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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어머니가 생겼다-16화 (16/438)

〈 16화 〉 김세은이랑 무인텔에서 (3)

* * *

오른손으로는 내 가슴을 주무르고 왼손으로는 내 볼을 쓰다듬던 김세은이 물었다.

“너 근데 그거 나한테 얘기 왜 안 했어?”

“뭘?”

“알잖아.”

“진짜 몰라서 그래.”

김세은이 볼을 부풀렸다.

“wx. 너한테도 제의했다던데. 이 실장님한테 들었어.”

“응.”

“왜 말 안 했냐구.”

“너 그걸로 신났는데 말하면 초치는 거 같아서.”

“초친다니.”

김세은이 내 가슴을 쳤다. 손은 떨어지지 않았다.

“네가 그런 거 말 안 해주는 게 난 더 기분 나빠.”

“그래?”

“웃지 마.”

“안 웃을게.”

뾰로퉁해진 김세은의 볼을 만지작댔다. 엄지와 검지로 찹쌀떡 만지는 거처럼, 조심스레.

“내 볼이 그렇게 좋아?”

“응. 귀여워.”

“사람들이 나 차갑게 생겼다던데.”

“그건 맞아.”

“내가 그런 말을 기대한 게 아니잖아.”

“내 말은. 그, 무슨 갭모에? 그런 게 있어서 난 좋은데.”

“알겠으니까 그만 만져.”

“응.”

손을 아래로 내려 이번엔 가슴을 주물렀다. 김세은이 손을 포개왔다.

“아, 만지지 마아...”

“너도 내 가슴 만지잖아.”

“남자 가슴이랑 여자 가슴이 같아?”

“같지.”

“아아. 좀.”

“너도 만져.”

“우이씨.”

김세은이 눈에 불을 켜고 내 가슴을 꼬집듯했다.

“손톱으로 긁지는 말고.”

“나 아프단 말야.”

“안 아프게 만질게.”

“아니, 지금은 안 아파도, 내일 되면 아프다구.”

“진짜?”

“그럼 내가 이런 걸로 거짓말해?”

“알겠어.”

가슴에서 손을 뗐다.

“근데 너 가슴 만져주는 거 좋아하잖아.”

“누가 그래?”

“아까 네 반응 보니까 그렇던데.”

“... 아냐.”

“세은아.”

“왜.”

“너 마조야?”

“...”

“말해 봐.”

“... 나도 몰라.”

“그거 성향 테스트도 있다던데. bdsm이라고 하나. 한번 해봐.”

“싫어.”

“네 성향을 알아야 내가 맞춰줄 거 아냐.”

“그냥 평소처럼 해.”

“근데 오늘이 최고로 좋지 않았어?”

괜히 기분이 싱숭생숭해져서 보지에 박을 때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돌이켜보면 방금 김세은의 보지는 첫섹스부터 지금까지 해온 모든 것을 비교해봐도 가장 조였다고 할 수 있었다. 노래방에서 스팽킹을 할 때에도 바로바로 조여온 것도 있었고.

“그냥 네가 S인 거 아냐?”

“글쎄.”

내가 새디스트적인 성향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김세은도 마찬가지로 자기가 마조히스트적인 성향이 있다는 것을 부정해서는 안 될 것이었다.

김세은이 내 가슴을 밀어내면서 상체를 일으켰다.

“이번엔 내가 위에서 할래.”

목소리가 새초롬하다.

“그래.”

“왜 웃어?”

“귀여워서.”

“변태 같애.”

“자세 어떻게 할까?”

“가만히 있어봐.”

김세은이 내 허리 부근에서 무릎 꿇고 허벅지 위에 내려앉았다. 그러곤 내 자지를 잡아 쥐어짜듯 주무르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넣어줄까?”

“어.”

“그렇게 대답하는 거 아냐.”

“뭐하자는 건지는 알겠는데, 몰입이 안 돼. 미안해.”

“몰이입?”

미간을 찌푸린 김세은이 손을 멈췄다.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붙잡은 자지를 자기 몸 밑으로 끌어내리고 보지 둔덕 사이에 끼웠다. 자지의 윗부분에 섹스의 흔적으로 슬쩍 벌려진 촉촉한 보지가 맞닿아 있는 게 신기한 감각을 선사했다. 김세은이 내 배 위에 두 손을 올리고 몸을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건 어때?”

“좋아. 진짜 좋아.”

“히. 안에 넣고 싶지.”

이대로도 좋았는데 맞춰주기로 했다.

“어. 빨리 넣고 싶어.”

“안 넣어줄 거야.”

“아, 빨리.”

김세은이 우쭐한 미소를 지었다. 나도 웃음이 나올 것 같았다.

“연습생 보지 밑에 깔려서 자지 괴롭혀지니까 좋아?”

“존나 좋아.”

이러다 김세은이 실수해서 보지에 자지가 쑤욱 들어가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김세은도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 좀처럼 들어갈 것 같지 않았다. 김세은의 보지에서 흘러나온 애액이 자지를 덮었다.

