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화 〉 김세은이랑 노래방에서 (2)
* * *
김세은이 오른손으로 내 바지춤을 더듬어 단추를 빼고 지퍼를 내렸다. 그리고 무슨 물건을 찾듯 주물러댔다. 손은 금방 목적한 것을 찾았다. 김세은은 마이크를 꺼 소파에 내려놓고 양손을 내 팬티 안으로 집어넣었다. 손길에 이끌려 성기가 튀어나갔다. 맨몸이었다면 내 배꼽에 닿았을 것이었다.
“나 콘돔 없는데.”
“나한테 있어.”
김세은이 일어서서 자기 에코백 속의 파우치를 꺼냈다. 안에서 아기자기한 틴케이스를 꺼냈는데 그 안에 콘돔이 세 개 들어있었다.
“너 설마 평소에...”
“아니야.”
그럼 오늘 특별히 각 잡고 챙겼다는 건데. 김세은은 얇고 긴 회색 포장지의 콘돔 세 개를 테이블에 내려놓고 레깅스를 천천히 끌어내렸다. 하늘색 티팬티를 입어 y존이 도드라졌다. 얼굴이 빨개진 김세은이 몸을 숙여 신발을 벗으며 말한다.
“너도 벗어.”
바지를 내렸다. 입에 침을 모았다. 김세은이 내 왼쪽 편에 앉아 내게 몸을 기울이고는 양손에 침을 뱉었다. 젖은 두 손으로 귀두를 감싸쥐었다. 나도 몸을 마주 기울이고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입에 넣어 적셨다. 왼팔을 김세은의 등 뒤로 뻗어 김세은을 끌어 안고 왼쪽 어깨에 팔을 두어 고정했다. 이 가녀린 몸에서 그 단단한 소리가 나온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헤웁... 쯔읍... 츄릅... 하아...”
우리는 당연하다는 듯이 입을 벌려 침을 섞었다. 영양도 없고 아무 맛도 나지 않는데 뇌는 행위를 부추겼다. 더. 더. 김세은이 손을 움직이는 대로 성기가 벌떡였다. 팬티를 비껴 김세은의 보지에 집어넣은 두 손가락을 세워 속을 긁고, 넣었다 빼기를 반복했다.
“우읏... 헤엑... 헥...”
김세은이 몸을 움찔거리고, 배배 꼬아 비틀고, 억눌린 신음을 흘리고, 내 성기를 건드는 것을 멈추고 내 허벅지에 두 손을 얹어 내게 온전히 몸을 맡길 때에도 나는 끌어 안은 김세은을 놓지 않았다.
김세은이 양손을 주먹 쥐고 내 가슴을 콩콩 쳤다. 갈 것 같다는 신호였다. 김세은과 나는 예전에 이런 수신호를 몇 개 정해놨다.
“입술 깨물어.”
김세은이 아랫 입술을 깨물었다. 김세은은 손가락을 끝까지 집어넣고 윗부분을 슬쩍슬쩍 건드려주는 것을 좋아했다. 느리게 움직여 애태웠다. 차가운 인상이 열락으로 무너져내린지 오래인 김세은의 얼굴에 애처로움과 미움이 한 방울 섞였다.
“으응... 으으응...”
아랫 입술을 깨문 채로 작게 소리 내면서 다시 내 가슴을 콩콩 쳤다. 어미를 찾아 낑낑 대는 새끼고양이 같았다. 보내주지 않았다. 김세은이 깨물던 입술을 풀고 내 귀에 읊조렸다.
“빨리...”
속도를 높였다. 김세은이 급히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곧 몸을 크게 들썩인다.
“으읏... 흐앙!”
김세은의 전신이 두 번째로 들썩이는 순간에 깨물던 아랫입술이 풀려 신음이 튀어나왔다. 신음을 낸 김세은이 나보다 더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양손으로 자기 입을 틀어막았다. 김세은은 살금살금 걸어 주섬주섬 레깅스를 챙겨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나는 순간에 곧장 입을 수 있게 준비했다. 나도 김세은의 애액으로 젖은 손을 대충 허벅지에 문지르고 바지를 바로 올려입을 수 있게 발목에 끼워두고는 마이크를 잡아 노래를 불렀다. 브릿지와 벌스 2를 불렀는데도 아무도 오지 않았다. 마이크를 내려놓고 김세은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왜 그랬어.”
