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화 〉 김세은이랑 노래방에서 (3)
* * *
김세은이 자지에 새 콘돔을 끼우고 내게 두 팔을 벌려왔다. 나는 김세은을 껴안고 몸을 일으켜 세웠다. 김세은의 두 다리가 내 등 뒤에서 교차해 내 엉덩이에 걸쳐졌다. 매미가 붙어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김세은은 자기가 절정하고 나면 꼭 이렇게 몇 분이고 달라붙어 있기를 즐겼다. 할 게 없는 나는 김세은의 힙업된 엉덩이에 자지를 끼워넣고 허리를 흔들었다.
“... 또 넣고 싶어?”
“응.”
“...”
김세은이 다리를 풀어서 내려가려 했다. 나는 그냥 양손으로 김세은의 두 엉덩이를 받치고 허리만 뒤로 빼내서 자지를 김세은의 보지에 맞추려 했다. 잘 되지 않았다.
“오른손 놓을 거니까 꽉 잡고 버텨.”
“응.”
어깨 위에 놓여있던 김세은의 두 팔이 내 겨드랑이 밑으로 들어가 x자를 취하고 각 손이 내 어깨에 고정됐다. 왼팔에 힘을 세게 주고 오른손을 놓았다. 빠르게 자지를 잡고 보지 입구에 맞춘 뒤 김세은 보지의 수용력을 믿고 단숨에 집어 넣었다. 사실 단숨은 아니고, 반절 넣고 잠시 쉬고 다시 넣었다. 각이 큰 건 아니지만 꺾이는 구간이 있어서. 어쨌든 어려운 게임을 클리어 한 것 같은 성취감이 들었다. 절로 웃음지어졌다.
“하앙...”
“됐다.”
“하아악... 되긴, 흑... 뭐가 돼.”
“이대로 안고 있자.”
“흐읏... 응.”
김세은이 다시 매미 자세를 취했다. 하반신에 느껴지는 방 안 공기는 차가운데 김세은의 보지는 뜨거워서 신기한 느낌이었다. 자지만 욕조에 담근 느낌? 아니, 보지가 조여오고 있으니 욕조와는 달랐다. 김세은이 내 볼에 뽀뽀를 해댔다. 키스하고 싶나. 입을 벌려주었다. 곧장 김세은의 긴 혀가 밀려들어왔다.
“후웁... 츄릅... 츕...”
테이블 위에서 전화가 울렸다. 녹음 파일 소리가 끊어졌다. 화들짝 놀란 김세은이 얼어붙었다. 어쩔 줄 몰라하는 게 왠지 아기처럼 느껴져서 둥둥 어르며 테이블로 걸어갔다.
“으응... 으읏... 그만...”
아 보지에 자지 넣고 있었지.
“미안해.”
“그럼 키스.”
분무기를 한번 뿌린 듯이 살짝 젖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짧게 입술을 맞추고 김세은의 폰을 보았다. 한서연 언니라 써 있었다.
“한서연 언니가 누구야?”
“연습생 언니. 나랑 같은 그룹.”
“받아야겠네.”
“응.”
김세은의 다리가 풀렸다. 내려온 김세은이 갑자기 스케일을 했다. 나는 노래를 모두 취소시켰다. 노래들을 취소하는 도중 전화가 끊겼다.
“나 목 괜찮지?”
“응. 듣기 좋아.”
나를 보며 배시시 웃고 폰을 들어 전화를 건다. 자다 깬 사람처럼 낮은 목소리를 낸다.
“으응 언니. 왜 전화했어?”
ㅡ자고 있었어?
하이톤의 목소리라 내용이 들려왔다.
“언니 나 오늘 집에 간다고 말했잖아.”
ㅡ아 그치. 까먹었다. 우리 지금 치킨 먹는데 네 생각나서 빨리 오라고 하려구 전화 걸었어. 자고 있는 줄 모르고 전화 걸어서 미안해.
“아냐 괜찮아. 생각해줘서 고마워.”
ㅡ응. 잘 자. 미안하구, 이제 끊을게. 낼 봐.
“응.”
전화가 끊겼다. 기분이 나빠보였다. 김세은이 말 없이 기기를 꾹꾹 눌러댔다. 뒤에서 안아주었다.
“화났어?”
“아니.”
볼에 뽀뽀해주었다. 김세은이 고개를 틀어 나와 키스하면서 기기를 보지도 않고 번호를 눌렀다. 손가락이 멈췄을 때 입을 뗐다.
“초능력자야?”
“그냥 만지면 알잖아.”