“넣고 싶지?”

“넣고 싶어.”

“넣어줄까?”

“응.”

“싫어.”

언제까지고 비비기만 할 수는 없을 건데.

그냥 김세은의 가슴을 움켜 쥐고 가만히 주무르면서 봉사를 받았다. 내 왼손 위로 김세은의 오른손이 포개졌다.

“아, 제대로 좀 졸라봐아.”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어.”

“그냥 진심만 담겨 있으면 돼.”

진심?

“좀 천박할 수도 있는데. 조르는 것도 아니고.”

“해봐.”

“빨리 보지에 박고 싶어.”

“지금이면 어떤 보지든 상관 없어?”

“나 김세은표 꽉 조이는 보지 아니면 못 박아.”

“더, 더 해줘.”

“지금 개 꼴려서 빨리 네 보지에 푹푹 쑤셔박고 안에 정액 싸지르고 싶어.”

“응... 흐읏... 더...”

“너 여성 상위하고 지쳐서 누워 있으면 네 의사도 안 묻고 뒤에서 박아버릴 거야.”

“이상, 헤엑... 해애.”

“혼자 허리 흔들다가 자지에 함락당해서 망가지는 거 빨리 보고 싶어.”

“학... 내가, 흣... 그래...?”

“응.”

김세은이 허리를 들어올렸다. 억압에서 벗어난 자지가 내 배를 때렸다. 김세은이 자지를 붙잡고 보지 입구에 맞춰 귀두만 집어 넣었다.

“으으읏...”

“끝까지 안 넣어?”

“...”

김세은이 아무렇게나 흐트러져 있던 머리카락을 등 뒤로 넘겼다. 그러고는 내 가슴에 두 손을 올렸다. 얼굴이 가까워졌다. 기껏 뒤로 넘긴 김세은의 머리카락이 내 얼굴 위로 쏟아졌다.

“무슨 말을 해야 될까요...?”

“넣어주세요.”

“그거 말고.”

“박고 싶어.”

“다른 거.”

“...”

진짜 그 말이 듣고 싶은 걸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다고. 다들 별 뜻 없이 말하는 거 같던데, 내 발화가 하나 쌓인다 해도 무방하기야 할 것이다.

“...”

그런데 차마 나오지가 않는다. 사소한 죄책감을 가지고 입을 열었다.

“좋아해.”

“... 또.”

“좋아해.”

“이름 불러줘.”

“좋아해 세은아.”

“귀에다 속삭여줘.”

“좋아해 세은아.”

“... 응.”

자지가 보지 속으로 쑤우욱 들어갔다. 끝자락에 닿자 가볍게 움찔거리던 김세은이 내 몸 위로 쓰러졌다. 그대로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뭐지.

“안 움직여?”

“기다, 려 바아...”

간 건가? 이렇게 갑자기? 조금 당황스럽다. 왼손으로 김세은을 끌어 안고 오른손으로 김세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잠시 숨을 고른 김세은이 상체를 일으켰다. 왠지 모르게 표정이 결연했다.

“내기해.”

“무슨 내기?”

“먼저 간 사람이 이긴 사람 소원 하나 들어주기.”

하.

“넌 이미 갔잖아.”

“그래서, 질 거 같아?”

“아니. 해. 재밌겠네.”

“근데 잠깐만.”

“왜?”

“나 물 좀 마시고.”

김세은이 몸을 일으켜 세워 일어섰다. 쯔읍 소리를 내며 자지가 빠져나왔다. 회복력이 좋은 보지가 금세 앙다물렸다.

“내가 가져다 줄까?”

“아냐 괜찮아.”

김세은이 침대에서 걸어나갔다. 나도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 앉았다. 비록 실루엣만 보이지만, 뒤에서 보니까 진짜 전형적인 콜라병 몸매다. 김세은이 걸을 때마다 김세은의 두 엉덩이가 번갈아가며 실룩였다. 만지고 싶은 몸이다. 그보다는 자지를 쑤셔박고 싶은 몸이다.

김세은이 인별에 올린 거울 셀카를 보고 자위를 한 사람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니 갑자기 화가 났다. 김세은을 보고 좆을 발딱 세우고 그 위에 있기를 상상할 수많은 사람이 존재하리라는 불쾌한 상상 때문에. 그리고 어느 미래에, 그런 사람 중에서 나보다 나은 누군가가 김세은을 따먹고 있지 않을까 하는 가정 때문에.

“표정이 왜 그래?”

김세은이 물었다. 저 균형 잡힌 몸매와 앙다물린 보지는 내 것이었다.

“너 너무 예쁜 거 아냐?”

김세은이 피식 웃고 물병을 든 팔을 뻗었다. 받아서 한모금 들이켰다.

“그래서 싫어?”

“좋은데 싫어. 나만 보고 싶어.”

“너한테만 보여주잖아.”

