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1화 〉 단죄
* * *
"문이 부서졌다!!!"
"침입자다!!"
"요.. 요격마법은?!!"
"몰라! 침입자가 있던 적이 없어서 그런 것도 없어!"
갑작스러운 습격에 마법사들이 당황하고 있다.
단 한차례도 허용하지 않았던 허가받지 않은 방문.
그 방문에 마법사들은 대처법을 찾지 못하고 당황하고 있었다.
"훈련이 덜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소피아, 습격자가 들어오면, 그 즉시 공격에 나서야 할 것인데."
"안일한 거지, 이제까지 습격자가 없었으니까,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습격에 대한 대처를 없애버린 것이고."
절대적인 믿음에 의한 폐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안일함이="" 화를="" 부르는="" 것을...="" 한심한="" 자들이로구나.="" 아구구="" 삭신이야.=""/>
'...검한테 삭신이 있어?'
여전히 다채로운 표현을 하는 카르마 덕에 잠깐동안 정신을 빼았겨지만, 그 부분을 제외한 카르마의 지적은 정확했다.
일반적인 습격자였다면, 저들이 당황하기도 전에 모두 목을 베었을 거니까, 우리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이유는 단 하나 말고는 없었다.
"저렇게 씻지도 못하고, 다 죽어 가는 몰골이면, 대부분이 말단제자들이야.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잡무들을 처리하느라 잠도 못 자고 일하는 제자들."
솔직히 불쌍하잖아.
붉게 충혈된 눈은 초점이 없었고, 씻지 못한 외모는 냉장고에서 일 년 넘게 방치된 무우같이 말라비틀어져 있었다. 일부는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가 있는 건지, 전부 깔끔하게 빠져 있었다.
어디 빈민굴의 부랑자들도 저거보다는 때깔이 고울 거다.
오래전에 마주쳤을 때도 생각했던 거지만, 저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려온다.
'어쩌다가 마탑같은 나쁜 곳에 들어와서는... 크흡!'
어쩌면 습격에 당황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 외의 일에는 대처하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피폐해진 걸 수도 있다.
"마탑에 들어오기 전에는 엘리트 소리를 들었어도 마탑에 오면 비슷한 수준들이 널렸어, 스승을 잘못 만나면 평생을 잡무만하고 과로사할 수도 있지. 그래도 그들의 생에 마지막 표정은 '이제는 잘수 있다.'라는 행복한 표정으로 갔어."
그만, 그만! 점점 더 불쌍해지잖아!
<소피아 님...="" 저분들은!="" 저분들만은="" 못="" 본="" 척하고="" 놓아주시면="" 안="" 되나요?="" 흑!="" 죽는="" 사람이="" 잘수="" 있다고="" 행복해="" 한다니..!="" 너무="" 안타까워서="" 더는="" 볼수가="" 없어요!=""/>
로자리아의 말에 나는 연민의 눈물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의 죄라고는 마탑에 들어온 것 말고는 없다. 그러니 이 불쌍한 마법사들을 야생으로 풀어 주자.
자연으로 훨훨 날아가서 이 전쟁을 알리렴.
"거기 마법사들 오늘부로 마탑은 폐업하니까, 집으로 돌아가요. 이왕이면 전쟁났다고 알리고."
"야, 너 집이 뭔지 알아?"
"몰라, 새로나온 영양제인가?"
"멍청이들아, 습격자의 암호잖아! 너희가 그러니까 아직도 말단인 거야. 으휴!"
"너도 말단이잖아! 십 년 동안 후임도 못 받은 게 어디서 까불어!"
'아... 그만들해요, 왜 그렇게 자해들을 하세요.'
'집'에 대해서 의논과 연구를 시작한 저 불쌍한 마법사들을 더욱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자, 앨리스가 앞장서서 지시를 내렸다.
"칫칫. 너희들 씻고와."
"어? 대마법사 님이 계시네? 습격자가 아닌가?"
"그런데 벌써 옷 갈아입을 때가 됐어?"
