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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구한 용사는 세계를 멸망시킬 마왕이 된다-126화 (126/156)

〈 126화 〉 애널리스트

* * *

따듯한 아침햇살이 내려앉는다.

따듯한 햇살과 상쾌한 바람은 맞으며 기상을 했고.

"아이 상쾌해!"

기지개를 피면서 오랜만의 숙면에 대한 만족감을 힘껏 표현했다.

이렇게 푹 쉰것이 얼마만이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였다.

'미네르바한테 뜯길 뻔한 가슴은 아직도 욱신 거리긴 해도, 이 정도면 정말로 푹 쉰거야.'

휴식은 사람을 이롭게 하고 행복감을 안겨 준다.

당장 윗사람에게 건의를 넣어서 휴식 시간 보장을...

'내가 제일 윗사람이네...'

내 휴식 시간은 누가 보장해주지?

'편하니까, 별 이상한 생각을 다 하네.'

나는 아직 자고 있는 리리스를 흔들어서 깨웠다.

"리리스, 아침이야. 일어나야지?"

정말로 어젯밤은 아무 짓도 안 했다.

덕분에 푹 잘 수 있었고, 상쾌한 아침을 맞이 할 수 있었다.

'그래도 안고자는 건 양보 못 하는 것 같네, 하하.'

"허리 좀 놓아줄래?"

...안 일어난다.

평소였으면 아침 잠이 가장 없는 리리스가 먼저 일어나 있었는데, 오늘은 나보다 늦게 자고 있는 것부터 의심을 해야 했다.

"리리스, 안 자고 있지."

눈을 가늘게 뜨면서 그녀를 노려보았고, 입가가 조금 움찔 거린 그녀를 보면서 역시나 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언니, 이런 때는 모른척 해주시면 안 되나요?"

"예, 안 돼요. 가자."

볼을 부풀리면서 불만을 이야기하는 리리스에게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미소를 지어줬다.

"후후, 좋네요. 언니. 언니랑 처음으로 같이 잘 때만 해도 그렇게 거부하셨는데..."

그 Yes or Yes베개로 유혹했을 때를 말하는 것 같다.

그전까지는 반가면에 가려진 맨얼굴조차 몰랐었다.

'그 베개가 오직 예스 뿐이었다는 것도 나중에 알았지.'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내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오랜 시간 동안 리리스랑 있다 보니 알게 된 것들이 많았다.

리리스와 같이 지내다가 미네르바를 만나고 그녀의 본심을 알게 되었다.

리리스와 같이 잠입을 하다가 시연과 재회하게 되었다.

리리스와 그린우드로 가서 닉스와 만났다.

모두가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을 수 있었다.

'그 당시에 내가 리리스를 만나지 않았다면, 나는 더욱 나락으로 빠져 들었겠지.'

모두가 나를 붙잡아 주지 않았다면 손쓸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겠지.

내가 나로 있을 수 있게 만들어 준 고마운 사람들...

"고마워, 리리스."

"예? 아.. 오늘 드디어 언니의 처음을 가져가 주는 거요? 뭘 그런 걸로, 후후후. 귀여우셔라."

...정정하자, 설마 내가 이런 식으로 바뀔 줄은 몰랐다.

'조오오오금 기대하게 된 것이 너무 한탄스럽다.'

의외로 이상한 부분에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

맛있게 먹기 전에 살부터 찌우는 건가.

아니면 도축하기 전에 세상에 원이 없도록 하고 싶을 걸 전부 시켜 주는 건가.

지금 내 상태가 딱 그랬다.

"언니, 오늘 언니의 처음을 받아가기 전에 제 처음도 드릴게요."

침대에 바로 누운 리리스는 한껏 흐트러진 차림으로 나를 유혹했다.

몇 개인가 풀어진 단추들과 아직 잠겨 있는 단추들.

나를 향해 있던 팔은 내 등을 감싸면서 그녀에게로 끌어 당겨졌다.

"언니가 짐승이 될 만한 방법이 뭐가 있을까요?"