김세은이 옆에 털썩 앉았다. 왼쪽 팔에 가슴이 닿았다. 무슨 생각을 떠올린 건지 아이처럼 히죽히죽 웃기 시작한 김세은이 두 가슴으로 내 왼팔을 감싸듯이 하고 안겨왔다. 자세가 퍽 불편했다. 마주 안아줄 수도 없었고.

김세은이 50도로 고개를 꺾어 나를 봤다. 마주 보면서 입을 열었다.

“뭐해?”

“안 좋아?”

“좋아.”

“그럼 된 거지. 키스 가능?”

“씹가능.”

김세은이 엉덩이를 살짝 들어 내게 몸을 의지해 왔다. 두 팔로 안아서 지탱해 줬다. 맞닿은 가슴이 뭉클했다. 김세은의 혀가 밀려 들어왔다. 단내가 풍겼다. 맛있었다. 진짜 신기하게도. 김세은이 얼굴을 멀리하고 내 오른 어깨를 붙잡았다.

“좀 불편하다. 그치.”

“어떡할까.”

“이렇게 하자.”

김세은이 일어서서 노래방에서처럼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탔다. 김세은이 고개를 기울이자 머리카락이 주르르 내 얼굴 위로 흘러내렸다. 김세은이 대충 걷어주고 바로 입을 벌려 왔다. 입을 꾹 다물었다. 김세은이 혀를 내밀어 입술을 두드리고 핥아댔다. 열어주지 않았다.

“키스 안 할 거야?”

“네 머리카, 읍.”

말을 하는 도중에 김세은이 내 입술을 덮쳤다. 예상도 못했는데 격하게 와서 나도 뒤로 넘어갔다. 침대가 삐걱거렸다. 입을 연 게 실수였다. 혀가 뒤섞이고 말았다. 이렇게 되면 김세은이 만족할 때까지 입을 도저히 다물 수 없었다.

“하웁... 헤웁... 츄릅... 으음... 훕... 후읍...”

김세은이 내 입을 빠는 것을 멈추지 않으면서 허리를 들어올렸다. 오른손으로 자지를 붙잡고 내 이마에 키스를 퍼부었다. 순식간에 보지 입구에 끼워 맞추고 기습적으로 허리를 내려왔다. 미치도록 조였다.

내가 따먹히고 있었다. 힘으로는 얼마든지 이기는데, 나는 김세은을 이길 수 없었다. 정확히는, 이길 마음이 안 들었다.

나는 언제고 김세은이 나를 따먹어줬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았다. 내가 나서서 김세은에게 접근하고 김세은을 따먹으면 내가 김세은을 따먹은 데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든 져야 할 테니까, 그게 귀찮았으면서도 섹스는 하고 싶었던 나는 김세은이 지금처럼 해주기만을 바랐던 것이었다.

“하앙... 학... 흐읏... 흣... 후윽... 흐응... 흥... 으응...”

쓰레기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변호의 여지가 없다. 나는 김세은이 섹파이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면서도 김세은이 먼 미래라고 해도 다른 남자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은 죽어도 싫다고 느낀다. 미친 놈이다.

“세은아.”

“흐윽... 응? 학... 왜?”

“... 너 보지 존나 조인다.”

“헥... 변태, 항... 야, 흣...”

김세은의 이마에서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아까 찍은 사진이 떠올랐다. 찌릿하고 자지에 반응이 왔다. 이러다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세은이 이기면 내게 무슨 소원을 빌까? 데이트를 하자고 할까?

하지만 곧 데뷔할 김세은의 입장에서 남자친구는 없는 게 낫다. 여자 연예인, 특히 아이돌은 연애를 하고 있다는 찌라시만 돌아도 거대한 타격이 되니까. 팬덤이 달라붙지도 않았는데 연인이 있다는 추문이 돌면 온갖 더러운 추측과 성희롱이 어떤 방책 없이 김세은에게 쏟아질 것이 분명하다. 방파제 없는, 파도가 심한 바닷가에서 무방비하게 알몸으로 나다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예고 없이 몸을 덮치는 끊임 없는 파도에 맞서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자신에게 얄궂게 구는 바다마저 매료시켜야 한다. 파도를 견딜 수 있는 사람도 흔치 않은 마당에 그 주류를 자신에게 호의적으로 만들 수도 있는 사람은 사실상 없다 해도 무방하다.

설령 김세은이 그런 사람이라고 해도, 애초부터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는 쪽이 무조건 베스트이기 때문에 영리한 사람이라면 그런 일을 만들지도 않는다.

내가 아는 김세은은 영리한 사람이다. 데이트 같은 요구는 하지 않을 것이다.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그런데,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할까.

“너 진짜, 흐응... 또, 딴 생각, 항... 하지.”

“...”

“말, 안 해?”

갑자기 머리가 징 울리고 눈앞이 깜깜해졌다. 김세은의 눈빛을 읽을 수 없었다. 그래서 더 두려웠다. 등줄기에 아까와는 다른 소름이 돋았다. 이건 내가 져서는 안 될 승부였다. 이겨야만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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