"나도 몰라."
"우리가 언제 때를 따졌어? 그냥 까라면 깠지."
앨리스의 지시에 말단 마법사들은 문밖으로 우르르 몰려가면서, 마탑의 첫 층은 깔끔하게 비워졌다.
"그래도 저게 나아진 거야, 나때는 집 뿐만 아니라, 환복, 목욕, 작게는 세면까지 몰랐어. 그때의 '씻고 와라.'는 '넌 오늘 내 밤 시중이다.'라는 뜻이었지, 거부? 죽도록 맞으면 그럴 생각도 사라져, '잠은 죽어서 자라.'라는 말이 그 당시에도 있던 말인데, 이때는 진짜로 죽었어. 하하... 지금의 마탑은 미친 실험만 빼면 천국이야..."
그 실험이 제일 문제고, 앨리스 역시 마찬가지로 실험때문에 모든 걸 잃어버리고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래도 과거의 마탑에 쌓인 것이 많아 보였다, 눈에 초점을 상실하고 아직까지 중얼거리는 것을 보면.
"프레디, 저거는 신경 쓰지말고, 슬슬 각오해라 이제부터 위로 올라갈 때마다 개인 연구실을 가지고 있는 마법사들이 수두룩 해지니까. 그들의 개인공간이야, 이층까지는 넘어가도 그 위는 어떤 것이 튀어나올지 몰라."
층을 오르면 오를수록 연구를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든 하는 미치광이의 집합소이다, 그들의 가치관이란 오로지 연구와 마법.
그 가치관을 증명하지 못하면, 마탑의 일층이나 이층에만 머무르는 말단 마법사가 된다.
추악한 가치관을 말이다.
바꿔 말하면, 오래도록 일층, 이층에만 머무는 마법사는 아직 죄를 범하지 않은 마법사들이란 소리였다.
"예, 마탑에는 저도 만나고 싶은 마법사도 있습니다. 생각해 보면, 그도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것에는 어떠한 거리낌도 없었습니다."
"그래, 이제부터 썩어 문드러진 마법사들을 죽여 나가야 한다. 나는 상관없지만, 약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지키고 싶다는 네 신념으로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기를 바라."
☆☆☆
<허가받지 않은="" 접근을="" 확인.="" 섬멸마법="" 기동.="" [ELEMENTAL="" REYSER].=""/>
골렘의 핵이 빛나면서 하얀 광선을 쏘았다.
층은 어느새 오층에 다달았고, 역시 일층에 있던 마법사들과는 다르게 빠른대처와 습격자들을 대비하며, 층을 오른 즉시 요격에 나섰다.
"섬멸 좋아하네, 핵만 부서지면 단순한 돌덩이로 변하는 것들이."
쾅!
위협적인 말과는 다르게 골렘은 핵에 금이 가자, 정말로 가볍게 무너져 내렸다.
'골렘은 마법사가 투력을 가진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호위인데...'
그것도 마탑의 마법사가 만든 골렘.
소피아는 그런 골렘의 공격을 벌레를 쫓듯이, 가볍게 튕겨 낸 후에 창을 던져서 골렘의 가동을 중지시켰다.
"내 궁극의 골렘이?! 내가 이걸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는데?! 거인족도 힘으로 눌러죽이고, 수인족에게도 속도로 지지 않는 골렘이라고!"
이미 거인족과 수인족을 상대로 실험해봤다는 말투였다.
'수인족의 귀를 전리품처럼 목에 걸고 있으니, 이미 실험해 본 것이겠지. 소피아가 말했지만, 각오를 했어도 역겨운 건 마찬가지군.'
그녀의 말처럼 층을 오를 때마다 만나는 마법사들은 썩어가고 있었다,이런 인족들을 위해서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이 후회될 정도로.
"닥쳐라, 마법사."
"컥!"
우득.
그녀의 목소리는 차갑게 내려앉았고, 마법사의 목 쥐어꺾어 버렸다.
차가웠다.