"그건 첫 단추부터 잘못낀 것 같은데?"

서로의 귓가에 속삭이는 말은 사랑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다.

'우리들끼리의 장난... 아닌가 보네...'

리리스가 고개를 돌리면서 식은땀을 흘린다.

정말로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는 생각을 하나보다.

"난 이런 관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비록 그녀들의 교육으로 만들어진 관계여도, 이 또한 우리들만의 사랑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고, 나만 괴롭혀지는 게 억울했지.'

지금은 괴롭혀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된다.

굳지 내가 괴롭히는 방향성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생각해 보면 많이 타락한 것 같네...'

"글쎄요, 저희도 언니가 취한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그런 생각을 했을 수도 있는데, 이미 언니가 취한 모습을 봐버려서요."

...역시 술이 제일 문제였던 것 같다.

사람이 취하면 정신이 반쯤 나간다더니, 자제를 못 하는 내가 정신 나간 상태로...

"언니, 또 이상한 생각하죠?"

"응?! 아닌데?!"

들켰다.

잠시동안 노려보던 리리스가 웃음을 터트리면서 나를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푸흣! 그렇게 당황하시면 심술부리는 것도 힘들잖아요, 언니."

'티나나?'

그녀들에게는 숨길 수 없다는 것이 맞겠지.

철저하게 숨기려고 해도 전부 알아버린다.

이제는 반쯤은 숨김없이 모든 걸 들어내고 있으니, 리리스가 모를 리가 없다.

'모른 척하고 눈감아 주는 것이 아니라면, 자연스럽게 파고들지.'

"후후.. 언니, 사랑하는 우리들의 언니."

두 팔을 벌리고,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면서 이야기한다.

"와주세요."

찌걱.

"흐읏!"

그녀의 안이 나를 부드럽게 감싸 온다.

꽈악.

조금 강하게 안겨 오는 팔과는 다르게 부드럽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윽고 마주하는 최초의 장벽.

이 연약한 장벽이 일생의 단 한 번뿐인 방어를 시도 한다.

찌지지직.

"읏..!"

연약한 방벽은 너무도 쉽게 무너진다.

"하아... 언니..!"

누구에게도 무너뜨리는 걸 허용하지 않았던 얇은 방벽은 유일하게 허락된 나에게 무너졌다.

"하아.. 하아... 조금.. 아프네요, 언니. 후후..."

리리스가 파과의 통증을 느끼면서 미소를 짖고 있다.

"언니도 처음에는.. 흐앗!"

애써 이야기를 하는 그녀에게 그녀만의 장난을 되갚아 주었다.

"음.. 하음!"

"흐읏.. 하앙!"

'귀라는 곳이 의외로 예민한 부위라니까.'

많이 당한 것이 있어서 매우 잘 안다.

찔걱.

"아앙!"

그리고 같이 허리를 움직이면서 그녀의 안쪽에 자극을 준다.

찌걱찌걱찌걱.

"하앙! 언니잇! 흐앙!"

삽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안쪽이 상당히 젖어왔다.

"리리스... 하아.. 나보다 더 민감 한 거 같은데.. 하아.."

"항..! 그건, 언니라서엇.! 아응!"

그녀는 애절하게 이야기하면서 나에게 안겨 왔고, 나는 그런 그녀에게 속삭인다.

"오늘따라 많이 귀여워, 내 소중한 리리스."

"흐읏! 언니.. 하아... 흐응! 언니가 좋아요.. 전 정말로 언니가.."

나는 그녀의 앞머리를 매만지면서 미소 지어 줬다.

그녀가 내게 보여주는 맹목적인 사랑은 말로 전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그러기에 나도 말로 전하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한다.

"언니? 하읍! 흐음.. 으읍.. 후아! 흐응.. 으음.."

나와 그녀의 입술이 교차하고, 혀가 얽힌다.

찌걱찌걱찌걱.

"흐읍! 으흠! 파..항!"

점점 속도를 높여가는 움직임에 그녀의 다리가 내 다리를 묶어간다.

