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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머니가 생겼다-17화 (17/438)

〈 17화 〉 김세은이랑 무인텔에서 (4)

* * *

나는 김세은이 어디를 건드려줘야 좋아하는지 속속들이 알았다. 일단 손가락으로 전희를 할 때에는 검지와 중지를 끝까지 집어넣고 손가락 끝마디만 간지럽히듯 살짝살짝 올려주는 것을 가장 좋아했고, 자지를 집어넣을 때에도 마찬가지로 들어갈 수 있는 데까지 넣어주는 것을 좋아했다. 입으로 애무할 때에는 이마, 입술, 볼, 귀, 목, 가슴 정도만 허용했고, 손으로 만져도 되는 곳은 옆구리와 뒤를 빼고 거의 전부였다. 별로 쾌락이 안 느껴진다면서 가슴을 만지는 건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조금은 만지게 해줬다.

오른쪽 가슴 꼭지를 꼬집었다. 아랫 입술을 깨문 김세은이 내 귀에 바람을 불고 위쪽 귀를 아프지 않게 오물댔다. 신음이 새어나갔다. 김세은이 웃었다.

김세은도 마찬가지로 내 약점을 잘 알았다. 서로 대화하면서 어디를 어떻게 건드려주는 게 좋은지를 알려줬으니 잘 알 수밖에 없었다. 조건은 동등했다.

문제는 이 게임의 리스크를 눈치채지 못한 나는 처음부터 진지하게 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었다. 김세은은 시작부터 알게모르게 내가 언젠가 좋다고 말한 것들을 다 하고 있었다. 무조건 이길 작정이었나 본데, 그 속내를 들킨 이상 나는 더 절박하고 비열하게 김세은을 보내려 들 수밖에 없었다. 몸을 일으켜 남자를 덮치는 듯한 여성 상위에서 대면좌위로 바꿨다. 키스랑 교감하기 제일 편해서 김세은이 가장 좋아하는 자세였다.

“김세은.”

“응?”

가볍게 입 맞췄다.

“김세은.”

“... 응.”

다시 입 맞췄다. 네 번 정도.

“나 봐봐.”

“... 보고 있어.”

“좋아해.”

오른손으로 김세은의 볼을 쓰다듬었다. 격하게 움직여서 얼굴이 달아올랐는지 조금 뜨거웠다. 그대로 목과 쇄골을 타고 내려 가슴을 주무르다 유두를 세게 꼬집었다. 김세은이 흠칫하고 멈췄다.

“아파하악...”

주도권을 빼앗기기는 싫은지 김세은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여태 김세은의 마조 성향을 눈치채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김세은과 나는 지금까지 상냥한 섹스를 해왔다. 막 때리고 맞는 게 즐거움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은 그리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었으니까. 나는 난폭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또 김세은이 흐트러지는 것을 보기 좋아하기는 하지만 맞고 좋아하는 사람이지는 않았으면 해서 되도록 sm 플레이는 피했다.

근데 이렇게 수틀린 이상 쓸 수 있는 방법은 김세은의 마조 성향을 이용하는 것밖에 없었다. 나에 대한 김세은의 감정까지도 동원해야 했다. 죄책감이 들긴 하지만 당장은 어쩔 수 없었다. 만약 김세은이 영화보고 한강을 걸으면서 얘기나 하자고 말하고 내가 나중에 ‘그게 데이트였어?’ 같은 한심한 소리나 지껄이며 나몰라라 한다면 그것만큼 개새끼인 상황이 없었다. 그때 느낄 죄책감이랑 비교한다면 이건 가벼운 편이었다.

내가 져놓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선택지도 고려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게, 그러면 김세은이 나랑 섹스를 더는 안 할 거 아닌가. 정말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지만 지금 내 마음이 그렇다.

“김세은.”

“안, 돼.”

김세은이 왼손을 들어 내 입을 틀어막았다. 고막 공격을 막으려는 모양이었다. 다른 방법도 많아서 상관 없었다. 오른손으로 촤악, 소리가 나게 엉덩이를 때렸다.

“흐읏...?”

다시 한 대 때리고 간호사가 주사를 놓은 후 거즈를 문질러주듯 손으로 엉덩이를 매만져주었다. 주무르는 대로 손에 감겨오는 게 말랑하면서 쫀득했다. 가슴이랑은 다른 느낌이었다. 가슴이 마시멜로우라면 엉덩이는 젤라또라고 해야 될까. 뭔가 잘 안 맞는 비유지만 그 이상을 떠올릴 수는 없었다.

“너, 왜, 안 가.”

“...”

생각. 생각을 해서 집중을 분산시켜야 했다. 최대한 나를 흥분시키지 않을 무언가를 떠올려야 했다. 김세은이 내 얼굴이 가슴에 파묻히도록 몸을 밀착했다. 숨을 쉬는데 입김이 도로 돌아와서 더웠다. 혀를 내밀고 머리를 부비듯 하여 되는 대로 선을 그렸다. 김세은이 몸을 뒤로 뺐다.

“학... 뭐, 하는, 흐읍...”