그날 목격했던 소피아처럼 차가웠고, 무심했다.
담담하게 일을 하는 일꾼의 그것과 같이 그저 무심하게 마법사들을 죽여나갔다.
바론에게 보여주었던 광기는 없었지만, 그것도 그녀의 원한을 산 인물이 나온다면 등장할 것만 같았다.
이곳에 오르던 도중에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만약에 그날, 바론이 소피아를 공격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했을 거냐고.
그녀의 대답은 간단했다.
'응? 그러면 그냥 갔지, 가만히 쉬고 있었는데 약쟁이2가 사람들 끌고 와서 공격했잖아.'
실제로도 소피아와 리리스는 민간인은 건들지 않았고, 소피아도 바론을 제외하면 소극적인 공격을 유지하고 있었으니까.
만약 그녀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으면 피해는 그 정도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다.
'나도 그날 죽었겠지, 내가 소피아의 습격을 전하지 못하게 막는다고는 했지만, 딱히 전해도 상관없다는 듯하게 소극적이었어.'
골렘을 공격할 때를 제외하고, 마법사들을 상대로 한 번도 무기를 들지 않은 소피아를 보면, 얼마나 그녀가 강한존재인지를 알 수 있었다.
'그때는 바론이 막아서 도망쳤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하하... 개미가 개미를 끌고 온다고 인간이 위기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잖아.'
"프레디?"
"예?"
목소리가 누그러져 있다.
그녀는 의외로 마음에든 사람에게는, 저런 누그러진 말투와 부드러운 태도를 유지하는 것 같았다.
그중에서 프라이드와 닉스라고 불리던 니드호그는 한없이 따듯하다고 느낄 정도로 상냥하게 대하고 있었다.
"어때, 지금까지 봐온 거로는. 아직 중간쯤인데, 위로 올라가면 개인 창고도 있어. 심지어 네가 기사로 있던 다이너령의 영주는 창고에 타종족의 시신이 보관돼 있다고 하던데?"
"그런 사람의 기사로 있었다는 것이, 제 인생의 오점입니다."
"...네가 기사로 있던 것은 지키는 자가 되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니까. 너무 자책하지는 말아."
그 말을 전한 소피아는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글쎄... 그때는 신념도 뭐도 없는 놈팽이여서, 단지 기사를 동경했기에 된 것뿐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동경하던 기사가 되고, 지키는 자가 되겠습니다.
"마..! 마왕! 프레디?! 네놈 설마 마왕의 편에 선것이냐?! 이 타락한 기사놈이!"
"음... 생각보다 만나야할 사람이 일찍 나왔습니다. 아닌가? 솔직히 저 사람이 오층에 오를 만한 인물은 아닌 것 같은데..."
마탑에 들어갈 만한 실력도 없을 것이다, 인성은 마탑감이지만.
지금까지 소피아를 따라다니면서 관전만을 했지만, 저자는 자신의 손으로 처단하고 싶었다.
허리에 걸려 있던 자신의 검을 뽑아 들었다.
"소피아, 먼저 가십시오. 저 사람은 제가 상대하겠습니다."
"뭐라?! 이 건방진! 위대한 마탑의 마법사 님을 혼자서 상대하겠다고?! 하! 어이가 없구나, 두 년놈을 모조리 태워 버리고, 뒤에 있는 배신자 앨리스를 로마노프 님에게 바치겠다!"
소피아는 나와 마법사를 번갈아 보면서 가볍게 수긍했다.
"그래, 저거는 네가 상대해도 상관없겠다. 실력은 마탑에 올 만한 수준은 아닌데, 저런 경우는 연구특화야. 그냥 더러운 연구를 해서 층을 올랐다고 생각하면 편할걸?"
"그럴겁니다. 그렇지 않다면 당신이 자라 온, 순박해 보이던 마을 사람들을 쉽게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소피아의 눈은 지금까지 이상으로 차갑게 식어갔다.
앨리스를 보던 그 눈처럼, 매우 차갑고 시리도록.