“네 탓이야.”
다시 바지를 내려놓은 김세은이 갑자기 노래를 모두 취소시켰다. 새로운 곡들을 예약하더니 무반주 핸드폰 녹음 파일을 틀어 스피커 부분 옆에 마이크를 두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너 좆 발딱 세운 거 불쌍해서 그런 거거든.”
새초롬하게 쏘아 붙인 김세은이 이번엔 콘돔을 들었다. 포장을 뜯고 끝부분을 잡아 공기가 차지 않게 한 후 내 성기에 씌우려 들었다. 나는 김세은의 오른 팔목을 잡았다.
“다시 세워줘야지.”
“이미 선 거 아냐?”
“응. 아니야.”
김세은이 침을 모아 자기 오른손바닥에 뱉고 성기에 마사지하듯 발랐다. 뿌리부터 귀두까지 주무르는 솜씨가 능숙했다. 김세은이 빨리 세워버리고 말겠다는 듯 미간을 찌푸린 채 손바닥으로 귀두를 꾹꾹 누르기도 하고, 왼손으로 부랄을 주무르면서 받치고 오른손으로 피스톤 운동을 하기도 했다. 내 자지에 열중한 김세은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문득 의식하지 못한 사실 하나가 떠올랐다.
나는 지금 wx의 연습생을 노래방 도우미처럼 쓰고 있다. 무대 위에서 빛나 청소년들의 우상 그 자체가 될 그녀가, 어둡고 비좁은 노래방에서, 얼른 자지에 박히고 싶어서 힘을 쏟고 있다.
“... 진짜 끝 없이 커지네.”
“... 됐어. 이제 씌워줘.”
김세은이 조심조심 콘돔을 귀두에 씌웠다. 엄지와 중지로 고리를 만들어 열심히 밑으로 내린다. 귀여워서 머리를 쓰다듬었다. 김세은은 뿌리까지 내린 뒤 귀두 부분을 손으로 톡톡 두드렸다.
“이건 무슨 의미야?”
“잘 됐나 확인?”
“잘 됐어?”
“응.”
김세은이 웃으며 내 허벅지 위에 올라탔다. 땀에 젖은 머리카락이 얼굴에 자꾸 붙어오는 게 거슬리는지 손목에 있던 머리끈으로 말총머리를 묶었다. 허리를 들어 올린 뒤 왼손으로는 팬티를 왼쪽 골반 사이에 끼우듯 하고 오른손으로는 내 자지를 잡아 보지 입구에 맞추었다. 김세은의 털 없는 보지는 내가 그것을 처음 본 날처럼 앙 다물려 있었다. 접합부가 너무 깔끔해서 도저히 안 열릴 것 같은 비밀의 문처럼 생긴 저 안에 이물이 들어갈 수 있다고는 믿지 못했었다.
“넣는다?”
“뭐 입 막을 거 필요 없어?”
“뭐래.”
허리가 그대로 내려와 김세은의 보지가 내 자지를 반 삼키고, 숨을 고른 뒤 나머지를 삼켰다. 전부 들어가지는 못했다.
“하아악...”
진짜 입 막을 거 필요해보이는데. 본인도 그걸 느꼈는지 김세은이 검지 손가락을 굽혀 입에 물고는 몸을 앞뒤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허리를 반쯤 뒤로 꺾어 왼손은 뒤로 해 테이블에 둔 채로.
“우응... 흐응... 흥... 후응... 아앙...”
김세은의 질 끝에는 살로 된 연한 벽 같은 게 있었는데, 그 쪽이 가장 기분 좋은 자극을 주는지 김세은은 그걸 위주로 비벼댔다. 그러면 내 자지는 그 벽을 뚫을 듯 밀어내다가 비껴가듯 측면으로 빠졌다. 젖은 땅에 삽을 박아넣듯 원래 없던 공간을 창출해내는 느낌이라 해야 하나. 아무튼 자지가 거기에 빠지면 귀두에 엄청난 압박이 느껴졌다. 김세은은 그 상태로 비벼주는 것도 좋아했지만 벽을 비비는 것 보다는 좋지 않은지 허리를 들었다 다시 내렸다. 아니 어쩌면 기분은 더 좋은데 내 사정을 늦추려는 걸 수도 있고.