김세은이 다시 녹음 파일을 틀어 테이블에 내려 놓고 스피커 옆에 마이크를 대었다. 귀에다 속삭였다.
“뒤로 하자. 이 상태로.”
“응.”
김세은이 테이블에 팔을 대고 엉덩이를 뒤로 뺐다. 오른손으로 자지를 잡고 보지 입구에 대고 비볐다. 귀두만 살짝만 집어넣었다 빼고 입구에 문지르기를 반복했다.
“으응... 뭐해애? 안 넣을 거야아?”
“졸라 봐.”
“아, 싫어어.”
“얼른.”
자지를 빼고 움직임을 아예 멈췄다. 김세은이 고개를 획 돌려 나를 봤다. 미러볼의 붉은 빛이 김세은의 눈을 스쳤다.
“나 그냥 넣어주면 안 돼...?”
“응.”
김세은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빨리.”
“... 세은이 보지에, 온유 자지 집어 넣어주세요.”
“다시.”
“아 어떡하라고오...”
“네가 진짜 원하는 걸 솔직하게 말해.”
“... 세은이 보지에 온유 자지 끝까지 집어 넣어서 절정 시켜주세요.”
“부탁 하나만 더.”
“아 빨리이. 넣어줘어.”
김세은이 엉덩이를 흔들며 조금씩 후퇴해왔다. 귀신 같이 보지 입구가 귀두에 닿았다. 들어갈 뻔한 것을 위로 올려서 사수했다.
“네가 보지 벌려줘.”
“변태.”
더 참을 수는 없던 건지 김세은이 고분고분하게 오른손을 밑으로 해 검지와 중지로 보지 입구를 벌렸다. 사실 두 손가락으로 벌린다고 제대로 벌려지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애원하는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에서 오는 흥분감이 엄청 컸다. 나는 그 흔치 않은 광경을 잠시 관측했다.
“빨리, 약속 지켜어.”
“응.”
왼손은 김세은의 엉덩이를 잡고 소원대로 보지에 자지를 넣어줬다.
“하아악...”
천천히 집어넣고 움직이려는데 문 너머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김세은의 오른손이 다급히 내 팔목을 잡았다. 멈추라는 건가. 가만히 있었다. 방에 반주와 녹음파일 소리와 작고 가쁜 숨소리만 찼다. 야 이 방 여자 노래 잘부르는데? 소리가 들리냐? 어. 글게. 가수 라이브 튼 거 아냐? 누구지? 가자 가. 길 막지 말고. 에이 밀지 마. 밖에 웅성거리던 소리는 노래방 시간이 다 되어 빠져나가는 사람들이 낸 것이었는지 금방 멀어졌다. 방을 나눠서 들어간 단체 손님이었나 보다.
“우리 세은이 걱정됐어?”
“걱정, 하앙... 뭐해앳...”
대답하는 중간에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리가 안 나도록 살이 맞닿지 않게 조심하면서. 이런 식으로 예상치 못한 움직임을 주면 김세은이 놀란 만큼 보지가 갑자기 조여왔다. 아니 조임 차이는 미미한데 그냥 기분 탓으로 그렇게 느끼는 건지도 몰랐다. 그 김세은이 자지가 한 번 들락이는 것만으로 바로 흐트러져버리니. 시청각적 간극에서 오는 쾌감이 뇌에 직류해서 자지도 민감해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었다. 그런 거야 뭐가 됐든 상관 없었다.
“하아... 하악... 하앙... 아앙... 항...”
김세은은 신음을 많이 냈다. 일본 배우들처럼 과장된 소리도 아니고, 백인 여자들처럼 기선제압이라도 하려는 듯 내지르는 소리도 아니었다. 그냥, 뭔가, 원시적인 소리라고나 할까. 결혼하지 않은 사람 간의 섹스라는 것이 터부시 되고 나서부터 사람들이 잃어버렸을 소리를 김세은은 갖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인간이 문명화되고 통속적인 것을 거부하게 되어, 천박하다며 사장 되었을 신음소리를 말이다. 그런 소리를 김세은은 마음껏 내고 있었다. 그런 그녀와 섹스하는 나는 원시적인 헐떡임은 뱉을지언정 전력으로 몸을 부딪히고 있지는 않았다. 그런 생각이 드니까,
“앙... 앙... 항... 왜, 흐응... 갑, 하악... 자기.”
찰싹찰싹 소리가 나도록, 양손으로 옆구리를 잡고 김세은의 엉덩이와 내 치골을 빠르게 부딪쳤다. 끼익 하고 테이블이 약간씩 끌리는 소리가 났다. 김세은의 보지 속으로 자지가 숨었다 모습을 드러내는 모습이 눈에 담겼다. 귀두가 육벽을 쑤시다 옆으로 빠졌다가 후퇴했다 다시 진격했다. 김세은의 오른손에 붙잡힌 팔목에 압력이 느껴졌다.