그런 눈으로 마법사를 바라보았다.
"그래, 그 이야기는 아버지한테 들었어. 저거였구나? 그날 막지 못했던 참사는 네 손으로 마무리해."
그 말을 남기고서 소피아는 앨리스를 잡고 사라졌다.
"뭐냐?! 단거리 전이?! 앨리스의 짓인가?! 감히 나를 앞에 두고 사라져?!"
"당신은 저와 마무리할 일이 남았습니다."
예, 소피아. 제 손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
"크아악!"
쿵!
한 마법사 머리가 벽과 동화되었다.
"앨리스! 봐바 인테리어로 조금 그로테스크하지만, 마탑에는 어울리지 않아?"
프레디와 떨어지고 나서는 층을 오르는 것이 더욱 빨라졌다.
일말의 고민을 주지 않을 정도로 처참한 탑이었고, 그렇기에 나도 일말의 고민도 안 할 수 있었다.
"소피아, 제발 내가 잘못했어. 그러니까, 이상한 대화 좀 하지 말아줘."
"에잉, 재미없게..."
내가 걸어온 길은 피의 카펫이 깔려 있었으며, 마법사들의 시신들이 장식되어 있었다.
구층의 한 개인실 앞.
로마노프의 연구실.
"자! 앨리스, 정말로 네가 행한 일에 대한 속죄할 자격이 있는 거를 보는 첫 번째 시험이야! 시험은 중요하다고? 열심히 대비하지 않으면 문제가 틀리거든! 수능은 하나라도 틀리면 프리패스권이 사라지니까. 하하하!"
내 농담에도 불안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앨리스에게 가벼운 미소를 지어 주면서 볼을 쓰다듬었다.
"앨리스? 네가 나를 제외한 실험에는 신체의 일부만을 구해서 썻다고 해도, 그 신체의 주인은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움찔.
"그래, 네가 직접 죽인건 나만이라고 하자."
억지로 만들어내는 미소여서 그런지, 그녀는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아래로 내리깔고만 있었다.
"네 실험에 쓰인 신체들은 어디 암시장에서 구한 거로 치고."
시작은 가벼운 털 같은 것이었겠지, 그정도는 누군가에게 부탁하면 쉽게 잘라주거나 뽑아 주었을 것이다.
일부는 거부해도 돈으로 자신의 머리카락을 파는 사람도 있으니, 그런 사람에게 구하면 된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죄책감을 덜어갔으니까, 이미 사망한 네가 모르는 자의 신체라면 일부 정도는 실험에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했을 거야. 산 사람에게 하는 실험은 허락을 맡은 안전한 실험이었다고 해도, 위험한 실험에는 그럴 수는 없으니까, 그렇지?"
"...응."
그러니까.
"그러니까, 너 같은 사람이라도 수요가 있으니까,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사람이 살해 된 거고, 그것들을 잘게 나눠서 매매하는 더러운 짓이 일어나는 거겠지."
"잘못했어요. 소피아가 말하는 거, 알겠어. 내 탓으로 누군가의 소중한 이를 빼았으니까, 내 소중한 이는 내 손으로 빼았으라는 거지?"
"응! 역시 우리 대마법사 님은 이해력이 빨라. 하하하..."
그리고.
"그리고 그 죄책감을 평생안고 살아가, 남아 있는 생을 전부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며, 용서받지 못할 용서를 구하면서, 설사 네 죽음과 함께 내 용서를 받는다고 해도 다른 이들은 아닐 거야."
모두가 용서를 하더라도 단 한 명이 용서하지 못한다면.
"넌 절대로 용서받는 게 아니니까."
"네, 소피아. 알겠어요."
어느새 고개를 숙인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자신이 만든 자신과 같은, 더한 괴물의 목숨을 거두는 데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자, 들어가자."
☆☆☆
문은 열려 있었다.
나는 그가 있는 곳으로 들어갔고, 처음으로 본 로마노프의 방은 생각보다 깨끗했다.