찌걱찌걱찌걱찌걱.

"아앙! 하앗! 흐읏! 앙..!"

"리리스? 손."

"읏..! 네헤.."

맞잡은 서로의 손에 온기가 전해진다.

두근 대는 심장의 소리가 손을 타고 전해 오는 느낌이었다.

"언니이.. 저.. 저..!"

"응, 둘이 같이.."

찌걱찌걱찌걱찌걱.

"흐앙! 앙! 흐앗! 아응!"

"하아..! 하윽..! 읏!"

거칠어진 심장 박동처럼 '내가' 박동한다.

"흐아앙!"

"흐윽!"

그리고 돌아온 절정.

나의 씨앗이 그녀의 안 속을 채워 간다.

"하아.. 하아.. 언니.."

"후우... 하하, 리리스. 흐트러진 모습도 보기 좋은 거 같아."

침대에 쓰러져서 서로를 보면서 웃고 있는 두 사람.

'가끔은 이런 식으로 여유롭게 하는 것도 행복한 느낌이 들고 좋아.'

나중에 아내들에게 이야기해서 여유를 즐기자고 건의 해 봐야지.

"언니, 후후. 조금만 쉬고 이어나가요."

지금 건의해야 하나?

☆☆☆

"언니! 뒤로 도세요!"

도리도리도리.

크게 흥분한 그녀를 보니까,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안 돼요! 아까는 이것도 나쁘지 않다면서요!"

다시 생각해 보니까 아니에요.

"에잇!"

"꺄앗!"

팔목이 붙잡혔다.

아직 절정의 여운이 사라지지 않았던 나는 그녀의 힘에 저항할 수가 없었다.

"리리스..! 속였구나..!"

가 버린척했다.

'자.. 자존심 상해!'

"우후후후. 언니, 조용히 뒤를 내어주시죠."

그늘진 그녀의 눈동자가 두려웠다.

"싫어! 리리스가 속였으니까, 싫어!"

조금씩 힘이 돌아오고 있다.

'이제는 저항할 수 있어!'

"언니, 계속 저항하시면 더 힘들어져요. 그렇죠?"

덜덜덜.

"힘은 내가 더..!"

밀린다.

'어라?'

"후후후, 이제야 약효가 드는 것 같네요."

'약?'

이 약쟁이들이?

시연이가 이상한 걸 가르쳤다.

"무슨 약! 무슨 약을 쓴 거야!"

"그건.."

휙!

그녀가 휘두른 팔에 몸이 가볍게 돌았고.

털썩.

엎드려 졌다.

'앗.. 망했다.'

"비밀이에요. 후후, 알면 재미없잖아요."

그녀의 손가락이 내 등을 간질인다.

절정으로 민감해진 몸은 그녀의 손길에 따라서 움찔 거렸고.

"아직은 거부하시려면 가능할 거 같은데요?"

얼굴을 붉히면서 둔부를 내밀었다.

'솔직히 놀려지는 것이 하루 이틀도 아니고.'

"흐읏! 삐진모습도 귀여워요, 언니!"

볼을 부풀리는 건, 미네르바만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나도 할 수 있는데..'

나에게 기댄 리리스가 내 볼을 건들면서 쿡쿡댄다.

'왜 더 좋아하는 거야.'

하긴, 나도 미네르바가 볼을 부풀리면서 화를 내는 게 귀엽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리리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볼에 바람을 빼면서 리리스를 바라보았다.

"리리스, 네가 원하니까? 그냥... 그러니까, 그런 걸지도?"

나도 잘은 모르겠다.

리리스랑 처음으로 동침했을 때도 힘으로 해결하려 들었으면 가능했을 것이다.

아마도 나는 그녀에게, 그녀들에게는 한없이 약해지는 것 같다.

진심으로 다가오며, 나를 가장 소중하게 대해주는 그녀들에게 절대로 강하게 나갈 수 없는 나.

그녀들과의 위치는 그녀들을 만났을 때부터 정해진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너희가 원한다면 노력은 해볼게."