목을 붙잡아 당겨서 키스했다. 3초 정도 잠시 뻣뻣했던 김세은의 혀가 갑자기 살아났다. 이대로면 내가 위험한데. 엉덩이를 더듬어 구멍을 찾았다. 김세은이 질겁해서 얼굴을 떼고 두 손으로 내 팔을 붙잡았다. 상체에 거리가 생겼다.

“헤엑... 미쳐써?”

양손으로 유두를 붙잡고 살살 잡아당겼다. 김세은의 입이 벌려졌다가 그대로 닫혔다. 아프다고 하려 했겠지. 하지만 무슨 말을 하건 간에 내가 제멋대로 하리라는 것을 김세은도 눈치챈 모양이었다. 우리는 서로 너무 잘 알았다. 딱 필요한 만큼만.

“김세은.”

“아아아, 앙... 아아아아, 하윽...”

“김세은.”

“아아아아, 학... 아아아.”

멜로디가 있었다. 척 들어도 k­pop, 그 중에서도 아이돌들이 부를 법한 것이었는데 처음 듣는 곡이었다. 아마 김세은의 데뷔곡인 모양이었다.

“데뷔곡이야?”

김세은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옆구리를 쿡 찔렀다. 김세은이 꺄르르 웃었다.

“으흑... 너, 그거, 흐응... 반칙이야.”

“누구는 깨끗한가.”

섹스가 이렇게 피곤한 거였나. 가지 않으면서 보낸다는 게 참 어려웠다. 섹스가 이토록 어렵게 느껴진 적은 첫 섹스 때 빼고 없던 것 같은데.

“하악... 그냥, 싸줘.”

진짜 그냥 싸버리고 싶다.

“같이 가자.”

“흐응... 싫, 흣... 어.”

“소원 하나씩 하자.”

“거짓, 말.”

진짜 나를 너무 잘 안다. 김세은이 몸을 떨었다. 갔나? 몸이 스르르 내쪽으로 쓰러진다. 받아줬다. 김세은이 내 귀를 깨물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바로 울컥울컥 싸버렸다. 김세은이 몸을 살짝 일으켜 보지에서 자지를 빼내고 다시 몸을 떨었다. 자지가 파도에 휩쓸린 느낌이 들더니 하반신이 젖어왔다. 뭐지? 내려보니 김세은이 몸을 움찔댈 때마다 물이 뷰릇뷰릇 쏟아져 나왔다. 시오후키? 지금 갔나? 어떻게? 설마.

“방금 가버린 척 연기한 거야?”

김세은이 뿌듯한 미소를 띄웠다. 땀 때문에 왼쪽 눈만 겨우 반쯤 뜨고 있어서 약간 멍청하게도 보였다.

“헥... 속았, 어?”

“완전.”

내가 이긴 줄 알고 방심해버렸다. 완패였다. 손등으로 김세은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김세은이 숨을 몰아쉬었다.

“내가 졌네.”

“거의 동시에, 갔는데, 어떻게, 소원권, 줄까?”

“네 맘대로 해.”

“안 준다?”

“줘.”

“졸라 봐.”

얄미웠다. 김세은의 허리를 붙잡고 힘을 줘서 강제로 눕혔다. 보지에서 자지를 빼고 콘돔을 묶어 대충 던져 버렸다. 바로 새 콘돔을 끼웠다.

“나 힘든데...?”

“엎드려.”

“좀만 쉬면 안... 햑!”

베개에 얼굴을 파묻게 하고 엉덩이를 세우게 했다. 자꾸 상체를 들어올리려고 하길래 왼손으로 날개뼈 중앙을 짚고 오른손으로 자지를 잡아 보지 입구를 찾았다. 익숙하게 찾은 자지가 쉽게 쑤우욱 들어갔다.

“흐으읍...!”

김세은이 억눌린 소리를 냈다. 이건 이거대로 꼴렸다. 찰싹찰싹 엉덩이에 골반을 부딪혔다. 그걸로는 약간 모자라서 엉덩이를 때렸다. 보지가 조였다.

“마조히스트.”

“으윽...”

김세은이 베개에서 얼굴을 빼 고개를 옆으로 틀었다. 짓눌린 왼얼굴이 보였다.

“너 보지 지금 존나 조이는 거 알아? 이렇게 해주는 게 좋아?”

“학... 하아... 아니야앙...”

“봐봐.”

다시 엉덩이를 때렸다. 김세은이 펄떡이면서 보지가 조여왔다.

“마조라니까.”

“하윽... 아니, 라구...”

“한 번 보지 뭐.”

김세은의 두 팔목을 붙잡아 엉덩이가 팡팡 소리가 나도록 부딪혔다. 돌 던진 호수마냥 작은 파동 같은 게 일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자지가 뿌리 깊이 들어갈 때마다 김세은의 가슴이 출렁였다. 두 손을 놓고 상체를 내려 몸을 맞닿게 한 뒤 오른팔은 김세은을 안아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잠그고 왼손으로는 가슴을 움켜쥐었다.