나는 그 벽을 자궁구라고 추측하는데, 내가 알기로는 자궁구라는 게 여자가 흥분해서 질이 수축되면 질 길이가 늘어나 닿기가 매우 어렵고, 또 닿는다 해도 그것으로 느끼기는커녕 고통스러워 한다고 해서 내 추측이 맞다고 확신하지는 못했다. 생각보다 그 지점에 너무 쉽게 닿아버렸고, 김세은이 처음 몇 번 빼고는 이후로 그렇게 아파하는 것 같지도 않아서 더욱 그랬다.
“하윽... 뭔, 후응... 생각해?”
“네 보지, 기분 좋다고.”
“흐응... 천박, 헤엑... 해. 헤윽... 아응... 하앙...”
신음을 감출 생각도 없어졌는지 양팔을 뒤로 해서 최대한 빠르게 허리를 돌렸다. 내가 볼 때 진짜 천박한 건 김세은의 보지였다. 안 그래도 좁은데 김세은이 엉덩이에 힘을 줄 때마다 자지를 꼬옥꼬옥 쥐어짜댔다.
“나 곧 쌀 거 같은데.”
“후응... 응. 하악... 싸줘.”
“졸라줘.”
“하아... 변태. 하응... 싫, 후응... 어.”
“빨리.”
“... 흐응... 세은이 보지에, 흐윽... 정액 넣어줘.”
온다. 몸을 앞으로 기울여 김세은의 작은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허리를 끌어안았다. 바로 사정했다. 다시 소파에 등을 붙이고 일어나라고 김세은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으응... 잠깐, 헤엑... 만, 헥... 빼지 마.”
김세은이 신들린듯 몸을 흔들었다. 자지를 조정하려는듯 위아래로 움직이면 내 자지가 자궁구를 밀어내다가도 곧장 다른 데로 쑤욱 빠져들었고, 그게 싫었던 김세은은 다시 허리를 들었다가 내려 자지를 삼켜들었다. 나는 위태롭게 움직이는 김세은이 뒤로 넘어갈까봐 양손으로 등 뒤를 받쳐주었다. 김세은은 자지에 미쳤다. 내 자지에 미쳤다.
“아앙.... 앙... 하응... 흐응... 항... 하악... 하앙...”
김세은이 별안간 움직임을 멈추고 덜덜 떨었다. 테이블에서 팔을 떼고 내 쪽으로 쓰러지듯 안겨오며 입을 벌렸다. 침이 잔뜩 고여 있었다.
“츄릅... 후웁... 후룹... 하웁... 츄릅...”
내 입과 혀를 한참을 빨다가 얼굴을 떼더니 침을 꿀꺽 삼켰다. 김세은이 물을 마실 때 들었던 것과 같은 소리가 들렸다. 반쯤 풀린 눈 위쪽으로 땀방울이 흐르길래 왼손을 들어 닦아주었다. 배시시 웃는다.
“방금 낸 소리, 연습한 거야?”
“응? 이런 걸 왜 연습해?”
“엄청 야해서.”
“안 했어.”
“그래?”
김세은의 옆구리를 약하게 쳤다. 그제야 김세은이 허리를 들어 꽈악 물고 있던 자지를 놓아주었다. 쯔읍, 하고 뭔가 질척한 소리가 났다. 정액이 가득 찬 콘돔을 빼내어 묶고 테이블에 내려놓았다. 어느새 김세은이 다른 콘돔의 포장을 뜯어두었다. 내 자지는 흰색의 즙 같은 것으로 칠해져서 불쾌하게 끈적했다.
“... 닦아줄게.”
김세은이 에코백에서 물티슈를 꺼내 다섯 장을 뽑고 옆에 앉아 정성스럽게 내 자지를 닦아주었다. 스윽스윽, 물티슈 너머로 느껴지는 귀두를 스치는 손길에 발기가 풀릴 틈이 없었다. 하얀 게 안 보이자 테이블에 물티슈를 대충 던진 김세은이 다시 입술을 벌리고 얼굴을 가까이 해왔다. 왼손으로 뒷목을 붙잡고 오른손으로 허리를 감싼 채 한동안 키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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