"으으응... 언니, 정말 사랑해요.."

리리스가 등 뒤에서 이마를 비벼온다.

"언니, 언니, 언니, 언니..."

"응, 리리스."

허리를 감싼 그녀의 손에 몸을 일으키면서 둔부에 닿은 그녀를 느낀다.

"언니, 처음, 받아 갈게요."

"응... 흐윽!"

찌걱.

들어온다.

내게 그녀가.

"아윽.. 아.."

조금씩 내 안에 '그녀'가 채워지고 있다.

"하아..! 하아..! 리리스, 이걸로.."

이걸로 오늘.

우리는 서로의 처음을 주었다.

"이어졌어요, 언니."

찌걱.

"하윽..!"

"하아.. 우리 언니, 제가 미네르바보다 빨리 언니에게 처음을 주었네요. 하음.."

"흐앗! 흐응... 경쟁하고 있었어?! 간지..럿!"

설마 이런 부분에서 경쟁하고 있는 줄은 몰랐다.

'그리고 귀가..!'

역시 자주 괴롭혔던 사람은 못이기나보다.

귀를 깨물면서 혀를 이용해, 간지르는 리리스에 의해 몸을 움찔거리고 있다.

찌걱찌걱찌걱.

"흐앙! 으윽.! 아읏!"

평소와는 다른 감각에 몸이 오싹거리면서, 귀를 괴롭히는 리리스에게로 몸을 기대었고, 그녀는 더욱 흥분하면서 허리를 흔들었다.

찌걱찌걱찌걱찌걱.

"하응..! 언니, 이거.. 조금.. 아니, 평소랑 많이 달라요."

"응..! 하아.. 리리스읏!"

다른 감각을 느낀 건 그녀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찌걱찌걱찌걱.

'이상해, 이거 조금 기분이..'

찌걱.

"하앙!"

"언니, 죄송해요. 이거 참기가 너무.. 아잇! 아까는 잘 참았는데..!"

찌걱찌걱찌걱찌걱.

"하윽.. 하앙! 으앙! 흐앙!"

리리스의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그런 그녀에게 호응하면서 나도 몸이 절정에 치닫기 시작했고.

"흐윽.. 아윽.. 아앙! 하아앙!"

"언니.. 언니잇!"

다시 한번 절정을 맞이 했다.

'조금... 중독될지도...'

☆☆☆

다음날 아침.

"아.. 허리야..."

그 뒤는 다행히 정상적인 체위로 돌아갔지만, 나도 행위에 참여해서 허리가 빠질 것만 같았고, 허벅지 뒤쪽은 알이 배긴 것마냥 아파왔다.

<소피아, 얼마나="" 해="" 재낀="" 것이냐?=""/>

"쓰읍! 못 하는 말이 없어!"

<맞아요, 카르마.="" '열심히="" 하셨네요.'="" 라고="" 해야죠.="" 소피아님도="" 노력="" 했을="" 텐데.=""/>

<아, 맞다.="" 그렇구나,="" 미안하다.="" 소피아.=""/>

...저 둘 만큼 얄미운 사람도 없을 거다.

"하암... 으응... 언니, 오늘은.. 하암.. 정말로 늦잠을 자버렸네요."

리리스가 침대에서 일어나서 기지개를 폈다.

아무래도 이번에는 정말로 늦잠인 것 같다.

리리스가 내게 약속한 휴일을 준다면 어제가 독점하면서 밤일을 하는 마지막이기에 원 없이도 즐긴 것이다.

'어제 무슨 약을 먹인 건지, 지금은 물어보면 말해 주려나?'

혹시 모르니 한번 물어보자.

"리리스, 나 어제 무슨 약 먹었어?"

내 질문에 리리스는 잠이 덜깬 모습으로 끔뻑이면서 대답했다.

"에... 딱히요? 아무것도 안 먹였는 데요?"

...이 거짓말쟁이.

다음에는 다시는 안 속는다.

아마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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