“헤엑... 좀, 학... 좀만. 흐윽... 천, 흐읏... 천히...”
“갈 거 같애?”
“응... 응.”
“같이 가자.”
속도를 최대한으로 높여 보지를 괴롭히며 왼손으로 엉덩이를 때렸다. 왠지 좋아할 거 같아서.
“흐읏... 흐윽... 흐응...”
왼쪽만 때리면 서운할까봐 오른쪽 엉덩이도 때렸다. 한 번은 정 없으니까 두 번씩 더 때렸다. 때릴 때마다 보지가 조여왔다. 손바닥 자국이 빨갛게 남았다.
“아앙... 앙... 항... 하앙...”
김세은이 두 번 크게 몸을 덜썩거렸다. 난 아직 안 쌌는데.
“조금만 참아.”
“흐윽... 안 대앳...”
절정으로 힘이 빠져 테이블에 엎드린 김세은의 보지를 오나홀처럼 써서 사정했다. 자지를 꺼내는데 물이 뚝뚝 떨어졌다. 김세은의 보짓물이었다. 이러려고 물을 많이 마셨나. 전에 김세은이랑 섹스할 때는 25분 정도가 지나면 그때부터 보지가 말라서 더는 섹스를 이어나갈 수 없었다. 그때랑 비교하면 확실히 물이 많아졌다. 그 해결책이 물 많이 마시기였던 거였나. 말을 숨긴 건, 아마도 창피해서. 의문이 해소됐다.
콘돔에는 정액이 꽤 차 있었다. 방울토마토 미니 사이즈라 해야 될까. 계속 보고 있자니 역겨웠다. 정액을 흘릴까봐 조심히 빼내고 묶어서 아까 올려둔 콘돔 옆에 나란히 두었다. 그 옆에는 녹초가 되어 있는 김세은의 얼굴이 있었다.
“안 안아줘도 돼?”
“... 안아줘.”
양쪽 겨드랑이에 손을 집어넣어 김세은을 일으켜 세웠다. 김세은이 뒤돌아 양팔을 내 어깨 위로 올려 안겨왔다. 까치발을 서서 내게 볼을 부벼댔다. 나는 왼팔로 허리를 감고 오른손으로는 자지를 움직여 김세은의 허벅지 사이에 자지를 끼워넣었다. 그 뒤에 오른팔도 허리를 감아 꼬옥 껴안아주었다.
“짐승.”
“왜.”
“안아달랬는데 자지부터 끼우고.”
“그래야 몸이 더 닿잖아.”
“어떻게 한 마디를 안 져줘.”
“오해받기 싫으니까.”
“오해 안 해.”
“슬슬 나갈래?”
“응. 그러자.”
“정리는 어떡하지?”
“대충 물티슈랑 휴지로 닦으면 끝이지.”
“콘돔은 어떻게 할까? 에코백에 넣으면 들킬 수도 있잖아.”
“누가 들춰보지도 않을 건데 왜?”
“좋은 생각이 있어서.”
“뭔데?”
나는 말 없이 팔을 뻗어 잘 묶인 콘돔 하나를 집고 김세은의 티팬티에 끼워넣었다. 김세은이 주먹을 쥐고 내 가슴을 콩하고 쳤다.
“개 변태.”
“좋은 생각이지.”
“몰라.”
김세은이 볼을 부풀렸다. 키스했다. 볼에서 바람이 빠졌다. 김세은은 결국 다른 콘돔을 반대편에 끼웠다.
“남은 콘돔은 어떡할 거야?”
뒷정리를 하고 바지를 입은 뒤, 기타 케이스와 김세은의 에코백을 챙기며 물었다.
“오늘 쓸 건데?”
“또 한다고? 어디서?”
“무인텔.”
“많이 남았어?”
“새 케이스 두 개 남았어.”
화장까지 이미 마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원상복구된 김세은이 문을 열고 나가기 전에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나 지금 냄새 안 나지?”
“밤꽃 냄새 말고는 안 나.”
“그게 냄새 난다는 거잖아.”
“거짓말이야. 좋은 냄새나. 샴푸향.”
“진짜지?”
“응.”
기분이 좋아진 듯한 김세은이 내 볼에 뽀뽀하고 문을 열었다. 시간이 남았는데 벌써 가느냐며 노래방 사장이 아쉬운 척을 했다. 재밌게 놀았다고 대충 말하고 밖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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