'앨리스를 닮아서 여기저기 어지러 놓았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깔끔한가 보네?'
방 끝에서 우리를 보며, 스태프를 들고 있는 로마노프. 그와 마주치며 입을 연 앨리스 덕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청소했네?"
"오호호, 스승님이 자주 말씀 하시던 거니까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스승님."
그가 천천히 걸어왔다.
"습격자의 인상착의가 마왕과 닮았고, 그중에 스승님이 있다고 들었을 때 깨달았습니다. 저는 오늘 죽는다는 것을 말이지요. 오호호."
공포를 느끼는 모습은 아니었다.
"그래서 저도, 제 나름의 발악은 했습니다만... 저 마왕에게 막혔죠, 여기까지의 마법사들을 효율적으로 배치했거든요. 오호호호!"
그건 그저... 그저 걸어오고만 있었다.
"최후의 발악으로 방금 전에 제 모든 연구자료와 재료들을 저의 왕에게 전송했습니다. 조금 늦으셨군요, 일분만 빨랐어도 막을 수 있었을 진데... 스승님은 항상 늦습니다."
"그래, 제자야. 나는 항상 늦었지."
그는 걸음을 멈추고 스태프를 우리에게. 아니, 앨리스에게 향했다.
"어차피 저는 마왕에게 죽겠지요, 다행하게 마왕은 저와 스승님이 싸우는 것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는 내게 동의를 구하듯한 눈으로 바라보았고, 나는 거기에 수긍하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남은 한이라고는 이 스태프를 완성하지 못한 것입니다."
스태프의 끝에서 그려지는 마법진.
마법실력이 다소 떨어지는 그가 그려내기에는 어려운 마법이었다.
'[원소광선], 아까 골렘이 쏘던 것처럼 따라만 한 것이 아닌, 정말로 네 개의 원소를 동일하게 섞어낸 것이네.'
상위 복합마법, 로마노프의 실력보다 한참은 위에 있는 7위계 마법.
시전까지는 오래 걸리더라도, 그 파괴력만은 강력한 마법이다.
'8위계보다는 떨어져도, 7위계중에서는 최고지.'
"스승님, 제자의 마지막 한을 들어주시겠습니까?"
"미안해, 그럴 수는 없어. 그런 약속이 있었으니까."
"저런, 안타깝군요."
앨리스도 로마노프를 향해서 팔을 뻗어갔다.
그녀의 마지막 마법이 시전 된다.
평민에서 마법사가 되고, 마탑에 들어가서 고위 마법사가된 그녀는 용사파티에 참가해서 대마법사의 칭호를 달고 끝에는 현자라 불리는 존재가 되었다.
그런 그녀에게 허락한 마지막 마법.
"필요한 건 업화."
"원하는 건 연소."
"만들어지는 건 지옥."
"행하는 건 단죄."
"태우는 건 죄인."
"느껴지는 건 고통."
"연료는 죄인의 업."
대상자에게 윤회를 박탈하고, 지옥의 업화에 영혼을 태우는 마법.
"죄인이여, 들어라. 그대가 행한 악행은 용서받을 수 없다. 인세의 업이 지옥에까지 들릴지니, 열릴 것이다. 그대만의 지옥이. 그 업은 죽어서도 용서받지 못할 것이다. 그대의 육체를 태우고 나아가 영혼을 태울 것이며, 미래 영겁을 지옥의 업화로 고통받을 것이다."
여신이 이 세계의 인간에게 허락한 마법의 끝.
"미안하구나, 로마노프. 내 첫 제자, 세상의 단 둘밖에 없는 제자야, 바른길로 이끌지 못한 이 스승을 용서하지 말거라. 이거는 못난 스승이 받는 단죄이니까."
"후우... 스승님을 보고 배운 것이지만..."
그녀의 손끝에서 마법진이 완성되고, 로마노프를 뒤엎었다.
"9위계 마법, [HELL'S FIRECONDEMNATON OF THE SOUL]."
* * *