“앙... 앙... 항... 흐응... 흥... 응... 으응... 항... 응..”

“이것 봐. 이래도 네가 마조가 아니야?”

“앙... 항... 흥... 응...”

“맞다고?”

“학... 아니, 응...”

“맞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흥... 아냐... 항...”

끈질기네. 몸을 일으키고 오른손으로 머리채를 양껏 쥔 뒤 엉덩이 구멍에 왼손 새끼 손가락을 집어넣으려 했다. 고개가 뒤로 꺾인 김세은이 왼손을 마구잡이로 휘적대다가 내 오른팔을 붙잡았다.

“안 대... 하읏... 그건, 흑... 안 대애...”

조금씩 조금씩 벌려가며 반마디만 안에 집어넣었다. 그렇게 하니 예상했던 대로의 반응을 보였다.

“안 대애...”

몸에 힘이 다 빠진 것처럼 김세은이 왼손도 내려놓고 축 늘어졌다. 하지만 보지만은 달라서 최고조로 조였다. 새끼 손가락을 뺐다가 조금 넣었다를 반복했다. 조였다 풀렸다 하는 게 무슨 스위치를 딸깍이는 것만 같았다. 장난감이라도 만지는 느낌이었다.

“... 흐으음...”

김세은은 입을 꼭 다물고 신음을 참았다. 아닌 척 해도 자기도 알고 나도 알았다.

“마조 김세은.”

“흑... 아냐아...”

기습적으로 손가락을 빼고 양손으로 엉덩이를 촵 때렸다. 또 조였다. 이건 전적으로 김세은 몸 잘못이었다. 잠깐 주무르면서 박아주다가 왼손으로 옆구리를 붙잡고 오른손으로 머리채를 쥐었다. 김세은의 고개가 꺽였다. 인정사정 없이 박았다. 정말 내 맘대로. 의사 같은 건 하나도 안 묻고.

“응... 윽... 읏... 흑... 흣... 흥... 흐윽... 앙... 앙... 앙... 항... 하앙...”

결국엔 김세은도 느끼고 있었다. 팡, 삐걱, 팡, 삐걱. 김세은의 신음도 뒤섞여서 사운드가 엉망이었다. 남자인 나는 이 조잡한 화음에 끝 없이 흥분했다. 침대가 울면 내가 절륜한가 싶어 고양감이 들었고 신음 소리를 들으면 기뻤다. 엉덩이에 골반을 부딪치면서 귀두에 느껴지는 조임에 집중하면 그 김세은을 따먹는다는 게 실감이 나 입꼬리가 씰룩였다.

“김세은 보지 마조 보지.”

“항... 유치, 앙... 해. 흐응...”

김세은이 매트리스를 짚었다. 이제는 아주 내게 맡길 모양이었다. 원한다면 원하는 대로 해줘야지. 옆구리를 잡아 김세은의 몸을 고정시키기는 해야 했기에 왼손 오른손 번갈아 가며 엉덩이를 때렸다. 때리는 족족 김세은은 몇 번이고 몸을 잘게 떨었다. 사정감이 밀려와서 뿌리까지 박아넣고 사정했다. 뿌드드윽 하고 정액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옆구리를 놓고 보지에서 자지를 빼주니 김세은이 대자로 누웠다. 어떤 말도 못하고 숨만 겨우 몰아쉬는 게 마라톤이라도 달리고 온 사람 같았다. 던져서 바닥에 버려진 콘돔과 방금 쓴 콘돔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세수도 하고 나서 침대에 돌아와 다시 콘돔을 끼웠다. 누운 채로 몸을 웅크려서 두 무릎 사이에 팔을 끼운 김세은이 뾰로퉁해져서는 나를 봤다.

“소원권 안 줘.”

“너도 좋았잖아.”

김세은이 미간을 찌푸렸다. 연습생 되고 화 안 내는 연습도 해서 김세은이 인상을 팍 구기고 화를 내는 건 좀처럼 보기 어려웠다.

“얘기도 안 하고 맘대로 보지 쓰는 게 잘한 짓이야?”

“너 지금 말하는 거 존나 야한 거 알아?”

“야해서 뭐. 지금 들어오는 게 야한 거밖에 없어? 넌 섹스밖에 모르지?”

김세은이 등을 돌렸다. 침대에 들어가 뒤에서 김세은을 안아주었다. 다시 발기돼서 김세은의 엉덩이에 자지가 닿았다. 오른손으로 가슴을 주물렀다.

“또 넣을 생각만 하고.”

“네가 꼴리는데 어떡해.”

“너 나 좋아하는 거 맞아?”

“좋아해.”

“진심으로?”

“진심으로.”

“...”

김세은이 자지를 붙잡았다. 조금만 조정하니 보지에 귀두가 맞춰졌다. 이번엔 옆으로 하는 건가.

“느리게 해?”

“응.”

“가슴 만지면서 해도 되지?”

“어차피 맘대로 할 거면서.”

“만질게.”

“... 응.”

오른손으로 가슴을 만지면서 자지를 천천히 밀어넣었다. 이번엔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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