졸라대는, 하우읏... 투정쟁이 연습생 세은이 고딩 보지에, 헤윽... 정자 가득한 온유 정액 잔뜩 주입해서, 항... 임신 확정시켜주세여어...”
“존나 야해 김세은.”
양손으로 엉덩이를 꽉 움켜쥐고 싸질렀다. 오늘만 몇 번째 사정이지? 뭔가 부랄이 쪼그라드는 느낌까지 나서 부랄 속에 정액이 남긴 했는가 의문이 들었다.
그래도 느낌상 대여섯 번은 더 싸도 괜찮을 듯했다. 그 이상은, 진짜 정액 대신 피가 나오는 거 아닐까 싶어서 못할 거 같고.
“뺄까?”
“하우으... 후으으응...”
김세은은 계속 신음 섞인 한숨만 뱉을 뿐 말을 못 했다. 원래 같았으면 그냥 뺐을 텐데 아까 자지가 긁어주는 것으로 가버린 김세은을 본 이상 사정한 자지를 빼는 것도 상의해야 할 문제였다.
“빼?”
“하욱... 살살, 후응... 자지 붙잡고, 후으... 밑으로 내려서, 헥... 천천히 빼애...”
“응.”
뿌리를 누르듯이 해서 질벽을 최대한 긁지 않을 수 있게 조심조심 뺐다. 사실 조심조심 뺀다 해도 김세은 보지가 좁아서 어떻게 자지를 꺼내든 간에 긁어내기는 다 긁어냈다. 그냥 질벽을 어느 강도로 긁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다. 아까 김세은은 발기된 자지가 질 위쪽을 세게 긁은 것 때문에 가버렸고, 이번에는 전체적으로 약하게 훑듯이 긁어냈으니 가지는 않을 것이었다. 쯔읍, 소리를 내며 자지가 소량의 보짓물과 함께 빠져나왔다. 김세은이 또 부들부들 떨었다.
“흐앗... 후으으으응... 흐으응...”
“... 허접 보지 김세은.”
“흐아... 네 자지가, 하아... 너무 좋은 걸, 후으으... 어떠케...”
“너 계속 그렇게 야한 말 하면 또 내 맘대로 박는다?”
“안 대애...”
그러면서 김세은은 소파 위로 기어 올라갔다. 팔과 다리 한짝을 소파 밖으로 대충 늘어뜨린 게 따먹히다가 담배를 피운다거나 전화를 받는다는 핑계로 잠시 내팽겨쳐진 여자 같았다. 기쁨과 애틋함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은 도저히 깨지지 않을 믿음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부당한 처우도 별 상관 없이 받아들이는 헌신적인 여자라는 느낌을 주었다.
나는 김세은이 부러웠다. 사랑을 돌려 받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확신을 품고 모든 것을 쏟아붓는, 사랑을 처음 하는 사람 특유의 미련한 풋풋함이 김세은에게는 있었다.
김세은 앞에 무릎 꿇었다. 옆으로 누운 김세은이 눈을 마주쳐왔다. 김세은이 내 오른볼을 쓰다듬었다.
“너 눈 진짜 예뻐.”
“잘생겼다 해야 되지 않아?”
“잘생겼어. 근데 그것보다는 예뻐.”
김세은이 나와 거리를 좁히려 소파 위에서 꿈틀대다가 얼굴을 가까이 해왔다. 입을 벌렸다. 김세은의 혀가 비집고 들어왔다.
“하움... 츕... 헤웁... 츄릅... 후음... 쯉... 츄읍... 온유야.”
김세은이 갑자기 얼굴을 붙잡고 거리를 두었다.
“응.”
눈을 마주치며 잠시 눈싸움을 걸던 김세은이 갑자기 미소지었다.
“사랑해.”
“사랑해 세은아.”
“사랑해 이온유.”
김세은이 내 왼볼과 오른볼에 입 맞췄다. 나도 오른손으로 김세은의 턱을 잡고 따라했다. 왠지 원하는 거 같아서. 정답이 맞았는지 김세은이 히죽히죽 웃었다.
“빨리 어른되고 싶다.”
“왜?”
“그때면 인지도 좀 생겼을 거고, 결혼도 할 수 있잖아.”
“대학은 안 가게?”
“대학 가도 혼인신고하고 결혼식 올릴 수는 있잖아.”
갑자기 입이 텁텁해졌다. 김세은의 얼굴을 잡고 키스했다. 김세은이 기꺼이 받아들였다.
“하웁... 츄릅... 쮸읍.... 츕... 헤웁... 하움...”
집요하게 얽혀 들어오는 긴 혀가 숨 막히는 느낌을 주었다. 오늘은 더 섹스하기 싫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싫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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